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이어 강고수는 강유진에게 다가가 그녀를 흘끗 쳐다보며 말했다.“진 무성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줘. 이 단약을 준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강유진은 강고수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고수 오빠, 도하 씨도 오빠한테 전할 말이 있다고 했어요.” “응?”강고수는 흠칫했다.그러자 강유진이 이어서 말했다. “오빠더러 도하 씨한테 감사해할 필요 없고 곤경에 처한 사람을 보면 적극 도와주는 오빠 자신에게 감사해하라고 말했어요.”“나 자신에게 감사하라고?”강고수는 자신을 가리키며 물었다.“맞아요, 그렇게 말했어요.”강유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녀는 진도하의 귀신같이 정확한 예상에 감탄했다. 그는 떠날 때 강유진에게 만약 강고수가 감사 인사를 대신 전해달라고 하면 이렇게 말하라고 특별히 당부했다.강고수는 진도하가 말한 것이 무슨 뜻인지 분명히 이해한 듯했다.그가 전하려는 의미는 간단했는데, 유씨 가문에서 진도하의 부모를 인질로 잡고 있을 때 강고수와 남궁 수화가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강고수가 감사해야 할 사람은 강고수 자신이라는 것이었다.진도하가 강고수과 남궁 수화에게 단약을 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따라서 강고수가 진도하에게 빚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하지만 무성경을 돌파한 그의 생각은 달랐다.그는 당시 진도하가 보여준 실력으로 그의 부모님 목숨을 위협하는 자들이 공격하기 전에 충분히 먼저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다만 그때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는지 알 수 없을 뿐이다. 그래서 자신과 남궁 수화가 나서서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이다.이런 생각을 하자 갑자기 강고수의 마음속에서 무서운 생각이 떠올랐다.‘진 무성... 설마 그때 나와 남궁 수화가 나설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가만히 있었던 것일까?’그가 고개를 들어 강유진을 바라보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강공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이 순간 진도하에 대한 그의 존경심이 더욱 깊어졌다!그는 의미심장하게 강유
남궁 수화의 아버지 남궁 주원과 선후배들은 이 울부짖는 듯한 외침을 듣고 모두 발걸음을 멈췄다.“아들아, 도대체 왜 그러니?”남궁 주원은 걱정스럽게 물었다.그러나 돌아온 것은 남궁 수화의 고통스러운 외침뿐이었다.이에 남궁 주원과 남궁 수화의 선후배들은 매우 걱정했다.“수화 선배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지 않아?”한 젊은 청년이 걱정스럽게 물었다.그는 남궁 수화가 은둔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모르겠어.”옆에 있던 사람들도 혼란스러워했다.“그래도 들어가야 할까?”누군가 걱정되어 제안했다.남궁 주원은 그 말을 한 사람을 힐끗 쳐다보다가 결국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됐어. 수화는 생각이 깊은 애야. 우리를 들여보내주지 않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야.”남궁 주원은 풍뢰파의 수장답게 한참을 생각한 끝에 결단을 내렸다.그는 한 발짝 물러서서 말했다.“너희들 중 몇 명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가 수화가 나오면 즉시 내게 알려!”그렇게 말한 후 그는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그가 떠난 것은 남궁 수화를 신경 쓰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신이 참지 못하고 강제로 방 문을 열었다가 아들의 중요한 일에 영향을 줄까 봐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아들에 대한 그의 이해에 의하면, 남궁 수화에게 무슨 일이 생겼지만 모든 사람에게 알리기에는 너무 늦었을 것이고, 생명에 위험은 없을 것이다. 만약 위험했다면 조금 전에 자신을 못 들어가게 막지 않았을 것이다.남궁 주원이 떠나려고 할 때 갑자기 한 남자가 외쳤다.“기억났어요. 어떻게 된 건지 기억났어요!”“뭐?”남궁 주원은 발걸음을 멈추고 그 말을 한 사람을 돌아보았다.그 사람은 평소 남궁 수화와 사이가 좋았던 후배 민제훈이었다.민제훈은 남궁 주원의 옆으로 걸어가서 한숨을 쉬고 나서 말했다.“수장님, 저 기억났어요. 오늘 수화 형이 방에 들어가기 전에 진도하가 준 단약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복용해 볼 거라고 했던 게 생각났어요. 제 생각엔 수화 형이 지금
