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평이 이렇게 말하자 모두 어리둥절해했다.“미쳤어요? 감히 남궁 장로님과 대치하다니...”여기 있는 많은 사람들은 남궁 장로가 젊은 시절에 이룬 업적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조진평이 남궁 장로를 완전히 화나게 할까봐 모두 걱정스럽게 남궁장로를 바라보았다.정말 그렇게 되면 남궁 장로는 조진평만 혼내지는 않을 것이다.무상파와 현광문의 두 장로도 조진평을 탓하는 표정을 짓다가 고개를 돌려 다시 남궁 장로를 바라보며 염려했다.하지만 남궁 장로는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조진평을 바라보며 말했다.“그 말이 일리가 있어. 진도하에게 학생증이 있기 전에 확실히 의사를 물어볼 수 있지.”말을 마친 남궁 장로는 잠시 멈칫하다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진도하에게 던졌다.진도하는 서둘러 그것을 잡았다.스승이 던진 것을 볼 겨를도 없이 남궁 장로가 먼저 말했다.“이제 내 제자가 학생증이 생겼는데 그래도 청풍각에 초대할 건가?”남궁 장로는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그러나 그 차분한 어조 속에 분노가 숨겨져 있음을 모두가 들을 수 있었다.조진평은 멈칫했다.태초서원이 진도하를 붙잡아두기 위해 진도하의 학생증을 미리 준비해 놓았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한참 후 조진평이 정신을 차리고 손을 번쩍 치켜들고 말했다.“실례했습니다. 저희 청풍각 일행은 이제 가겠습니다.”조진평은 그렇게 말하고 돌아서서 청풍각의 제자들을 이끌고 태초서원의 대문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 남궁 장로는 무상파, 현광문 두 장로에게 시선을 돌렸다.두 장로는 즉시 말했다.“당장 떠나겠습니다!”그리고는 돌아서서 각자 문파의 제자들을 이끌고 모두 태초서원을 떠났다.그제야 남궁 장로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남궁 장로는 구경꾼들 사이로 시선을 훑어보았다.“여러분은 또 뭐 할 말 있습니까? 다른 일이 없다면 제 제자를 데려가겠습니다.”남궁 장로가 친절하게 말했다.그러나 역시 남궁 장로의 명성이 앞섰던지 구경꾼들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다른
이때 독고 청의가 다가와서 말했다.“깊게 생각하지 마요, 방금 온 사람은 진짜 남궁 장로님이 아니에요.”“뭐요? 진짜 남궁 장로님이 아니라고요?”진도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독고 청의를 바라보았다.독고 청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구체적으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도하 씨의 경지가 더 오르면 자연히 알게 될 거예요.”그러자 진도하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질문을 이어가지 않았다.대신 독고 청의에게 화난 척하며 말했다.“감히 나를 버리고 혼자 도망치다니! 내가 어떻게 처리할지 두고 봐요!” 이렇게 말한 후 진도하는 손을 뻗어 독고 청의를 잡으려고 했다.“아! 내가 잘못했어요!”독고 청의는 소리를 지르며 태초서원을 향해 달려갔다.진도하도 휘두르며 그를 쫓았다.“인정만 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어요? 내가 혼내 주겠어요!”진도하는 사실 마음속으로는 기뻐했지만 일부러 사나운 표정은 지었다.동시에 진도하는 이상하게도 이 세계에 온 이후로 왠지 마음이 달라진 것 같았다.더 이상 얼음장처럼 차갑지 않았고, 표정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서 더 이상 사람을 밀어내는 듯한 표정이 아니었다.진도하는 자신에게 이런 변화가 어떻게 찾아왔는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의 자신이 좋았다.진도하는 그렇게 독고 청의를 계속 쫓아다녔다.반면 독고 청의는 공포에 질려 태초서원 안으로 뛰어갔다.달리는 동안에도 그는 이렇게 외쳤다. “정말 사과할 게요! 방금 사람이 너무 많았어요! 나는 원숭이처럼 구경당하고 싶지 않았다고요! 게다가 도하 씨도 위험하지 않았잖아요. 설마 구경 당하는 것도 내가 같이 해줘야 해요?”진도하는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막 말하려던 참이었는데 앞에 몇몇 사람들이 나타나 그의 앞길을 막았다.진도하는 자신을 막는 사람들을 의심스럽게 바라보았고 곧 그들이 누구인지 알아보았다.진도하를 막은 사람은 다름 아닌 어제 시험장에서 류대현 앞에 서서 그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말했던 사람이었다.이름이 추기훈이었나?진도하는 어두운 얼굴
