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가 깔린 돌바닥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현지수를 보며 진도하는 미안함에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나를 미워하지 마요. 어쩔 수 없었어요.”이렇게 말한 후 진도하는 현지수를 안아 들고 소굴 안쪽으로 들어갔다.소굴은 엄청 컸다.진도하는 현지수를 이주안이 보이지 않는 구석으로 데리고 가더니 소리쳤다.“주안 씨, 내가 지수 씨의 상처를 치료하려고 하는데 와서 방해하지 말아요.”그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이주안이 갑자기 와서 자신과 현지수가 모두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될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그럴 경우 이주안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어쨌든 진도하는 환상이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비밀을 밝히지 않겠다고 약속한 상태였다.“알겠어요!”이주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제야 진도하는 안도하고 현지수를 링 안으로 안고 들어갔다.미로에 도착한 진도하는 편안한 자리를 찾은 후 현지수를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옷 안에서 약병을 꺼내 단약을 집어 현지수에게 먹이기 시작했다.곧이어 그는 한쪽에 앉아 수련을 시작했다.시간이 일분일초 흘러갔다. 어느새 링에 들어온 지 나흘이 지났다.현지수의 상처도 완전히 아물었다. 그리고 흉터도 전혀 남지 않았다.상처를 치료하는 한빛궁의 신성한 약도 신통력을 발휘한 듯했다.그 사이 현지수는 두 번이나 깨어났지만 진도하는 또다시 두 번 내리치며 기절시켰다. 그래서 현지수는 여전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진도하는 의식을 잃은 현지수를 미안한 듯 바라보며 말했다.“미안해요. 제발 나를 탓하지 마요. 탓하려면 이 비밀을 밝히지 못하게 한 환상이를 탓할 수밖에 없어요. 난 이 방법밖에 없었어요.”말을 마친 후 진도하는 현지수를 업고 링 밖으로 나갔다.링에서 나온 진도하는 다시 현지수를 업고 잔디가 깔린 돌판으로 걸어가 현지수를 내려놓았다.이때 진도하는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현지수가 깨어나면 이곳을 떠날 수 있다.그리고 진도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른 채 여전히 수련하고 있는 이주안을 바라보
현지수는 반신반의하며 목을 문지르면서 말했다.“그런데 왜 목이 이렇게 아프죠?” 진도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는 급히 화제를 돌렸다.“상처가 다 나았으니 이제 미루지 말고 서둘러 나가서 용천섬을 찾죠.”“좋아요!”현지수 역시 용천섬을 찾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는 곧바로 잔디 깔린 돌바닥에서 일어났다.며칠 동안 누워 있었기 때문에 일어서자마자 몇 번이나 휘청거렸다. 하늘이 빙빙 도는 것만 같았다.진도하는 다급히 현지수를 부축했다.현지수는 제대로 선 후 목을 문지르며 말했다.“왜 그래도 제가 며칠 동안 잠을 잔 것 같죠?” “...”진도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이주안에게 말했다.“우리 이제 여기서 나가도 돼요.”슥.이주안이 눈을 떴다.그는 의아해하며 물었다.“벌써 나가도 돼요?”“네!”진도하가 말했다.이주안은 더욱 의심하며 물었다.“지수 씨의 상처는 다 나앗나요?”말하자마자 그는 돌바닥 옆에 서서 히히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현지수를 발견했다.이주안은 깜짝 놀랐다.“어떻게 이렇게 빨리 나은 거예요?”현지수는 두 손을 벌리며 말했다.“몰라요. 자고 일어나니까 상처가 아물었어요...”이주안이 진도하를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막 입을 열려고 하자 진도하는 이주안에게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끼어들었다.“그럼 이제 빨리 여기서 나가요.”그 말과 함께 진도하는 앞장서서 소굴을 떠났다.이주안은 현지수 옆으로 달려가 상처가 아물었는지 확인했다. 그러고는 혼란스러워 머리를 긁적거렸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현지수의 상처에서 피가 흘러내리는 것을 봤는데, 어떻게 한 시간 만에 멀쩡하게 나을 수 있었을까?하지만 그는 더 이상 묻지 않고 혼잣말만 했다.“어떻게 된 일이지?”곧이어 그는 진도하의 걸음에 맞춰 소굴을 떠났다.현지수는 몸을 움직여 아무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소굴에서 걸어 나왔다.소굴에서 나온 세 사람은 곧장 갈림길 끝으로 향했다.아니나 다를까, 이곳에 있던 모든 혼돈의
