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되어서야 그는 양부모가 그 음식들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가정 형편상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양부모는 그 음식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고 진도하를 위해 남겨줬던 것이었다.진도하는 어린 시절의 일들이 다시 반복되자 이것이 환상 세계인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몰입했다. 어렸을 때 양부모가 자신을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희생하는지 보고 싶었다.사실 진도하는 줄곧 자기 양부모에게 친자식이든 아니든, 자신이 친부모를 찾고 있든 아니든 간에, 그의 마음속에서는 두 분이야말로 진정한 부모님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진도하는 양부모님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적셨다.환상 세계 밖에 있는 한빛궁의 제자들은 환상 세계를 볼 수 없지만 진도하가 어두운 방에 앉아 표정이 끊임없이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진도하의 눈시울이 붉어지자, 한빛궁의 제자들이 걱정스럽게 소리쳤다.“설... 설마 환상 세계에 몰입한 건 아니겠죠?”“그렇게 되면 위험할 텐데...”“환상 세계에서는 반드시 정신을 차려야 해, 절대 무너져서는 안 돼.”한빛궁의 제자들은 안절부절못했다.진도하가 몰입한 것을 눈치챈 현지수도 잠시 마음이 심란해졌다. 이대로라면 너무 위험했다. 그녀는 진도하에게 주의를 주고 싶었지만 어떻게 상기시켜야 할지 몰라 두 손을 꼭 잡고 발만 동동 구르며 진도하의 표정 하나하나를 응시했다.반대편에서 이주안도 심상치 않은 진도하의 표정 변화를 보고 진도하에게 들리든 안 들리든 상관하지 않고, 정기까지 불러일으키며 필사적으로 소리쳤다.“도하 형님, 정신 차려요. 그건 환상 세계입니다! 환상!”그러나 환상 세계에 있는 진도하에겐 이주안의 외침이 닿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환상에 잠겨 있었고 이런 느낌이 너무 좋았다.어렸을 때, 진도하는 매일 집에 가서 부모님을 모시고 밥을 먹고 TV를 보면서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꼈다. 이제 다 컸으니 부모님 모시고 영화를 보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밥 한 끼 먹은 적도 몇 번 없었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진도하
바로 그때, 흰옷을 입은 여인이 갑자기 몸을 돌려 비수로 진도하를 찔렀다.진도하는 비수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의 모든 관심은 온통 흰 옷을 입은 여자의 얼굴에 쏠려 있었다. 그는 어머니의 얼굴을 똑바로 보고 싶었지만, 점점 더 흐릿하게만 보여 도무지 똑똑히 볼 수가 없었다.다음 순간, 진도하는 욱신욱신 쑤셔오는 고통에 고개를 숙이고 보니 그제야 몸에 꽂힌 비수를 발견했다.그러자 여자는 고개를 젖히고 큰 소리로 웃었다.환상 세계 밖에서 현지수를 포함한 한빛궁의 제자들은 환상 세계에 앉아 있는 진도하가 끙끙거리다가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흠칫했다.“설마 다치진 않았겠지?”한빛궁의 어린 제자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제가 봤을 때 한 방 맞은 것 같은 반응이었는데...”또 다른 제자가 대답했다. 현지수는 걱정스러운 듯 진도하를 한 번 보고, 속으로 속으로 중얼거렸다.“마지막 관문이니, 꼭 좀 버텨주세요.”진도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의 의식은 아직 환상 세계에 잠겨 있었다. 그는 몸에 박힌 비수를 부여잡고 넋을 잃은 표정으로 흰옷 차림의 여인을 바라보며 말했다.“당신은... 내 친엄마가 아니었어.”실망이 말투에 배어 있었다.흰옷 차림의 여인은 진도하의 말을 못 들은 듯 여전히 넋을 잃고 웃고 있었다.진도하는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허허...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 차례죠.”진도하의 눈빛이 맑은 것으로 보아 아직 환상 세계에 빠지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진도하는 처음부터 이 모든 것이 환상 세계인 것을 시종일관 알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까지 한 이유는 친어머니의 모습을 똑똑히 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면 앞으로 친어머니를 찾기가 더욱 쉬워질 것이다. 그러나 환상 세계 속에서 친어머니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진도하는 더 이상 몰입한 척하지 않았다.다음 순간, 환상 세계는 다시 한번 바뀌었다. 이번에는 진도하의 앞에 나타난 강유진이 진도하를 꼭 껴안고 걱정스럽게 물었다.“어떻게 된 거예요?