수장님의 분노하는 모습을 본 풍뢰파 사람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그제야 남궁 주원이 입을 열었다.“모두 조용히 있어. 누구도 수화를 방해하지 마.”그는 진도하가 자신의 아들에게 어떤 단약을 먹으라고 했는지는 몰랐지만, 진도하가 아들을 해치지는 않을 거라고 마음속으로 믿었다.게다가 아들이 방금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말을 했으니 이것은 그의 목숨이 확실히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그러자 남궁 주원은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그가 떠나자 문밖에 있던 사람들이 다시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다.“진도하 그 사람은 절대 좋은 의도를 갖고 단약을 준 게 아니야!”“우리 풍뢰파를 질투한 나머지 단약을 핑계 대서 수화를 독살하려는 게 틀림없어! 이런 식으로 우리 풍뢰파의 괴물을 죽이려는 거야!"“그래, 맞아. 그렇지 않다면 왜 아무 이유도 없이 수화에게 단약을 주었겠어?”이 말을 듣자마자 다른 사람이 물었다.“그런데 제훈아, 수화가 그 단약이 어떤 효능이 있다고 말했어?”민제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수화 형은 아무 말도 안 하셨고, 그냥 단약을 살펴보시더니 감탄하면서 삼키시고 저를 내쫓으셨어요.” “그럼 네 말에 따르면 수화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건 진도하가 준 단약과 확실히 관련이 있다는 거네?”누군가가 말했다.민제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글쎄요. 다 추측일 뿐입니다.”이때 어떤 사람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추측할 게 뭐가 있어. 수화가 이렇게 된 건 무조건 진도하가 준 그 단약과 관련이 있어!”“나도 그렇게 생각해. 진도하가 우리 풍뢰파의 괴물을 죽이려고 한 게 틀림없어.”또 다른 누군가가 말했다.곧이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입을 열기 시작했고, 그들은 모두 남궁 수화가 이렇게 된 게 진도하의 단약과 관련이 있다는 데 동의했으며, 동시에 진도하가 남궁 수화를 죽이고 싶어 한다는 데도 동의했다.“닥쳐! 진 무성님을 욕하는 건 용납 못 해!”바로 이 순간, 방 문이 열리면서 남궁 수화가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하지만
흥분한 아버지를 바라보며 남궁 수화는 잠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단약을 삼킨 후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을 느꼈고, 그 고통을 견디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이를 악물고 있었다.고통의 한판 승부에서 살아남은 후, 그는 자신의 단전 안에 무한한 내공이 생겼음을 느꼈다.처음에는 무슨 일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무성경을 돌파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아니나 다를까, 그는 모든 고통을 이겨내고 무성경에 이르렀다.남궁 수화는 의아해하는 아버지의 눈빛을 보며 말했다.“저도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진 무성님이 준 단약에 신비한 힘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아들의 말을 들은 남궁 주원은 생각에 잠겼다.그러다 그는 남궁 수화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들아, 어찌 되었든 네가 무성경에 오른 것은 진도하가 준 단약 덕분이니 남의 은혜를 잊지 말아야 한다.”“네!”남궁 수화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도 무성경에 이르기 전에는 강고수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재능으로 무성경을 돌파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무성경에 발을 들여놓고 나서야... 깨달았다.초종사경과 무성경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고, 그 간극은 극복하기 더욱 어려웠다.이번에 그가 우연으로 무성경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고, 모두 진도하의 단약 덕분에 그렇게 단기간에 무성경을 돌파할 수 있었다.진도하의 단약이 아니었다면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지녔다고 해도 이번 생에 무성경을 돌파할 기회는 없었을 것이다.그래서 아버지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의 마음속에서 진도하는 그의 은인이었다! 그는 이 은혜를 반드시 기억할 것이다!곧바로 남궁 주원은 풍뢰파의 사람들을 둘러보며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지금부터 진도하는 우리 풍뢰파의 은인이니, 누구든 진 선생을 만나면 반드시 존칭을 써야 한다.”수장의 말을 들은 풍뢰파 문도들은 다시 한번 수군거렸다.일부는 이해한다는 표
자양파 노조는 얼굴이 빨개졌고 허 장로도 매우 흥분해 있었다.눈이 마주친 두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돌파한 거예요?”“네, 저는 이제 초종사경이에요.”허 장로가 먼저 대답했고, 그는 곧바로 자양파 노조에게 물었다.“노조는요?”“저는... 저도 지금 이미 무성경을 돌파했어요.”자양파 노조가 설레는 마음을 억누르며 대답했다.“무성경이에요? 진짜로 무성경이에요?”노조의 말에 허 장로는 자기 일보다 더 기뻐했다.자양파 노조의 몸은 이미 많이 상한 상태였고 그래서 살날도 얼마 남지 않아 전성시기의 능력을 회복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지금은 무성의 경지를 돌파해 수명도 많이 늘었으니 허 장로가 노조보다 더 기뻐하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자양파 노조도 매우 기쁜 얼굴로 입을 열었다.“맞아요. 진 수장이 우리에게 준 단약은 정말 신통해요. 