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심각한 상황에 익숙했던 진도하도 이 순간 조금 당황했다.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이주안과 현지수 두 사람이 먼저 떠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혼돈의 물체가 너무 많아서 죽지 않더라도 크게 다칠 게 뻔했다.그가 생각에 잠겨있을 때, 한 혼돈의 물체가 하늘 높이 뛰어올라 진도하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내리쳤다.진도하는 즉시 머리가 어지러웠다.이 일격을 받은 후 진도하의 몸에는 더 많은 주먹과 발차기가 날아들었다.5초 이내에 진도하는 결국 땅에 쓰러졌다.이 모습을 본 혼돈의 물체들은 미친 듯이 진도하를 밟았다.“푸!”진도하는 짓밟히면서 피를 계속 내뿜었다.다행히도 이 혼돈의 물체들은 무기를 들고 있지 않았다. 만약 그들이 무기를 들고 있었다면 진도하는 지금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이 났을지도 모른다.“오오...”이 혼돈의 물체들은 피 냄새를 맡자 더욱 흥분했다. 그들은 차례로 진도하를 공격했다....반대편에서.현지수와 이주안은 진도하가 혼돈의 물체에게 맞아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했다.“어떡하죠? 도하 형님이 맞고 쓰러지셨어요.”이주안은 불안해하며 말했다.이에 현지수는 대답하지 않고 진도하가 있는 방향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그가 괜찮은지 살폈다.그러나 그곳에는 너무 많은 혼돈의 물체들이 있었고 진도하는 땅에 쓰러진 후에 전혀 보이지 않았다.“도하 형님을 구하러 가요!”이주안이 갑자기 말했다.“좋아요.”현지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장검을 들고 가장 먼저 뛰어나와 진도하가 있는 방향으로 달려갔다. 이주안도 현지수를 바짝 뒤쫓아 혼돈의 물체들을 죽이러 갔다.혼돈의 물체들은 모두 그들을 등지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돌아갈 수 있었다. 게다가 이 혼돈의 물체들은 마치 이성을 잃은 듯 그들을 무시하고 오로지 진도하가 있는 방향으로만 달려들었다.이주안은 혼돈의 물체를 겨우 찔러 죽인 후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닦으며 물었다.“왜 이 혼돈의 물체들은 도하 형님 외에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것일까요? 소 원장 일행들도
현지수와 이주안은 진도하의 말을 듣고도 여전히 물러서지 않았다.이주안은 걱정스럽게 외쳤다. “정말 우리 도움이 필요 없어요?”“난 괜찮으니까 두 사람은 먼저 안전한 곳으로 가요. 내가 이따가 두 사람을 찾으러 갈게요.”진도하는 혼돈의 물체에게 또 한 번 뺨을 맞고 이를 드러내며 소리쳤다.현지수는 걱정스럽게 물었다.“진도하 씨, 괜찮으세요?”“괜찮아요. 난 안 죽어요. 두 사람 빨리 가요!”진도하는 몸의 고통을 힘겹게 견디며 외쳤다.현지수와 이주안은 서로를 쳐다보며 서로의 눈빛에서 망설이는 모습을 보았다.“어떻게 할까요?”두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도하 형님 말씀대로 우리가 먼저 가죠!”결국 이주안은 결정을 내렸다.그는 진도하의 실력으로 이곳을 벗어나는 것은 아주 간단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만약 지금 당장 진도하와 함께 모여서 철수한다면 진도하는 두 사람을 신경 쓰느라 집중력이 떨어져 실력을 발휘하는 것에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했다.그렇게 되면 이득보다는 손해가 더 많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주안이 철수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다.결정을 내린 후 그는 현지수를 따라 함께 철수했다.음... 사실 철수라고 하기보다는 바로 돌아서서 돌아갔을 뿐이다.진도하에게 미친 듯이 달려들던 혼돈의 물체들은 두 사람에게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눈길도 주지 않아서 이주안과 현지수는 그들을 지나치고 곧바로 갈림길에 도착했다.갈림길에 도착한 후 이주안은 온몸의 기운을 동원해 외쳤다.“우리 도착했어요!”진도하는 이주안의 목소리를 어렴풋이 듣고 그들이 이미 안전한 곳에 도착했을 거라고 짐작했다.이제 이 길에는 자신만 남았다. 서둘러 떠날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혼돈의 물체들이 계속 들이닥치는 이 상황에 가만히 있으면 조만간 죽게 될 것이다.이런 생각을 하자 그는 옛길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깨달았다.이 혼돈의 물체들을 모두 죽이는 것은 불가능했다. 게다가 그들은 의식도 없고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만약 검으로 죽이