“응? 이게 무슨 일이죠?”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모두들 당황했다.원래는 소원이 이끄는 현광서원 사람들이 나머지 8대 가문과 6대 종파와 싸우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들은 소원과 맞서 싸우는 사람이 임장덕이라는 것을 알고는 의아해했다.두 사람 모두 현광서원 출신인데 왜 싸우고 있단 말인가? 게다가 그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니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처럼 보였다. 심지어 소원과 임장덕 모두 몸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는데 부상을 입은 게 분명했다.정말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둘이 싸운 건가요?” 이주안은 몇 초간 멍하니 쳐다보다가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말했다.“모르겠어요.”진도하 역시 눈앞의 장면을 이해하지 못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이때 현지수가 한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것 좀 봐요!”진도하와 이주안은 그 말을 듣고 현지수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적소파 정이준이 한 손으로 검을 휘두르고 있었고 그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사람이 하나씩 죽어갔는데, 그 중에는 적소파의 제자들도 있었다.이 장면을 본 진도하는 더욱 의아해했다.“왜 저들이... 서로 죽이는 거지?”이주안과 현지수는 동시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들도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다.“보물을 발견한 것 때문일까요? 전리품을 공평하게 나누지 않고 서로 탐내서?”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이주안이 말했다.진도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주안은 다시 추측했다.“혹시... 저들이 용천섬 입구를 발견했을까요? 그래서 서로 죽이는 거 아닐까요?”진도하는 계속 침묵을 지켰다.그는 이주안의 추측이 틀렸다고 생각했다.설사 보물 전리품을 불균등하게 나눴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해도 저 가문과 종파 사람들이 서로 죽일 필요는 없었다. 예를 들어 적소파가 보물을 얻었다면 최종 결정권을 가진 것은 당연히 적소파의 수장 정이준이니 서로 죽일 필요가 전혀 없었을 것이다.또한 용천섬 입구를 찾았다면 서로 싸워도 8대 가문과 6대 종파가
“네? 알아내셨어요?”현지수와 이주안은 동시에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내 생각엔 중독된 것 같아.” “네? 중독이요?”두 사람은 더욱 의아해했다.이주안과 현지수에게는 그들이 중독된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진도하가 말했다.“저 사람들 눈을 봐요.”진도하의 말을 들은 현지수와 이주안은 다시 고개를 돌려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봤다.그러자 그들의 눈빛이 뭔가 잘못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그러니까 저 사람들이 중독돼서 지금 서로를 죽이려 한다는 건가요?” 이주안이 물었다.“네!”진도하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어떤 독에 중독된 거고 누가 중독시킨 거죠?” 이주안이 다시 물었다.그는 지금껏 겪은 것이 꽤 많았지만 이렇게 잔인한 장면은 처음이었다.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사람을 중독시키고 서로 죽이게 하는 사악한 짓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너무 무서웠다.이주안만 두려움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진도하도 이 전술이 너무 끔찍하다고 느꼈다.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지금으로서는 나도 모르겠어요.” 이렇게 말한 후 진도하는 환상이를 불렀다.“환상아, 환상아...!”환상이는 진도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기에 진도하가 부르지 않아도 무엇을 물을지 알고 바로 대답했다.“나한테 묻지 마. 무슨 독인지 나도 몰라.”환상이의 말을 들은 진도하는 갑자기 힘이 빠졌다. 환상이마저도 그것이 어떤 독인지 모른다면 자신도 알 수 없을 테니까.진도하는 고개를 떨구며 한숨을 내쉬었다.이때 이주안이 물었다.“이제 어떻게 하죠?”진도하는 이주안이 아무것도 못 본 척하고 돌아서야 할지, 아니면 이 사람들을 구해야 할지 묻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진도하는 이주안에게 고개를 돌려 물었다.“주안 씨는 어떻게 생각해요?”이주안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다.“그냥 아무것도 못 본 척하면 될 것 같아요. 어차피 저들이 좋은 사람도 아니고, 게다가 우리가 저들이 어떻게 중독됐는지, 어떤 독
