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것 같아요!”은소혜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녀의 마음속에도 엄청난 충격이 밀려들었다. 진도하가 강하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단 한 번의 공격으로 이형수 셋을 멸살하다니, 이건 정말로 놀라운 실력이었다.‘만약 나였다면 어땠을까? 내가 불꽃검법을 써서 이형수 세 마리를 베어낼 수 있었을까?’은소혜는 확신할 수 없었다. 이형수 하나를 상대하는 것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추기훈 역시 복잡한 표정으로 땅에 널브러진 이형수의 조각난 시체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실력이 진도하와 아주 약간의 차이만 있다고 생각했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진도하를 넘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마음은 차갑게 식어갔다. 진도하와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었다.검으로 이형수 셋을 멸살하는 건커녕 추기훈은 이형수들에게 조금의 상처조차 입히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진도하는 단 한 번의 검격으로 이형수 셋을 없애버린 것이다.‘그 검격을 내가 막을 수 있을까?’추기훈은 고개를 저었다. 막을 수 없었다.이때 독고 청의가 말했다.“우린 서둘러 안전한 곳을 찾아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얼마나 더 버틸지 몰라요.”다른 사람들도 독고 청의가 말하는 대상이 진도하임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빨리 움직이죠!”“서둘러 안전한 곳을 찾아야 해요. 그래야 도하 씨가 저것들을 떼어내고 우리와 합류할 수 있을 거예요!”“가요!”은소혜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들을 이끌고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그 시각.진도하는 수천 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이형수들은 미친 듯이 그를 쫓고 있었지만 그것은 오히려 진도하가 바라는 바였다.그는 멈추지 않았고 이형수들과 싸우지도 않았다. 그저 환허보를 여러 번 펼쳐 거리를 벌렸다.가끔 이형수들을 떨쳐내면 일부러 다시 멈춰 이형수들이 자신에게 다가오도록 기다리기도 했다.그렇게 시간은 흘러 어느새 날이 밝았다. 그러나 진도하의 체내에 남은 기운은 이제 겨우 10분의 1에 불과했다.
진도하는 대충 훑어보았다. 대략 2천 마리 이상의 이형수들이 그곳에 모여 있었다.그것들은 제단 같은 무언가를 둘러싸고 있었다.‘저건 이동 장치인가?’진도하는 의아해하며 다시 한번 그 제단을 유심히 살펴봤지만 정확히 무엇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그때 또 다른 무리의 이형수들이 그곳에 도착했다.이제 진도하는 더욱 혼란스러웠다.‘이놈들이 대체 여기서 뭘 하려는 거지? 왜 전부 여기로 모이는 거야? 혹시 저 제단 같은 게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 건가?’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잠시 사이에 수백 마리의 이형수들이 추가로 그곳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이형수들이 줄지어 나타났다.대략 한 시간쯤 지나자 이미 1만 마리 이상의 이형수들이 그곳에 모여 있었다. 그것들은 모두 질서 정연하게 엎드려 있었고 그 누구도 소리 한 번 내지 않았다.진도하는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그때였다. 제단 같은 곳에 갑자기 하나의 형체가 나타났다.하지만 사람은 아니었다. 그것은... 여섯 형상의 괴물이라고 불리는 정체불명의 존재였다. 이형수라고 부르기엔 그렇고 다른 무언가라고 하기에도 애매했다.그러나 이형수의 특징을 일부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면 긴 꼬리 말이다.몸집은 이형수의 100분의 1 정도로 작았지만 머리에는 움푹 패인 부분이 있었다. 게다가 외형은 원숭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요컨대 그 존재는 최소한 여섯 가지 다른 생명체의 특징을 한 몸에 지니고 있었다.그 여섯 형상의 괴물은 제단 위에서 끊임없이 돌아다니며 이형수들을 향해 아오아오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여섯 형상의 괴물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형수들의 눈에서 두려움을 엿볼 수 있었다. 모든 이형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여섯 형상의 괴물이 무언가 훈계하고 있는 것 같았다.‘혹시 저 여섯 형상의 괴물이 이형수들의 왕인가?’진도하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추측은 확신으로 변했다.여섯 형상의 괴물