그것은 제 몸 구석에 있는 깊은 상처까지 치료해 줬을 뿐만 아니라 무성경까지 돌파하게 했어요.”노조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허 장로도 감격에 겨운 얼굴로 말을 이었다.“진 수장은 정말 하늘이 자양파에 주신 은인임이 틀림없어요. 경지가 높을 뿐만 아니라 제련한 단약도 정말 값지고 귀한 것 같아요.”그 말에 자양파 노조도 고개를 끄덕였다.노조의 마음속에 진도하는 진작부터 자양파의 수장이자 은인이었다. 만약... 진도하가 아니었다면 노조는 이미 수명이 깎이고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몸 제일 안쪽의 깊은 상처까지 치료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명도 늘어났고 경지도 올라갔다.이 순간, 자양파 노조는 여느때보다 활기가 넘쳐보였다.그는 허 장로를 보며 말했다.“최근 파벌 내부 일 때문에 허 장로가 고생이 많네요. 계속 잘 부탁할게요. 저는 조금만 더 폐관 수련하면서 저의 경지를 공고히 해야 할 것 같아요.”“네, 걱정하지 마시고 폐관 수련하십시오.”허 장로는 고개를 끄덕였고 다시 폐관실로 향하는 노조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봤다....다음날 기주의 모든 사람이 기주에 무성경을 돌
그 말에 서정식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저보고 연단로를 열라고요?”“안 그러면요?”진도하는 웃는 건지 아닌지 모를 표정으로 서정식을 바라봤다.그동안 서정식이 밤낮 가리지 않고 연단로 앞에서 단약 제련에만 매달려 있었던 것을 진도하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단로의 약초 하나하나 모두 서정식이 직접 넣은 것이다. 그리고 진도하는... 사실 도움을 준 게 별로 없었고 그저 가끔 서정식에게 조언하거나 그의 질문에 대답만 했다.따라서 연단로는 서정식이 여는 것이 제일 적합했다.서정식은 조심스럽게 진도하를 바라보며 물었다.“진 신의, 정말 제가 연단로를 열어도 될까요? 이번에... 어쩌면 이상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요.”“하지만... 아직 안 나왔잖아요?”진도하가 웃으며 말했다.“그렇긴 하지만...” 서정식도 진도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그는 아직도 납득이 되지 않는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진 신의, 저는 단약을 만들 때 이미 연단로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맴도는 것을 느꼈어요. 왜 연단로를 열 때가 다 됐는데도 이상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요?”진도하는 웃으며 말했다.“이상 현상이 꼭 연단로를 열기 전에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그럼 또 언제 나올까요?” 서정식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예를 들면, 연단로를 여는 순간 그게 아니면 연단로에서 단약을 꺼내는 순간... 그것도 아니면 단약을 삼키는 순간에 나타날 수도 있어요. 한 마디로 하늘에서 단약의 거스르는 힘을 느끼면 분명 이상 현상이 나타나지만, 그게 언제인지는 아무도 몰라요.”서정식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겠어요.”“그럼요.”“그럼 이제 연단로를 열게요?”서정식이 재차 진도하에게 확인했다.그는 진도하가 자신더러 연단로를 열라고 한 것에 아직도 확신이 없었다. 이상 현상이 나타나든 아니든 이 단약은 너무 귀중해 유일무이한 존재가 될 것이다. 세상 누구도 999가지 약초로 단약을 만들지 않을 것이며 만들
우르릉 쾅쾅!수많은 번개가 한데 모이더니 한 줄기의 거대한 번개가 되었다.번개는 마치 한 마리의 용처럼 온 하늘을 누비고 있었고 좀처럼 아래로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마치 천지의 정기를 흡수하고 있는 것 같았다.게다가 이 번개는 계속 몸집을 키우고 있었고 하늘을 누비고 있는 번개가 뿜어내는 빛과 에너지는 점점 더 공포스러워지고 있었다.잠시 후 기주 하늘의 절반이 그 번개에 의해 밝게 빛났다.기주의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하늘에서 번쩍이는 번개를 보며 한마디 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하늘에서 어떻게 이렇게 무시무시한 번개가 칠 수 있죠?”그러나 아무도 그 답은 모른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는 사람이 전혀 없다.번개는 점점 더 기운을 모으더니 곧바로 기주 전체를 밝게 비췄다.이것은 더더욱 많은 사람들의 주의를 불러일으켰다. 잘난 척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인파 속에서 나와 주위 사람에게 번개가 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설명하든 모두 논리에 맞지 않았고 불합리해 보였다.바로 그때 서정식보다 한 수 아래인 단약 제련사가 큰소리로 외쳤다. “제가 잘못 짚지 않았다면 이건 분명 이상 현상이 틀림없습니다.”그의 말에 주위 많은 단약 제련사도 고개를 끄덕였다.곧 점점 더 많은 단약 제련사들이 하늘에서 번개가 치는 것은 이상 현상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누군가가 단약을 제련하면서 생긴 것이다.“그게 과연 누구일까?”연단사들은 서로 수소문해서 알아보려 했지만 아는 사람이 없어 아무런 정보도 알아내지 못했다.이때 누군가가 한마디 했다. “누가 단약을 제련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이상 현상이 나타난 범위로부터 찾으면 금방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맞아요. 바로 이 방법으로 찾읍시다.”곧바로 한 무리의 단약 제련사들이 기주의 거리를 누비며 이상 현상이 나타난 곳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번개의 가장 중심인 곳에서 단약 제련사의 구체적인 위치를 추정할 수 있었다. 이렇게 불과 10