여기까지 생각하자 진도하는 ‘쏴”하고 눈을 번쩍 떴다.등 뒤는 식은땀으로 가득 찼다.그는 문득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만약 이 환상 세계가 사람을 알게 모르게 환상 세계로 빠지게 만든다면, 자신이 환상 세계의 통로에 발을 디딘 순간 이미 환상 세계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방석 위에 앉았을 때 환상 세계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여기까지 생각되자 진도하는 환상 세계 속에서 의식을 되찾았다.다음 순간, 그의 의식은 처음으로 돌아갔다.그는 방석 위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깜깜한 환상 세계 속으로 돌아갔다.진도하가 자신이 환상 세계 속에 있는지, 현실에 있는지 의심하고 있을 때 문득 앞에 문이 나타났다.그는 이 문을 본 적이 있었는데 바로 통과를 의미하는 문이다. 이 문을 나서기만 하면 진도하는 환상 세계를 벗어나 테스트를 마친 셈이 된다.이윽고 진도하는 망설임 없이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그러나 그가 문에 발을 디딘 순간, 갑자기 살기를 느꼈다.쏴아!머리가 갑자기 매우 맑아졌다.그는 급히 발을 회수했다.“아니야, 들어갈 수 없어. 나는 아직 환상 세계 속에 있어.”진도하는 청명한 눈빛으로 말했다.왜냐하면 무심코 고개를 숙였을 때 자신의 몸에 두 개의 상처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다시 말해서, 그는 자신의 의식을 되찾은 것이 아니라, 환상 세계의 화면이 바뀌어 버린 것이다.식은땀이 점점 더 많이 흐르기 시작했다.‘이 문으로 나간다면, 정말 이주안은 물론 한빛궁의 수많은 여제자를 볼 수 있을 텐데.’다만, 이것은 진도하가 그 후로 완전히 환상 세계 속에 빠져 다시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그 안에 살 것임을 의미하기도 한다.진도하는 마음을 추스른 후 스스로를 진정시키려 애썼다.그는 환상 세계 속에 들어갔던 순간들을 차근차근 회상하며 어떻게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는지, 어떻게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환상 세계의 화면이 계속 바뀌게 두는 것이 아니라 말이다.더군다나 이 환상 세계 속에
진도하의 울부짖음 소리가 너무 큰 탓에 땅이 흔들렸다.이 순간, 그의 체내의 기운도 몸에서 분출되었다.바로 그때 진도하는 환상 세계가 조금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매우 약한 흔들림이었지만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문득 진도하는 깨달았다. 이 꿈은 생각했던 것만큼 견고하지 않다는 것을. 자기의 의식이 이 환상 세계를 뚫는다면 그는 반드시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다.‘그래, 어떤 변화에도 불구하고 내 의식으로 이 환상 세계를 공격하면 되는 거야.’곧 그는 이 환상 세계의 약점을 발견했다.‘내가 정기로 이 환상 세계를 공격하면 아주 경미한 반응만 보일 뿐이야. 그렇다고 감지력으로 공격하면 환상 세계는 진동하기는 하지만 효과가 크지 못해. 오직 정신력으로 이 환상 세계를 공격할 때 반응이 가장 커!’그는 환상 세계의 약점이 정신력이라는 것을 알아냈다.자신의 정신력이 충분히 강하다면 이 환상 세계는 조만간 깨질 것이고, 그때가 되면 의식은 반드시 본래의 몸으로 돌아올 것이다.다행히도 진도하는 매우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어 계속 환상 세계를 공격할 수 있었다.한빛궁의 사람들은 진도하가 볼 수 있는 화면을 볼 수 없었고, 그가 무엇을 마주하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저 얼굴 표정의 변화, 그리고 정서와 신체 사이의 변화만 볼 수 있을 뿐.“도대체 뭘 겪고 계시는 걸까? 왜 고통스러워 보였다가 즐거워 보였다가 하지?”“글쎄. 하지만 내 생각에 환상 세계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빠져들게 하는 것 같아. 예를 들어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술을 보여주는 거지, 평생 먹어도 다 마실 수 없는 정도의 양으로 말이야. 만약 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지려고 해도 다 가질 수 없는 정도의 돈을 보여주고.”누군가가 말했다.이 말에 일부 사람들은 더욱 궁금해했다.“그럼 진도하 씨처럼 심마와 미궁을 통과한 수련자들은 도대체 뭘 좋아할까?”그러자 모든 사람들이 침묵했다. 다들 진도하가 본 것이 뭔지 추측하고 있는 것이다.현지수조차 참지 못하고 추측
