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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네.”

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문으로 막 들어가려고 할 때 등 뒤에서 갑자기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도하 형님!”

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진도하는 이 사람이 이주안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이주안은 빠른 걸음으로 진도하의 옆에 다가왔다.

“도하 형님보다 먼저 집에 도착할 줄 알았는데... 형님이 먼저 왔네요.”

그 말에 진도하는 싱긋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일이 있으면 먼저 일 보세요... 굳이 저에게까지 예의 차릴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이주안은 진도하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듯했다.

“우리 이씨 저택에 처음 오셨는데 당연히 제가 도하 형님을 맞아야죠. 가요, 같이 들어가요!”

“네.”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주안을 따라 이주안의 할아버지의 서재로 갔다.

서재 입구.

이주안이 서재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할아버지, 저의 친구가 왔어요.”

“어서 들어와.”

서재에서 이주안의 할아버지인 이현수의 따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주안이 서재 문을 열자 진도하도 그의 뒤를 따라 서재로 들어갔다.

서재에 들어가 보니 이현수는 한창 서재에서 서예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진도하와 이주안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얼른 한마디 했다.

“잠깐만요. 이 몇 글자만 다 쓰고요.”

“네, 먼저 쓰세요.”

흔쾌히 대답을 마친 진도하는 이주안을 따라 옆 의자에 앉아 서예 연습을 하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현수는 붓을 들고 이제 막 마지막 글자를 쓰고 있었다.

진도하가 가까이 다가가 보니 종이 위에는‘천도수근'이라고 쓰여 있었다.

웅장한 기세를 자랑하는 네 글자는 획과 획이 아주 날카로워 보였다. 마치 누군가가 이 종이 위에 검을 들고 다니며 휘두른 것 같았고 모든 획은 하나의 검술처럼 보였다.

이것은 단지 한 폭의 글자가 아니라 검법에 가깝다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진도하는 검술에서 이현수의 숨겨져 있는 경지를 볼 수 있었다. 그의 경지는 적어도 진도하와 같은 원아경이며 어쩌면 진도하보다 더 높은 경지일 수도 있었다.

진도하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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