서정식은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서정식은 예전부터 만인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존재로 단약을 제련하는 유명한 신의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서 그를 둘러볼 때도 그는 그 누구보다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서정식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계속 연단로를 열었다.우르릉 쾅쾅!하늘에 큰 번개가 치고 우레가 울더니 기주 전체 하늘을 다시 한번 밝게 비췄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었고 눈 깜짝할 새에 주위에는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모였다. 서정식은 계속 연단로를 보고 있었고 연단로가 완전히 열리자 하늘에서는 큰 번개가 내리쳤다.우르릉 쾅쾅!큰 번개가 공중에서 빠른 속도로 내려왔다. 그것은 마치 한 마리의 큰 용이 구슬을 삼키고 있는 것 같았다. 우르릉 쾅쾅!번개와 가마는 격렬히 부딪쳤고 번쩍이던 번개는 한 마리의 용처럼 연단로 주위를 끊임없이 빙빙 돌았다.한 바퀴, 두 바퀴...우르릉 쾅쾅!연단로는 더 이상 큰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산산이 부서져 가루가 되었다.강력한 기운이 다시 한번 연단로를 폭발시켰다.주위를 둘러보는 사람들은 급히 뒤로 물러났지만 너무 강력한 기운에 몇몇 사람들은 그 파급력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날아가 넘어졌다. 서정식도 상황이 좋지는 않았다. 그는 이 연단로와 가장 가까이 있었기에 영향을 제일 많이 받았다. 다행히 뒤에 있던 진도하가 서정식의 주위를 영기로 둘러싸 보호하고 있어 무사할 수 있었다. 상황이 안정된 후 그는 손으로 가슴을 두 번 치더니 진도하를 보며 말했다. “진 신의, 고마워요. 신의가 아니었으면... 지금쯤 이 목숨은 붙어 있지 않았을 거예요.”진도하는 대수롭지 않은 듯 고개를 저었다. 서정식에게 연단로를 열라고 할 때부터 그는 이미 모든 가능성을 예상하고 또 그에 대응해 준비하고 있었다. 잠시후 진도하는 서정식더러 뒤로 돌아보라고 눈짓했다. 서정식은 무슨 상황인지 잘 몰라 고개를 갸웃하며 몸을 돌리는 순간 깜짝 놀랐다. “이것은...”단약이 공
“선우 씨가요? 내 이름을 걸고 말이에요?”진도하는 주선우를 흘겨보았다.주선우가 두 눈을 반짝이며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니 이 일에 꽤나 열을 올리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맞아요. 형님은 형님 할 일을 계속하면 되고 상고성의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주선우가 말했다.“어쨌든 이곳은 항상 형님이 말하는 대로 될 거예요.”진도하는 그 말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무엇보다도 그는 문득 자신의 조상, 진씨 가문의 창시자를 떠올렸다.스승님이 말하길 진씨 가문의 창시자는 원래 세계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문파를 세웠고 그들이 이 세계에 도착했을 때 머무를 곳과 수련 자원을 마련해 놓았다고 했다.지금 비록 자신이 조상처럼 높은 경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이 작은 상고성에서라면 문파를 세우고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그러면 이주안, 현지수, 강고수 같은 사람들이 이 세계로 오게 될 경우 바로 상고성으로 올 수 있을 것이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일은 조금 더 생각해보도록 하죠.”그러자 주선우는 안절부절못한 듯 서둘러 말했다.“형님, 생각할 것도 없어요! 지금 형님의 대부경 5단계 실력으로 문파를 세우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더구나 이미 대부경 7단계 두 명을 넘어섰잖아요!”“하지만 수련 자원과 공법은 어디서 구할 수 있죠?”진도하가 물었다.문파를 세운다고 해도 중요한 건 공법과 자원이다. 이런 것들이 없다면 문파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그러자 주선우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그건 다 준비돼 있잖아요.”그러고는 고문파의 대문을 향해 입술을 쓱 내밀었다.진도하는 그제야 주선우의 뜻을 알아차렸다.그는 고문파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침 단전이 파괴된 고문파 사람들은 자신들의 짐을 챙겨 들고 차례차례 걸어나오고 있었다.주선우는 그들을 향해 외쳤다.“짐만 챙겨 나가. 공법과 자원은 모두 두고 가야 해. 알았어? 만약 몰래 가지고 나가는 걸 나한테 들키면 그땐
