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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7화

여섯 형상의 괴물은 몹시 갈등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영혼 계약을 맺는 이득과 손해를 따져보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 시험장에 계속 남아있었을 때 마주할 결과를 생각했다.

결국 여섯 형상의 괴물은 이를 악물고 발톱으로 나뭇가지를 잡아 몇 그루의 나무를 뛰어넘더니 진도하를 따라잡고 말했다.

“잠깐!”

진도하는 그제야 발걸음을 멈췄으나 뒤돌아보지는 않았다.

여섯 형상의 괴물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알겠어. 네가 이겼어.”

진도하는 그제야 뒤돌아서 여섯 형상의 괴물을 바라보았다.

여섯 형상의 괴물은 다시 한번 말했다.

“그래. 네 말대로 할게. 하지만 영혼 계약으로 내가 원치 않는 일을 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해줄 수 있겠어?”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가 나쁜 짓만 하지 않는다면 절대 영혼 계약을 이용해 네가 하기 싫은 일을 강요하지 않을 거야.”

진도하의 말을 듣고 여섯 형상의 괴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그럼 영혼 계약을 맺자.”

여섯 형상의 괴물은 그렇게 말하고 진도하 앞에 다가와 고개를 쳐들고는 마치 죽음을 각오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진도하는 여섯 형상의 괴물의 표정을 보자 웃음이 나올 뻔했다. 마치 영혼 계약을 맺는 게 그 녀석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영혼 계약을 맺는다는 것은 진도하가 여섯 형상의 괴물을 길들이는 것과 다름없었다. 여섯 형상의 괴물은 이후로 진도하의 말을 들어야 했고 만약 말을 듣지 않으면 진도하가 영혼 계약을 통해 여섯 형상의 괴물을 통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진도하가 여섯 형상의 괴물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다만 여섯 형상의 괴물에게 고통을 가하여 길들일 수 있었다.

이것이 여섯 형상의 괴물이 영혼 계약을 맺기 꺼려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진도하는 머릿속에 떠오른 환상이가 남긴 영혼 계약에 대한 설명과 절차를 떠올렸다. 모든 과정을 확인한 후 그는 그대로 따라하기 시작했다.

먼저 진도하는 기를 모아 손에 인을 맺고 조심스럽게 여섯 형상의 괴물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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