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요. 저 두 관문은 정말 쉬워요.”이 말을 할 때 현지수는 차마 진도하의 눈을 볼 수 없었고 그 모습에 진도하는 웃음을 터트렸다.“그렇게 쉽다면서 왜 수년 동안 통과한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거죠?”진도하의 말을 듣고 현지수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침착하게 해명했다.“그건 바로 그들이 요령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당신은 이미 요령을 터득했잖아요. 남은 두 관문도 통과할 수 있다고 믿어요, 저는.”현지수의 말에 진도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 비밀이 뭔데요? 제가 모험할 가치가 있는지 조금만 힌트를 주면 안 돼요?”그 말에 현지수는 아주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가치가 있고 말고요.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그래요?”진도하가 현지수를 바라보자, 현지수는 이번에는 진도하의 시선을 피해 버리지 않고 마주 보며 긍정했다.“진짜예요!”현지수의 말을 들은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뭐 정 그러시다면 남은 두 개의 관문도 통과해 보도록 하죠.”진도하가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비밀에 관심이 가서가 아니라 그저 남은 두 관문도 통과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비록 심마 관문에서 거의 죽을 뻔한 그였지만 그로 인해 복이 넝쿨째 굴러들어 왔다. 경지가 바로 금단경 9층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만약 남은 두 관문도 통과한다면 경지가 더 오르겠지?이 또한 그가 위험을 무릅쓰고 현지수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다.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고 그는 자신의 힘을 빨리 끌어올려야만 했다.진도하가 제안을 받아들이자, 현지수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그럼, 언제 도전하실 거예요?”“지금 바로요.”진도하가 서재에서 걸어 나오며 말하자 현지수는 깜짝 놀라서 물었다.“금방 한 관문을 통과했잖아요. 체력을 회복하지 않아도 괜찮겠어요?”“필요 없어요.”진도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현지수는 그 모습을 보고는 어쩔 수 없이 진도하를 따라 서재에서 나와 한빛궁 밖으로 걸어갔다.밖으로 나오자, 문밖에 있던 이주안이 진도하를 향해 외쳤다.“진 형, 괜찮
아무래도 여기서 나가면 이주안과 축배를 들어야 할 것만 같았다.생각을 마친 진도하는 자신있게 말했다.“이 형, 걱정하지 마세요. 반드시 살아서 나올 겁니다.”이 말을 하고 그는 이어서 말했다.“제가 여기서 나가면 같이 술이나 한잔해요!”이주안은 진도하가 마음을 굳힌 것을 보고는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알았어요, 진 형. 나올 때까지 기다릴게요!”진도하는 웃으며 몸을 돌려 현지수에게 말했다.“이제 테스트 통로를 열어 주세요.”현지수가 손을 흔들자, 세 통로가 다시 진도하의 눈앞에 나타났다.그와 동시에 한빛궁 제자들은 진도하가 나머지 두 관문도 통과한다는 말에 전부 달려 나왔다.현지수는 그들을 한 번 흘겨보며 대선배의 명의로 그들을 돌아가라고 명령하고 싶었지만 진도하의 수단을 보여줌으로 앞으로 수련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여 가만히 내버려두고 진도하를 바라보았다.한빛궁 제자들은 그제야 긴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두드리고는 눈빛이 일제히 진도하를 향했다.그녀들은 대선배님 현지수와 진도하가 무슨 얘기를 주고받았는지 몰랐다. 그래서 진도하가 한빛궁 테스트를 이미 통과했으면서 왜 다시 나머지 두 테스트도 치르려고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들이 보기에 이것은 틀림없는 자살행위였다.심마 관문에서 만약 진도하가 ‘운 좋게’ 경지를 돌파하지 못했다면 아마도 예전의 선배들처럼 그곳에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지금 진도하는 다른 미궁과 환상 세계에 도전하려고 했다. 또 그런 행운이 따라줄까?그녀들은 복잡한 심경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는 모두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하고 미궁과 환상 세계의 입구에 서서 사색에 잠겼다.먼저 어디로 들어갈까?어차피 두 개의 테스트를 다 통과해야 하는데 굳이 선택이 의미가 있을까?생각을 마친 진도하는 미궁 입구로 한 걸음 내디뎠다.들어선 순간 진도하는 하늘과 땅이 뒤바뀌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신속히 영적 기운을 사용하여 똑바로 섰다.이때 미궁의 통로가 고요함을 되찾았다.진도하의 앞에는 나무다리 하나가