그는 침울한 목소리로 말했다.“용음검아, 용음검. 내가 너에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는 거야... 내가 이제 막 뚫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네가 저것들을 건드리는 바람에 이제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 지 모르겠어.”진도하의 힘없는 목소리를 들은 용음검은 기뻐서인지 흥분해서인지 다시 한번 용의 포효를 내뱉었다.쓱...진도하는 깜짝 놀라 황급히 용음검을 달래며 말했다.“농담이야, 농담.”그제야 용음검은 용의 포효를 멈췄다.진도하는 이런 상황에 속수무책이었지만 감히 함부로 불평할 수도 없었다. 용음검이 어떤 것에 자극을 받아 또다시 용의 포효를 내뿜어 이 혼돈의 물체들이 더욱 미치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어휴...”진도하는 한숨을 내쉬었다.용음검이 용의 포효를 멈춘 후에도 이 혼돈의 물체들은 여전히 미친 듯이 그를 공격하고 있었다.주먹으로 때리거나 뺨을 내리치면서 끊임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심지어 이것들은 방어하기 쉬운 것들이었다.진도하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이 혼돈의 물체들이 마치 아픔을 느끼지 않는 듯 모두 텀블링하는 것처럼 진도하에게 돌진한다는 점이었다.게다가 점점 더 많은 혼돈의 물체들이 달려들어 텀블링을 맨 꼭대기까지 쌓아 올렸다.맨 아래에 있는 진도하의 얼굴은 붉게 부어올랐고 이마에 핏대가 섰다.이대로 가다가는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다.“다 죽어!”진도하는 소리를 지르며 저항하기 시작했다. 그의 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이 혼돈의 물체들이 튕겨 나가기도 전에 진도하는 깜짝 놀랐다.“맙소사! 내 몸 안에 이렇게 많은 기운이 있다고?”진도하의 몸속 단전이 마치 영원히 고갈되지 않을 것처럼 외부로 꾸준히 기운을 내뿜는 것이 보였다.그는 몸 안의 기운이 고갈될까 봐 늘 조심스러워했다.이제 기운을 전부 소진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미친 듯이 웃었다.“너희들 모두 죽어 버려!”그러자 그를 덮쳤던 혼돈의 물체들이 하나둘씩 튕겨 나갔다.멀리 튕겨 나간 혼돈의 물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혼돈의 물체들은 여전히 진도하를 미친 듯이 공격했다.솔직히 말해서 그들이 인간이었다면 진도하는 전혀 두려움 없이 그들을 처리했을 것이다.하지만 그의 눈앞에 있는 것은 인간형 괴물들이었다.그들은 의식은커녕 마음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피부와 살이 너무 두꺼워서 용음검만으로 벨 수 있었지, 일반 검으로는 절대 뚫을 수 없는 괴물들이었다.진도하는 용음검을 들고 있었지만, 그래도 혼돈의 물체들을 상대하는 것이 어렵다고 느꼈다.이 혼돈의 물체들은 멍청해 보이는 게 마음속에는 눈앞에 있는 사람을 죽여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는 것 같았다.진도하의 검술은 매우 강력했지만 어쨌든 한계가 있었다. 검술을 다 썼지만 겨우 수십 마리의 혼돈의 물체들을 죽였을 뿐이었다.아직 더 많은 혼돈의 물체들이 진도하를 기다리고 있었다.다행히도 이 검술은 혼돈의 물체들의 공격을 잠시 멈추게 하여 진도하는 검술을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이때 진도하는 기운을 아껴 쓸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안전한 스타트’ 검술을 모두 소진한 후 곧바로 두 번째 검술인 ‘귀환의 시간’을 사용했다.이런 곳에서는 두 번째 검술이 첫 번째 검술보다 효과가 더 좋았다.왜냐하면 두 번째 검술의 검기와 검의가 이 검술의 공격 범위가 더 넓어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검술이여, 강산을 베고 하늘을 찌르기를! 검의여, 끊어지지 말고 계속 이어지기를!”진도하는 처음 이 검술을 만들었을 때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 한 마디 한 마디 내뱉었다.“내 앞에 있는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가기를!”진도하는 차갑게 말하며 손에 든 검을 계속 흔들었다.마치 주변의 공기가 빠져나가는 것 같아서 사람들이 질식할 것만 같았다.진도하의 몸 안에 있던 기운도 방출 속도가 빨라졌다.이 순간 그의 손에 든 용음검은 매우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냈다.“모두 죽어 버려!”진도하는 마침내 이 검을 휘둘렀다.그 순간 땅이 흔들렸다.무적의 검의가 섞인 무시무시한 기류가 눈앞의 혼돈의 물체
