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하는 조원휘가 그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만약 마지막에 그가 조원휘를 이기면 조원휘의 성격상 순순히 실패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원휘의 태도로 보아 절대 그에게 덫을 놓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럴 필요도 없다.조씨 가문은 실력이 강한 수련자 가문인데 진도하가 아무리 원아경이라고 해도 그들의 상대가 되진 않는다. 그래서 진도하는 이주안의 추측에 동의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내가 가서 살펴볼게요.”진도하는 이주안과 현지수에게 당부하고 공중으로 뛰어올라 바로 조씨 가문 저택 앞으로 갔다.“조원휘, 어서 튀어나와!”진도하는 체내의 기운을 끌어올려 대문 앞에서 소리쳤다.구름 위로 곧장 올라간 소리에 주변 나무에 있던 새들이 겁을 먹고 떼를 지어 날아갔다.하지만 조씨 집안에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뭐지?’진도하는 눈썹을 치켜뜨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이건 너무 이상한데?’그는 조씨 가문 안으로 한 발짝 들어갔다.진도하가 들어가는 것을 본 이주안과 현지수는 그 뒤를 바짝 따라붙어 들어갔다.세 사람은 조씨 가문의 마당 안으로 들어갔지만 넓은 마당은 텅 비어 있었다.“어떻게 아무도 없을 수 있죠?”이주안은 의심하면서 물었다.“조씨 가문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거죠?”“혹시 조씨 가문 사람들이 오늘 도하 씨가 오는 걸 알고 미리 도망간 걸까요?”현지수가 말했다.지금 조씨 가문의 저택은 이상할 만큼 너무 조용했다. 조원휘 다른 사람들은 없다고 쳐도 조씨 가문의 자제들과 아랫사람들은 어디로 간 걸까?현지수도 꽤 많은 가문과 종문을 방문했었지만 이렇게 조용한 가문이나 종문을 본 적이 없었다.게다가 조씨 가문은 가족 수가 많고 가세가 흥성한 집안인데 어떻게 아무도 없을 수 있을까?유일한 이유는 아마도 그들이 진도하가 오늘 온다는 것을 알고 미리 도망쳤다는 것뿐이었다.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그럴 리가요! 어떻게 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도망
두 사람은 말을 마치고 동시에 조씨 가문의 뒷마당을 바라보았다.“여기서 피 냄새가 나는데요!”“맞아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람이 부는 순간 이미 피비린내의 근원을 알았다.그는 공중으로 뛰어올라 곧장 조씨 가문의 뒷마당으로 향했다.이를 본 이주안과 현지수도 서둘러 몸의 기운을 동원해 뒤를 따랐다.곧이어 뒷마당에서 그 장면을 본 세 사람은 모두 깜짝 놀랐다.“우웱...”이주안은 견딜 수 없어 한쪽으로 달려가 구토를 했다.“웁...”현지수도 속이 울렁거리는 것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주안 옆으로 달려가 토했다.진도하만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제자리에 서 있었다. 그러나 그도 속이 안 좋긴 마찬가지였다.남진에서 산더미처럼 쌓인 시체와 피바다를 보는 데 익숙했던 진도하였지만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조씨 가문 뒷마당에는 사방에 시체가 널려 있었고 뒷마당을 꾸미려 놓은 산 모형물보다 더 높이 쌓여 있었다.그들의 시체는 아주 비참했는데 대부분 머리가 잘려 있었다. 피가 사방으로 흘렀고 이미 말라서 검게 변했다.사방에는 파리가 날아다니고 있었고 죽은 지 오래된 것이 분명했다.진도하는 그들의 옷차림을 보고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들은 모두 조씨 가문의 자제들이었다.“이게 무슨 일이죠? 왜 다들 죽은 거죠?”구토를 하고 돌아온 이주안은 창백한 얼굴로 물었다.“모르겠어요.”진도하는 고개를 저었다.그는 지금 정신이 멍해져 있었는데, 누군가 자기보다 먼저 조씨 가문에 와서 조씨 가문의 자제들을 모두 죽였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누가 이런 짓을 한 걸까? 그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진도하는 의아해했다.이때 현지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이 사람들 표정 봐요...”진도하와 이주안은 그 말을 듣고 현지수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그런데 모든 시체의 얼굴에는 공포에 질린 표정이 가득했다.“얼마나 끔찍한 광경을 봤으면 저런 표정을 지었을까요!”이주안이 엄숙하게 말했다.“네, 정말 끔찍한 장면이었을
