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하의 피부가 놀랍게도 이전보다 더 부드럽게 변했다.그는 자기 몸이 다시 한번 환골탈태했다는 것을 알았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급히 몸속의 영적 기운을 동원하여 기운을 채우려 했다.그러나 그 순간, 그는 단전에 메말라 있던 영적 기운이 이미 온몸에 가득 차 있는 것을 발견했다.진도하는 팔을 약간 흔들어 예전처럼 회복되었는지 보려고 했다.이 흔들림에 주변 공기가 하늘하늘 거리더니 거대한 에너지를 생성했다.“내가 돌파했다고?”순간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은 진도하는 이내 양반다리를 하고 바닥에 앉아 몸속을 살폈다. 바로 이때, 그는 자신의 단전 안의 금단이 뜻밖에도 작은 사람의 모습으로 변한 것을 발견했다.이것을 확인한 진도하는 자신이 경지를 돌파했음을 확신했다.“하하, 나는 이미 원아경이 됐어!”진도하가 소리내어 웃었다.그는 용의 피를 삼킨 것으로 원아경으로 돌파할 수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조금 전의 고통이 정말 헛된 것은 아니었구나!”기분이 좋아진 진도하는 아까 고통받던 자신을 까맣게 잊은 듯했다.“내가 말했잖아! 거짓말 아니라고! 너의 실력도 크게 늘었잖아!”환상의 목소리가 진도하의 머릿속에 울려 퍼지자 그는 웃으며 말했다.“용의 피가 이렇게 신기한 줄 몰랐어!”처음에 진도하는 이 용의 피를 별로 믿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도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그는 경지를 돌파했을 뿐만 아니라 육체도 더 강대해졌다. 팔다리를 움직여보면 온몸에 기운이 가득한 게 바로 느껴졌다. 이제 몸속의 영적 기운 없이 이 몸뚱아리 하나만으로도 금단경의 고수들을 바로 죽일 수 있었다.바로 이때, 환상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내가 돌파하는 것을 도왔으니 나에게 감사해야겠지?”진도하는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어떻게 감사하면 될까? 그런데 아홉 개의 번개는 나 혼자서 막아낸 거야.”그러자 환상은 시큰둥한 얼굴로 말했다.“번개는 네가 막은 거지만 반지는 내가 준 거잖아?”“그건 그렇지.”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현지수의 목소리에 진도하는 바로 대답했다.“네, 다 받았어요.”“축하드려요.”현지수는 웃으며 계속 말했다.“제가 들어가도 될까요?”진도하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몸을 훑어보았다. 그제야 그는 자기의 온몸이 흙투성이로 더러워졌고 옷은 누더기가 되어 마치 불에 탄 듯 몸을 가리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그게... 그게...”진도하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거렸다.현지수는 진도하의 난처한 상황을 바로 알아채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좀 불편하시죠?”진도하는 어색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네...”그의 대답을 들은 현지수는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연무장에 화장실이 있으니 그 안에서 씻으셔도 됩니다.”진도하는 그녀의 말에서 자신이 불편해한다는 것을 현지수가 이미 알아챘다는 것을 알고는 어색하게 ‘네’라고만 답했다.현지수는 그의 대답을 듣고 계속 말을 이었다.“갈아입을 옷은 문 앞에 두겠으니 좀 이따 제가 가면 직접 가져가세요.”말을 마치자마자 현지수의 멀어져가는 걸음 소리가 들렸다.현지수가 이렇게 자상하고 세심한 사람인 줄 예상하지 못했던 진도하는 순간 그녀의 행동에 잠시 멍해졌다.어디서 씻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가 하면 갈아입을 옷까지 그에게 챙겨주다니...다만... 한빛궁에는 여자들만 있는데 남자 옷은 어디서 구했을까?연무장 문을 열고 나서야 진도하는 자신이 연무장에 들어온 이후 현지수가 옷을 사러 다녀왔다는 것을 알았다. 옷에는 아직 떼지 않은 태그도 달려 있었다.진도하는 피식 웃음을 보이더니 옷을 들고 연무장 화장실로 향했다.다 씻은 진도하는 현지수가 사준 옷으로 갈아입은 후 밖으로 나왔다.몇 걸음 걷지 않았는데 현지수가 밖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현지수는 연무장에서 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 계속 두리번거리고 있었고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자 현지수는 바로 고개를 숙였다.진도하는 현지수 옆으로 다가와 그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고마워요.”진도하가 옷을 사