“뭐?”진도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지금 자신에게 말을 건넨 것이 용음검이라는 사실을 전혀 생각지 못했다.“이게... 어떻게 가능하지?”그가 여전히 의아해하는 동안 환상이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넌 이미 용음검과 합일에 도달했어!”환상이의 말을 들은 진도하도 따라서 흥분했다.“내가 용음검과 합일에 도달했다고? 난 아무것도 안 했는데?”진도하는 흥분하면서도 어떻게 자신이 용음검과 합일에 도달했는지 알 수 없어 약간 의아해했다.환상이가 말했다.“그래, 넌 용음검과 합일에 이르렀어. 마음이 통했다고!”바로 이때 진도하의 머릿속에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왜 아직도 거기 가만히 서 있어? 빨리 공격해!”목소리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목소리가 아니었고, 진도하는 어떤 느낌인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지만 확실히 이런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그제야 진도하는 두 번째 검술이 아직 완전히 사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공격!”그는 높은 목소리로 외쳤다.용음검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힘을 뿜어냈다. 검은 지나가는 곳마다 바람이 구름을 쓸어내리듯 깨끗하게 쓸어버렸다.혼돈의 물체뿐만 아니라 이 옛길의 상단과 벽에도 깊은 자국이 남았다.마침내 이 검술은 소진되었다.진도하의 눈앞에 있던 혼돈의 물체들은 점점 더 많이 사라져갔다.용음검과 합일에 도달한 후 두 번째 검술을 사용했을 때는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했다.이 공격은 진도하의 몸 안에 있는 많은 기운을 사용했다.하지만 장점도 있었는데 바로 진도하의 주변 20미터 이내에는 이제 더 이상 혼돈의 물체가 존재하지 않다는 것이었다.옛길 안에 남은 혼돈의 물체들은 진도하에게서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진도하는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주안과 현지수가 있는 방향으로 달려갔다.이때 다시 한번 용음검이 용의 포효를 시작했다.쓱!진도하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던 혼돈의 물체들이 갑자기 광기를 보이며 다시 한번 그를 향해 돌진했다.이를 본 진도하는 어쩔 수
이주안과 현지수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그러고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이를 본 진도하는 양손으로 바깥쪽으로 손짓하며 조급하게 다시 외쳤다.“빨리 비켜요! 빨리 비키라고요!”진도하의 불안한 표정을 본 이주안과 현지수는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진도하의 손짓을 따라 양쪽으로 달려갔다.두 사람은 무슨 일인지는 몰랐지만 진도하의 표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게 분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리고 그들이 방금 뛰어왔을 때, 두 사람이 서 있던 자리로 어두운 그림자가 재빨리 지나갔다.이주안과 현지수는 두려움에 떨었다.진도하의 경고가 아니었다면 이 검은 그림자에 맞아 죽지 않더라도 피부가 벗겨져 나갔을 것이다.그런데 이 검은 그림자는 진도하를 향해 곧장 돌진했다.그의 속도는 빨랐지만 진도하의 눈에는 매우 느려 보였다.진도하는 무심하게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검은 그림자의 모습을 지켜보았다.“어? 원아경이야?”그가 자신에게 다가오려는 순간, 진도하는 이 검은 그림자가 원아경이라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그러자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쓴웃음을 지었다.소원의 말에 따르면 이곳의 혼돈의 물체는 대부분 태서경이었고, 간혹 금단경과 원아경이 몇 개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진도하가 처음 만난 것이 바로 원아경이라니.참 운도 없지 않은가?이주안과 현지수도 이 검은 그림자의 기운을 통해 그가 원아경이라는 것을 감지했다.두 사람은 다급히 외쳤다.“조심해요!”진도하는 이미 조금 전부터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았다.검은 그림자가 아직 5미터 정도 떨어져 있을 때, 진도하는 마침내 검은 그림자의 위엄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그다지 특별한 것은 없었다. 거의 태서경인 혼돈의 물체와 똑같았다.유일한 차이점은 그들이 태서경 혼돈의 물체들보다 키가 훨씬 크다는 것이었다.아마도 2.5미터는 족히 될 것 같았다.진도하 앞에 달려든 그는 망설임 없이 주먹을 휘둘렀다.이 주먹은 힘으로 가득 차 있었고 주위의 공기조차 뜨거워지게 만들었다.