진도하는 그 장면을 보고 크게 놀랐다.다른 세 주성의 시험 참가자들은 자신만큼 강하진 않지만 그래도 모두 대부경 1단계의 실력자들이다. 도망치는 데는 문제가 없어 보였는데 어째서 이형수들에게 잡혀 온 것일까?진도하가 의아해하는 순간 제단 같은 곳에서 다시 한번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빛이 사라질 때 제단 위에 또 다른 사람들이 나타났다.‘뭐야?’진도하는 벌떡 일어섰다.제단 위에 서 있는 사람들은 바로 독고 청의, 은소혜, 그리고 추기훈이었다.‘저 사람들이 왜 잡혀 온 거지?’진도하는 더 이상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었다. 독고 청의와 은소혜까지 잡히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은소혜의 실력은 결코 자신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데 말이다.진도하는 그들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어젯밤 여덟 마리의 이형수들과 싸우던 중 입었던 부상 외에 새로운 상처는 없었다. 대체 어떻게 잡힌 것일까?생각할 시간도 없이 여섯 형상의 괴물이 그 시험 참가자들을 둘러싸고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무언가를 표현하려는 것 같은데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다.잠시 후 제단을 둘러싼 이형수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그 움직임은 매우 규칙적이었다.혼란스러움 없이 딱 100마리씩 무리를 이루어 아주 질서 있게 행동했다. 그리고 그들은 빠르게 주변으로 퍼져 나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제단 주변에는 여섯 형상의 괴물과 1천 마리 정도의 이형수들만 남아 있었다.여섯 형상의 괴물은 제단을 한 바퀴 돌며 시험 참가자들을 살펴본 후 얼굴에 약간의 실망이 스친 듯한 표정을 지었다.분명 실망한 표정이었다. 진도하는 그 표정을 분명히 보았다.이 상황이 진도하를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저 여섯 형상의 괴물은 왜 실망한 거지?’진도하는 여섯 형상의 괴물이 왜 실망하는지 좀 더 지켜보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여섯 형상의 괴물은 이형수의 머리 위로 뛰어 올라가 눈을 감고 쉬기 시작했다.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독고 청의, 은소혜, 추기훈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들과 함께
“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고 기절했는지조차 전혀 모르겠어.”은소혜는 조용히 고개를 돌려 진도하가 숨어 있는 쪽을 바라봤다. 진도하의 목소리를 들은 순간 그녀는 이미 진도하의 위치를 눈치챈 것이 분명했다.진도하도 그들이 갑자기 움직이지 못하고 기절한 원인이 분명 저 여섯 형상의 괴물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게 어떻게 가능했던 걸까?‘혹시 독을 썼나?’그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모두가 수련을 통해 독이 통하지 않을 정도의 내성을 가진 자들이라 흔한 독으로는 전혀 효과가 없을 것이다.지금은 그 이유를 따져볼 때가 아니었다. 진도하는 은소혜에게 다시 말을 보냈다.“넌 계속 기절한 척해. 내가 너희를 구할 방법을 생각해볼게.”은소혜는 그 말을 듣자마자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먼저 안전을 확보해야 해. 절대 무리하지 마.”“걱정하지 마. 난 알아서 할 테니까.”진도하가 대답했다.그러나 은소혜는 여전히 불안해하며 덧붙였다.“저 이형수 왕이 지금 널 찾고 있는 것 같아. 그러니까 제발 우리를 구하려고 무리하지 마. 널 찾지 못하는 한 우리에게는 손을 대지 않을 거야.”그 말을 들은 진도하는 순간 크게 놀랐다.‘여섯 형상의 괴물이 나를 찾고 있다고?’“그걸 어떻게 알았어?”진도하가 묻자 은소혜는 단호하게 대답했다.“그건 중요하지 않아. 어쨌든 지금 이형수 왕이 다른 이형수들을 보내 널 찾고 있는 건 확실해. 네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들키지 않는 거야. 우리를 구하는 건 나중에 더 좋은 기회가 올 때 해도 늦지 않아.”진도하는 침묵하며 깊이 생각에 잠겼다.그때 은소혜가 다시 말을 보냈다.“참, 내 몸속의 기운이 평소의 10분의 1밖에 안 남아 있어. 너에게 말은 보낼 수 있지만 저것들과 싸우는 건 무리야.”그러고는 말을 덧붙였다.“다른 사람들도 아마 상황이 같을 거야. 다들 기운이 거의 다 소진됐어. 그러니 네가 우리를 구하기 전에나 구한 후에도 아무도 널 도와줄 수 없을 거야.”은소혜의 말에 진도하는 멍해졌다.