현지수가 말을 이었다.“우리 8대 가문과 6대 파벌은 매번 용천섬이 나타나기 직전에 수련자대회를 열어요.”여기까지 말한 현지수는 진도하를 힐끗 보더니 물었다.“용천섬에 대해 들어본 적 있어요?”“네, 들어봤어요. 계속 말해봐요.”진도하가 그녀의 말에 바로 대답했다.현지수는 진도하가 용천섬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의아해했지만 그가 어떻게 알았는지 캐묻지 않고 계속 말했다. “용천섬이 나타나는 것은 우리 수련하는 사람들에게 큰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 시기가 되면 수련자대회를 개최해요. 소위 수련자대회는 사실 정보를 공유하는 대회예요. 각 파벌에서 용천섬에 대한 모든 소식을 공유하여 사람들에게 참고하도록 하죠. 그리고 만약 어느 한 집에서 용천섬을 먼저 찾게 되면 모두에게 통지하게 되죠.”진도하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야 수련자대회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바로 그들은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었다.“하지만 사람들이 진짜로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나요?”진도하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그럼요.”현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말했다.“용천섬에 대한 정보를 사람들은 보통 숨기지 않아요. 파벌 혹은 가문 혼자서는 절대 용천섬을 찾기가 어렵거든요. 설사 용천섬을 찾는다고 해도 살아서 나올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힘을 모아야 해요.”현지수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다.“물론 정보를 숨기는 사람들도 가끔 있지만 전반 상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요.”진도하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고 이 수련자대회가 꽤 재미있을 것 같다는 느낌에 자기도 참가하고 싶다고 생각했다.용천섬에 대해 그는 아는 것이 많지 않았고 심지어 그곳이 어디에 있는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하지만 그의 부모님이 주신 옥패에는 용천섬에 가라는 내용이 또렷이 적혀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진도하는 현지수를 보며 물었다.“나도 같이 이 수련자대회에 참가해도 될까요?”“물론이죠.”현지수는 전혀 주저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
현지수와 한빛궁 사람들과 헤어진 진도하는 곧장 강씨 집으로 향했다.강유진의 아버지는 아직도 강유진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도하는 바로 강씨의 집에 도착했고 집안에 들어오자마자 곧장 강재용의 서재로 향했다.서재에서 강석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강재용은 진도하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그에게 다가갔다.“도하야, 유진이 소식은 확인했어?”“네, 확인했어요.”진도하는 바로 대답했다.“아저씨, 걱정하지 마세요. 유진 씨 별일 없어요.”“진짜로?”강재용은 진도하를 바라보며 물었다.“우리 유진이 만났어?”그의 물음에 진도하는 바로 대답했다.“만난 적은 없지만 한빛궁에 가봤는데 그곳의 대선배가 말하기를 유진 씨가 봉황의 피를 각성시켜 계승을 받기 위해 봉황이 데려갔다고 했어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유진 씨는 봉황의 계승을 받은 후 바로 돌아올 거예요.”진도하의 말에 강재용은 넋을 잃은 듯 한참 멍하니 있더니 이내 물었다.“우리 유진이가 수련자가 된다는 말이야?”그는 바로 진도하의 말의 핵심이 무엇인지 알아챘다.“맞아요.”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이자 강재용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그런데 유진이는 수련자가 되고 싶어 해?”이번에는 오히려 진도하가 그의 말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강재용에게 이 소식을 전하면 아마 강재용 자신은 기쁘지 않겠지만 적어도 강유진을 위해 기뻐할 줄 알았다.그러나 그는 강재용이 자신의 딸이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진도하는 다시 한번 부성애의 위대함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강유진이 한 말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강재용은 한 번도 그녀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는 말...강재용이 점점 더 걱정스러워하는 표정에 진도하는 다급히 그를 위로하며 말했다.“아저씨, 걱정하지 마세요. 유진 씨는 수련자가 되고 싶어 해요.”“정말?”“그럼요! 봉황이 유진 씨를 데려가기 전에 유진
따라서 이 시련은 강고수가 반드시 이겨나가야 하는 것이었다. 이겨내지 못하면 그는 수련자가 될 수 없을 것이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반드시 성공해야만 무술 고수에서 수련자로 도약할 수 있었다.그때가 되면 강고수 스스로도 놀랄 것이다. 그리고 진도하에게도 감사하다고 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한 진도하는 웃으며 떠날 준비를 했다.진도하는 자신이 강고수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기가 이런 사실을 강고수에게 알려준다고 해도 강고수는 분명 무술 고수가 되는 것보다 진도하의 생각과 같은 길을 택하리라 생각했다.바로 그때 강고수는 무언가 눈치챈 듯 진도하가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그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시선을 계속 진도하가 있는 쪽으로 돌린 채 가만히 보고 있었다.진도하가 떠난 후에야 강고수는 다시 시선을 돌렸고 뼈가 부러지는 아픔을 견디며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였다.그는 자신이 결코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진도하는 강씨 집을 떠나 별장으로 돌아갔고 별장에 들어서자마자 서정식이 그에게 물었다.