“하하. 겁 나냐고요?”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코웃음을 쳤다.“나 진도하는 겁이 난다는 게 무슨 말인지 몰라요.”이 소동은 서원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들은 모두 무의식적으로 주위에 모였다.그러자 진도하는 눈살을 찌푸렸다.예전에는 사실 유명세를 타는 것을 꽤 좋아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좋아하지 않고 이 세계에서 그저 조용히 지내고 싶었다.하지만 하늘은 진도하의 이 작은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다.추기훈도 주변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도 보고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그러고는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래서 어쩔 생각이에요? 내 도전을 받아들일 용기가 없는 거예요?”진도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용기가 없어서 못하겠다는 게 아니라 당신이 나랑 싸울 자격이 없다는 거예요!”이렇게 말한 후 진도하는 추기훈을 밀어내고 서원 안쪽으로 걸어갔다.그러자 추기훈의 얼굴은 순식간에 빨갛게 부풀어 올랐고 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추기훈은 화를 참으며 진도하를 쫓아가서 말했다.“겁 나면 말하지 왜 도망쳐요?”진도하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시험에서 8초밖에 못 버틴 당신이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그러자 추기훈은 화를 내며 말했다.“그건 내가 잘하는 종목이 아닐 뿐이지 오늘 시험에서는 내가 1등이었어요.”하지만 진도하는 추기훈의 말에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추기훈은 뒤에서 음흉하게 말했다.“당신이 남궁 장로를 스승으로 모시지 않았더라면 오늘 시험에 합격하지 못 했을지 모르겠네요.”그리고 곧바로 덧붙였다.“어떻게 남궁 장로가 당신 같은 겁쟁이를 제자로 받아들일 수 있었는지 알 수가 없네요. 감히 내 도전조차 받아들이지 않을 정도인 사람을.”“당신은 정말 남궁 장로를 욕되게 했어요!”그 말에 진도하는 걸음을 멈췄다. 그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만약 추기훈이 자신에 대해 함부로 말했다면 진도하는 반응하지 않았을 것이다. 조금 전에 말했다싶이 등록 심사에서 추기훈은 8초밖에 못
그러고는 웃으며 말했다.“그런데 도하 씨, 방금 너무 위압적이고 멋있던데요. 추기훈의 얼굴이 파랗게 질리는 게 보였어요.”진도하는 난감한 듯 웃었다.그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말이었는데 그렇게 위압적이었나?하지만 진도하는 신경 쓰지 않고 독고 청의에게 물었다.“그런데 저 사람은 나한테 원한도 없는데 왜 갑자기 나한테 도발한 거죠? 혹시 배후가 있는 것 아닐까요?” 진도하가 가장 궁금해하는 문제였다.어제 진도하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추기훈이 나서서 몇 마디 도발까지 했다. 진도하는 추기훈을 건드린 적도 없었고 심지어 어제 일로 따지지도 않았는데 왜 오늘 또다시 나타나서 도발한 것일까?진도하는 정말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내가 언제 실수로 심기를 건드렸나?’독고 청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사실 난 추기훈이 왜 도하 씨에게 도전하는지 이해할 수 있어요.”“왜요?”진도하는 더욱 의아해졌다.독고 청의가 말했다.“두 사람 모두 이 시대 최고의 젊은이들이기 때문에 추기훈은 도하 씨를 이겨서 자신의 마음의 경지를 굳히고 싶어 하는 거 같아요.”“네?”독고 청의의 설명에 진도하는 더욱 혼란스러워졌다.독고 청의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이건 복잡한 문제이니 내가 먼저 짧게 설명해 줄게요.”“네. 말해 봐요.”독고 청의가 말했다.“한 시대에 강자는 한 사람밖에 있을 수 없는데 지금 도하 씨와 추기훈이 젊은이들 중 최고의 실력을 지녔잖아요. 도하 씨는 이미 무서운 실력을 보여주었으니 추기훈이 도하 씨에게 도전해서 이겨야만 태초서원 젊은 세대 중 최고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평생을 2인자로 억눌려 살 거예요.”진도하는 그 말을 듣고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인상을 찌푸리는 진도하를 보며 독고 청의는 진도하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잠시 생각한 뒤 이어서 말했다.“이렇게 말할게요. 이 세계에 수련자는 많지만 한 시대에 하늘로 날아오르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에요. 이 기회 때문에