진도하는 저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아무것도 아닌 게 신인 척하기는, 재주가 있으면 나와, 한번 겨뤄보자!”그러자 그 낯설고 위엄있는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너한테 가르쳐주려고 했는데, 인제 보니 넌 필요 없을 것 같군! 그럼 이만 갈게!”진도하는 다급하게 외쳤다.“잠시만! 잠시만, 가지 마!”“그러게 왜 큰소리를 쳐, 나 안 갔어, 아직!”진도하는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으며 물었다.“나한테 환상 세계를 벗어날 수 있는 법을 가르쳐 준단 말이야?”“그래!”그 낯선 목소리는 정상으로 돌아왔고 억양도 로봇과 비슷하게 변했다.진도하는 그것이 본래의 소리라는 것을 알고는 진지하게 물었다.“로봇, 내가 어떻게 이 환상을 깨뜨릴 수 있을까?”그러자 로봇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렸다.“나는 로봇이 아니다. 나는 요정이다. 환상 세계의 왕이라고. 너는 나를 환상이라고 부르면 돼.”“좋아, 좋아, 좋아, 환상아, 어떻게 이 환상 세계를 깰 수 있는지 말해줄래?”진도하는 이 환상이가 자신에게 악의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타협을 선택했다.환상이도 진도하가 타협하려는 것을 보고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이 환상 세계를 깨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나에게 부탁하는 거야... 내가 환상 세계의 왕이니까.”그러자 진도하는 어이없다는 듯 “다른 방법은 없어?”라고 물었다.환상이는 일부러 생각에 잠긴 듯 잠시 멈춘 후에야 대답했다.“당연히 다른 방법도 있지.”“예를 들면?”“네가 나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거지! 그러면 자연히 환상 세계는 사라질 거야. 내가 몇 년 동안 여기 있었는지 알아? 얼마나 외롭고 고통스러웠는지 알아?”환상이의 말을 듣고 진도하는 결코 놀라지 않았다.그는 환상이가 진실을 말하고 있으며, 그것이 이 환상 세계를 통제하고 있다고 추측했다.“하지만, 내가 널 어떻게 밖으로 데려나갈 수 있지?”진도하의 말에 환상이는 대답하지 않고 흥분해 물었다.“날 데리고 나갈 거야?”“물론이지!”진도하가 대답했다.환상이는 그가 번복할까 봐 눈
환상이가 말했다.“한번 내려다봐.”진도하가 고개를 숙이고 한 번 쳐다보니 자기 앞에 갑자기 반지가 하나 더 생긴 것을 발견했다.“이 반지는 뭐야?”진도하는 미심쩍은 듯한 마디 묻고는 땅에서 반지를 주웠다.자세히 보니 위에 새겨진 용 한 마리가 반지 위를 빙빙 돌고 있는 것이 보였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말이다.환상이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이 반지 괜찮지?”“응.”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이 반지로 뭘 할 수 있는데?”“오늘 지나간 세 통로가 바로 이 반지 안에 있어.”“뭐?”진도하는 더 이상 진정할 수 없었다.그가 놀란 것을 보고 환상이는 의기양양하게 설명했다.“이 반지에는 3개의 통로가 있는데 각각 미궁, 환상의 세계, 심마로 나뉘지. 다시 말해서 넌 이 반지를 갖고 있으면 3개의 통로를 장악한 사람이 된다는 거야.”진도하는 그제야 알아차리고 반지를 쥐고 물었다.“그럼 이제 이 반지가 내 것이란 말이야?”“그래. 네가 나를 데리고 와서 내가 너한테 주는 선물이야.”환상이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마음에 들지?”그러자 진도하는 고개를 내저었다.“그다지 만족되지는 않아. 한 반지 안에 세 통로가 있는 게 왜? 내 경지를 끌어올릴 수도 없고, 무기로도 쓸 수 없잖아.”사실 진도하는 일부러 이렇게 말한 것이었다. 환상이의 입에서 이 반지에 대한 더 많은 내용을 알아내려고 말이다.과연 환상이는 피식 냉소하며 털어놓기 시작했다.“나는 네가 다른 사람과 다른 줄 알았는데, 너 정말 안목이 하나도 없구나? 이 반지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그러는 거야?!”“얼마나 대단한데?”진도하는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이 반지에는 무한한 공간이 있어. 무엇이든 넣을 수 있고 언제든지 반지에서 꺼낼 수 있지.”“아, 그럼 그냥 사물함의 용도나 다름없잖아.”진도하는 흥분을 가라앉히며 평온하게 말했다.“흥,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 이 반지는 시간을 늦출 수 있어. 네가 반지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건 외부에서 1분밖에 지나지
