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니에요.”진도하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그래요. 방금 갑자기 혼잣말하시길래 누구랑 얘기하는 줄 알았어요.”이주안은 현지수의 말을 듣자 갑자기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그것 보세요, 도하 형님, 제 말 틀리지 않았죠? 방금 혼자 뭐라고 말하셨다니까요.”진도하는 난감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아무 변명이나 댔다.“아마도 조금 전에 조영생이 죽었다가 살아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서 잠깐 딴생각을 했었나 봐요.”이렇게 말한 후 진도하는 마음속으로라도 서둘러 설명했다.‘내가 당신들을 친구로 생각하지 않아서 알려주기 싫은 게 아니라 이미 환상이와 그의 존재를 비밀로 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못 말하는 거예요.’이주안과 현지수는 진도하의 말을 듣고 별다른 의심하지 않았다.“그러게 말이에요. 어떻게 죽었다가 살아난 거죠?”이주안이 의아해하며 말했다.“저도 살면서 이렇게 이상한 상황은 처음 봐요.”현지수도 말했다.그들이 의아해하자 진도하는 환상이가 그에게 알려주었던 내용을 그들에게도 전하고 싶었지만 이때 환상이가 갑자기 말했다.“말하지 마. 이번 일은 아주 심각한 거야. 절대 다른 사람에게 전해서는 안돼.”그러자 진도하는 억지로 내뱉으려던 말을 도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그는 마음속으로 물었다.“왜 다른 사람에게 전하면 안 되는 거야?”“불멸신공이 허점이 있다고 해도 이 무술을 수련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어렵사리 사라진 이 무술이 또다시 사람들이 연마하기 위해 경쟁하게 된다면 상황이 안 좋게 될 거야. 게다가 이 세상에는 불멸신공에 대해 아는 사람이 이제 거의 없기 때문에 조영생과 싸워도 알아볼 수 없을 거야.”진도하는 그의 말에 회의적인 눈빛을 보냈다. 환상이가 그토록 분명하게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는 환상이가 아직도 자신에게 숨기는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환상이가 말했다.“너한테 숨기는 거 없어.”“정말이야?”진도하가 말하려던 찰나, 이주안이 말했다.“됐어요, 일단 우리 집에 가요.
진도하의 말을 듣고 이주안이 말했다.“우리 이씨 가문을 따르는 것보다 도하 형님을 따르는 것이 더 안정감이 느껴집니다.”이렇게 말한 후 이주안은 “헤헤헤” 웃었다.그는 마음속으로 확실히 진도하의 실력을 인정하고 있었다. 특히 조금 전 진도하가 조영생과 싸울 때 사용한 두 번의 검술은 이주안의 마음을 흔들었다.그는 자신이 어떤 수단을 사용하더라도 진도하의 두 가지 검술을 막을 수 없다고 마음속으로 추론했다.옆에 있던 현지수도 말했다.“사부님은 이미 한빛궁으로 돌아가셨으니 옛길로 가는 문제는 사부님의 책임이고, 저는 도하 씨를 따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게 말한 후 현지수의 담담했던 얼굴에 홍조가 나타났다.그녀는 진도하를 찾으러 조씨 가문에 오려고 할 때 사부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지수야, 진도하는 이미 용의 계승을 받았으니 우리 한빛궁은 조상님들과의 약속을 지킨 거와 다름없어. 이제부터 너는 진도하의 수호자로서 그의 곁을 지켜야 한다. 물론 강요하는 건 아니니 원하지 않으면 내가 다시 사람을...”그때 사부님의 말씀이 끝나기도 전에 현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사부님... 기꺼이 하겠습니다.”현지수가 의지가 있음을 확인한 사부는 연이어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래그래, 네가 고생이 많다, 지수야. 너도 알다시피, 용의 후예의 수호자로서 네가 해야 하는 건...”이때 진도하가 현지수의 기억을 방해하며 말했다.“좋아요. 두 사람 다 나를 따라 옛길로 가겠다고 했으니 우리 셋이 짝을 지어 가죠, 뭐.”“좋아요!”이주안과 현지수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세 사람은 조씨 가문을 떠나려고 했다.몇 발자국 걷다가 이주안은 걸음을 멈췄다.“왜 그래요?”현지수가 묻자 이주안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조씨 가문 사람들의 시체들을 처리하고 갈까요?”현지수는 그 말에 깜짝 놀라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는 말했다.“돌아가서 사람을 보내 치우도록 합시다.”비록 조씨 가문 사람들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