진도하가 그런 생각을 하기도 전에.휙.한 그림자가 그의 눈앞에 번쩍 나타났다. 그 그림자는 다름 아닌 이형수들의 왕인 여섯 형상의 괴물이었다.진도하는 깜짝 놀랐다. 그 못생긴 여섯 형상의 괴물이 이렇게 빠른 속도를 낼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은소혜에게 말을 보낼 새도 없이 진도하는 몸을 날려 다른 나무로 옮겨갔다.휙.그러나 여섯 형상의 괴물은 곧바로 진도하를 향해 발톱을 내질렀다. 진도하는 왼손을 뻗어 간신히 그 공격을 막아내며 뒤로 물러섰다.그와 동시에 그는 환허보를 발동해 멀리 떨어진 나무 위로 몸을 숨겼다. 여섯 형상의 괴물은 진도하를 흘끗 쳐다보더니 다시 그를 향해 빠르게 뛰어들었다.진도하는 용음검을 뽑아들고 여섯 형상의 괴물을 향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검을 찔렀다. 그러나 여섯 형상의 괴물은 당황하지 않고 발톱을 뻗어 용음검을 받았다.쨍.여섯 형상의 괴물의 발톱과 용음검이 부딪히며 불꽃이 튀었다.두 사람은 한 발짝씩 물러섰고 서로의 눈에서 놀라움을 읽을 수 있었다.진도하는 여섯 형상의 괴물이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휙.진도하는 다시 검을 휘둘러 공격을 시도했다. 여섯 형상의 괴물 역시 침착하게 그 공격을 받아치더니 곧바로 역습을 시도했다. 날카로운 발톱이 진도하를 향해 내리쳤다.발톱이 진도하에게 닿기도 전에 그는 그 발톱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에너지를 감지할 수 있었다. 속도 또한 무시무시하게 빨랐다.진도하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검을 세워 막을 수밖에 없었다.쨍.또다시 불꽃이 튀었고 진도하는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여섯 형상의 괴물은 계속해서 빠르게 진도하를 공격했다.쨍. 쨍. 쨍.몇십 번의 빠른 공격이 이어졌다. 진도하는 그저 연속으로 방어만 할 수밖에 없었다. 반격할 틈조차 없었다.진도하의 마음속엔 점차 짜증이 밀려들었다. 그가 여섯 형상의 괴물보다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문제는 이 여섯 형상의 괴물이 숲 속에서 싸우기에 매우 적합하다는 점이었다.마치 원숭이처럼 나무 위에서 날렵하게
진도하가 도망칠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바로 힘으로 돌파하는 것.그는 더 이상 달아나지 않기로 결심했다. 용음검을 꽉 쥔 채 발걸음을 멈췄다.그가 멈추자 여섯 형상의 괴물과 땅에 있던 이형수들도 함께 멈춰서 그를 노려보았다. 그것들은 하나같이 사납게 진도하를 바라보며 언제라도 덮쳐올 기세였다.진도하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거칠게 말을 내뱉었다.“나를 만만하게 보나 본데, 난 참을 만큼 참았어.”여섯 형상의 괴물과 이형수들은 아무 말도 없이 짐승처럼 으르렁대며 진도하를 바라봤다. 마치 그를 곧 잡아먹을 듯한 눈빛이었다.진도하는 여러 번 위기를 겪어왔지만 이번 상황은 달랐다. 수천 마리의 이형수들이 자신을 지켜보는 광경에 등골이 서늘해졌다.특히 이형수들은 머리 꼭대기 외에는 약점이 없었고 그 외의 부위는 칼이나 창으로도 뚫기 어려웠다. 심지어 용음검으로도 그들의 두꺼운 가죽을 뚫기란 쉽지 않았다.오직 진도하가 검술을 사용할 때만이 그들의 가죽을 찢을 수 있었다. 이 생각이 진도하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하지만 더 이상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이대로 놔두면 그것들이 진도하를 죽이지 않더라도 지쳐 쓰러질 것은 진도하 자신이었다.결국 진도하는 결전을 결심하고 검을 들어올렸다.“안전한 스타트!”그는 자신이 만든 첫 번째 검술을 펼쳤다. 용음검을 휘두르자 칼날에서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그 순간 여섯 형상의 괴물과 이형수들은 그 소리에 놀라며 진도하를 쳐다보았다. 잠시 두려운 기색이 스쳤으나 이내 그것들은 다시 진도하를 향해 돌진했다.진도하는 거침없이 다가오는 수많은 이형수를 보면서도 전혀 겁먹지 않았다. 검을 휘두르며 그는 끊임없이 검세를 쌓아갔다.“하나!”“둘!”“...”“아홉!”아홉 겹의 검세가 완성되자 진도하는 힘을 모아 한 번에 휘둘렀다.용음검은 마치 거대한 용처럼 날아올라 전방을 찌르며 주변 공기를 빨아들여 공간을 뒤흔들었다.땅 위의 나무들조차 기울어지는 듯했고 이형수들은 순간적으로 방향을 잃었다. 그러나 그들은 금방 정신을 차