“한빛미궁은 우리 한빛궁 선배님이 설계했어. 둥근 모양으로 지름이 3,000미터이며 안에는 입구가 하나밖에 없어. 바로 진도하가 서있는 저곳 말이야.” “그럼, 출구는요?”현지수의 말에 한 후배가 질문을 해오자, 현지수는 계속 설명해 줬다.“출구는 모두 6개야. 하지만 진짜 출구는 하나밖에 없어. 나머지 출구로 잘못 들어가면 결코 죽음을 피하지 못할 거야.”이 말을 들은 어린 후배는 놀라서 입이 떡 벌어졌다.현지수가 이어서 말했다.“이 미궁은 600여 개의 갈림길이 있고 1,000개의 막다른 길이 있어. 그리고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서는 안 돼. 다시 말해 한 걸음만 잘못가면 이 미궁이 진동할 것이고 결국에는 목숨을 잃게 되지. 아무튼 정말 위험한 곳이야.”“너무 공포스럽잖아요. 한 발도 틀리면 안 된다니!”한빛궁 제자들은 이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럼 진 선생은 통과할 수 있어요?”이 물음에 현지수는 답하지 않고 그저 시선을 진도하에게로 옮겼다.이때 진도하는 느닷없이 웃었고 모두 어리둥절해졌다.이윽고 진도하는 이 통로에 들어섰다. 통로에 들어선 순간 광경이 갑자기 바뀌기 시작했다. 진도하의 눈앞에는 수많은 나무와 거대한 돌 그리고 산과 강이 나타났다.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세상에, 이렇게 복잡한 미궁일 줄이야.”하지만 진도하는 이미 심리 준비를 마친 상태여서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이 미궁은 수년 동안 수많은 수련자가 도전하러 왔다가 모두 여기서 목숨을 잃었는데 그렇게 쉬울 리가 없었다.게다가 진도하는 이 미궁이 심마 관문보다 더 공포스러울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두려워하지 않고 영적 기운을 앞으로 흘려보내고 이어서 감지력도 함께 내보냈다.진도하의 감지력은 전에도 놀라웠지만 금단경 9층을 돌파한 지금은 열 배 이상은 더 대단해졌으리라.그의 눈앞에는 오직 하나의 길만 있었고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발을 내디뎠다.이윽고 그의 앞에는 두 갈래의 갈림길이 나타났고 진도하는 진퇴양난
현지수의 말을 들은 어린 후배들의 질문은 그치지 않았다.“그럼, 이 미궁은 어느쪽이 올바른 길이고 어느쪽이 틀린 길인지 어떻게 구분해야 한단 말이에요?”현지수는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어떻게 구분하는지 알았다면 수년이 지나는 동안 이미 통과한 사람이 있었겠지.”어린 후배들은 이 말을 듣고 멋쩍게 웃으며 계속 진도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맞은 편에 있는 이주안 역시 세 갈림길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외쳤다.“진 형, 왼쪽으로 가요. 왼쪽이 안전해요!”이주안이 이렇게 판단한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전에 오른쪽 길을 갔으니, 이번에는 왼쪽을 가야 하는 게 아닐까?물론 그저 찍어 맞힌 것만은 아니었다. 그가 보기에 왼쪽에 나무가 비교적 적었고 사람에게 주는 느낌이 제일 불가능해 보였기에 오히려 제일 불가능할 것 같은 그 길이야말로 올바른 길일 것이라 생각했다.하지만 그의 외침이 끝나자마자 진도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왼쪽과 오른쪽 길은 쳐다보지도 않았다.길에 들어선 후 진도하는 아무런 위험도 느끼지 못했다. 그렇다. 그의 선택이 맞았다.한빛궁의 제자들은 진도하의 올바른 선택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주안은 마음에 찔려와 연속 부채를 흔들었다.“진 형, 내 말을 안 들어서 정말 다행이에요...”다시는 헛소리를 지껄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그였다.이때 그들은 모두 진도하가 정확히 어떻게 판단하고 선택했는지 몹시 궁금해졌다.사실 진도하가 이 길을 선택한 것은 감지력에 의존하지 않았다. 이 길목에서 그는 감지력만으로는 모든 갈림길을 헤쳐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조금 전 그가 세 갈래의 갈림길의 어귀에 있을 때 감지력으로 탐측해 본 결과 세 길 모두 안전했었다. 갈림길은 있었지만 막다른 길이 없었고 여전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심지어 감지력으로 극한의 거리까지 내다보았지만, 아무런 위험도 없었다.그제야 그는 감지력으로는 이 미궁을 안전하