진도하는 이주안의 말을 듣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쌓여 있는 시체들을 향해 걸어가 조씨 가문 고위층의 시체가 있는지 확인하려고 했다.예를 들어 조원휘와 그의 아들, 또는 조씨 가문의 장로나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들 말이다.그러나 그는 시체 더미 주위를 여러 번 돌았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조씨 가문 고위층들은 도망쳤거나 시체가 다른 곳에 있는 게 분명했다.이런 생각을 하며 그는 뒷마당에서 걸어 나왔다.“도하 형님, 어떻게 하실 겁니까?”이주안이 물었다.“조씨 가문 가주와 장로들,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들의 시체를 찾을 거예요.”진도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좋아요, 그럼 흩어져서 따로 찾아보죠.”이주안과 현지수가 말했다.두 사람은 동시에 뒷마당을 걸어 나갔다. 감히 혼자서 뒷마당에 남을 용기가 없었다.뒷마당에서 나온 후 진도하는 여러 곳을 차례로 살펴보았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심지어 조원휘의 서재에도 가보았지만 텅 비어 있었다.‘도망쳤나? 아니면 죽은 걸까?’진도하는 짐작할 수 없었다.뒷마당을 제외하고는 조씨 집안 전체에 싸움을 벌인 흔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바로 이때 갑자기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이런 젠장!”조용한 조씨 가문 저택에서 그 목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렸다.진도하는 그것이 이주안의 목소리라는 것을 즉시 알아차렸다. 그는 급히 온몸의 기운을 동원해 이주안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그러자 이주안이 깜짝 놀라 겁에 질린 채 조씨 가문 뒤편에 있는 동굴 입구를 가리키고 있었다.“뭘 찾았어요?”이때 현지수도 달려와 이주안의 곁에 다가가 물었다.진도하와 현지수가 도착하자 이주안은 심호흡을 몇 번 하고 침을 삼킨 후 말했다.“아... 안에 시체가 있어요!”진도하는 망설임 없이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동굴 안에는 십여 구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이주안이 충격받고 비명을 질렀던 이유는 시체들의 얼굴이 모두 지저분하게 칼에 긁혀서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바로 이때 이주안은 발
진도하는 미간을 찡그렸다.그는 조원휘가 죽었다는 사실에 기뻐하기보다는 극도로 당황한 표정이었다.도대체 어떤 장면을 봤기에 저렇게 복잡하고 두려운 표정을 지었을까?그리고 살인자는 무슨 짓을 했기에 금단경 수련자를 산 채로 겁에 질려 죽게 만들었을까?진도하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범인이 누구인지였다. 조씨 가문 사람들이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를 깨우기도 전에 그들을 죽였다니.동굴 안의 핏자국으로 보아 뒷마당에서 죽은 사람들보다 조금 더 일찍 죽은 것이 분명했다.게다가 이현수가 말한 대로 조씨 가문 사람들이 가사 상태에 빠진 대부들을 깨우지 않았더라도 그들은 가문이 생사의 기로에 섰음을 감지하면 스스로 깨어났을 것이다.그러나 그들의 눈을 보면 깨어나기도 전에 죽임을 당한 것을 알 수 있었다.이것을 통해 그들을 죽인 사람이 그들보다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다.그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리고 그의 경지는 무엇이었을까?또한 그는 왜 조씨 가문을 몰살하려 했을까? 조씨 가문에 원한이 있었기 때문이었을까?진도하는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팠고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환상아, 넌 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진도하는 환상이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결심했다. 환상이는 경험이 많기 때문에 자신이 모르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진도하가 묻자마자 환상이는 즉시 대답했다.“나도 발견한 게 없어.”“알았어!”진도하는 환상이도 발견하지 못했는데 자신은 더더욱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는 이내 고개를 저으며 동굴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하지만... 도운의 기운을 느꼈어. 조씨 가문을 몰살시킨 이 사람이 도운이 깃든 검을 들고 있는 것 같아.”환상이가 갑자기 덧붙였다.진도하는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도운이 깃든 검이라고?”“그래!”환상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시체들의 상처를 보면 범인이 검을 사용한 게 틀림없어. 그리고 부러진 무기와 주
