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마 옆에선 진도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꽃가마의 커튼을 열었다.꽃가마에 앉아있던 강유진은 이미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진도하는 강유진의 눈물을 보자 마음이 몹시 아파져 왔다.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유진 씨, 무서워하지 말아요. 제가 왔어요. 당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거예요.”강유진의 눈에는 더 많은 눈물이 흘러내렸다.그녀는 몹시 진도하의 품으로 뛰어들어 그를 안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점혈을 당한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저 눈만 깜빡거리고 있었다.진도하도 강유진이 움직일 수 없단 사실을 알아채고 앞으로 다가가 강유진을 도와 몸을 살펴보고는 그녀가 점혈을 당한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는 강유진의 점혈을 풀어줬다.강유진의 온몸이 움칫하더니 고개가 밑으로 떨어지려고 하자, 진도하는 재빠른 손놀림으로 강유진의 어깨를 떠받들었다. 그리고 강유진을 꽃가마에서 안고 나왔다.강유진은 손을 진도하의 목에 둘렀다.지금 그녀는 말할 수 있었지만, 말을 입 밖에 내지 못하고 다시 목구멍으로 집어삼켰다.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진도하는 미소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돼요.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아니까.”강유진은 목 메어 울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머리를 진도하의 가슴에 묻었다.그녀는 자칫 이대로 꼼짝없이 조씨 가문에 끌려가는 줄 알았다. 만일 진짜로 조씨 가문에 끌려갔다면 그녀는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진도하가 왔기에 그녀는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었다. 이제 누구도 그녀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도록 강박할 수 없다.그녀의 마음은 점점 안정되어 갔다.진도하가 강유진을 안고 앞으로 몇 발 걸어가자, 조씨 가문 호위들이 다시 그들 주위를 둘러쌌다.진도하는 그런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앞으로 걸었고 호위들은 끊임없이 뒤로 물러났다.만약 진도하가 무술 고수거나 무성경이었다면 이 호위 중 아무라도 진도하를 사지에 몰아넣을 수 있었다.이게 바로 무술 고수와
“내가 무서워할 거로 생각해요?”진도하가 무심한 얼굴로 말을 하자 조 장로는 순간 대답을 하지 못했다.확실히 진도하가 무서움을 느꼈다면 여기에 서서 그를 막지 않았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조 장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저 좋은 뜻에서 경고 한마디 한 거야.”“그 호의에 감사드리죠.”진도하는 여전히 무뚝뚝한 얼굴로 대답했다.그는 계속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고 세 걸음을 옮긴 그는 다시 걸음을 멈춘 후 한 번 미소를 씩 짓더니 조 장로를 바라보며 말했다.“돌아가서 조씨 집안 도련님께 얘기하세요. 강유진은 저 진도하의 여자이니 만약 다시 한번 내 여자의 심기를 건드리면 그때는 내가 직접 조씨 가문을 박살 낼 거라고!”조 장로는 ‘푸' 소리를 내더니 피를 토하며 온몸을 떨었다.진도하의 말에 화가 났음이 분명하다. 조 장로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진도하를 삿대질하며 말했다.“너...!”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조 장로는 의식을 잃었다.사실 진도하는 조 장로가 주먹 한 방에 이렇게 쉽게 넘어갈 줄 몰랐다. 아직 가진 실력의 반의반도 사용하지 못했는데 조 장로가 벌써 쓰러지다니...하지만 이번 일로 진도하는 도를 수련하는 자들도 역시 무술 고수와 마찬가지로 경지가 높은 사람이 경지가 낮은 사람을 제압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한 며칠 전에 칠색 신단을 삼켜 경지를 돌파한 것이 너무 다행이라 생각했다. 만약 아직도 그 전의 태서경에 머무르고 있었다면 오늘 이렇게 쉽게 대처하지 못했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진도하는 가능한 한 빨리 경지를 높여야만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의 소중한 사람까지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된 진도하는 강유진을 안고 임주란의 앞으로 다가왔다.