“모르겠어요.”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방금 숲 속까지 쫓아갔지만 그 사람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어요.”“그렇군요.”이주안은 고개를 저었다.곧 그들은 이씨 가문으로 돌아왔다.이씨 가문에 도착한 이주안은 진도하와 현지수를 데리고 할아버지 이현수의 서재로 곧장 들어갔다.똑똑똑.갔다.이주안이 문을 두드렸다.“들어와!”서재 안에서 이현수의 위엄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그제야 이주안은 문을 열고 서재 안으로 들어갔다. 진도하와 현지수도 이주안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서재에 들어선 이현수는 손자 이주안과 진도하, 현지수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돌아왔구나? 조씨 가문이 너희들에게 아무 짓도 안 했지?”이주안을 보낸 후부터 그들의 안위가 걱정되었지만, 이 문제에 개입할 수는 없어서 그저 서재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이제 그들이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보고 그는 마음을 내려놓았다.이주안은 할아버지 이현수의 물음을 듣고 즉시 말했다.“조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죽었고 단 한 명만 남았습니다.”“뭐? 다 죽었다고?”그 나이에 매우 침착한 사람 이현수는 더 이상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고 눈도 깜박이지 않고 진도하와 이주안, 현지수에게 물었다.“너희들이 그랬어?”“아니요, 우리가 그런 거 아니에요.”이주안은 서둘러 설명했다.“우리가 도착했을 때 조씨 가문의 사람들은 이미 모두 죽어 있었고, 누군가 우리보다 한 발 앞서 조씨 가문에 도착한 것이 분명합니다.”그리고 이주안은 할아버지에게 조씨 가문에서 방금 일어난 일을 이야기했다.이주안의 말을 들은 이현수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물었다.“그러니까 너희들이 도착했을 때 조씨 가문의 모든 사람이 죽고 조영생만 남았고, 거기에 조씨 가문의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들도 각성할 틈도 없이 모두 죽었다는 말이냐?”“네, 조씨 가문의 가주를 발견했을 때 그는 겁에 질려 죽어 있었고, 게다가 그의 시신은 가사 상태에 빠진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들
이현수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이 세상에 정말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단 한 명뿐이야.”“누구요?”진도하, 이주안, 현지수, 세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이현수는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대답했다.“정말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네 사부님이야!”이렇게 말하며 이현수는 현지수를 가리켰다.현지수는 고개를 저으며 서둘러 설명했다.“저희 사부님은 지금 한빛궁에 계시니 나와서 그런 일을 할 시간이 없으실 겁니다.”그녀는 이들이 자신의 사부님을 오해할까 봐 걱정되었다.이현수는 웃으며 말했다.“네 사부님이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지, 정말로 의심한다는 뜻은 아니야.”이현수의 말을 듣고 현지수는 마음을 내려놓았다.사부님의 실력이 최정상이었을 때는 그런 일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나이가 든 사부님이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 비밀은 진도하만 알뿐,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말하지 않았다.이때 진도하가 갑자기 말했다.“특별한 방법을 가진 사람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경지가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괴이한 방법을 가지고 있는 사람 말입니다.”진도하의 말을 들은 이현수는 눈을 번쩍 뜨며 말했다.“그럴 수도 있겠네!”곧바로 그는 무언가를 떠올렸고 눈빛은 다시 어두워졌다.그가 말했다.“그런 기괴한 방법이 있긴 하지만,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들에게 들키지 않고는 불가능해. 대부들이 전혀 깨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범인이 그들을 죽였다면 그 대부들보다 더 강한 실력을 지닌 사람일 수밖에 없어.”“그렇군요, 알겠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떨쳐버렸다.이때 이현수가 물었다.“그런데 조영생의 상처가 빨리 아물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면서?”“맞아요.”이주안은 여전히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가슴이 두근거리며 말했다.“그때 직접 제 두 눈으로 조영생의 상처가 빨리 아물어가는 것을 봤어요.”이현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조씨 일