여기까지 말한 환상은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하지만 너는 돈을 싫어하고 권력을 싫어하고 미녀도 싫어해... 그래서 너는 이미 통과한 거야. 네가 나중에 본 것은 나도 어쩔 수 없어. 너의 머릿속에는 네가 가장하고 싶은 일이 그려져 있으니까.” 각성이 높은 진도하는 머리도 깨어 있는 사람이었다.환상이 완전히 설명하지 않아도 진도하는 환상의 말뜻을 거의 다 이해했다.즉 이 환상의 세계로 가는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지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달려 있었다.만약 당신이 나쁜 욕망이 있다면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하지만 반대로 나쁜 욕망이 없다면 당신은 무조건 성공할 것이다.즉 이 환상이 자신을 돕든 안 돕든 자신의 힘으로 이 환상의 세계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진도하는 다급히 물었다.“그러니까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내 기억 속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다 안다는 말이야?”그의 물음에 환상은 순간 긴장하기 시작했다.“음... 그게... 비록 너의 생각과 기억을 알 수 있지만 나는 말할 수 없어. 그리고 나는 어차피 너의 몸에 남아서 절대 나갈 수 없으니 안심해도 돼.”진도하는 환상이 자기 생각과 기억을 알까 봐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친부모가 애초에 무엇 때문에 자신을 양부모에게 맡겼는지 알고 싶었다.하지만 진도하가 묻기도 전에 환상이 먼저 대답했다.“나에게 물어보지 마. 내가 너의 기억을 읽을 수는 있지만 너의 어릴 적 기억은 봉인돼 있어서 나도 알 수가 없어. 이것도 환상의 세계에서 너의 어머니의 얼굴이 잘 안 보이는 이유기도 해.”환상의 말에 진도하는 약간 실망한 눈치였고 그런 그의 모습을 본 환상은 위로의 말을 건넸다.“급해 할 거 없어. 너의 실력이 좀 더 강대해지면 너의 봉인된 기억이 다시 각성할 거야. 그때가 되면 너도 모든 것을 알게 될 거야.”환상의 말에 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계속 말을 이었다.“인제 그만. 너와 말을 너무 많이 했더니 피곤해. 너는 빨리 이 반지를 연구해. 나를
진도하가 다시 깨어났을 때 그는 이미 방안에 누워있었다.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하던 순간, 현지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의 앞에 나타났다.그녀는 진도하가 깨어난 것을 보고 벌떡 일어서며 물었다.“진 선생, 깼어요?”진도하는 관자놀이를 주무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깼어요.”현지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갑자기 쓰러져서 깜짝 놀랐잖아요.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어요. 우리 한빛궁 의사 선생님까지 와서 진찰했는데 무슨 병인지 진단하지 못했어요.”“별일 아니에요. 몸 안의 영적 기운이 다 소모되어서 그런 거예요.” 진도하는 대수롭지 않은 듯 한마디 했다.하지만 그는 속으로 이 환상이 도대체 무엇이고 어떻게 자신의 몸속의 영적 기운까지 다 흡수할 수 있는지 매우 의아했다. 게다가 그를 기절하게까지 만들 정도이니 말이다. 바로 이때, 환상의 원망 가득한 목소리가 진도하의 머리에서 들려왔다.“내가 바로 남들이 흔히 말한 삼계와 오행의 속박을 벗어난 환상 세계의 왕, 환상이야!”그 말에 진도하는 아무 대꾸를 하지 않았다.환상은 진도하가 믿지 않는 것을 보고 계속 말을 이었다.“믿든 말든 내가 말한 것들은 전부 사실이야. 그리고... 내가 오랫동안 영적 기운을 흡수하지 못했어. 너무 오랜만이라 컨트롤을 제대로 못 해서 네가 기절한 거야. 다음에는 경험이 생겼으니 절대 기절하게 만들지 않을게. 걱정하지 마.”그의 말에 진도하는 더더욱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다.환상은 수다쟁이처럼 끊임없이 말하고 있었다. “자, 너도 이제 깨어났으니 나도 체내의 영적 기운을 정제하러 가야 해. 별일 없으면 방해하지 마.”진도하는 당돌한 환상의 말에 그저 입만 떡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환상은 진도하에게 대꾸할 기회를 주지 않고 계속 자기 할 말만 했다.“참, 아무에게도 나에 대해 말하면 안 돼. 반지에 대해서는 마음대로 말해도 상관없어. 나는 이제 진짜로 자러 갈 거야. 안 자면 영적 기운이 낭비돼. 그리고 영적 기운을 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