마음이 불편한 이유는 죽은 사람들 중 절반은 무고한 사람들이었는데 그들은 조씨 가문에서 심부름하던 하인들이었기 때문이다.만약 진도하가 조씨 가문과 싸웠다면 이 평범한 사람들은 절대 건드리지 않았을 텐데 이제 이 평범한 사람들도 모두 죽었으니 진도하는 마음이 불편했다.또 다른 이유는 진도하가 마치 보이지 않는 그물에 들어간 것처럼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이 타인의 통제 아래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물론 이것은 단지 진도하의 느낌일 뿐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진도하에게 그 이유를 말하게 한다면 그는 자신의 직감 때문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누가 조씨 가문의 사람들을 죽였을까요? 조씨 가문에 원한이 있는 사람일까요?”현지수가 갑자기 물었다.“저도 모르지만 제가 아는 조씨 가문은 항상 강압적이어서 원수들이 확실히 많았어요. 그런데 그렇게 많은 조씨 가문 사람들을 몰살시킬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이주안이 말했다.“더구나 8대 가문과 6대 종문에서도 혼자서 조씨 가문 전체를 몰살시킬 수 있는 사람은 없지 않아요?” 이주안의 말을 들은 현지수는 침묵을 지켰다.사실 그녀 역시 혼자서 조씨 일가를 몰살시킬 수 있는 사람은 생각하지 못했다.“그렇다면 우리가 추측한 것이 틀렸고 범인은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 또는 세력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현지수가 의심하면서 물었다.혼자서 조씨 일가를 몰살시킬 수 있는 사람을 생각해 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아니에요. 분명 한 사람일 겁니다.”이주안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방금 도하 형님의 말을 듣고 그 사람들의 상처를 살펴본 결과 같은 사람, 같은 무기에 의해 죽은 것이 확실합니다.”현지수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추측하지 않았다.그리고 두 사람은 함께 진도하를 바라보며 물었다.“이제 어떻게 할까요?”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사람들이 다 죽었는데 우리도 어쩔 수 없죠. 그냥 가요.”그는 조씨 일가와 싸워서 죽을 각오로 이곳에 왔지만 이런 장면을 볼 것은
“아니요, 우리와는 상관없어요.”현지수는 설명했다. “우리가 이곳에 왔을 때 이미 이런 상황이었어요.”그러나 그 남자는 현지수의 말을 믿지 않고 칼을 뽑아 들며 살벌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바보인 줄 알아? 당신들이 한 짓이 아니면 누구야?”그는 진도하에게 칼을 겨누며 말했다.“진도하, 너는 내 일을 여러 번이나 망쳐놓고 이제 우리 조씨 가문 모든 사람을 잔인하게 죽였으니, 나 조영생이 오늘 널 죽이지 않는다면 조씨 가문의 조상들에게 미안할 것이야!”그러자 진도하는 자기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조씨 가문의 유일한 생존자 조영생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는 눈썹을 치켜뜨며 말했다.“조영생, 내가 너희 조씨 가문에 원한이 있긴 하지만 이건 내가 한 짓은 아니니 진정해.”예전 같았으면 진도하는 조영생을 보자마자 주저 없이 그를 제거하려고 공격했을 것이다.하지만 조씨 가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진도하의 살의는 조금 사그라들었다.조영생은 코웃음을 쳤다.“네가 한 짓이 아니야? 그럼 넌 이게 누구 짓이라고 생각해?”말을 하는 순간 조영생의 눈은 충혈되었고 살기가 온몸에 가득 찼다.진도하는 침착하게 말했다.“누가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한 짓이 아니라고. 내가 그랬다면 인정했을 거야.”“허허...”조영생은 차갑게 웃었다.“결백한 척하지 마. 넌 우리 조씨 가문의 유일한 원수야. 게다가 우리 가문에 찾아오겠다고 말한 사람은 너밖에 없었어. 네가 아니면 누가 이런 짓을 저질렀겠어?”진도하는 짜증 난 듯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조영생, 마지막으로 말하는데 내가 한 게 아니야.”진도하는 잠시 망설이다가 덧붙였다.“믿거나 말거나! 내가 왜 너한테 설명해야 해.”이렇게 말한 후 진도하는 돌아서서 떠나려고 했다.비록 그는 조영생을 죽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 당장은 손 쓰고 싶지 않았다.이주안과 현지수는 진도하가 돌아서자 그 뒤를 따랐다.“이대로 그냥 가려고? 그건 안 돼!”그들이 몸을 돌리자마자 조영생은 칼로 세 사람