진도하의 말을 들은 현지수와 이주안가 말했다.“그럼 가서 확인해보죠.”그렇게 말한 뒤 세 사람은 돌아서서 다시 돌아갔다.그들이 돌아간 가장 큰 이유는 호기심 때문이었는데, 그 울음소리가 마치 혼돈의 생물체의 울음소리 같으면서도 사람의 울음소리처럼 이상했다.이것이 진도하가 다시 돌아가서 살펴보기로 결심한 이유였다.곧 사람들이 싸우고 있던 장소가 다시 보였다. 소원과 임장덕은 여전히 싸우고 있었고, 적소파의 정이준도 누군가와 싸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마치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처럼 아까와 똑같았다.이에 세 사람은 의아해했다.“그럼 방금 그 소리는 뭐였을까요?”“모르겠어요!”이주안과 현지수는 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그들의 시선은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곳에 고정됐고, 조금 전 고함소리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애썼다. 하지만 한참을 찾아봐도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무언가를 발견한 사람은 진도하였다. 그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물었다.“저거 발견했어요?”“뭘요?”이주안과 현지수가 물었다.진도하는 그 물음에 바로 대답하지 않고 말했다.“내가 가리키는 걸 봐봐요.”이주안과 현지수는 궁금해서 진도하의 손가락이 향하는 방향을 바라보았다.“바닥에 누워 있는 죽은 사람들 말이에요?”“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주안과 현지수는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시체들을 바라보았다.그제야 두 사람 역시 이상함을 알아차렸다.“어떻게 피가... 녹색이죠?”이주안은 충격에 휩싸였다.진도하 역시 이유를 몰라 아무 말 없이 고개를 힘껏 흔들었다.반면 현지수가 말했다.“방금 그 끔찍한 소리, 이 죽은 사람들 입에서 나온 소리였을까요?”“모르겠어요.”이주안은 고개를 저었다. 그도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현지수와 이주안은 동시에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는 막 말을 하려던 참이었다.“아!”사람들 사이에서 또다시 비명이 터져 나왔다.세 사람은 다시 깜짝 놀라 싸움이 벌어진 곳을 바라보
곧바로 그들의 피도 서서히 녹색으로 변했다.죽은 후에도 이 독은 계속해서 뇌와 몸을 갉아먹었고, 그래서 죽은 사람들은 비명을 질렀던 것이다.이 죽은 사람들이 혼돈의 생물체가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현지수와 이주안은 워낙 똑똑한 사람들이라 진도하의 말을 듣고 나서 점차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곧 이 사람들은 혼돈의 생물체가 될 것이다.다만... 이주안과 현지수는 여전히 마음속에 이 사람들이 어떻게 중독되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만약 이 의문을 해결하지 못하면 세 사람도 이렇게 중독되면 큰일 난다!하지만 그들은 수련자라 중독되기 어렵다. 그래서 그들이 현광서원과 적소파 사람들이 서로를 죽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중독되었을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다.이제 그들이 중독되었단 것을 확실히 알게 된 이주안과 현지수 두 사람은 자신들도 독살당할까 봐 걱정했다.진도하는 당연히 그들이 걱정하는 바를 이해했다. 그도 똑같이 걱정했다.다만 지금 그런 생각을 할 시간조차 없었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이대로 가다가는 옛길에 들어온 8대 가문과 6대 문파 사람들이 모두 혼돈의 생물체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한 치도 움직일 수 없게 될 것이다. 동시에 진도하는 이 옛길의 혼돈의 생물체가 어디에서 왔는지 갑자기 알았다. 이 혼돈의 생물체들은 모두 죽은 사람들이 독에 중독되어 변한 것이었다.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환상이를 부르며 물었다.“환상아, 환상아, 내가 생각한 게 맞아?”“음.”환상이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네 추측이 맞아. 그들은 독에 중독되어 옛길의 혼돈의 생물체가 된 거야.” 환상이의 말투를 들은 진도하는 살짝 당황했다.환상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어떻게 된 건지 알고 있었는데, 다만 자신에게 말하지 않고 숨기기로 한 것뿐인 것 같았다.하지만 진도하는 환상이가 자신에게 모든 것을 말한다면 오히려 자신에게 해가 될 것 같아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잠시 침묵이 흐른 후 진도