그 말을 들은 열몇 명의 수련자들은 더욱 두려워졌다.이때 문 밖에서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수련자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같은 문파의 동료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가득했다.“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일흔 명이 넘는 동료들이 입가에 피를 흘리고 창백한 얼굴로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너희 단전이 파괴된 거야?”금세 누군가가 상황을 깨닫고는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하지만 그 수련자들은 아무 말 없이 진도하와 은소혜를 비켜 지나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이 광경을 목격한 나머지 수련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비록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들은 동료들의 단전이 파괴된 것이 바로 진도하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진도하는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10!”“9!”“8!”세 개의 숫자가 떨어지자마자 그중 한 명이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가격했다.첫 번째로 나선 사람이 나오자 두 번째, 세 번째로 자진해서 단전을 파괴하는 이들이 연달아 나왔다.결국 열몇 명 모두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그제야 진도하는 만족한 듯 몸을 돌려 문을 나섰고 은소혜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독고 청의와 주선우가 기다리고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독고 청의가 물었다.“다 해결된 거죠?”“네, 해결됐어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주선우가 물었다.“그럼 저들을 그냥 이렇게 놔둬도 되는 거예요?”진도하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냥 두죠.”비록 그들이 고천혁과 함께 악행을 저질렀지만 이제 그들은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굳이 끝까지 몰아붙일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때로는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때도 있으니까.주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흥분한 듯 진도하에게 말했다.“형님! 고천혁도 죽고 고문파도 거의 전멸했으니 이제 상고성에는 더 이상 문파가 없어졌어요.”“네?”진
그 한 마디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크게 울려 퍼졌다.은소혜는 귀를 문지르며 속으로 생각했다.‘도하의 실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구나.’문 앞에 있던 독고 청의와 주선우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도 본능적으로 귀를 막았다.진도하의 목소리는 고문파의 본거지에 울려 퍼졌고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들었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1분도 지나지 않아 십여 명의 수련자들이 장검을 들고 진도하 앞에 분노에 찬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그들 중 선두에 선 마흔 즈음의 중년 남자가 화난 표정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우리 고문파 앞에서 감히 고함을 치다니, 너 죽고 싶어?”그러자 진도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고천혁은 이미 죽었어. 너희도 단전을 스스로 파괴하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그 중년 남자는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희 둘 미쳤어? 여기가 어딘 줄이나 알아? 감히 여기서 그런 허튼 소리를 하다니,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에 그는 고천혁이 죽었다는 사실도, 다른 수련자들이 이미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그는 진도하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바로 칼을 뽑을 듯한 기세였다.진도하는 화를 내지 않았고 그저 웃으며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너희 고문파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 있어?”그와 동시에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넓혀 주변을 탐지했다.중년 남자는 대답 대신 화를 내며 소리쳤다.“어서 나가! 안 그러면 우리 세 개 주성의 수장님이 돌아오시면 넌 반드시 죽을 거야!”그는 진도하와 은소혜가 풍기는 강력한 기운을 느끼고 자신이 그들을 상대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그러나 평소 상고성에서 악명을 떨치며 권력을 휘두르던 그는 이들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세 개 주성의 수장을 언급하며 그들을 위협하고 쫓아내려고 했다.이때 은소혜가 칼을 들고 중년 남자 옆으로 성큼 다가가며 말했다.“네가 말하는 ‘세 개 주성의 수장’이 고