그러나 사람들은 며칠 동안 조사했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물론 진도하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조씨 가문의 실력자들이 모두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더 이상 진도하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들은 모두 진도하가 상당히 강하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그가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들보다 더 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결국 옛길이 곧 열리면서 이 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서서히 사라졌다.수련자들도 차례로 조씨 가문에서 철수했다....12월 25일.옛길 개통이 며칠 남지 않았을 때, 8대 가문과 6대 종파는 차례로 사람을 현광서원으로 보냈다.그리고 그들은 소 원장의 인솔 아래 옛길로 향했다.한편 진도하는 이 소식을 듣고 단약을 준비한 다음 이주안, 현지수와 함께 이씨 가문에 모여 옛길로 향하기 시작했다.이현수는 직접 이들을 문 앞까지 배웅하며 말했다.“너희들 옛길에 들어가면 반드시 조심해야 해. 꼭 명심해!”“할아버지, 저희와 도하 형님은 절대 아무 일도 없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이주안이 부채를 흔들며 담담하게 말했다.그의 마음속에서 진도하는 엄청나게 강했고 보통 사람들은 그의 상대가 아니었다.이주안의 무덤덤한 표정을 본 이현수는 미간을 찌푸렸다.“주안아, 너 절대 도하에게 민폐를 끼쳐서는 안 돼. 실수하지 말고 옛길에 들어가면 도하의 뒤를 잘 따라야 해.”그러자 이주안은 웃으며 말했다.“할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전 도하 형님에게 절대 민폐를 끼치지 않을 거예요.”진도하도 옆에서 말했다.“어르신, 주안 씨의 실력도 나쁘지 않으니 옛길로 들어가서 자신을 보호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예요. 안심하세요.”그러나 이현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여전히 불안한 듯 말했다.“너희 셋 잘 들어. 만약 용천섬에 들어갈 수 없다면 옛길에 머물면서 경험을 쌓고 나오면 돼.”“알겠습니다.”세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진도하가 물었다.“그런데 어르신, 어르신은 옛길에 안 가세요?”“나?
옛길의 입구는 그들이 있는 곳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다. 진도하와 일행은 서두르지 않고 옛길의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가끔 마음에 드는 도시에 도착하면 그 도시에서 간식을 사 먹기도 했는데, 나쁘지 않은 시간이었다.두 시간도 채 걷지 않은 후, 진도하 일행은 한 식당을 찾아 들어가 앉았다.“현광서원 사람들을 따라잡아야 하지 않을까요?”이주안은 혼란스러워하며 물었다.그는 얼른 가서 옛길 입구에 일찍 도착하고 싶었지만 그럴 때마다 진도하는 뭐가 그리 급하냐, 배고프지 않냐는 이유를 대면서 이주안의 빨리 가자는 제안을 거절했다.그러고는 식당을 찾아서 들어가 앉았다.진도하가 전혀 서두르지 않는 것을 본 이주안은 현지수와 힘을 합쳐 진도하를 재촉하고 싶었다.하지만 현지수는 진도하의 말을 듣겠다고 말했다.이에 이주안은 격분했다.테이블 앞에 앉아서 음식을 먹을 기분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전혀 먹지 않을 수도 없었다.이주안은 자신의 감정을 진정시키기 위해 손에 든 부채를 계속 흔들 수밖에 없었다.이를 본 진도하는 웃으며 말했다.“왜 그렇게 서둘러서 저쪽으로 가려고 하는 거예요?”그러자 이주안이 대답했다.“현광서원 사람들이 우리보다 먼저 용천섬을 찾을까 봐 걱정돼요.”진도하는 다시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그들이 우리보다 먼저 용천섬을 찾는 것은 불가능해요. 게다가 그렇게 쉽게 찾을 수 있었다면 이미 오래전에 찾았을 텐데, 어떻게 오랜 세월 동안 아무도 용천섬을 찾지 못했을 수 있겠어요?” 이주안은 진도하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느꼈지만, 그래도 걱정스럽게 말했다.“하지만... 옛길에 좋은 물건이 있다고 들었어요. 그들이 먼저 좋은 물건들을 가져가면 우리가 헛걸음한 게 되잖아요?”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급해하지 말고 먼저 밥 먹어요.”이때 마침 식당 종업원이 진도하가 주문한 음식을 가져왔다.진도하와 현지수 두 사람이 잘 먹는 모습을 본 이주안은 일단 걱정을 제쳐두고 젓가락을 들 수밖에 없었다.“그래요, 많이 먹어요!”