“그래, 조씨 가문에 실력자들이 있잖아? 우리 셋이 조씨 가문의 실력자들을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 사람들은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들인데, 우리가 그들을 몰살시킬 수 있을까?”이때 조영생은 세 사람의 말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이를 갈며 말했다.“너희들이 어떤 기괴한 전술을 사용했는지 누가 알아! 아무튼 너희 셋은 오늘 여기서 떠날 생각하지 마. 여기 남아서 우리 조씨 가문 사람들과 함께 땅에 묻힐 줄 알아!”이렇게 말한 뒤 조영생은 온몸의 기운을 동원해 오른손을 뻗었다.땅에 떨어진 검이 바로 조영생의 오른손으로 날아갔다.진도하는 조영생이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기에 미간을 찌푸렸다.“그렇다면 싸우자!”진도하는 무심하게 조영생을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기어코 죽기를 바란다면 만족시킬 수밖에 없지!”그리고는 용음검을 뽑아 들었다.쓱.용음검이 용의 포효를 내뿜으며 땅이 흔들렸다.그 순간 진도하의 마음속에 살의가 가득했고 조영생을 죽이려고 결심했다.조영생은 코웃음치며 진도하와 이주안, 현지수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너희 셋, 같이 덤빌 거야, 아니면 한 명씩 덤빌 거야?”진도하는 무심하게 말했다.“나 혼자서도 충분해!”조영생은 그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었다.“큰소리도 잘 치네! 정말 너 혼자서 날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해?”“아니면?”진도하는 차분하게 말했다.조영생은 진도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경멸하듯 말했다.“넌 고작 원아경이잖아. 특별한 검 한 자루로 뭘 할 수 있을 것 같아?”“그래서 뭐?”“넌 지금 나한테 상대가 안 돼! 앞으로도 넌 나 조영생의 상대가 될 수 없어!”진도하는 그 말을 듣고 실소했다.“넌 고작 금단경이면서 어디서 그런 배짱이 나오는 거야?”그는 조영생이 머리를 다쳐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러자 조영생은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넌 네가 원아경이라서 내 앞에서 무조건 이길 거라고 생각해? 허허... 오늘 내가 금단경이 원아경을 죽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도운이 부여된 두 검이 서로 부딪친 순간에 눈부신 빛을 발산했다.주위의 공기는 순식간에 불이 붙은 것처럼 빨아들여져 사람들을 숨 막히게 했다.옆에 있던 이주안과 현지수도 무서운 기운을 느끼고 다급히 뒤로 물러나고는 체내의 기운을 동원해 주위의 공기 파동에 저항했다.머리가 헝클어진 조영생이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죽어! 죽어 버려!”그가 손에 들고 있던 검은 갑자기 검술을 바꾸더니 진도하의 몸 앞으로 날아가 찌르려고 했다.하지만 진도하는 여전히 태연하게 서 있었다.쓱!그가 들고 있는 용음검이 소리를 내자 땅이 움직이고 산이 흔들렸다. 진도하의 검술은 여전히 대단한 힘을 지니고 있었고 무시무시한 힘이 용음검에서 뿜어져 나왔다.마치 흰색 용이 검에서 튀어나오는 듯했다.“천하무적 검술을 받아라!”진도하는 가볍게 말 한마디를 내뱉었다.조영생은 대경실색하면서 검을 자신의 몸 앞으로 거두어 진도하의 공격을 막아내려고 했다.하지만 이미 늦었다. 진도하의 검은 속도가 너무 빨라서 조영생이 자신의 검으로 공격을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조영생의 코앞까지 찔러왔다.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다.조영생은 황급히 뒤로 물러났지만 그의 속도는 진도하의 검보다 많이 늦었다.“찔러!”진도하는 소리를 질렀고 조영생은 위험을 감지하고는 놀라서 동공이 축소되면서 서둘러 몸을 돌렸다.하지만 여전히 너무 느렸다. 용음검은 조영생의 몸을 찔렀다.“푸!”새빨간 피가 조영생의 입에서 뿜어져 나왔다. 게다가 머리까지 헝클어져 있으니 그의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오싹하게 느껴지게 했다.이때 모든 이상 현상이 사라졌고 진도하는 검을 거두고 담담한 표정으로 조영생을 바라보았다.조영생은 창백한 얼굴로 한 손으로 자신의 상처를 가리고 검을 들고 있는 다른 손 손등으로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았다.그리고 빨개진 눈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면서 말했다.“네 검에도 도운이 깃들어 있어?”“당연하지.”진도하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다.“끅끅...”조영생의 입에서 이상한 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