“강유진 씨를 찾았나요?”진도하는 처음에는 고개를 가로젓더니 이내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그의 행동에 서정식은 의아한 얼굴로 그에게 질문하려는데 진도하가 먼저 강유진의 일에 대해 그에게 낱낱이 말했다. 그의 말을 들은 서정식은 그제야 비로소 안심하고 한 마디 감탄했다.“강유진 씨, 역시 운이 좋네요!”진도하는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도 강유진의 운이 정말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술 고수는 커녕 일반 보통 사람이었던 그녀가 지금은 봉황의 피를 각성하여 봉황의 후예가 되었으니 말이다.진도하는 진심으로 강유진을 위해 기뻐하고 있었다.한참 흐뭇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던 진도하는 서정식을 보며 말했다.“서 선생, 최근 단약 연구는 잘 되고 있나요?”서정식은 격동된 마음을 가까스로 누르며 말했다.“진 선생이 나에게 써준 내용을 본 후, 저의 단약을 만드는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어요. 그리고
원아경을 돌파한 진도하의 감지력은 이전보다 훨씬 뛰어났다.별장에 돌아오자마자 그는 구석의 어두운 곳에 살기가 가득하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 그 살기에서 그는 만만치 않은 사람이 여기에 왔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조금 전에는 서정식과 그의 제자들을 떠나게 할 핑계가 필요했던 것이었다.이렇게 하면 그는 마음껏 손을 쓸 수 있었고 옆에 있는 서정식과 그의 제자들이 다칠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진도하의 말이 별장에서 메아리쳤지만 구석진 곳에 숨어 있던 사람은 여전히 나오지 않았다.그는 눈을 한 번 부릅뜨더니 다시 한번 소리쳤다.“아직도 안 나올 거야? 내가 너를 발견하지 못할 거라 생각해?”그러나 별장 안은 여전히 무서울 만큼 조용했고 진도하의 목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허허...”진도하는 소리내어 웃더니 몸 안의 영적 기운을 움직여 공중 어딘가를 향해 주먹을 세게 쳤다.퍽!영적 기운과 공기가 충돌하면서 거대한 소리가 났다.순간 진도하가 휘두른 주먹은 주위에 큰 에너지 파동을 일으켰고 주변 공기가 뒤틀리기 시작했다.그때 누군가의 그림자가 공중에 나타났다.그는 의외인 듯한 얼굴로 한마디 했다.“허허... 당신이 내 은신처를 발견할 줄 몰랐어.”진도하는 그를 무심하게 쳐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깟 능력쯤은.”그 사람은 화를 내지 않고 웃기만 했다. “당신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지만 결말은 절대 바꿀 수 없어. 오늘 나의 임무는 당신을 죽이는 거야.”그의 말투에는 웃음이 가득했지만 그 웃음 속에는 살의가 도사리고 있었다.진도하는 그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는 무심한 얼굴로 바라보며 말했다.“누가 너를 보낸 거야?”그 사람은 스스로에 매우 자신만만했는지 진도하의 물음에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급하게 손을 쓰려 하지도 않았다.“강재만이 보낸 거야?”진도하의 물음에 그 사람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음... 강재만이 아니면 조씨 집안이겠구나.”진도하는 확신에 찬 얼굴로
단용수는 자신의 이름을 진도하에게 알려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입가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내 이름 들어본 적 없어?”진도하는 전혀 모른다는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그의 행동에 단용수는 실망한 듯한 얼굴로 말했다.“다크리스트는 들어봤는데 내 이름을 못 들어봤다고?”진도하가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어떻게 이럴 수 있어? 이럴 리가 없는데? 어떻게 내 이름을 모를 수 있어?”진도하가 웃으며 말했다.“네가 뭔데? 내가 네 이름을 꼭 알아야 해?”단용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물론 네가 한 말에 일리가 있다만 지금부터는 내 이름을 알게 될 거야.”단용수는 진도하를 향해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계속 말을 이었다.“우리가 이렇게 말이 잘 통하는 걸 봐서 어디 한 번 얘기 좀 해볼까? 어떻게 죽고 싶어? 최대한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진도하는 멍한 표정으로 한 마디 물었다. “네가 나를 죽일 수 있다고 확신해?”“당연하지! 나는 다크리스트 서열 3위라니까!”단용수는 고개를 들어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다.진도하는 이런 단용수의 모습이 그저 우습기만 했다.심지어 그는 이런 단용수에 약간의 호기심까지 느꼈다.진도하가 웃으며 한 마디 물었다.“나를 안 죽이면 안 될까?”단용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너를 죽이는 것은 내 일이야. 우리가 얘기가 잘 통하기는 하지만... 너를 죽이는 것은 내 미션이기에 나는 반드시 성실히 미션을 완수해야 해. 이해해 주길 바라.”여기까지 말한 단용수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우리 대화가 이렇게 잘 통하는 것을 봐서 네가 너를 조금 더 오래 사는 것을 허락할게. 네가 아끼는 사람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할 시간은 줄 수 있어.”진도하는 단용수의 말에 다시 한번 폭소를 터뜨렸다.“내가 작별 인사하러 갔다가 도망이라도 가면 어쩌려고? 두렵지 않아?”“아니, 너는 그런 사람처럼 보이지 않아.”단용수는 확신에 찬 얼굴로 말했다.그의 말을 들은 진도하는