이 짧은 순간에도 두 사람은 수십 번의 공격을 주고받았다.이번에 진도하는 아무렇게나 주먹을 날린 것이 아니라, 매번 칠 때마다 의도적으로 혼돈의 물체의 한 부위만 노렸다.예를 들어, 이번에 진도하는 쉬지 않고 혼돈의 물체의 가슴 위쪽에 주먹을 수십 번 날렸다.한 곳을 계속 때리면 아프지 않을 수가 없다.이주안과 현지수는 이때 진도하가 이 원아경 혼돈의 물체와 싸우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권법을 연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만약 진도하가 용음검을 꺼냈다면 이 혼돈의 물체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이고, 진도하는 세 번의 타격으로 그것을 이길 수 있었다.이렇게 생각하자 그들은 걱정을 멈추고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서 한가롭게 지켜보기도 했다.조금 전까지 진도하를 뒤에서 쫓아오던 혼돈의 물체들은 모두 갈림길에 서서 감히 이 길로 들어가지 못하고 그저 멍하니 옆에 서 있었다.이때 진도하는 이 원아경 혼돈의 물체와 다시 수백 번의 공격을 주고받았고, 이 혼돈의 물체의 가슴 위쪽을 수십 번 주먹으로 때렸다.하지만 이 혼돈의 물체는 전혀 상처를 입지 않았고, 진도하는 오히려 그것을 완전히 격노시켰다.휙.진도하는 갑자기 멈춰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이 혼돈의 물체를 바라보았다.혼돈의 물체는 포효하는 순간, 두 눈이 핏빛으로 붉어졌고 몸집도 엄청나게 커졌다. 그것의 팔과 다리도 매우 빠른 속도로 더욱 굵어졌다.이 모습을 본 진도하는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젠장, 너 지금 변신하는 거야?”그는 원래 이 원아경 혼돈의 물체를 이용해 권법을 연습하고 싶었지만, 이제 그 생각은 접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았다.이 원아경 혼돈의 물체는 몸집이 커서 속도가 느리긴 했지만 방어력이 강했다. 그리고 진도하는 동작이 빨랐지만 방어력은 약했다.예를 들어, 진도하가 이 원아경 혼돈의 물체를 주먹으로 치면 이 혼돈의 물체는 모기에게 물린 것 같은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그러나 이 혼돈의 물체가 그를 때리면 몸을 보호하는 기운을 두르고도 몸에서 피가 들끓는 것을 느낄
진도하는 턱에 철 덩어리가 부딪히는 느낌을 받았다.곧이어 그의 몸은 마치 통제 불능인 것처럼 공중에서 거꾸로 날아갔다.이 모습을 본 이주안과 현지수는 외쳤다.“도하 씨, 괜찮아요?”“난 괜찮아요!”진도하는 서둘러 몸의 기운을 동원해 몸을 안정시켰다.턱에서 느껴지는 통증 때문에 진도하는 말을 하면서 얼굴을 찡그렸다.이주안과 현지수는 진도하가 괜찮아진 것을 보고는 마음을 내려놓았다.진도하는 안정을 되찾은 후 검을 드는 자세를 취했다.그는 원아경의 혼돈의 물체가 몸이 커진 후 속도가 이렇게 빨라질 줄은 예상치 못했다. 그것의 움직임조차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그것이 자신의 턱에 주먹을 날릴 줄이야.게다가 이 주먹은 엄청난 힘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진도하가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은 기운을 깨뜨릴 수 있다는 게 더 무서웠다.진도하는 빠른 반응으로 고개를 살짝 뒤로 젖혔다. 만약 그가 이 주먹을 맞았다면 당장 죽었거나 크게 다쳤을 것이다.큰 부상은 없었지만 주먹을 맞은 순간 진도하의 마음속에는 분노가 완전히 불타올랐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검을 든 후 진도하는 곧바로 ‘귀환의 시간’ 검술을 사용했다.휙!휙!휙!진도하는 허공에 검을 몇 번 휘둘렀다.무시무시한 기운이 하늘로 솟아올랐다.팅!용음검이 밝은 빛을 발산했다.옆에 있는 이주안과 현지수는 이 밝은 빛에 순식간에 눈이 부셨다.그들은 황급히 눈을 감았다.쓱!용음검이 떨면서 용의 포효를 내뱉었다.이 원아경 혼돈의 물체는 용의 포효를 듣고 피처럼 붉은 눈을 하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곧바로 그는 미친 듯이 가슴을 두드리며 하늘에 대고 외쳤다.“아우...!”그는 자신의 목소리로 용음검이 내뿜는 용의 포효를 억누르고 싶었다.그러나 그의 고함이 어떻게 용음검의 소리를 억누를 수 있겠는가?용음검에서 용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금방이라도 검에서 튀어나올 듯이 검 표면을 휘젓고 다녔다.진도하는 충격을 받았다.‘이 용은 설마 용음검에 봉인되어 있는 건 아니겠지?’이
“선우 씨가요? 내 이름을 걸고 말이에요?”진도하는 주선우를 흘겨보았다.주선우가 두 눈을 반짝이며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니 이 일에 꽤나 열을 올리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맞아요. 형님은 형님 할 일을 계속하면 되고 상고성의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주선우가 말했다.“어쨌든 이곳은 항상 형님이 말하는 대로 될 거예요.”진도하는 그 말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무엇보다도 그는 문득 자신의 조상, 진씨 가문의 창시자를 떠올렸다.스승님이 말하길 진씨 가문의 창시자는 원래 세계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문파를 세웠고 그들이 이 세계에 도착했을 때 머무를 곳과 수련 자원을 마련해 놓았다고 했다.지금 비록 자신이 조상처럼 높은 경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이 작은 상고성에서라면 문파를 세우고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그러면 이주안, 현지수, 강고수 같은 사람들이 이 세계로 오게 될 경우 바로 상고성으로 올 수 있을 것이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일은 조금 더 생각해보도록 하죠.”그러자 주선우는 안절부절못한 듯 서둘러 말했다.