여기서 진도하는 망설였다. 어느 쪽이 정확한 길인지 그의 감지력으로도 알아낼 수 없었다. 그리고 매번 모든 희망을 감지력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았다. 똑똑히 이 미궁을 파헤쳐 정확한 분별법을 익혀야만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이 미궁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다.생각을 마친 진도하는 앞에 놓인 두 갈래 갈림길을 자세히 살펴봤다.하지만 몇 분을 보아도 다른 점을 찾지 못하고 구별할 수 있을 만한 좋은 방도가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미궁 밖에서 한빛궁 제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또 갈림길이잖아. 도대체 어떻게 선택해야 해?”“몰라. 난 이 두 갈래 길이 대체 무슨 다른 점이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이 미궁은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갈 수 없어. 잘못 선택하면 그냥 끝이야. 끝이라는 건 곧 죽음을 말하는 거고.”누군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맞아. 이 미궁의 제일 무서운 점이 바로 되돌아가지 못한다는 거야. 아니면 엄청 쉬울 것 같은데?”제자들의 토론을 들은 현지수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이 미궁의 제일 무서운 점은 되돌아가지 못하는 게 아니야.”“그럼, 뭔데요?”한빛궁 제자들이 일제히 그들의 대선배를 바라보자, 현지수가 말했다.“제일 무서운 건 바로 이 미궁이 매번 선택할 때마다 시간제한이 주어진다는 거야. 만약 시간이 다 되면 선택도 못 하고 길 입구에 변화가 생겨. 그러면 다시 선택해야 하지. 다시 말해 처음에 했던 생각을 모두 뒤엎고 다시 선택해야 한다는 말이야.”대선배의 말을 들은 한빛궁 제자들은 모두 경악했다.“뭐야 이건 너무 공포스럽잖아요. 이건 움직이는 미궁이란 말이에요?”현지수는 말하지 않았다.한빛궁 제자들은 서로 시선을 한 번 맞추더니 진도하에게로 눈길을 돌리고 그의 선택을 기다렸다.하지만 진도하는 여전히 제자리에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그는 이 미궁의 허점을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감지력에 기대볼 수도 계속 직감을 믿고 선택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대체 어떻게 선택해
그러나 이것은 바로 진도하가 가장 능통한 것이었다. 눈을 감고 미궁에 들어온 뒤부터 일어난 모든 일을 떠올려 보자 이 미궁에서 사용한 팔괘진을 대략적으로 구분해 냈다.진도하에게 팔괘진은 아주 익숙했기 때문에 진형을 뚫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었다.다만 미궁 속에서는 진형을 전체적으로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진형을 깨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이때 진도하는 문득 왼쪽과 바로 앞의 두 길에서 피가 마르고 남은 흔적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분명히 과거에 미궁에 들어왔다가 이 두 길에서 죽은 사람들이 남긴 피의 흔적이었다.즉, 핏자국이 없는 길이 바로 정확한 길이었다.이렇게 생각하고 핏자국이 없는 다른 길로 향하려던 진도하는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 곧 그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그는 길을 잘못 들어 엉뚱한 길로 갈 뻔했다.이 미궁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이전에 사람들이 갔던 길이 비록 막힌 길이었더라도 이번에는 정확한 길이 될 수 있고, 이전에 정확한 길이었던 길이 지금은 막힌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한빛궁의 제자들은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몰랐고, 그중 몇몇은 의아해하며 물었다.“왜 갑자기 앞으로 가지 않는 거예요?”“글쎄요. 뭘 발견한 것 같아요.”이때 진도하는 자신의 감정을 진정시켰다.제자리에 서서 잠시 생각한 후 그는 자신의 옷에서 천 조각을 찢은 다음 눈을 가렸다. 이 순간 눈앞의 모든 것이 보이지 않았다.이 장면을 보고 한빛궁의 제자들은 의아해하며 물었다.“뭐 하는 거지? 왜 눈을 가리고 있는 걸까?”“글쎄, 직감을 따라 가려고 하는 건가?”누군가는 엉뚱한 추측을 했다.사실 그 말이 맞았다.진도하는 팔괘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직감을 따라 가려고 했던 것이다.게다가 그는 지금 매우 자신감이 넘쳤고, 길어야 10여 분이면 이 미궁을 완전히 빠져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가 그렇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미궁의 원리를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이 미궁이 움직인다는 것은 진형을 이루고 있다는