“허허...”진도하는 환상이의 말을 듣고 가볍게 웃었다.“내가 물어보면 알려 줄 거야?”환상이도 따라서 웃었다.“절대 안 알려 줄 거야.”“그러니까 물어볼 필요도 없잖아!”진도하는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그는 환상이가 말해줄 수 있었다면 진작 말해줬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어떻게 용천섬에 들어가는지 말해 주지 않은 이유는 환상이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아니나 다를까 환상이는 진도하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오히려 먼저 설명하기 시작했다.“사실... 용천섬에 어떻게 들어가는지 알려주지 않은 건 내가 말해줘도 네가 들어갈 방법이 없기 때문이야?”“응?”진도하는 의아해서 물었다.“왜?”진도하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됐어, 됐어. 환상아, 설명할 필요 없어. 난 기필코 용천섬에 들어갈 거야. 어떻게 들어갈지는 내가 직접 방법을 생각해 보면 돼.”환상이는 잠시 망설였다.“생각하지 마.”“왜?”진도하의 물음에 환상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환상이가 침묵하자 진도하가 말했다.“마지막으로 하나만 물어볼게.”“그래... 물어봐.”환상이는 망설이지 않았다. 진도하는 곧바로 물었다.“저들이 어떻게 중독됐는지 알아?”그는 한참을 생각했지만 소원과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중독됐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들 주변에는 화려한 꽃이나 다른 식물도 없었고, 혼돈의 생물체를 비롯한 아무런 이상한 물건이 없었다.왜 갑자기 중독됐지?만약 경지가 낮은 사람이 중독된다면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광서원의 원장이자 원아경인 소원마저 중독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진도하는 이해할 수도 없었고 아무런 이유도 떠오르지 않았다.“말해줄 수 없어.”환상이 즉시 말했다. 진도하는 당황해졌다. 환상이가 이 질문조차 대답해 주지 않을 줄은 몰랐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환상이도 나름의 고민이 있을 테니 이해가 되었다.환상이는 여전히 해명했다.“내가 알려주지 않는 건, 알려주고 나면 네가 다시 용천섬에 들어갈 기회조차 없을까 봐 그래.”환상이의
두 사람 모두 그냥 가자고 하자 좀 더 조사해 보고 싶었던 진도하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요. 그럼 이만 가요.”말은 그렇게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안전한 은신처를 찾은 후 혼자 나와서 확인하겠다는 결심을 굳힌 상태였다.진도하는 그들이 독살당한 이유와 여기서 용천섬으로 어떻게 가는지 알아내야 했다.그들이 떠나려고 돌아서는 순간, 저 멀리서 타닥타닥 발소리가 들렸다.이 소리는 세 사람 모두에게 익숙한 소리로, 수많은 혼돈의 생물체가 달려오는 소리였다.소리를 듣고 그들은 즉시 반응했다.“뛰어요!”이번에도 이주안이 가장 먼저 반응하며 진도하와 현지수를 끌어당기며 반대 방향으로 달렸다.뛰면서 이주안이 외쳤다.“도하 형님, 용음검을 뽑지 마세요!”이 말을 할 때 이주안의 입꼬리가 살짝 떨렸다.지금 이주안에게 가장 무서운 소리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는 주저 없이 용의 포효 소리라고 대답할 것이다.특히 이 옛길에서 용의 포효 소리가 울리는 순간, 혼돈의 생명체들은 더욱 광분하며 진도하를 노릴 테니까.그러니까 이주안이 겁을 먹지 않을 수 있겠는가?진도하는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내가 절대 용음검을 함부로 꺼내지 않을 테니까.” 이주안만 무서웠을 뿐만 아니라 진도하도 아직 그 느낌이 가시지 않았다. 또다시 수많은 혼돈의 생물체에게 쫓기고 싶지 않았다.그들은 계속 앞으로 달려갔다.이때 현지수가 물었다.“우리 어디로 가죠?”“아까 그 갈림길로 가요!”이주안이 말했다.“지금은 거기 말고는 안전한 곳이 없는 것 같아요.” 이주안이 말한 갈림길은 원아경 혼돈의 생물체와 처음 마주쳤던 갈림길이었다. 또한 현광서원의 두 수련자와 싸웠던 곳이기도 했다.원아경 혼돈의 생물체가 이미 죽었는데도 왜 다른 혼돈의 생물체들이 감히 그 길로 들어가지 않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진도하 일행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수많은 혼돈의 생물체에게 쫓기더라도 적어도 도망칠 곳은 있었으니까 말이다.곧 그들은 다시 갈림길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