“형님, 생각할 것도 없어요! 지금 형님의 대부경 5단계 실력으로 문파를 세우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더구나 이미 대부경 7단계 두 명을 넘어섰잖아요!”“하지만 수련 자원과 공법은 어디서 구할 수 있죠?”진도하가 물었다.문파를 세운다고 해도 중요한 건 공법과 자원이다. 이런 것들이 없다면 문파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그러자 주선우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그건 다 준비돼 있잖아요.”그러고는 고문파의 대문을 향해 입술을 쓱 내밀었다.진도하는 그제야 주선우의 뜻을 알아차렸다.그는 고문파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침 단전이 파괴된 고문파 사람들은 자신들의 짐을 챙겨 들고 차례차례 걸어나오고 있었다.주선우는 그들을 향해 외쳤다.“짐만 챙겨 나가. 공법과 자원은 모두 두고 가야 해. 알았어? 만약 몰래 가지고 나가는 걸 나한테 들키면 그땐
그 말을 들은 열몇 명의 수련자들은 더욱 두려워졌다.이때 문 밖에서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수련자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같은 문파의 동료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가득했다.“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일흔 명이 넘는 동료들이 입가에 피를 흘리고 창백한 얼굴로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너희 단전이 파괴된 거야?”금세 누군가가 상황을 깨닫고는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하지만 그 수련자들은 아무 말 없이 진도하와 은소혜를 비켜 지나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이 광경을 목격한 나머지 수련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비록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들은 동료들의 단전이 파괴된 것이 바로 진도하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진도하는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10!”“9!”“8!”세 개의 숫자가 떨어지자마자 그중 한 명이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가격했다.첫 번째로 나선 사람이 나오자 두 번째, 세 번째로 자진해서 단전을 파괴하는 이들이 연달아 나왔다.결국 열몇 명 모두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그제야 진도하는 만족한 듯 몸을 돌려 문을 나섰고 은소혜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독고 청의와 주선우가 기다리고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독고 청의가 물었다.“다 해결된 거죠?”“네, 해결됐어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주선우가 물었다.“그럼 저들을 그냥 이렇게 놔둬도 되는 거예요?”진도하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냥 두죠.”비록 그들이 고천혁과 함께 악행을 저질렀지만 이제 그들은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굳이 끝까지 몰아붙일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때로는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때도 있으니까.주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흥분한 듯 진도하에게 말했다.“형님! 고천혁도 죽고 고문파도 거의 전멸했으니 이제 상고성에는 더 이상 문파가 없어졌어요.”“네?”진
그 한 마디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크게 울려 퍼졌다.은소혜는 귀를 문지르며 속으로 생각했다.‘도하의 실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구나.’문 앞에 있던 독고 청의와 주선우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도 본능적으로 귀를 막았다.진도하의 목소리는 고문파의 본거지에 울려 퍼졌고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들었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1분도 지나지 않아 십여 명의 수련자들이 장검을 들고 진도하 앞에 분노에 찬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그들 중 선두에 선 마흔 즈음의 중년 남자가 화난 표정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우리 고문파 앞에서 감히 고함을 치다니, 너 죽고 싶어?”그러자 진도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고천혁은 이미 죽었어. 너희도 단전을 스스로 파괴하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그 중년 남자는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희 둘 미쳤어? 여기가 어딘 줄이나 알아? 감히 여기서 그런 허튼 소리를 하다니,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에 그는 고천혁이 죽었다는 사실도, 다른 수련자들이 이미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그는 진도하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바로 칼을 뽑을 듯한 기세였다.