진도하는 코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날 죽이기 싫다고 한 건 너야.”단용수는 그의 말에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널 죽이기 싫은 건 사실이지만 사람은 재물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는 말이 있잖아. 돈 때문에 난 널 죽일 수밖에 없어. 더군다나 방금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넌 좋은 사람은 아니니 죽어도 아깝지 않아.”진도하는 의아해서 물었다.“내가 왜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날 고용한 분이 그랬어. 넌 다른 사람의 아내를 뺏어갔다고. 그런 네가... 어떻게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어?”그의 말을 들은 진도하는 그를 고용한 사람이 분명 조씨 가문이라는 것을 확신했다.진도하는 웃으며 말했다.“조씨 가문이 널 속였다는 생각은 안 해? 그들의 말이 진짜 사실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단용수는 진도하가 이미 고용주를 말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나에게 돈을 주는 사람인데 굳이 날 속일 필요가 있겠어?”“당연히 있지.”진도하가 대답했다.이에 단용수는 조금 의심스러웠지만 더 캐묻지 않고 말했다.“됐어, 너랑 말해봤자 입만 아파. 어쨌든 넌 오늘 내 손에 죽어야 해.”“자, 네가 먼저 공격해.”진도하는 단용수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아니, 네가 먼저.”단용수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나 이래 봬도 다크리스트 서열 3위야, 가장 잘하는 게 살인이라고. 만약 내가 먼저 손을 쓰면 넌 무조건 죽음이야.”“그러니까, 네가 먼저 공격하라고. 물론, 도망가도 좋아. 만약 네가 정말 도망갈 수 있다면 나도 이번 임무는 실패한 거로 생각할 테니.”단용수의 말을 들은 진도하는 참지 못하고 이마를 문질렀다.그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냉혹한 킬러처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진도하와 소꿉놀이를 하는 것 같았다.진도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좋아, 정 그렇다면 내가 먼저 공격하지.”“그래!”단용수는 제자리에 서서 진도하의 움직임을 노려보며 반격 준비를 마쳤다.그의 모
“선우 씨가요? 내 이름을 걸고 말이에요?”진도하는 주선우를 흘겨보았다.주선우가 두 눈을 반짝이며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니 이 일에 꽤나 열을 올리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맞아요. 형님은 형님 할 일을 계속하면 되고 상고성의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주선우가 말했다.“어쨌든 이곳은 항상 형님이 말하는 대로 될 거예요.”진도하는 그 말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무엇보다도 그는 문득 자신의 조상, 진씨 가문의 창시자를 떠올렸다.스승님이 말하길 진씨 가문의 창시자는 원래 세계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문파를 세웠고 그들이 이 세계에 도착했을 때 머무를 곳과 수련 자원을 마련해 놓았다고 했다.지금 비록 자신이 조상처럼 높은 경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이 작은 상고성에서라면 문파를 세우고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그러면 이주안, 현지수, 강고수 같은 사람들이 이 세계로 오게 될 경우 바로 상고성으로 올 수 있을 것이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일은 조금 더 생각해보도록 하죠.”그러자 주선우는 안절부절못한 듯 서둘러 말했다.“형님, 생각할 것도 없어요! 지금 형님의 대부경 5단계 실력으로 문파를 세우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더구나 이미 대부경 7단계 두 명을 넘어섰잖아요!”“하지만 수련 자원과 공법은 어디서 구할 수 있죠?”진도하가 물었다.문파를 세운다고 해도 중요한 건 공법과 자원이다. 이런 것들이 없다면 문파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그러자 주선우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그건 다 준비돼 있잖아요.”그러고는 고문파의 대문을 향해 입술을 쓱 내밀었다.진도하는 그제야 주선우의 뜻을 알아차렸다.그는 고문파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침 단전이 파괴된 고문파 사람들은 자신들의 짐을 챙겨 들고 차례차례 걸어나오고 있었다.주선우는 그들을 향해 외쳤다.“짐만 챙겨 나가. 공법과 자원은 모두 두고 가야 해. 알았어? 만약 몰래 가지고 나가는 걸 나한테 들키면 그땐