순식간에 세 사람은 이곳에서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 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들을 향했다.세 사람은 이미 그런 시선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불편함 없이 옛길의 입구를 향해 곧장 걸어갔다.입구 근처에 도착했을 때 진도하는 입구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보고 크게 당황했다.이주안이 물었다.“왜 아무것도 없죠? 우리가 속은 건 아니겠죠?”현지수는 옆에서 말했다.“아직 옛길이 열리지 않은 거 같아요!”그러나 이주안은 여전히 불안해했다.“아직 열리지 않았다고 해도 아무것도 없는 건 이상하지 않아요? 사방이 텅 비어 있는 걸 보세요...”확실히 그랬다. 주변은 황량했고 전혀 옛길의 입구처럼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의심이 들면서도 진도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소원이 현광서원의 원장으로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할 리가 없고, 입구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은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8대 가문과 6대 종파 사람들도 의심하면서 시끄럽게 계속 의문을 제기했다.“소원 원장님,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여기가 옛길로 들어가는 입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왜 아무것도 없죠?”“맞아요, 멀리서부터 여기까지 왔는데 우리한테 장난치는 겁니까?”많은 사람들이 나서서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듯 질문을 던졌다. 게다가 의심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통제 불능 상태가 될 것 같은 이때, 현광서원 원장 소원이 높은 곳에 우뚝 서서 목소리를 높였다.“여러분, 진정하세요!”그러자 현장이 조용해졌다.하지만 여전히 몇 명의 목소리가 들렸다.“소원 원장님, 설명 좀 해주세요!”그러자 소원은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다들 조용히 해줄 수 있겠습니까? 수련자로서 인내심은 전혀 없고 불만이 조금만 있어도 시끄럽게 굴다니,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요!”이제 모두가 소원 원장이 화가 났다는 것을 알고 조용해졌다.소원은 계속해서 말했다.“나 소원은 8대 가문과 6대 종파의 동맹 맹주인데 거짓말을 할 것 같아요?”??“아
이 팔괘도를 보고 모두가 알아차렸다.“여기가 옛길의 입구입니다!”“옛길 입구가 이거였네요!”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팔괘도나 나타난 곳으로 달려들었다.이를 본 소원은 황급히 그들을 막아서며 말했다.“가까이 오지 마오! 접근하지 말라고요! 아직 어떤 위험이 있는지 알 수 없는데 모두 떼를 지어 달려오는 건 죽으려는 거 아니에요?”평소 같았으면 이 사람들은 소원의 말에 귀를 기울였을 것이다. 이들 중 적어도 절반은 소원의 말을 들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옛길이 바로 눈앞에 있을 뿐만 아니라 누가 먼저 들어가느냐에 따라 보물을 먼저 얻을 수도 있고 용천섬의 위치를 먼저 찾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이런 좋은 기회를 포기할 수 있겠는가?그들은 필사적으로 팔괘도를 향해 뛰어갔다.그런데 바로 이때, 가장 먼저 팔괘도로 달려간 사람이 팔괘도를 밟는 순간 거기서 무서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그 사람의 몸이 바로 튕겨 나갔다.털썩 소리가 났다.그 남자는 먼 곳으로 떨어졌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이를 본 나머지 사람들은 서둘러 뒤로 물러났지만, 앞에 있던 사람들은 늦었다.가장 먼저 팔괘도를 밟은 사람이 발을 내디뎠을 때 그들의 발도 이미 팔괘도에 닿았다.결과는 예측 가능했다.팔괘도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시무시한 힘에 7, 8명의 사람들이 튕겨 나갔다.일부는 산에 부딪혔고 일부는 땅에 떨어졌다.하지만 결과는 같았다. 모두 죽었다.이 광경을 본 소원은 냉정하게 투덜거렸다.“내가 그렇게 서두르지 말라고 말해도 듣지 않더니 봐요, 진짜 죽었죠?”남은 사람들은 팔괘도에서 3미터쯤 떨어진 곳에 서서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그중 한 명이 물었다.“원장님...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소원은 그 사람을 노려보면서 말했다.“당신이 보기엔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아요?”그 남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더 이상 찍소리도 못 냈다.그제야 소원은 이어서 말했다.“여러분, 서두르지 마세요. 여기가 옛길의 입구인 건 맞지만 조급해할 필요 없어요. 적어도 안