진도하는 화를 내지 않았고 그저 웃으며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너희 고문파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 있어?”그와 동시에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넓혀 주변을 탐지했다.중년 남자는 대답 대신 화를 내며 소리쳤다.“어서 나가! 안 그러면 우리 세 개 주성의 수장님이 돌아오시면 넌 반드시 죽을 거야!”그는 진도하와 은소혜가 풍기는 강력한 기운을 느끼고 자신이 그들을 상대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그러나 평소 상고성에서 악명을 떨치며 권력을 휘두르던 그는 이들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세 개 주성의 수장을 언급하며 그들을 위협하고 쫓아내려고 했다.이때 은소혜가 칼을 들고 중년 남자 옆으로 성큼 다가가며 말했다.“네가 말하는 ‘세 개 주성의 수장’이 고
그때 백발의 노인이 말했다.“길을 안내해드릴까요?”“좋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고천혁을 제거한 이상 고문파의 나머지 사람들도 빨리 처리해야 했다. 그들을 놓쳐서 도망가게 한다면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말했다.“어르신, 젊은 분 한 분만 보내주세요. 어르신께서 굳이 함께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백발의 노인은 진도하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철수야, 네가 발도 빠르고 민첩하니 진 대사님을 안내해드려라.”“알겠습니다!”철수는 사람들 속에서 뛰어나와 신나게 말했다.“진 대사님, 저를 따라오시죠!”“가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철수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철수 씨는 방향만 알려주면 돼요.”“알겠습니다!”철수는 곧장 대답했다.“이 길 끝까지 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됩니다!”철수가 방향을 알려주자 진도하는 환허보를 발휘해 고문파 본거지로 빠르게 향했다. 가는 동안 철수는 입을 틀어막고 있었고 언제든지 토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은소혜와 독고 청의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진도하의 눈에 들어왔다.그들도 진도하를 보자마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우린 이미 단전을 끊었는데 왜 또 우리를 죽이려는 거야?”그들은 진도하를 두려워하며 물었다.그러자 진도하는 냉담하게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나는 약속은 꼭 지켜.”“그런데 왜...”그들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진도하는 대답하지 않고 철수에게 다시 방향을 물었다. 철수가 또 다른 방향을 가리키자 진도하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단전이 파괴된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사라지자 그제야 긴장을 풀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만 남아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상고성에서 위세를 떨치던 수련자들이 이제는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감
그 수련자는 눈빛이 흔들리며 혼란스러워졌다.진도하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설마 나를 직접 나서게 만들 생각이야?”고문파의 수련자들이 자진하여 단전을 끊고 있을 때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모두 풀어놓았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거짓으로 단전을 끊는 척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지금 진도하 앞에 있는 이 수련자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자신의 단전을 때리는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는 기운을 모으지 않았고 피를 뱉는 척까지 했다. 그의 단전은 멀쩡했다.그 수련자는 복잡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더니 침을 몇 번 삼키며 눈을 감았다. 이어서 그는 제대로 자신의 단전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번엔 진짜로 선홍빛의 피가 튀어나왔다.그제야 진도하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꺼져!”그 수련자는 단전이 파괴된 고통을 억지로 참고 비틀거리면서 자리를 떠났다.곧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단전을 스스로 끊고 떠났다. 그제야 진도하는 용음검을 거두었다.그는 뒤돌아 은소혜와 그녀 뒤에 있는 수련자들을 보며 물었다.“우리는 사상자가 있어?”“사상자는 없지만 부상자는 몇 명 있어.”은소혜가 대답했다.조금 전 그들이 고문파의 수련자들과 싸울 때 은소혜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고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바로 달려갔기 때문에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고 몇 명의 부상자만 나왔을 뿐이었다.“그래도 부상 당한 사람들은 이미 치료를 받았어. 지금 다들 몸 상태가 좀 허약할 뿐이지 큰 문제는 없어.”은소혜가 덧붙였다.그러자 진도하는 안도하며 품에서 약병을 꺼냈다.“이 약들은 내가 직접 만든 거예요. 수련에 큰 도움이 될 테니 모두 한 알씩 가져가요.”이들은 진도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를 도왔기에 진도하는 그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수련자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이 약을 내놓은 것이었다.진도하는 약병을 가장 가까이 있던 수련자에게 건네주었고 그 수련자는 약을 하나 꺼낸 다음 옆 사람에게 다시 약병을 넘겼다.바로 그
