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어느 정도 날아오른 뒤 그 자리에 멈췄다.그리고 높은곳에서 부터 아래로 진도하를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방천후의 동작은 서유기에 나오는 여래신장을 방불케 했고 다만 그가 사용한것은 발이였을 뿐이다.진도하는 고개를 들어 한번 쳐다보고 실망하여 코를 쓱쓱 문지르며 방천후를 향해 한 손을 뻗었다.방천후의 발길은 진도하의 털끝에도 닿지 못하고 몸은 선이 끊어져 버린 연처럼 방향을 잃고 뒤로 날아가 풍덩 소리와 함께 호수에 빠져버렸다.호수면에서 기포가 일더니 이내 방천후의 머리가 호수면을 뚫고 나왔다.그 모습을 본 진도하는 높이 뛰어올라 호수면을 두 걸음 밟고 세 번째 걸음에 방천후의 머리를 밟고 섰다.방천후의 머리는 진도하의 발길에 의해 다시 호수속으로 밀려 들어갔다. 그리고 그가 다시 머리를 내밀자 진도하는 다시 밟아서 물속으로 밀어 넣었다.이렇게 여러 번을 반복하고 나서야 진도하는 흥미를 잃고 호수면에 서서 다시 머리를 내미는 방천후를 바라보았다.방천후는 손으로 헝클어진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고 숨을 헐떡거리며 진도하를 향해 목이 찢어질 듯이 소리쳤다.“지상에 올라가면 죽여버릴 거야!”진도하는 마치 듣지 못한 것처럼 자기 할 말만 했다.“초무성경이 얼마나 대단한 줄 알았더니 무성경이랑 별반 차이가 없네... 당신은 여전히 내가 아무렇게나 뻗은 일격도 막아내지 못하다니. 어휴...”진도하의 얼굴에는 실망의 기색이 역력했다. 그리고 그 표정은 방천후의 가슴에 대못처럼 박혔다.“으아악!”방천후는 하늘을 향해 큰소리로 부르짖으며 바로 물에서 튕겨 나왔고 물보라가 10미터 높이까지 튀어 올랐다.방천후는 공중에 떠서 몇 개의 단약을 또 입에 쑤셔 넣고 분노하며 소리쳤다.“오늘, 이 어르신이 몸에 후유증이 남는 한이 있더라도 네놈을 이 자리에 묻어주마!”말을 마친 순간 방천후의 손에 갑자기 무기 하나가 나타났다.진도하는 궁금하여 몇 번 쳐다보았고 그 무기는 기다란 창이었다. 그가 몇 번 더 본 이유는 이 창의 날이 청동 재질로 만들어졌기
방천후는 서슬 퍼런 눈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이게 내 마지막 공격 기회라고? 허허...”그는 거대한 물기둥 위에 서서 미친 듯이 웃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이 또한 네놈이 이 세상에서 살아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일 분이 될 거다. 이 신선한 공기를 실컷 들이마셔라, 앞으로 다시는 못 마시게 될 테니.”방천후는 손에 청동으로 만들어진 창을 잡고 이 거대한 물기둥을 조종했다.물기둥은 점점 더 거대해지고 호수의 수위는 아주 많이 내려갔다.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은 자칫 휘말릴세라 점점 더 뒤로 물러났다.방천후는 그 광경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자네들은 달아날 필요 없다네. 나의 물 조종 능력은 이미 최고의 경지에 이르러 절대 자네들을 조금이라도 다치게 하지 않을 거란 말일세.”방천후의 말을 듣고 그들은 그제야 뒷걸음질을 멈췄다.진도하는 제자리에 아무런 미동도 없이 서서 오로지 방천후의 손에 들려있는 청동으로 만들어진 창만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이 창의 신통력은 그야말로 그의 구미를 당겼다.다만 이 창이 물을 다룰 수 있는 능력 말고 또 무슨 능력이 있을지 궁금했다.생각을 마친 진도하는 무심코 방천후를 흘끗 쳐다보며 말했다.“늦장 좀 그만 부리고 빨리 공격해 봐!”진도하의 다그치는 말에 방천후는 싸늘하게 말했다.“죽고 싶어 안달이 났구나. 그렇게 죽기를 원한다면 내 네놈 소원을 이뤄주마!”말을 마친 그는 손에 들린 창을 휘두르며 진도하를 향해 찔렀고 창의 공격과 함께 수많은 작은 물기둥도 진도하를 향해 날아갔다.공격이 거의 먹혀들어 가려고 하는 순간 진도하의 모습이 감쪽같이 사라졌다.그리고 그의 모습은 방천후와 십 미터 떨어진 곳에 나타났다.방천후는 놀란 기색 없이 그저 냉담하게 말했다.“네놈이 내 손바닥 안을 벗어 날듯싶으냐?”진도하는 말이 없었다. 그는 더 이상 방천후와 말씨름하기 귀찮았고 오직 청동으로 만들어진 창이 소유하고 있을 능력이 보고 싶을 뿐이다.하지만 이때 진도하는 갑자기 강력한 흡입력을 느꼈고 마
방천후가 손에 들려있는 창을 바닥에 내리꽂았다.콰르르.거대한 물기둥은 위에서부터 꿈틀대기 시작하더니 아래로 쏟아져 내려 진도하를 그 속에 가두었다.“하하...! 이제 네놈은 의심할 여지 없이 죽겠지!”방천후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물기둥 속에 있는 진도하를 지켜보았다.진도하는 여전히 물기둥을 받들고 있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그의 온몸은 물기둥에 둘러싸여 있었고 수많은 흡입력이 그의 몸을 끌어당겨 그를 꼼짝할 수 없게 만들었다.“진도하가 과연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설마 진짜로 죽는 건 아니겠죠?”모든 사람이 숨을 죽이고 이 광경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강유진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눈도 깜빡하지 않았다.방천후는 이 광경을 보고 통쾌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그만들 보게. 내 물기둥 속에 갇히면 무조건 죽는단 말이야. 아무리 초무성경이라 해도 말이지!”방천후의 이 말은 마치 진도하의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다.