“선우 씨가요? 내 이름을 걸고 말이에요?”진도하는 주선우를 흘겨보았다.주선우가 두 눈을 반짝이며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니 이 일에 꽤나 열을 올리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맞아요. 형님은 형님 할 일을 계속하면 되고 상고성의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주선우가 말했다.“어쨌든 이곳은 항상 형님이 말하는 대로 될 거예요.”진도하는 그 말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무엇보다도 그는 문득 자신의 조상, 진씨 가문의 창시자를 떠올렸다.스승님이 말하길 진씨 가문의 창시자는 원래 세계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문파를 세웠고 그들이 이 세계에 도착했을 때 머무를 곳과 수련 자원을 마련해 놓았다고 했다.지금 비록 자신이 조상처럼 높은 경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이 작은 상고성에서라면 문파를 세우고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그러면 이주안, 현지수, 강고수 같은 사람들이 이 세계로 오게 될 경우 바로 상고성으로 올 수 있을 것이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일은 조금 더 생각해보도록 하죠.”그러자 주선우는 안절부절못한 듯 서둘러 말했다.“형님, 생각할 것도 없어요! 지금 형님의 대부경 5단계 실력으로 문파를 세우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더구나 이미 대부경 7단계 두 명을 넘어섰잖아요!”“하지만 수련 자원과 공법은 어디서 구할 수 있죠?”진도하가 물었다.문파를 세운다고 해도 중요한 건 공법과 자원이다. 이런 것들이 없다면 문파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그러자 주선우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그건 다 준비돼 있잖아요.”그러고는 고문파의 대문을 향해 입술을 쓱 내밀었다.진도하는 그제야 주선우의 뜻을 알아차렸다.그는 고문파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침 단전이 파괴된 고문파 사람들은 자신들의 짐을 챙겨 들고 차례차례 걸어나오고 있었다.주선우는 그들을 향해 외쳤다.“짐만 챙겨 나가. 공법과 자원은 모두 두고 가야 해. 알았어? 만약 몰래 가지고 나가는 걸 나한테 들키면 그땐
그 말을 들은 열몇 명의 수련자들은 더욱 두려워졌다.이때 문 밖에서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수련자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같은 문파의 동료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가득했다.“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일흔 명이 넘는 동료들이 입가에 피를 흘리고 창백한 얼굴로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너희 단전이 파괴된 거야?”금세 누군가가 상황을 깨닫고는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하지만 그 수련자들은 아무 말 없이 진도하와 은소혜를 비켜 지나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이 광경을 목격한 나머지 수련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비록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들은 동료들의 단전이 파괴된 것이 바로 진도하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진도하는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10!”“9!”“8!”세 개의 숫자가 떨어지자마자 그중 한 명이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가격했다.첫 번째로 나선 사람이 나오자 두 번째, 세 번째로 자진해서 단전을 파괴하는 이들이 연달아 나왔다.결국 열몇 명 모두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그제야 진도하는 만족한 듯 몸을 돌려 문을 나섰고 은소혜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독고 청의와 주선우가 기다리고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독고 청의가 물었다.“다 해결된 거죠?”“네, 해결됐어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주선우가 물었다.“그럼 저들을 그냥 이렇게 놔둬도 되는 거예요?”진도하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냥 두죠.”비록 그들이 고천혁과 함께 악행을 저질렀지만 이제 그들은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굳이 끝까지 몰아붙일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때로는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때도 있으니까.주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흥분한 듯 진도하에게 말했다.“형님! 고천혁도 죽고 고문파도 거의 전멸했으니 이제 상고성에는 더 이상 문파가 없어졌어요.”“네?”진
그 한 마디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크게 울려 퍼졌다.은소혜는 귀를 문지르며 속으로 생각했다.‘도하의 실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구나.’문 앞에 있던 독고 청의와 주선우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도 본능적으로 귀를 막았다.진도하의 목소리는 고문파의 본거지에 울려 퍼졌고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들었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1분도 지나지 않아 십여 명의 수련자들이 장검을 들고 진도하 앞에 분노에 찬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그들 중 선두에 선 마흔 즈음의 중년 남자가 화난 표정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우리 고문파 앞에서 감히 고함을 치다니, 너 죽고 싶어?”그러자 진도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고천혁은 이미 죽었어. 너희도 단전을 스스로 파괴하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그 중년 남자는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희 둘 미쳤어? 여기가 어딘 줄이나 알아? 