진도하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한번 용음검을 뽑아들고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검 끝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살기가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압도했고 이에 모두가 침묵 속에 휩싸였다.‘어떻게 해야 하지?’아무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그들이 망설이는 사이 은소혜와 독고 청의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이 모두 다가와 고문파 수련자들을 포위했다.그들의 숫자는 고문파보다 적었지만 그들의 전의와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그들은 무기를 움켜쥔 채로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응시했으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들의 의도는 명확했다. 시간이 다 되면 진도하와 함께 일제히 달려들겠다는 것이다.“남은 시간은 50초.”진도하의 냉혹한 목소리가 울렸다.고문파의 수련자들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진도하의 검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죽고 싶지도 않았다.“내가 단전을 끊으면 정말로 날 살려줄 거야?”갑자기 누군가가 물었다.진도하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대부경 1단계의 수련자였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스스로 단전을 끊는 자는 살려 보낼 거야.”“그 말 꼭 지켜.”그 남자는 그렇게 말한 뒤 손에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향해 내리쳤다.퍽.남자는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단전의 파괴로 인한 고통을 억지로 참아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난 가도 되는 거지?”“가.”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로 단전을 끊은 자는 몸을 돌려 휘청거리며 멀리 걸어갔다. 10미터쯤 걸어간 뒤 누구도 그를 쫓지 않자 그는 단전을 움켜쥐고 빠르게 거리 끝으로 도망쳤다.이 광경을 본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정말로 그 남자를 놓아주었다는 사실에 더욱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다시 한번 말했다.“남은 시간은 이제 30초.”이 말을 듣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당황했다.퍽.또 한 명의 수련자가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내리쳤다.“푸우...”그는 피를 뱉어내고 몸을 돌려 떠나갔다.진도하는
진도하의 영적 기운이 섞인 외침은 천지를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은소혜와 다른 일행들, 그리고 고문파의 수련자들까지도 순간 멈칫하며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가 어깨에 메고 있는 고천혁을 보자 은소혜 일행은 놀라움과 기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진도하가 또다시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를 처치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진도하는 대부경 7단계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보였다.반면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당황스러워했다.“우리 문주님이 죽었어?”“어떻게 문주님이 저놈을 이기지 못할 수 있어?”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고천혁이 다른 수련자들과 겨루는 모습을 여러 번 봐왔고 고천혁이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 앞에서조차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목격했었기 때문이다.상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고천혁이 옥판을 꺼내 들면 그 즉시 상대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고천혁이 실패했다니.그들은 마음이 혼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더 싸워야 할지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고천혁의 시체를 땅에 던지고 고문파 수련자들을 향해 냉정하게 말했다.“고문파의 수련자들, 잘 들어라! 고천혁은 죽었어! 너희가 자진해서 단전을 끊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를 맞이할 건 죽음뿐이니까 각오해!”진도하의 말이 떨어지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침묵에 잠겼다.그들의 얼굴에는 망설임이 드러났다. 단전을 자진해서 끊어야 할지, 아니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지 갈등에 빠진 것이다.그때 누군가 외쳤다.“우리를 속이려 해도 소용없어! 단전을 끊으면 결국 죽을 운명 아니야?”진도하는 그 말을 한 이를 바라보았다.“음? 대부경 4단계군.”그 대부경 4단계의 남자는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을 향해 돌아서더니 외쳤다.“모두 속지 마요! 죽을 각오로 싸우면 어쩌면 살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몰라요! 단전을 끊는다는 건 우리 목숨을 칼 위에 올려놓는 거나 다름없어요. 저놈들이 우리를 살려줄지 죽일지는