“임 가주님, 오늘은 제가 유진 씨를 데려갈 터이니 더 이상 막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임주란은 진도하를 착잡하게 쳐다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진도하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조 장로를 이길 수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진도하는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그는 임주란이 고함을 지르며 화를 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태연한 얼굴로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고 있는 것이 너무 의외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무슨 속셈인 걸까?진도하는 굳이 생각하기 귀찮아 눈썹을 한 번 추켜올리더니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강유진을 안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강재만은 이 상황을 지켜보며 다급히 임주란을 보고 외쳤다. “어머니, 이대로 가게 내버려 둘 거예요? 조씨 집안에는 어떻게 설명하려고요?”임주란은 강재만을 힐끗 쳐다보더니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네가 진도하를 때려눕힐 수 있어? 아니면 우리 강씨 집안에 진도하를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그 말에 강재만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조씨 집안의 조 장로조차 진도하의 상대가 되지 못하는데 강씨 집안의 누가 감히 함부로 나설 수 있겠는가? 하지만 강재만은 못내 아쉬운 듯 계속 입을 열었다.“유진이를 데리고 갔잖아요... 그러면 우리는 이렇게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거예요?”임주란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고개를 가로젓더니 아무 말 없이 서재로 발길을 돌렸다.순간 그녀는 몇십 년 더 늙어 보였고 몸집은 한없이 왜소하고 초라해 보였다. 십여 걸음을 걷다 멈춘 임주란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한마디 했다. “유 선생을 불러 조 장로를 치료하도록 해.”“네, 알겠습니다.” 강씨 집안 하인들이 그녀의 말에 대꾸했다.임주란은 서재로 돌아갔고 자리에 남아 있던 강재만도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혼자 몇 마디 더 중얼거리더니 자리를 떴다.그곳에는 강고수만이 남아 진도하가 간 방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고 그의 눈에는 진도하를 동경하는 마음이 내비치고 있었다....한편 진도하는 강유진을 안고 집을 나선 뒤 곧장 별장으로 향했다.가는 내내 진도하는 강유진을 꼭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강유진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 또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속 잠자코 있었다.별장으로 돌아온 진도하는
“진짜 괜찮아요.”진도하는 두 손으로 강유진의 어깨를 잡은 뒤 깊은 눈빛으로 강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죄책감 느끼지 마요. 난 정말 누구와 원수를 지든 상관없어요. 나에게는 유진 씨가 제일 중요해요.”그 말에 강유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순간 방 안은 이상야릇한 침묵이 이어졌고 그 누구도 쉽게 그 침묵을 파괴하려 하지 않았다.그리고 한참 만에야 강유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그런데 조씨 집안은 절대 함부로 건드리면 안 돼요. 우리 강씨 집안도 조씨 집안을 무서워하잖아요...”강유진이 걱정을 멈추지 않자 진도하도 계속 그녀를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걱정하지 마요. 나는 진짜 그 사람들 안 무섭다니까요? 진짜예요.”강유진은 그제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녀의 찌푸린 인상을 보아 계속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게 확실했다. “할머니가 제 화를 낼지 안 낼지 모르겠어요. 내가 지금 떠나면 조씨 집안에서 우리 강씨 집안에 복수하려고 하지 않을까요? 너무 걱정돼요. 도하 씨, 제가 너무 제멋대로인 걸까요? 저도 진짜 할머니 말씀처럼 가족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까요?”강유진의 근심 어린 모습에 진도하는 마음이 아팠다.얼마나 자신만만하고 당당했던 강유진인가, 그러나 지금은 작은 일조차 이렇게 오랫동안 걱정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으니...여기까지 생각한 진도하는 참지 못하고 몸을 숙여 강유진을 꼭 끌어안았다.순간 강유진은 깜짝 놀라 온몸이 굳어졌지만 이내 순순히 진도하의 품에 안겼다.진도하의 익숙한 냄새를 맡고 그의 뜨거운 체온을 느끼자 강유진의 마음도 점차 안정되기 시작했다.그때 진도하가 물었다.“참, 유진 씨. 조씨 가문에서 강씨 집안과 어떤 약속을 했는지 혹시 알아요? 유진 씨 할아버지의 소원은 혹시 무엇인지 알아봤어요?”진도하의 질문을 연속으로 들은 강유진은 고개를 들어 진도하를 바라보며 대답했다.“조씨 가문에서 우리 강씨 집안에 무엇을 약속했는지는 저도 잘 몰라요. 하지만 요 며칠 들은 얘기에 의하면 조씨 가문에