진도하는 이렇게 눈을 가린 채 세 개의 갈림길을 연달아 지나갔다. 갈림길 하나하나 지날 때마다 전혀 주저하지 않고 걸었다. 그 모습을 보고 한빛궁의 제자들은 충격에 빠졌다.“뭐야... 목숨 걸고 하는 건가?”“눈 가리고 미궁에 도전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정말 간이 배 밖으로 나오기라도 한 거야?”한빛궁의 제자들은 잔뜩 놀란 얼굴로 계속해서 감탄하며 미궁 속에 있는 진도하를 의아한 눈길로 바라봤다.묵묵히 진도하를 바라보는 현지수의 눈빛에도 놀라움이 묻어있었다.현지수는 한빛궁의 대선배로서, 평소에도 어르신들로부터 이 세 가지 테스트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들었었다. 하지만 진도하처럼 미궁을 헤쳐 나간 사람이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진도하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한가롭게 정원을 걸었는데, 그 모습은 마치 자기 집 앞마당을 누비는 것 같았다.현지수도 한빛궁의 제자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진도하의 속도대로 간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성공하겠는걸?’하긴, 잠깐 사이에 진도하는 이미 절반 이상의 거리를 지나왔다. 그리고 미궁을 헤쳐가는 내내 위험에 부닥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두 갈래의 갈림길은 물론이고, 세 갈래, 네 갈래, 심지어 다섯 갈래로 나뉜 갈림길에서도 진도하는 전혀 주저하지 않고 지나갔다.위로 가든, 아래로 가든, 진도하는 생각할 필요도 없이 성큼성큼 걸어갔다. 심지어 강을 마주했을 때는 곧장 강으로 뛰어들어 강물을 타고 내려갔다.뭍에 오른 뒤 진도하는 눈을 가라고 있던 헝겊을 벗었다. 이때 세 개의 통로가 눈에 들어왔다.눈앞에 펼쳐진 세 개 통로를 보면서 진도하는 이것이 바로 한빛 미궁의 입구인 것을 알아차렸다. 이곳은 팔관문의 생문이며, 속칭 길문이라고도 했다.마지막 한 번의 선택이 남았다. 이번에도 정확한 선택을 한다면 한빛 미궁을 성공적으로 통과하는 것이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진도하는 망설임 없이 첫 번째 문 앞으로 걸어갔다.생문 앞에 도착했을 때 이미 어떤 문이 진짜 생문인지 알아차렸던 진도하는 고민하지 않고 걸
현지수의 얼굴에도 걱정이 가득했다. 그녀는 진도하가 실패할까 봐 걱정했다. 진도하의 실패뿐만 아니라 사부님의 수명도 걱정하고 있었다.‘만약 진도하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사부님은 누가 구할까?’그 때문에 아마 현지수야말로 그 자리에서 진도하를 가장 걱정하는 사람일 것이다.게다가, 한빛궁 조상 대대로 물려져 온 미션을 완수해야 하는 숙명 때문만 아니었다면, 현지수도 진도하에게 구사일생에 가까운 이 세 가지 테스트를 모두 끝내라고 설득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한빛궁의 규칙을 준수해야 했다. 무릇 한 개 테스트를 통과하면 한빛궁의 사람들은 모두 나서서 어떻게든 모든 테스트를 완료하도록 설득했다.스승님이 그녀에게 한빛궁의 비밀을 말해주기 전까지는 현지수도 이해하지 못했다...그래서 그녀는 진도하에게 이 세 가지 테스트를 끝내라고 끈질기게 설득했고, 진도하의 실력이라면 반드시 이 세 가지 테스트를 끝낼 수 있다고 믿었다.현지수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진도하는 이미 환상 세계 통로 안에 있었다. 현지수가 손을 흔들자, 통로 안의 화면이 나타났고 진도하가 어둠 속에 있는 것이 보였다.하지만 모든 사람이 통로 안의 상황을 똑똑히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대선배님, 저희는 안 보입니다.”당돌한 제자 한 명이 대선배인 현지수에게 물었다.현지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나도 어쩔 수 없어, 환상 세계는 원래 이런 곳이야. 지금 네가 볼 수 있다 해도, 진도하가 환상 세계에 들어간 후면 다시 아무것도 볼 수 없을 거야.”현지수의 설명을 들은 사매들은 조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과 달리 환상 세계에 있는 진도하는 모든 것이 똑똑히 보았다.이 환상은 세계는 크지 않았다. 고작 10㎡ 정도 되는 작은 방이었다. 방안은 휑했고 아무것도 없었는데, 방 한가운데에 둥근 단상 하나가 놓여 있었다.진도하는 방안을 한 번 훑어보니, 이 둥근 당상이 이 테스트를 완료하는 중요한 열쇠인 것 같았다. 진도하는 이 단상 위에 올라섰다.단상 위에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