쿵.거대한 굉음이 울렸지만 이번에는 피가 튀지 않았다.고천혁은 순간 멍해졌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진도하 몸에 또 무슨 비장의 무기가 있단 말이야?’그는 재빨리 진도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그 순간 진도하가 크게 외쳤다.“아아아!”이 외침은 매우 고통스럽게 들렸고 천지를 뒤흔들 듯했다. 고천혁은 그 외침에 영혼마저 뽑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다음 순간 한 줄기 빛이 진도하의 어깨뼈에서 튀어나왔다.퍽.그 빛줄기는 바로 고천혁의 가슴 앞에 닿았다.크게 놀란 고천혁은 생각했다.‘이건 또 뭐야?’그는 서둘러 옥판을 조종해 방어하려 했다.그리고 그제야 공격해 온 것이 뼈 한 조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곧바로 그 뼈 조각이 옥판과 충돌했다.쾅.두 물체가 부딪히며 엄청난 에너지가 폭발했다.끼익.옥판은 깨졌고 수많은 조각으로 부서져 주변으로 흩어졌다.“젠장!”고천혁은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옥판을 소유한 이후 그는 거의 무적이었는데 귀일경 이하에서는 그와 맞설 자가 없었다.옥판 덕분에 그는 상고성과 다른 두 주성의 문파를 멸망시키고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비장의 무기가 산산조각이 났다니?고천혁은 얼어붙은 채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의 어두운 눈빛 속에 갑작스럽게 빛이 스쳤다.‘뭐지?’뼈 조각은 옥판을 부순 후 고천혁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였다.“오지 마!”고천혁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는 급히 몸을 뒤로 뺐지만 그의 속도는 뼈의 속도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쉭.뼈 조각은 고천혁의 호신 영기에 부딪혔다.쾅.고천혁의 호신 영기는 산산조각이 났다.“뭐야?”고천혁의 눈이 커졌다.뼈 조각은 여전히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고천혁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고천혁은 움직임을 멈췄고 얼굴에 당혹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가슴에는 축구공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그는 그 자세를 유지한 채 3초간 서 있다가 결국 땅
고천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옥판을 던졌다.옥판은 빠르게 회전하며 진도하와 고천혁 사이에 자리 잡았다.하지만 진도하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가 있으니 이 목걸이는 귀일경의 전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그러니 옥판의 힘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것이 진도하가 가진 자신감이었다.진도하는 마음을 굳혔다. 만약 옥판의 공격을 막지 못한다면 바로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를 꺼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 순간 옥판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슝.옥판에서 수많은 빛줄기가 쏟아져 나왔고 곧이어 검기와 영기가 진도하를 완전히 뒤덮었다.진도하는 반응할 틈도 없이 공격을 당했다.따다다다.그 빛줄기들이 빗방울처럼 진도하의 몸을 강타했고 그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고천혁은 잔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옥판은 여전히 회전 중이었고 진도하의 호신 영기는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의 몸에는 상처가 끊임없이 늘어났다.진도하는 저항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상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죽음의 기운이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진도하는 자신의 수명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느꼈다. 피가 다 흘러나가기도 전에 그의 수명은 모두 사라질 듯했다.“아아아!”진도하는 크게 소리치며 억지로 체내의 영기를 끌어모았다.다시 한번 호신 영기를 형성했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민했다.그러나 죽음의 기운에 압도당해 비취색 목걸이조차 꺼낼 수 없었다.이것이 옥판의 무서움인가? 고천혁이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건가?수많은 수련자들이 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 순간 호신 영기는 다시 산산조각이 났다.끝없이 쏟아지는 빛줄기들이 진도하를 향해 끊임없이 날아왔다.푹. 푹. 푹.진도하의 몸은 점점 더 많은 상처로 가득 찼고 그의 영기도 계속 소모되었다.결국 진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