감히 여기서 그런 허튼 소리를 하다니,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에 그는 고천혁이 죽었다는 사실도, 다른 수련자들이 이미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그는 진도하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바로 칼을 뽑을 듯한 기세였다.진도하는 화를 내지 않았고 그저 웃으며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너희 고문파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 있어?”그와 동시에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넓혀 주변을 탐지했다.중년 남자는 대답 대신 화를 내며 소리쳤다.“어서 나가! 안 그러면 우리 세 개 주성의 수장님이 돌아오시면 넌 반드시 죽을 거야!”그는 진도하와 은소혜가 풍기는 강력한 기운을 느끼고 자신이 그들을 상대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그러나 평소 상고성에서 악명을 떨치며 권력을 휘두르던 그는 이들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세 개 주성의 수장을 언급하며 그들을 위협하고 쫓아내려고 했다.이때 은소혜가 칼을 들고 중년 남자 옆으로 성큼 다가가며 말했다.“네가 말하는 ‘세 개 주성의 수장’이 고
그때 백발의 노인이 말했다.“길을 안내해드릴까요?”“좋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고천혁을 제거한 이상 고문파의 나머지 사람들도 빨리 처리해야 했다. 그들을 놓쳐서 도망가게 한다면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말했다.“어르신, 젊은 분 한 분만 보내주세요. 어르신께서 굳이 함께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백발의 노인은 진도하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철수야, 네가 발도 빠르고 민첩하니 진 대사님을 안내해드려라.”“알겠습니다!”철수는 사람들 속에서 뛰어나와 신나게 말했다.“진 대사님, 저를 따라오시죠!”“가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철수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철수 씨는 방향만 알려주면 돼요.”“알겠습니다!”철수는 곧장 대답했다.“이 길 끝까지 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됩니다!”철수가 방향을 알려주자 진도하는 환허보를 발휘해 고문파 본거지로 빠르게 향했다. 가는 동안 철수는 입을 틀어막고 있었고 언제든지 토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은소혜와 독고 청의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진도하의 눈에 들어왔다.그들도 진도하를 보자마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우린 이미 단전을 끊었는데 왜 또 우리를 죽이려는 거야?”그들은 진도하를 두려워하며 물었다.그러자 진도하는 냉담하게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나는 약속은 꼭 지켜.”“그런데 왜...”그들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진도하는 대답하지 않고 철수에게 다시 방향을 물었다. 철수가 또 다른 방향을 가리키자 진도하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단전이 파괴된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사라지자 그제야 긴장을 풀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만 남아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상고성에서 위세를 떨치던 수련자들이 이제는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감
그 수련자는 눈빛이 흔들리며 혼란스러워졌다.진도하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설마 나를 직접 나서게 만들 생각이야?”고문파의 수련자들이 자진하여 단전을 끊고 있을 때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모두 풀어놓았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거짓으로 단전을 끊는 척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지금 진도하 앞에 있는 이 수련자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자신의 단전을 때리는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는 기운을 모으지 않았고 피를 뱉는 척까지 했다. 그의 단전은 멀쩡했다.그 수련자는 복잡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더니 침을 몇 번 삼키며 눈을 감았다. 이어서 그는 제대로 자신의 단전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번엔 진짜로 선홍빛의 피가 튀어나왔다.그제야 진도하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꺼져!”그 수련자는 단전이 파괴된 고통을 억지로 참고 비틀거리면서 자리를 떠났다.곧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단전을 스스로 끊고 떠났다. 그제야 진도하는 용음검을 거두었다.그는 뒤돌아 은소혜와 그녀 뒤에 있는 수련자들을 보며 물었다.“우리는 사상자가 있어?”“사상자는 없지만 부상자는 몇 명 있어.”은소혜가 대답했다.조금 전 그들이 고문파의 수련자들과 싸울 때 은소혜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고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바로 달려갔기 때문에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고 몇 명의 부상자만 나왔을 뿐이었다.“그래도 부상 당한 사람들은 이미 치료를 받았어. 지금 다들 몸 상태가 좀 허약할 뿐이지 큰 문제는 없어.”은소혜가 덧붙였다.그러자 진도하는 안도하며 품에서 약병을 꺼냈다.“이 약들은 내가 직접 만든 거예요. 수련에 큰 도움이 될 테니 모두 한 알씩 가져가요.”이들은 진도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를 도왔기에 진도하는 그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수련자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이 약을 내놓은 것이었다.진도하는 약병을 가장 가까이 있던 수련자에게 건네주었고 그 수련자는 약을 하나 꺼낸 다음 옆 사람에게 다시 약병을 넘겼다.바로 그