그 말을 들은 열몇 명의 수련자들은 더욱 두려워졌다.이때 문 밖에서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수련자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같은 문파의 동료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가득했다.“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일흔 명이 넘는 동료들이 입가에 피를 흘리고 창백한 얼굴로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너희 단전이 파괴된 거야?”금세 누군가가 상황을 깨닫고는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하지만 그 수련자들은 아무 말 없이 진도하와 은소혜를 비켜 지나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이 광경을 목격한 나머지 수련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비록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들은 동료들의 단전이 파괴된 것이 바로 진도하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진도하는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10!”“9!”“8!”세 개의 숫자가 떨어지자마자 그중 한 명이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가격했다.첫 번째로 나선 사람이 나오자 두 번째, 세 번째로 자진해서 단전을 파괴하는 이들이 연달아 나왔다.결국 열몇 명 모두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그제야 진도하는 만족한 듯 몸을 돌려 문을 나섰고 은소혜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독고 청의와 주선우가 기다리고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독고 청의가 물었다.“다 해결된 거죠?”“네, 해결됐어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주선우가 물었다.“그럼 저들을 그냥 이렇게 놔둬도 되는 거예요?”진도하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냥 두죠.”비록 그들이 고천혁과 함께 악행을 저질렀지만 이제 그들은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굳이 끝까지 몰아붙일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때로는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때도 있으니까.주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흥분한 듯 진도하에게 말했다.“형님! 고천혁도 죽고 고문파도 거의 전멸했으니 이제 상고성에는 더 이상 문파가 없어졌어요.”“네?”진
그 한 마디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크게 울려 퍼졌다.은소혜는 귀를 문지르며 속으로 생각했다.‘도하의 실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구나.’문 앞에 있던 독고 청의와 주선우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도 본능적으로 귀를 막았다.진도하의 목소리는 고문파의 본거지에 울려 퍼졌고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들었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1분도 지나지 않아 십여 명의 수련자들이 장검을 들고 진도하 앞에 분노에 찬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그들 중 선두에 선 마흔 즈음의 중년 남자가 화난 표정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우리 고문파 앞에서 감히 고함을 치다니, 너 죽고 싶어?”그러자 진도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고천혁은 이미 죽었어. 너희도 단전을 스스로 파괴하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그 중년 남자는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희 둘 미쳤어? 여기가 어딘 줄이나 알아? 감히 여기서 그런 허튼 소리를 하다니,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에 그는 고천혁이 죽었다는 사실도, 다른 수련자들이 이미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그는 진도하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바로 칼을 뽑을 듯한 기세였다.진도하는 화를 내지 않았고 그저 웃으며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너희 고문파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 있어?”그와 동시에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넓혀 주변을 탐지했다.중년 남자는 대답 대신 화를 내며 소리쳤다.“어서 나가! 안 그러면 우리 세 개 주성의 수장님이 돌아오시면 넌 반드시 죽을 거야!”그는 진도하와 은소혜가 풍기는 강력한 기운을 느끼고 자신이 그들을 상대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그러나 평소 상고성에서 악명을 떨치며 권력을 휘두르던 그는 이들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세 개 주성의 수장을 언급하며 그들을 위협하고 쫓아내려고 했다.이때 은소혜가 칼을 들고 중년 남자 옆으로 성큼 다가가며 말했다.“네가 말하는 ‘세 개 주성의 수장’이 고