그때 백발의 노인이 말했다.“길을 안내해드릴까요?”“좋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고천혁을 제거한 이상 고문파의 나머지 사람들도 빨리 처리해야 했다. 그들을 놓쳐서 도망가게 한다면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말했다.“어르신, 젊은 분 한 분만 보내주세요. 어르신께서 굳이 함께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백발의 노인은 진도하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철수야, 네가 발도 빠르고 민첩하니 진 대사님을 안내해드려라.”“알겠습니다!”철수는 사람들 속에서 뛰어나와 신나게 말했다.“진 대사님, 저를 따라오시죠!”“가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철수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철수 씨는 방향만 알려주면 돼요.”“알겠습니다!”철수는 곧장 대답했다.“이 길 끝까지 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됩니다!”철수가 방향을 알려주자 진도하는 환허보를 발휘해 고문파 본거지로 빠르게 향했다. 가는 동안 철수는 입을 틀어막고 있었고 언제든지 토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은소혜와 독고 청의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진도하의 눈에 들어왔다.그들도 진도하를 보자마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우린 이미 단전을 끊었는데 왜 또 우리를 죽이려는 거야?”그들은 진도하를 두려워하며 물었다.그러자 진도하는 냉담하게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나는 약속은 꼭 지켜.”“그런데 왜...”그들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진도하는 대답하지 않고 철수에게 다시 방향을 물었다. 철수가 또 다른 방향을 가리키자 진도하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단전이 파괴된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사라지자 그제야 긴장을 풀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만 남아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상고성에서 위세를 떨치던 수련자들이 이제는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감
그 수련자는 눈빛이 흔들리며 혼란스러워졌다.진도하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설마 나를 직접 나서게 만들 생각이야?”고문파의 수련자들이 자진하여 단전을 끊고 있을 때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모두 풀어놓았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거짓으로 단전을 끊는 척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지금 진도하 앞에 있는 이 수련자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자신의 단전을 때리는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는 기운을 모으지 않았고 피를 뱉는 척까지 했다. 그의 단전은 멀쩡했다.그 수련자는 복잡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더니 침을 몇 번 삼키며 눈을 감았다. 이어서 그는 제대로 자신의 단전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번엔 진짜로 선홍빛의 피가 튀어나왔다.그제야 진도하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꺼져!”그 수련자는 단전이 파괴된 고통을 억지로 참고 비틀거리면서 자리를 떠났다.곧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단전을 스스로 끊고 떠났다. 그제야 진도하는 용음검을 거두었다.그는 뒤돌아 은소혜와 그녀 뒤에 있는 수련자들을 보며 물었다.“우리는 사상자가 있어?”“사상자는 없지만 부상자는 몇 명 있어.”은소혜가 대답했다.조금 전 그들이 고문파의 수련자들과 싸울 때 은소혜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고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바로 달려갔기 때문에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고 몇 명의 부상자만 나왔을 뿐이었다.“그래도 부상 당한 사람들은 이미 치료를 받았어. 지금 다들 몸 상태가 좀 허약할 뿐이지 큰 문제는 없어.”은소혜가 덧붙였다.그러자 진도하는 안도하며 품에서 약병을 꺼냈다.“이 약들은 내가 직접 만든 거예요. 수련에 큰 도움이 될 테니 모두 한 알씩 가져가요.”이들은 진도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를 도왔기에 진도하는 그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수련자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이 약을 내놓은 것이었다.진도하는 약병을 가장 가까이 있던 수련자에게 건네주었고 그 수련자는 약을 하나 꺼낸 다음 옆 사람에게 다시 약병을 넘겼다.바로 그