진도하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한번 용음검을 뽑아들고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검 끝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살기가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압도했고 이에 모두가 침묵 속에 휩싸였다.‘어떻게 해야 하지?’아무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그들이 망설이는 사이 은소혜와 독고 청의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이 모두 다가와 고문파 수련자들을 포위했다.그들의 숫자는 고문파보다 적었지만 그들의 전의와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그들은 무기를 움켜쥔 채로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응시했으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들의 의도는 명확했다. 시간이 다 되면 진도하와 함께 일제히 달려들겠다는 것이다.“남은 시간은 50초.”진도하의 냉혹한 목소리가 울렸다.고문파의 수련자들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진도하의 검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죽고 싶지도 않았다.“내가 단전을 끊으면 정말로 날 살려줄 거야?”갑자기 누군가가 물었다.진도하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대부경 1단계의 수련자였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스스로 단전을 끊는 자는 살려 보낼 거야.”“그 말 꼭 지켜.”그 남자는 그렇게 말한 뒤 손에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향해 내리쳤다.퍽.남자는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단전의 파괴로 인한 고통을 억지로 참아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난 가도 되는 거지?”“가.”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로 단전을 끊은 자는 몸을 돌려 휘청거리며 멀리 걸어갔다. 10미터쯤 걸어간 뒤 누구도 그를 쫓지 않자 그는 단전을 움켜쥐고 빠르게 거리 끝으로 도망쳤다.이 광경을 본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정말로 그 남자를 놓아주었다는 사실에 더욱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다시 한번 말했다.“남은 시간은 이제 30초.”이 말을 듣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당황했다.퍽.또 한 명의 수련자가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내리쳤다.“푸우...”그는 피를 뱉어내고 몸을 돌려 떠나갔다.진도하는
진도하의 영적 기운이 섞인 외침은 천지를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은소혜와 다른 일행들, 그리고 고문파의 수련자들까지도 순간 멈칫하며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가 어깨에 메고 있는 고천혁을 보자 은소혜 일행은 놀라움과 기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진도하가 또다시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를 처치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진도하는 대부경 7단계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보였다.반면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당황스러워했다.“우리 문주님이 죽었어?”“어떻게 문주님이 저놈을 이기지 못할 수 있어?”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고천혁이 다른 수련자들과 겨루는 모습을 여러 번 봐왔고 고천혁이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 앞에서조차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목격했었기 때문이다.상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고천혁이 옥판을 꺼내 들면 그 즉시 상대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고천혁이 실패했다니.그들은 마음이 혼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더 싸워야 할지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고천혁의 시체를 땅에 던지고 고문파 수련자들을 향해 냉정하게 말했다.“고문파의 수련자들, 잘 들어라! 고천혁은 죽었어! 너희가 자진해서 단전을 끊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를 맞이할 건 죽음뿐이니까 각오해!”진도하의 말이 떨어지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침묵에 잠겼다.그들의 얼굴에는 망설임이 드러났다. 단전을 자진해서 끊어야 할지, 아니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지 갈등에 빠진 것이다.그때 누군가 외쳤다.“우리를 속이려 해도 소용없어! 단전을 끊으면 결국 죽을 운명 아니야?”진도하는 그 말을 한 이를 바라보았다.“음? 대부경 4단계군.”그 대부경 4단계의 남자는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을 향해 돌아서더니 외쳤다.“모두 속지 마요! 죽을 각오로 싸우면 어쩌면 살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몰라요! 단전을 끊는다는 건 우리 목숨을 칼 위에 올려놓는 거나 다름없어요. 저놈들이 우리를 살려줄지 죽일지는