그때 백발의 노인이 말했다.“길을 안내해드릴까요?”“좋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고천혁을 제거한 이상 고문파의 나머지 사람들도 빨리 처리해야 했다. 그들을 놓쳐서 도망가게 한다면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말했다.“어르신, 젊은 분 한 분만 보내주세요. 어르신께서 굳이 함께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백발의 노인은 진도하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철수야, 네가 발도 빠르고 민첩하니 진 대사님을 안내해드려라.”“알겠습니다!”철수는 사람들 속에서 뛰어나와 신나게 말했다.“진 대사님, 저를 따라오시죠!”“가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철수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철수 씨는 방향만 알려주면 돼요.”“알겠습니다!”철수는 곧장 대답했다.“이 길 끝까지 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됩니다!”철수가 방향을 알려주자 진도하는 환허보를 발휘해 고문파 본거지로 빠르게 향했다. 가는 동안 철수는 입을 틀어막고 있었고 언제든지 토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은소혜와 독고 청의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진도하의 눈에 들어왔다.그들도 진도하를 보자마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우린 이미 단전을 끊었는데 왜 또 우리를 죽이려는 거야?”그들은 진도하를 두려워하며 물었다.그러자 진도하는 냉담하게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나는 약속은 꼭 지켜.”“그런데 왜...”그들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진도하는 대답하지 않고 철수에게 다시 방향을 물었다. 철수가 또 다른 방향을 가리키자 진도하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단전이 파괴된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사라지자 그제야 긴장을 풀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만 남아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상고성에서 위세를 떨치던 수련자들이 이제는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감
그 수련자는 눈빛이 흔들리며 혼란스러워졌다.진도하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설마 나를 직접 나서게 만들 생각이야?”고문파의 수련자들이 자진하여 단전을 끊고 있을 때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모두 풀어놓았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거짓으로 단전을 끊는 척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지금 진도하 앞에 있는 이 수련자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자신의 단전을 때리는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는 기운을 모으지 않았고 피를 뱉는 척까지 했다. 그의 단전은 멀쩡했다.그 수련자는 복잡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더니 침을 몇 번 삼키며 눈을 감았다. 이어서 그는 제대로 자신의 단전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번엔 진짜로 선홍빛의 피가 튀어나왔다.그제야 진도하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꺼져!”그 수련자는 단전이 파괴된 고통을 억지로 참고 비틀거리면서 자리를 떠났다.곧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단전을 스스로 끊고 떠났다. 그제야 진도하는 용음검을 거두었다.그는 뒤돌아 은소혜와 그녀 뒤에 있는 수련자들을 보며 물었다.“우리는 사상자가 있어?”“사상자는 없지만 부상자는 몇 명 있어.”은소혜가 대답했다.조금 전 그들이 고문파의 수련자들과 싸울 때 은소혜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고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바로 달려갔기 때문에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고 몇 명의 부상자만 나왔을 뿐이었다.“그래도 부상 당한 사람들은 이미 치료를 받았어. 지금 다들 몸 상태가 좀 허약할 뿐이지 큰 문제는 없어.”은소혜가 덧붙였다.그러자 진도하는 안도하며 품에서 약병을 꺼냈다.“이 약들은 내가 직접 만든 거예요. 수련에 큰 도움이 될 테니 모두 한 알씩 가져가요.”이들은 진도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를 도왔기에 진도하는 그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수련자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이 약을 내놓은 것이었다.진도하는 약병을 가장 가까이 있던 수련자에게 건네주었고 그 수련자는 약을 하나 꺼낸 다음 옆 사람에게 다시 약병을 넘겼다.바로 그