진도하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한번 용음검을 뽑아들고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검 끝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살기가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압도했고 이에 모두가 침묵 속에 휩싸였다.‘어떻게 해야 하지?’아무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그들이 망설이는 사이 은소혜와 독고 청의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이 모두 다가와 고문파 수련자들을 포위했다.그들의 숫자는 고문파보다 적었지만 그들의 전의와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그들은 무기를 움켜쥔 채로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응시했으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들의 의도는 명확했다. 시간이 다 되면 진도하와 함께 일제히 달려들겠다는 것이다.“남은 시간은 50초.”진도하의 냉혹한 목소리가 울렸다.고문파의 수련자들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진도하의 검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죽고 싶지도 않았다.“내가 단전을 끊으면 정말로 날 살려줄 거야?”갑자기 누군가가 물었다.진도하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대부경 1단계의 수련자였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스스로 단전을 끊는 자는 살려 보낼 거야.”“그 말 꼭 지켜.”그 남자는 그렇게 말한 뒤 손에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향해 내리쳤다.퍽.남자는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단전의 파괴로 인한 고통을 억지로 참아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난 가도 되는 거지?”“가.”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로 단전을 끊은 자는 몸을 돌려 휘청거리며 멀리 걸어갔다. 10미터쯤 걸어간 뒤 누구도 그를 쫓지 않자 그는 단전을 움켜쥐고 빠르게 거리 끝으로 도망쳤다.이 광경을 본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정말로 그 남자를 놓아주었다는 사실에 더욱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다시 한번 말했다.“남은 시간은 이제 30초.”이 말을 듣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당황했다.퍽.또 한 명의 수련자가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내리쳤다.“푸우...”그는 피를 뱉어내고 몸을 돌려 떠나갔다.진도하는
진도하의 영적 기운이 섞인 외침은 천지를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은소혜와 다른 일행들, 그리고 고문파의 수련자들까지도 순간 멈칫하며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가 어깨에 메고 있는 고천혁을 보자 은소혜 일행은 놀라움과 기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진도하가 또다시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를 처치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진도하는 대부경 7단계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보였다.반면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당황스러워했다.“우리 문주님이 죽었어?”“어떻게 문주님이 저놈을 이기지 못할 수 있어?”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고천혁이 다른 수련자들과 겨루는 모습을 여러 번 봐왔고 고천혁이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 앞에서조차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목격했었기 때문이다.상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고천혁이 옥판을 꺼내 들면 그 즉시 상대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고천혁이 실패했다니.그들은 마음이 혼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더 싸워야 할지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고천혁의 시체를 땅에 던지고 고문파 수련자들을 향해 냉정하게 말했다.“고문파의 수련자들, 잘 들어라! 고천혁은 죽었어! 너희가 자진해서 단전을 끊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를 맞이할 건 죽음뿐이니까 각오해!”진도하의 말이 떨어지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침묵에 잠겼다.그들의 얼굴에는 망설임이 드러났다. 단전을 자진해서 끊어야 할지, 아니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지 갈등에 빠진 것이다.그때 누군가 외쳤다.“우리를 속이려 해도 소용없어! 단전을 끊으면 결국 죽을 운명 아니야?”진도하는 그 말을 한 이를 바라보았다.“음? 대부경 4단계군.”그 대부경 4단계의 남자는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을 향해 돌아서더니 외쳤다.“모두 속지 마요! 죽을 각오로 싸우면 어쩌면 살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몰라요! 단전을 끊는다는 건 우리 목숨을 칼 위에 올려놓는 거나 다름없어요. 저놈들이 우리를 살려줄지 죽일지는
