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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그러나 이것은 바로 진도하가 가장 능통한 것이었다. 눈을 감고 미궁에 들어온 뒤부터 일어난 모든 일을 떠올려 보자 이 미궁에서 사용한 팔괘진을 대략적으로 구분해 냈다.

진도하에게 팔괘진은 아주 익숙했기 때문에 진형을 뚫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었다.

다만 미궁 속에서는 진형을 전체적으로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진형을 깨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이때 진도하는 문득 왼쪽과 바로 앞의 두 길에서 피가 마르고 남은 흔적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분명히 과거에 미궁에 들어왔다가 이 두 길에서 죽은 사람들이 남긴 피의 흔적이었다.

즉, 핏자국이 없는 길이 바로 정확한 길이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핏자국이 없는 다른 길로 향하려던 진도하는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 곧 그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는 길을 잘못 들어 엉뚱한 길로 갈 뻔했다.

이 미궁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이전에 사람들이 갔던 길이 비록 막힌 길이었더라도 이번에는 정확한 길이 될 수 있고, 이전에 정확한 길이었던 길이 지금은 막힌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한빛궁의 제자들은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몰랐고, 그중 몇몇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 갑자기 앞으로 가지 않는 거예요?”

“글쎄요. 뭘 발견한 것 같아요.”

이때 진도하는 자신의 감정을 진정시켰다.

제자리에 서서 잠시 생각한 후 그는 자신의 옷에서 천 조각을 찢은 다음 눈을 가렸다. 이 순간 눈앞의 모든 것이 보이지 않았다.

이 장면을 보고 한빛궁의 제자들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뭐 하는 거지? 왜 눈을 가리고 있는 걸까?”

“글쎄, 직감을 따라 가려고 하는 건가?”

누군가는 엉뚱한 추측을 했다.

사실 그 말이 맞았다.

진도하는 팔괘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직감을 따라 가려고 했던 것이다.

게다가 그는 지금 매우 자신감이 넘쳤고, 길어야 10여 분이면 이 미궁을 완전히 빠져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가 그렇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미궁의 원리를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미궁이 움직인다는 것은 진형을 이루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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