진도하는 갑자기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다. 원래 세계에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었다.두 사람은 시종일관 침묵을 지켰다.도서관 입구에 다다랐을 때 두 사람은 잠시 헤어졌다. 독고 청의는 학생증을 받으러 갔다.진도하의 학생증은 태초서원 입구에 있을 때 이미 남궁 장로가 진도하에게 미리 주었다.독고 청의와 헤어진 후 진도하는 도서관으로 들어갔다.도서관 입구에서 한 청년이 말했다.“도서관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학생증을 착용하셔야 합니다.”진도하는 그제야 주머니에서 학생증을 꺼냈다.학생증은 단추와 비슷했지만 단추보다 조금 컸고 ‘진도하’라는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 그 세 글자 아래에는 태초서원 1학년 학생이라는 작은 글자가 한 줄로 적혀 있었다.진도하는 학생증을 왼쪽 가슴에 걸고 순조롭게 도서관으로 들어갔다.들어가서 진도하는 도서관이 엄청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5층 건물 높이만큼이나 컸다.다만 진도하는 1학년이었기 때문에 1층에서만 책을 빌릴 수 있었다.그러나 진도하는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온 것이 아니라 남궁 장로를 찾으러 온 것이었다.간단히 둘러보던 진도하는 도서관 직원을 발견하고 물었다.“안녕하세요. 남궁 장로님은 어디 계세요?”도서관 직원은 진도하를 위아래로 살피더니 말했다.“장로님은 뒷마당에 계십니다.”그렇게 말한 후 직원은 진도하에게 방향을 알려주었다. 진도하는 고맙다고 인사한 후 직원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도서관 뒷문으로 갔다.뒷문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문이 없고 커튼만 쳐져 있었다. 진도하는 커튼을 걷어내고 뒷마당으로 들어갔다.뒷마당은 그리 크지 않았고 화사한 색의 꽃과 식물들이 심어져 있어 마치 만화 속 세계로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남궁 자로는 긴 의자에 느긋하게 누워 잠든 척 눈을 감고 있었고 그 옆에는 새장이 하나 있었는데 안에 새 한 마리가 지저귀고 있었다.새장 아래에는 돌로 만든 둥근 탁자가 있었고 탁자 위에는 낡은 주전자가 있었다. 주전자 옆에는 두 개의 컵이 있었는데 그 중 한 컵에는 뜨
대신 진도하는 호기심에 한동안 마당의 구조를 살폈다.남궁 장로는 살림을 아는 사람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마당에는 여러 가지 꽃과 풀이 심어져 있을 뿐 아니라 어항도 있었고 그 안에는 종도 모르는 물고기 몇 마리가 있었다.진도하는 마당에 있는 모든 것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면서도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다.날이 어두워지고 나서야 남궁 장로는 눈을 떴다. 그리고 진도하를 본 남궁 장로의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왜 아직도 여기 있어...?”진도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스승이 왜 자신을 불렀는지 알 수 없었고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감히 떠날 수 없었다.남궁 장로는 귀찮은 듯 손을 흔들며 말했다.“빨리 돌아가고 내일 다시 오게.”“알겠습니다, 스승님.”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서서 도서관 뒷마당을 나와 조금 전에 왔던 길로 도서관 1층으로 돌아왔다.1층에 도착했을 때 옆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독고 청의가 보였다.진도하가 나오는 것을 본 독고 청의는 책을 치우며 물었다.“거기서 왜 그리 오래 있었어요? 남궁 장로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던가요?”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아무 말씀도 없으셨어요.”“그럼 거기서 뭘 했어요?”독고 청의가 호기심에 물었다.진도하는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뒷마당에서 남궁 장로님의 코고는 소리를 몇 시간 동안 듣고 있었다고 하면 믿겠어요?”그러자 독고 청의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정말요?”“정말이에요!”진도하는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남궁 장로가 자신을 불러 무슨 말을 하거나 정보라도 알려줄 줄 알았으나 결국 남궁 장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어떤 암시도 없었다.독고 청의가 말했다.“혹시 남궁 장로님이 도하 씨를 시험하는 거 아니에요?”“모르겠어요.”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뭐가 됐든 간에 남궁 장로님의 그 작은 마당에 앉아 있으니 기분이 꽤 좋군요.”조금 전에 진도하는 그 작은 마당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마당의 꽃과 풀에서