진도하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한번 용음검을 뽑아들고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검 끝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살기가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압도했고 이에 모두가 침묵 속에 휩싸였다.‘어떻게 해야 하지?’아무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그들이 망설이는 사이 은소혜와 독고 청의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이 모두 다가와 고문파 수련자들을 포위했다.그들의 숫자는 고문파보다 적었지만 그들의 전의와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그들은 무기를 움켜쥔 채로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응시했으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들의 의도는 명확했다. 시간이 다 되면 진도하와 함께 일제히 달려들겠다는 것이다.“남은 시간은 50초.”진도하의 냉혹한 목소리가 울렸다.고문파의 수련자들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진도하의 검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죽고 싶지도 않았다.“내가 단전을 끊으면 정말로 날 살려줄 거야?”갑자기 누군가가 물었다.진도하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대부경 1단계의 수련자였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스스로 단전을 끊는 자는 살려 보낼 거야.”“그 말 꼭 지켜.”그 남자는 그렇게 말한 뒤 손에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향해 내리쳤다.퍽.남자는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단전의 파괴로 인한 고통을 억지로 참아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난 가도 되는 거지?”“가.”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로 단전을 끊은 자는 몸을 돌려 휘청거리며 멀리 걸어갔다. 10미터쯤 걸어간 뒤 누구도 그를 쫓지 않자 그는 단전을 움켜쥐고 빠르게 거리 끝으로 도망쳤다.이 광경을 본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정말로 그 남자를 놓아주었다는 사실에 더욱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다시 한번 말했다.“남은 시간은 이제 30초.”이 말을 듣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당황했다.퍽.또 한 명의 수련자가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내리쳤다.“푸우...”그는 피를 뱉어내고 몸을 돌려 떠나갔다.진도하는
진도하의 영적 기운이 섞인 외침은 천지를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은소혜와 다른 일행들, 그리고 고문파의 수련자들까지도 순간 멈칫하며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가 어깨에 메고 있는 고천혁을 보자 은소혜 일행은 놀라움과 기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진도하가 또다시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를 처치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진도하는 대부경 7단계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보였다.반면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당황스러워했다.“우리 문주님이 죽었어?”“어떻게 문주님이 저놈을 이기지 못할 수 있어?”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고천혁이 다른 수련자들과 겨루는 모습을 여러 번 봐왔고 고천혁이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 앞에서조차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목격했었기 때문이다.상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고천혁이 옥판을 꺼내 들면 그 즉시 상대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고천혁이 실패했다니.그들은 마음이 혼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더 싸워야 할지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고천혁의 시체를 땅에 던지고 고문파 수련자들을 향해 냉정하게 말했다.“고문파의 수련자들, 잘 들어라! 고천혁은 죽었어! 너희가 자진해서 단전을 끊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를 맞이할 건 죽음뿐이니까 각오해!”진도하의 말이 떨어지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침묵에 잠겼다.그들의 얼굴에는 망설임이 드러났다. 단전을 자진해서 끊어야 할지, 아니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지 갈등에 빠진 것이다.그때 누군가 외쳤다.“우리를 속이려 해도 소용없어! 단전을 끊으면 결국 죽을 운명 아니야?”진도하는 그 말을 한 이를 바라보았다.“음? 대부경 4단계군.”그 대부경 4단계의 남자는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을 향해 돌아서더니 외쳤다.“모두 속지 마요! 죽을 각오로 싸우면 어쩌면 살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몰라요! 단전을 끊는다는 건 우리 목숨을 칼 위에 올려놓는 거나 다름없어요. 저놈들이 우리를 살려줄지 죽일지는