임주란은 강재용이 진도하를 이렇게 높이 평가하자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왜 그렇게 확신하는데?”강재용은 또 한 번 조금 전의 말을 반복했다.“만약 제 직감이라고 하면 믿으시겠어요?”임주란은 다시 침묵을 지켰다. 강재용의 말뜻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한참 생각한 임주란이 입을 열었다“그러면 우리가 조씨 가문을 포기하고 너의 아버지 유언을 진도하에게 기대해야 할까?”“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강재용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사실 어머니가 유진이를 조씨 집안에 시집 보내겠다고 했을 때 제가 막지 않았던 이유도 그것 때문이에요. 어머니도 아시다시피 저에게 유진이는 너무 소중한 딸이에요. 어릴 때부터 유진이가 하는 말은 무엇이든 다 들어줬고 심지어 하늘의 별을 따 달라고 하면 따는 시늉까지 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유진이가 조씨 가문에 시집가기 싫어하는 것을 분명 알면서도 그저 가만히 있었고요...”여기까지 말한 강재용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제가 이렇게 한 이유는 첫째, 어머니와 맞서고 싶지 않았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우리 강씨 집안을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을 해오셨는지 너무 잘 알고 있어요. 어머니는 강씨 가문의 정상적인 운영을 유지하면서 아버지가 남긴 유언까지 들어줘야 했으니까요. 그리고 둘째, 저는 유진이가 조씨 가문으로 시집가는 게 순조롭지 않을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어요. 유진이는 절대 조씨 집안 사람들에게 끌려가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거든요. 이 두 가지를 예상했기에 저는 계속 아무 말씀도 드리지 않았던 거예요. 저 스스로 어머니와 베팅한 셈이죠.”임주란은 강재용의 말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녀도 이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버린 듯했다.“그럼 만약에 우리가 진도하에게 모든 것을 기대하게 되었을 때 혹시라도 잘못 베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 적은 없어?”그러자 강재용이 오히려 임주란에게 되물었다.“어머니, 그럼 조씨 가문에서 유진이를 데려가고 입을 쓱 닦고
강재용은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제가 생각했을 때는 실력만 숨긴 게 아니라 신분까지 숨기고 있는 것 같아요.”“진짜로?” 임주란이 계속 물었다.“진도하가 어떤 신분인데?”강재용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대답했다.“저도 잘 모르겠어요.”“조사해 보지 않았어?”임주란이 묻자 강재용은 다시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조사는 해봤죠. 그런데 3S 급 비밀이래요. 제가 알아보기 위해 정말 많은 인맥을 동원했지만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어요. 그래서 우리 강씨 집안이 진도하에게 기대해도 된다는 믿음이 더 확실해 졌고요.”임주란도 진도하의 정체가 분명 3S 급 비밀일 거로 생각했다. 3S 급 비밀이라는 건 이 사람의 정체가 놀랍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 않으면 강재용이 조사해내지 못했을 리가 없다.“어머니,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할 때인 것 같아요.”강재용은 임주란이 아무 대답을 하지 않자 먼저 말을 꺼냈다. “우리 강씨 집안이 진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면 아버지의 유언을 이루기가 어려울 거예요.”임주란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었고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가족의 운명을 한 젊은이에게 맡기는 것은 그만한 확신과 자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임주란도 당장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고 강재용도 그녀가 망설이는 것을 이해한 듯 먼저 입을 열었다.“어머니, 그럼 다시 생각해 보시고 생각이 정리되면 그때 결정하세요.”말을 마친 강재용이 전화를 끊으려던 순간 전화기 너머로 임주란의 목소리가 들렸다.“잠깐.”“왜요? 어머니? 또 무슨 일이 있을까요?”강재용이 의아한 듯 묻자 임주란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재용아, 이제 집으로 돌아와. 강씨 집안은 네가 필요해.”순간 강재용은 멈칫하더니 이내 대답했다.“아니에요. 어머니, 저는 강씨 집안에 다시 안 들어갈래요.”임주란도 그의 거절을 예상이나 한 듯 놀라는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타이르는 말투로 계속 말했다.“너를 떠보려고 그러는 게 아니야. 진심으로 네가 강씨 집에 돌아오는 걸 바라는