쿵.거대한 굉음이 울렸지만 이번에는 피가 튀지 않았다.고천혁은 순간 멍해졌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진도하 몸에 또 무슨 비장의 무기가 있단 말이야?’그는 재빨리 진도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그 순간 진도하가 크게 외쳤다.“아아아!”이 외침은 매우 고통스럽게 들렸고 천지를 뒤흔들 듯했다. 고천혁은 그 외침에 영혼마저 뽑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다음 순간 한 줄기 빛이 진도하의 어깨뼈에서 튀어나왔다.퍽.그 빛줄기는 바로 고천혁의 가슴 앞에 닿았다.크게 놀란 고천혁은 생각했다.‘이건 또 뭐야?’그는 서둘러 옥판을 조종해 방어하려 했다.그리고 그제야 공격해 온 것이 뼈 한 조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곧바로 그 뼈 조각이 옥판과 충돌했다.쾅.두 물체가 부딪히며 엄청난 에너지가 폭발했다.끼익.옥판은 깨졌고 수많은 조각으로 부서져 주변으로 흩어졌다.“젠장!”고천혁은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옥판을 소유한 이후 그는 거의 무적이었는데 귀일경 이하에서는 그와 맞설 자가 없었다.옥판 덕분에 그는 상고성과 다른 두 주성의 문파를 멸망시키고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비장의 무기가 산산조각이 났다니?고천혁은 얼어붙은 채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의 어두운 눈빛 속에 갑작스럽게 빛이 스쳤다.‘뭐지?’뼈 조각은 옥판을 부순 후 고천혁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였다.“오지 마!”고천혁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는 급히 몸을 뒤로 뺐지만 그의 속도는 뼈의 속도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쉭.뼈 조각은 고천혁의 호신 영기에 부딪혔다.쾅.고천혁의 호신 영기는 산산조각이 났다.“뭐야?”고천혁의 눈이 커졌다.뼈 조각은 여전히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고천혁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고천혁은 움직임을 멈췄고 얼굴에 당혹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가슴에는 축구공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그는 그 자세를 유지한 채 3초간 서 있다가 결국 땅
고천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옥판을 던졌다.옥판은 빠르게 회전하며 진도하와 고천혁 사이에 자리 잡았다.하지만 진도하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가 있으니 이 목걸이는 귀일경의 전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그러니 옥판의 힘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것이 진도하가 가진 자신감이었다.진도하는 마음을 굳혔다. 만약 옥판의 공격을 막지 못한다면 바로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를 꺼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 순간 옥판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슝.옥판에서 수많은 빛줄기가 쏟아져 나왔고 곧이어 검기와 영기가 진도하를 완전히 뒤덮었다.진도하는 반응할 틈도 없이 공격을 당했다.따다다다.그 빛줄기들이 빗방울처럼 진도하의 몸을 강타했고 그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고천혁은 잔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옥판은 여전히 회전 중이었고 진도하의 호신 영기는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의 몸에는 상처가 끊임없이 늘어났다.진도하는 저항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상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죽음의 기운이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진도하는 자신의 수명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느꼈다. 피가 다 흘러나가기도 전에 그의 수명은 모두 사라질 듯했다.“아아아!”진도하는 크게 소리치며 억지로 체내의 영기를 끌어모았다.다시 한번 호신 영기를 형성했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민했다.그러나 죽음의 기운에 압도당해 비취색 목걸이조차 꺼낼 수 없었다.이것이 옥판의 무서움인가? 고천혁이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건가?수많은 수련자들이 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 순간 호신 영기는 다시 산산조각이 났다.끝없이 쏟아지는 빛줄기들이 진도하를 향해 끊임없이 날아왔다.푹. 푹. 푹.진도하의 몸은 점점 더 많은 상처로 가득 찼고 그의 영기도 계속 소모되었다.결국 진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