하현진은 진도하를 보자 놀라고 기쁜 표정을 지었다.하현진이 말했다.“이미 설명해 주신 대로 했습니다. 태초서원을 떠나시면 저를 찾지 못할까 봐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기다렸습니다.”진도하는 그때서야 하현진에게 저택을 구입하라고 지시했던 것이 떠올랐다.그는 하현진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고생했어. 이따가 주막에 가려고 했는데.”하현진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미소를 지었다.“오늘 오후에 이미 일을 그만뒀어요.”“그럼 이제부터는 안심하고 내 옆에 있어도 되겠네.”진도하는 하현진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그러고는 독고 청의에게 말했다.“청의 씨, 오늘은 안 되겠으니 내일 술 한잔 합시다.”“좋아요. 할 일이 있으면 먼저 일 봐요.”독고 청의가 손을 흔들었다.“그럼 먼저 갈게요.”진도하는 미안한 듯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진도하는 하현진을 따라 함께 떠났다. 가는 길에 하현진은 앞에서 걷고 진도하는 뒤에서 따라갔다.곧 그들은 청룡시의 번화가에 도착했고 모퉁이를 몇 번 돌고 나서야 하현진은 멈췄다.그리고는 앞에 있는 마당을 가리키며 말했다.“바로 여기예요.” 진도하는 고개를 들어 살펴봤다.눈앞에 있는 저택은 원래 세계에 있던 고대의 저택과 똑같았다. 입구에는 커다란 사자 두 마리가 있었는데 매우 웅장했다.하현진은 열쇠를 꺼내고 돌아서서 저택의 문을 열었다.찌익--문이 열렸고 하현진은 문 앞에 서서 진도하에게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그러자 진도하는 걸음을 내딛고 문지방을 넘어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안으로 들어서자 생생한 벽화가 새겨진 돌담이 있었다. 그리고 돌담을 돌자 마당에 도착했다.안뜰은 넓었고 그 안에는 가짜 바위산뿐만 아니라 몇 그루의 나무도 심어져 있었다.바위 뒤에는 집들이 줄지어 있었다.하현진이 말했다.“형님, 여기가 앞마당이고 방이 총 6, 7개 있는데 모두 하인들이 살고 있어요.”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원래 세계에 있을 때도 고대의 저택에 가본 적이 있어서 저택의 구조를 잘 알고 있었다.두 사람은 앞마
하현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아참, 생활용품 같은 건 다 있고 침구도 제가 다 준비했으니까 저 큰 방에서 지내시면 됩니다.”“그래.”진도하는 조금 전 방을 둘러보면서 어느 방이 자기 방인지 이미 알고 있었다.게다가 책장에는 아직 책이 없었지만 하현진이 자신을 위해 서재도 준비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두 사람은 한참을 마당에 머물렀고 하현진은 주머니에서 보라색 옥을 꺼내 진도하에게 건네며 말했다.“오늘 저택과 생활용품을 사고 남은 돈입니다.”진도하는 놀랐다. 아직 돈이 이렇게 많이 남아있을 줄은 몰랐다.이 세계 물가가 생각보다 낮았다.“이 돈은 네가 가지고 있어. 평소 우리 두 사람의 생활비나 네 월급으로 쓰고 부족하면 다시 달라고 해. 눈치 보지 말고.”진도하는 그 돈을 받지 않았다.그러자 하현진이 말했다.“돈이 너무 많아서... 오래 쓸 거예요.”“괜찮아.”진도하는 다시 한 번 손을 흔들었다.남진에 들어간 이후 진도하는 돈에 대한 개념이 없었고 평소에는 돈을 많이 쓰지 않았기 때문에 요즘 월급과 생활비가 어떻게 되는 지 몰랐다.어쨌든 진도하는 자신이 많이 줄수록 상대방이 더 만족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진도하가 그 자옥을 받지 않겠다고 고집하는 것을 보고 하현진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하현진이 자옥을 다시 품에 넣는 것을 본 진도하는 물었다.“그런데 네 가족 문제는 다 처리했어?”“다 끝났어요.”하현진은 고마워하는 표정으로 말했다.“백옥은 총 열 개를 썼는데 제가 다 적어 놨으니 이제 제 월급에서 깎아주세요.”“그럴 필요 없어.”진도하는 손을 저었다.진도하는 돈에 대한 개념이 없었고 단지 하현진의 집이 백옥 열 개가 모자라 하현진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주막에서 일해야 했다는 사실이 조금 안타까웠을 뿐이었다.하현진은 진도하에게 몇 가지 일을 더 보고한 후 앞마당으로 갔다.진도하는 하현진더러 뒷마당에서 지내라고 했다. 그러면 심심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하현진은 집사와 하인들은 앞마당에서만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