쿵.거대한 굉음이 울렸지만 이번에는 피가 튀지 않았다.고천혁은 순간 멍해졌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진도하 몸에 또 무슨 비장의 무기가 있단 말이야?’그는 재빨리 진도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그 순간 진도하가 크게 외쳤다.“아아아!”이 외침은 매우 고통스럽게 들렸고 천지를 뒤흔들 듯했다. 고천혁은 그 외침에 영혼마저 뽑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다음 순간 한 줄기 빛이 진도하의 어깨뼈에서 튀어나왔다.퍽.그 빛줄기는 바로 고천혁의 가슴 앞에 닿았다.크게 놀란 고천혁은 생각했다.‘이건 또 뭐야?’그는 서둘러 옥판을 조종해 방어하려 했다.그리고 그제야 공격해 온 것이 뼈 한 조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곧바로 그 뼈 조각이 옥판과 충돌했다.쾅.두 물체가 부딪히며 엄청난 에너지가 폭발했다.끼익.옥판은 깨졌고 수많은 조각으로 부서져 주변으로 흩어졌다.“젠장!”고천혁은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옥판을 소유한 이후 그는 거의 무적이었는데 귀일경 이하에서는 그와 맞설 자가 없었다.옥판 덕분에 그는 상고성과 다른 두 주성의 문파를 멸망시키고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비장의 무기가 산산조각이 났다니?고천혁은 얼어붙은 채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의 어두운 눈빛 속에 갑작스럽게 빛이 스쳤다.‘뭐지?’뼈 조각은 옥판을 부순 후 고천혁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였다.“오지 마!”고천혁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는 급히 몸을 뒤로 뺐지만 그의 속도는 뼈의 속도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쉭.뼈 조각은 고천혁의 호신 영기에 부딪혔다.쾅.고천혁의 호신 영기는 산산조각이 났다.“뭐야?”고천혁의 눈이 커졌다.뼈 조각은 여전히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고천혁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고천혁은 움직임을 멈췄고 얼굴에 당혹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가슴에는 축구공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그는 그 자세를 유지한 채 3초간 서 있다가 결국 땅
고천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옥판을 던졌다.옥판은 빠르게 회전하며 진도하와 고천혁 사이에 자리 잡았다.하지만 진도하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가 있으니 이 목걸이는 귀일경의 전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그러니 옥판의 힘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것이 진도하가 가진 자신감이었다.진도하는 마음을 굳혔다. 만약 옥판의 공격을 막지 못한다면 바로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를 꺼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 순간 옥판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슝.옥판에서 수많은 빛줄기가 쏟아져 나왔고 곧이어 검기와 영기가 진도하를 완전히 뒤덮었다.진도하는 반응할 틈도 없이 공격을 당했다.따다다다.그 빛줄기들이 빗방울처럼 진도하의 몸을 강타했고 그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고천혁은 잔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옥판은 여전히 회전 중이었고 진도하의 호신 영기는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의 몸에는 상처가 끊임없이 늘어났다.진도하는 저항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상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죽음의 기운이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진도하는 자신의 수명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느꼈다. 피가 다 흘러나가기도 전에 그의 수명은 모두 사라질 듯했다.“아아아!”진도하는 크게 소리치며 억지로 체내의 영기를 끌어모았다.다시 한번 호신 영기를 형성했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민했다.그러나 죽음의 기운에 압도당해 비취색 목걸이조차 꺼낼 수 없었다.이것이 옥판의 무서움인가? 고천혁이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건가?수많은 수련자들이 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 순간 호신 영기는 다시 산산조각이 났다.끝없이 쏟아지는 빛줄기들이 진도하를 향해 끊임없이 날아왔다.푹. 푹. 푹.진도하의 몸은 점점 더 많은 상처로 가득 찼고 그의 영기도 계속 소모되었다.결국 진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