쿵.거대한 굉음이 울렸지만 이번에는 피가 튀지 않았다.고천혁은 순간 멍해졌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진도하 몸에 또 무슨 비장의 무기가 있단 말이야?’그는 재빨리 진도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그 순간 진도하가 크게 외쳤다.“아아아!”이 외침은 매우 고통스럽게 들렸고 천지를 뒤흔들 듯했다. 고천혁은 그 외침에 영혼마저 뽑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다음 순간 한 줄기 빛이 진도하의 어깨뼈에서 튀어나왔다.퍽.그 빛줄기는 바로 고천혁의 가슴 앞에 닿았다.크게 놀란 고천혁은 생각했다.‘이건 또 뭐야?’그는 서둘러 옥판을 조종해 방어하려 했다.그리고 그제야 공격해 온 것이 뼈 한 조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곧바로 그 뼈 조각이 옥판과 충돌했다.쾅.두 물체가 부딪히며 엄청난 에너지가 폭발했다.끼익.옥판은 깨졌고 수많은 조각으로 부서져 주변으로 흩어졌다.“젠장!”고천혁은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옥판을 소유한 이후 그는 거의 무적이었는데 귀일경 이하에서는 그와 맞설 자가 없었다.옥판 덕분에 그는 상고성과 다른 두 주성의 문파를 멸망시키고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비장의 무기가 산산조각이 났다니?고천혁은 얼어붙은 채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의 어두운 눈빛 속에 갑작스럽게 빛이 스쳤다.‘뭐지?’뼈 조각은 옥판을 부순 후 고천혁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였다.“오지 마!”고천혁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는 급히 몸을 뒤로 뺐지만 그의 속도는 뼈의 속도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쉭.뼈 조각은 고천혁의 호신 영기에 부딪혔다.쾅.고천혁의 호신 영기는 산산조각이 났다.“뭐야?”고천혁의 눈이 커졌다.뼈 조각은 여전히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고천혁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고천혁은 움직임을 멈췄고 얼굴에 당혹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가슴에는 축구공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그는 그 자세를 유지한 채 3초간 서 있다가 결국 땅
고천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옥판을 던졌다.옥판은 빠르게 회전하며 진도하와 고천혁 사이에 자리 잡았다.하지만 진도하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가 있으니 이 목걸이는 귀일경의 전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그러니 옥판의 힘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것이 진도하가 가진 자신감이었다.진도하는 마음을 굳혔다. 만약 옥판의 공격을 막지 못한다면 바로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를 꺼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 순간 옥판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슝.옥판에서 수많은 빛줄기가 쏟아져 나왔고 곧이어 검기와 영기가 진도하를 완전히 뒤덮었다.진도하는 반응할 틈도 없이 공격을 당했다.따다다다.그 빛줄기들이 빗방울처럼 진도하의 몸을 강타했고 그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고천혁은 잔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옥판은 여전히 회전 중이었고 진도하의 호신 영기는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의 몸에는 상처가 끊임없이 늘어났다.진도하는 저항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상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죽음의 기운이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진도하는 자신의 수명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느꼈다. 피가 다 흘러나가기도 전에 그의 수명은 모두 사라질 듯했다.“아아아!”진도하는 크게 소리치며 억지로 체내의 영기를 끌어모았다.다시 한번 호신 영기를 형성했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민했다.그러나 죽음의 기운에 압도당해 비취색 목걸이조차 꺼낼 수 없었다.이것이 옥판의 무서움인가? 고천혁이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건가?수많은 수련자들이 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 순간 호신 영기는 다시 산산조각이 났다.끝없이 쏟아지는 빛줄기들이 진도하를 향해 끊임없이 날아왔다.푹. 푹. 푹.진도하의 몸은 점점 더 많은 상처로 가득 찼고 그의 영기도 계속 소모되었다.결국 진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