임주란은 강재용이 머뭇거리자 계속 말을 이었다.“너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나에게 말했어. 내가 강씨 집안을 더 이상 이끌 수 없다고 생각할 때 가주 자리를 너에게 물려주라고... 너는 충분히 강씨 집안을 이끌 수 있다고.”여기까지 말한 임주란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그리고 너의 아버지가 보시기에도 강씨 가문의 가주로서 가장 적합한 사람은 너야. 그때 바로 너에게 물려주지 않은 이유는 네가 몇 년 동안 좀 더 경험을 쌓고 마음을 수련하게 하고 싶어서였어. 그러니 너도 너의 아버지를 너무 원망하지 마. 그 사람도 그 사람만의 고충이 있었어. 게다가 그때는 기주가 한창 어수선할 때라 어떤 일들은 내가 하는 게 네가 하는 것보다 좀 더 쉬웠어. 그래서 그때 너의 아버지도 나를 강씨 가문의 가주로 선택한 거고... 너도 알다시피 오랜 세월 동안 나는 강씨 가문에 있으면서 결코 내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한 적이 없어. 내가 한 모든 것은 강씨 가문을 위해서이고 네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어. 이제 나도 늙었으니 강씨 가문을 너에게 돌려줄 때가 된 것 같아. 네가 부디 받아주었으면 좋겠구나.”임주란의 말을 듣고 있는 강재용은 아무 말이 없었고 이렇게 두 사람 사이에는 침묵만이 흐르고 있었다.사실 강재용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원망한 적이 없다고 하면 분명 거짓말이다. 하지만 이건 어머니의 탓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은 아버지가 계획한 것이다.게다가 임주란이 그동안 강씨 가문을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였는지 강재용은 잘 알고 있다. 임주란이 말한 것처럼 수년간 그녀가 한 모든 일은 강씨 가문과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기를 위해서였다.강유진을 조씨 가문에 시집보내도록 강요한 것도 아버지의 유언이다.임주란이 한 모든 일은 가주로서 최고의 선택이고 그녀 또한 최고의 가주라고 할 수 있다.전화에서 말한 늘 강씨 가문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 그녀는 입으로만 이렇게 말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이렇게 해오고 있었다.이것 또
강재용의 말에 임주란은 그가 어떤 걱정을 하는지 바로 알아챘다. “재만이도 물론 나와 너의 아버지의 친아들이지. 하지만 친아들이기에 재만이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아. 재만이는 야심이 너무 커. 경솔하고 일하는 게 성급해. 만약 이런 사람이 강씨 가문의 가주가 된다면 절대 마음을 놓을 수 없어. 게다가 재만이는 눈앞에 이익만 보지 멀리 내다볼 줄은 몰라. 미래까지 보는 전략적 안목이 없어. 재만이 능력으로는 강씨 가문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에 역부족이야.”이 말은 강재용이 임주란에 대한 인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강재용은 임주란이 자기 아들에 대해 이렇게 잘 알고 있을 줄 몰랐다.그러나 강재용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임주란이 바로 뒤에 이은 말이었다. “사실, 요 몇 년 동안 재만이가 사람을 보내서 계속 너를 감시하고 있었어. 혹시라도 네가 갑자기 강씨 가문으로 돌아와 본인의 가주 자리를 빼앗길까 봐 두려워서. 사실 이런 일들은 나도 다 알고 있었어. 그저 모르는 척 한 것뿐이야. 내가 너무 강재만 편만 든다고는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한 번도 재만이를 강씨 집안 가주 후계자로 생각한 적이 없어. 그래서 재만이 행동들이 너무 과하지 않으면 최대한 상관하려 하지 않으려 했을 뿐이야.”강재용은 숨을 길게 들이쉬더니 다시 내뱉었다.그는 임주란이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으리라고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임주란은 한숨을 내쉬며 계속 말을 이었다.“재용아, 여기는 걱정하지 마. 강씨 집안으로 돌아오기 전에 내가 모든 것을 정리할 테니. 내가 재만이를 설득해서 너를 지지하고 너에게 협조하게 할 거야. 내가 강씨 집안의 주인으로 있는 한 이 자리는 너를 위해 굳건히 지킬 거야. 만약 재만이가 원하지 않으면 강씨 집안에서의 재만이의 모든 권력과 지위는 더 이상 없을 거야. 그리고 떠날 수밖에 없겠지. 하지만...”여기까지 말한 임주란이 잠시 멈칫하자 강재용이 물었다.“하지만?”“하지만 이 어머니는 네가 강씨 집안 가주가 된 후에 재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