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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또 이형수가 오는 거야?’

모두의 머릿속에 똑같은 생각이 스쳤다.

역시나 그들이 멀리 바라보았을 때 수백 쌍의 초록색 눈동자가 갑자기 나타났다.

그 눈동자들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쿵쿵쿵 하는 발소리도 점점 더 강렬해졌다. 땅이 흔들리고 산이 요동치는 듯한 진동이 느껴졌다.

“어떡하죠?”

독고 청의가 입가의 피를 닦으며 물었다.

“일단 지켜보죠.”

진도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원래는 달아날 생각이었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동료들의 기운이 모두 바닥난 상태였다. 이대로 달아나면 결국 이형수들에게 쫓겨 뿔뿔히 흩어질 것이 뻔했다.

곧바로 이형수들이 그들 앞에 도착했고 다시 한번 그들을 포위했다. 동시에 이형수들은 낮은 포효를 내며 진도하 일행을 사납게 노려보았다.

진도하는 이 이형수들이 아까 떨쳐낸 무리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것들은 싸우는 소리를 듣고 다시 쫓아온 것이다.

대충 살펴보니 이형수들의 숫자는 삼사백 마리 정도였다. 이 광경에 모두가 본능적으로 숨을 들이마셨다.

솔직히 이형수 열 마리나 스무 마리 정도라면 진도하는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의 수백 마리 이형수를 상대로는 전혀 자신이 없었다.

지금 여기에 있는 열 명으로도 부족한 상황에서 시험 참가자 열 명이 더 있어도 이형수들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진도하는 깊은 눈빛으로 독고 청의와 은소혜를 바라보며 결단을 내렸다.

“이따가 내가 나서서 이형수들의 주의를 끌 테니까 그 사이에 두 사람은 도망쳐요.”

“안 돼! 너 혼자서 그렇게 많은 이형수들을 상대할 수 없어.”

진도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은소혜가 강하게 반대했다.

독고 청의도 거들었다.

“절대 안 돼요! 도하 씨 혼자 그렇게 큰 위험을 감수하게 둘 수는 없어요.”

추기훈 역시 나서서 말했다.

“나 추기훈이 그렇게 나약한 사람으로 보여요? 나는 누군가의 보호가 필요하지 않아요!”

세 사람의 반대에 진도하는 일부러 화난 척하며 물었다.

“그럼 지금 더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요?”

독고 청의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어차피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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