진도하의 표정은 복잡하게 변했다.‘여섯 형상의 괴물이 말을 한다고? 진짜야?’믿기 어려운 광경에 진도하는 눈을 크게 뜨고 여섯 형상의 괴물을 바라보았다. 놀라움은 곧바로 경계심으로 바뀌었다.여섯 형상의 괴물이 다시 입을 열었다.“날 따라와!”분명 여섯 형상의 괴물이었다. 그 목소리는 마치 아이처럼 맑고 또렷했지만 한편으로는 날카롭게 들리기도 했다.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는 데 익숙지 않은 듯했다.진도하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여섯 형상의 괴물은 몸을 날려 진도하를 향해 발톱을 휘둘렀다. 진도하는 본능적으로 용음검을 들어 막으려 했으나 여섯 형상의 괴물의 발톱은 진도하를 빗겨가 옆 나무에 박혔다. 진도하는 이내 눈썹을 찌푸렸다.‘일부러 그런 건가?’진도하는 여섯 형상의 괴물이 의도적으로 공격을 빗맞힌 것임을 눈치챘다. 분명 이렇게 될 리가 없었다.그 순간 여섯 형상의 괴물의 아이 같은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나랑 가자. 걱정하지 마. 널 해치진 않을 테니까.”말을 마친 여섯 형상의 괴물은 두어 번 으르렁거렸고 그 소리에 맞춰 땅에 있던 이형수들이 움직임을 멈췄다.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인 여섯 형상의 괴물은 진도하를 돌아보고는 재빨리 다른 방향으로 뛰어갔다.진도하는 잠시 망설였으나 결국 그 뒤를 따랐다. 여섯 형상의 괴물이 왜 자신을 부르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둘은 숲 속을 빠르게 누비며 약 20분가량을 이동했다. 드디어 여섯 형상의 괴물이 멈추자 진도하도 발걸음을 멈췄다. 여섯 형상의 괴물은 고개를 돌려 진도하를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서로 탐색하듯 바라보며 말없이 시간이 흘렀다. 진도하는 이 여섯 형상의 괴물이 도대체 어떤 종류의 이형수인지 궁금해졌다. 외형은 어느 것과도 닮지 않았지만 이형수의 특징은 가지고 있었다.그리고 가까이서 보니 여섯 형상의 괴물이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릴 때는 무서워 보였지만 지금처럼 호기심 어린 눈빛을 하고 있을 때는 오히려 순진해 보였다. 심지어 약간 귀여운 느낌까지 들었다.둘은 그렇게 1분가량
진도하의 경계하는 눈빛을 본 여섯 형상의 괴물은 입을 열었다.“걱정하지 마. 나는 너에게 악의를 품고 있지 않아.”진도하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물었다.“그럼 왜 시험 참가자들을 모조리 잡아들인 거야?”여섯 형상의 괴물은 차분하게 설명했다.“난 너를 끌어내려고 했을 뿐이야.”“뭐?”진도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나를 끌어내려고 했다고? 내가 누군지 안다는 거야?”여섯 형상의 괴물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 네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네 검의 소리를 들었어.”그렇게 말하며 여섯 형상의 괴물은 진도하가 들고 있는 용음검을 가리켰다.진도하는 의아해하며 물었다.“너 이 용음검을 알아?”여섯 형상의 괴물은 다시 고개를 저었다.“아니, 나는 그 검을 알진 못해. 다만 그 검에서 나는 소리가 아주 익숙했어. 예전에 들었던 것 같기도 해.”여섯 형상의 괴물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무언가가 생각난 듯 덧붙였다.“그리고 그 소리가 나를 깨웠어. 내 머릿속에 잠들어 있던 기억들이 조금씩 떠올랐어.”여섯 형상의 괴물의 말에 진도하는 깜짝 놀랐다. 동시에 여러 가지 질문들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여섯 형상의 괴물이 먼저 말을 이었다.“아, 네 손에 낀 그것 말이야. 그것도 어디선가 본 듯해.”이번엔 여섯 형상의 괴물이 진도하의 손에 낀 반지를 가리켰다. 진도하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네가 이 반지를 안다고?”여섯 형상의 괴물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 그걸 알진 못해. 본 적도 없고. 하지만 그 반지의 용도는 알아.”“네가 이 반지의 용도를 안다고?”진도하는 눈을 크게 떴다. 이 반지의 비밀은 자신과 환상이밖에 몰랐다.그는 다시 물었다.“확실해?”여섯 형상의 괴물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해!”그러고는 진도하 옆으로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 반지 안에는 공간이 있잖아. 맞지?”진도하는 놀란 눈으로 여섯 형상의 괴물을 쳐다보았다. 여섯 형상의 괴물이 어떻게 이 반지의 비밀을 알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