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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화면이 바뀌었고 진도하는 어느새 포대기 속의 아이가 되어있었다.

흰옷을 입은 여인이 포대기 속의 아이가 된 진도하를 안고 말했다.

“아들아, 모든 것을 잊고, 모든 원한을 잊어라. 엄마 아빠는 네가 우리를 위해 복수하지 않아도 돼, 우리는 단지 네가 평범하고, 건강하게 살기를 바란다.”

이 말에 진도하는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

친엄마가 양부모에게 자신을 맡길 때 했던 말일 텐데, 그때는 너무 어려서 기억하지 못했다. 지금, 진도하는 환상 세계에 처해 있으므로, 환상 세계가 진도하의 무의식까지 파고들어 머릿속을 읽고 재현해 냈다.

진도하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친어머니의 모습을 보려고 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얼굴을 들 수 없었고, 어머니의 모습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진도하의 머릿속에 친부모님의 모습이 남아있지 않은 탓에 환상 세계도 그 얼굴을 복원해 낼 수 없었던 모양이다.

바로 그 순간, 화면이 다시 바뀌었다.

진도하는 해저감옥에 살면서 비인간적인 고통에 시달리다 죽을 뻔했는데, 미스터리 스승이 나타나 그를 구해줬다.

그때, 진도하는 미처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는데, 지금 다시 보니, 그 미스터리 스승은 예전부터 자신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가 괴로워하고 있을 때 그 미스터리 스승이 옆에서 그를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오랜 세월 동안 진도하는 많은 일을 겪었기에, 미스터리 스승의 눈빛이 낯선 사람을 보는 눈빛이 아니라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 화면이 나타나자, 진도하는 당시 자신을 가르쳤던 미스터리 스승이 자신을 알고 있거나 자기 부모를 알고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한가해지면 반드시 해저 감옥에 한 번 더 다녀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바로 이때 진도하는 새로운 문제를 깨달았다.

이 환상 세계가 매번 바뀌는 것은 자신이 환상 세계인 것을 인식했기 때문인 것 같았다. 환상 세계인 것을 스스로 깨닫기만 하면 그 안에 또 다른 환상 세계가 나타나 그를 몰입하게 만들었다. 환상 세계로 빠져들지 않으면 화면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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