이는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속에 아쉬움이 피어오르게 했다.강유진은 믿을 수 없어서 소리쳤다.“아니야! 도하 씨는 죽지 않을 거야!”그녀는 여전히 물기둥 속에 있는 진도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하지만 물기둥 속에 있는 진도하는 밖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무슨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했고 그저 이 거대한 물기둥을 흥미롭게 탐색하며 도대체 무슨 힘으로 만들어졌는지 연구하고 있었다. 보통 기운 일까? 아니면 신령스러운 기운일까?그리고 어떻게 이런 강력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을까?진도하가 한창 이 물기둥을 연구하고 있을 때 물기둥이 갑자기 변화를 일으켰다.이 거대한 물기둥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아니 꿈틀거리는 게 아니라 스펀지의 물을 짜내는 그런 느낌이었다.거대한 압력이 진도하의 몸으로 전달됐다.방천후는 싸늘하게 물기둥 속의 진도하를 바라보며 목이 찢어질 듯이 소리쳤다.“죽어라!”구경 중이던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고 진도하가 죽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물의 힘은 그야말로 엄청났다.그들은 진도하가 커
강유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물기둥을 향해 용감하게 달려갔다.지금 그녀의 머릿속은 텅텅 비어서 자기의 안위 따위는 지워버린 지 오래다. 임주란은 그 모습을 보고 황급히 옆에 있는 강고수를 향해 소리쳤다.“너 빨리 가서 유진이를 데려와!”강유진은 강씨 가문에 지극히 중요한 존재로서 절대 그녀를 다치게 해서는 안된다.강고수는 임주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모습을 움직였다.하지만 여전히 한발 늦은 듯하다.강유진은 이미 거대한 물기둥의 주위에 다다랐고 한 발 더 내딛자 물기둥의 강력한 흡입력에 의해 빨려들고 있었다.그녀의 몸은 거대한 물기둥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모든 사람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이 사람은 누구지? 목숨을 버릴 생각인가?”강고수는 제자리에 멍하니 서서 괴로워하며 고개를 숙였다.임주란은 이 광경을 보고 숨이 넘어갈 뻔 했다. 그녀는 화가나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강유진은 몸이 말을 듣지 않았지만 여전히 의식은 또렷했다.그녀는 물기둥 속의 진도하를 보며 점점 가까워지자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도하 씨, 제가 왔어요...!”진도하는 아직도 이 거대한 물기둥의 원리에 대해 연구 중이었지만 강유진의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아니면 강유진을 감지 했는지 문득 고개를 돌렸고 마침 강유진의 몸이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것을 보았다.그는 서둘러 체내의 신령스러운 기운을 운용하여 손을 뻗어 강유진을 잡았다.모든 사람은 다시 한번 놀라서 소리쳤다.그들은 강유진의 두려움 없이 용감하게 달려드는 모습에 놀람과 동시에 진도하가 부러웠다.한 여자가 글쎄 그를 위해서 자신의 목숨도 마다하다니.방천후는 이 모습을 보고 입꼬리에 잔인한 미소가 걸려있었다.“허허. 둘이 사이좋게 죽어!”바로 이때 거대한 물기둥은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다.마치 얼어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거대한 물기둥은 한치의 미동도 없었고 호숫물도 더 이상 솟구치지 않았다.모든 사람이 의아해 있을 때콸콸! 소리와 함께 진도하는 강유진을 품에 안고 물기둥 속에서 걸어 나왔다.조
바로 그녀가 머리를 들어 올리는 순간 구경꾼들이 모두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겄을 알았다.많고 많은 어려운 상황을 겪어 본 강유진이였지만, 이 순간 만큼은 감당하기 어려운 듯 얼굴부터 목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진도하는 이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그는 방천후의 옆으로 뛰어 날아가 말했다.“내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공격할 기회를 준다고 했었지. 됐어, 이제 아무런 기회가 없을거야.”비록 방천후는 진도하가 자신의 기술을 깨트린 사실에 놀라긴 했지만 여전히 노발대발하며 말했다.“또 무슨 재주가 있다면 다 부려봐! 말만 하지 말고! 무성경을 뛰어넘은 내가 자네를 무서워할 것 같아?”진도하는 아리송한 얼굴로 방천후를 보며 말했다.“당신은 그저 무성경을 뛰어넘은 척하고 있을 뿐이야.”방천후는 진도하가 알아챌 줄은 생각지도 못했고 잠시 멈칫했다.자신이 삼킨 그 단약은 확실히 무성경을 뛰어넘게 했지만, 단지 하루만 그 상태에 머물러 있게 할 뿐이었다.진도하의 말은 사실이다. 자신은 그저 무성경을 뛰어넘은 척을 하고 있었다.하지만 그는 싸늘하게 말했다.“척이면 뭐 어때? 네놈을 죽이기엔 충분해!”진도하는 방천후의 말을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웃었다.“아쉽지만 이제 마지막 공격 기회를 써버렸네?”말을 하던 진도하가 갑자기 말머리를 돌렸다.“지금부터는 내가 공격할 차례야!”말을 마침과 동시에 진도하의 모습이 벌써 움직이기 시작했다.순간 그는 방천후 앞에 나타나 한 주먹으로 방천후의 얼굴을 타격했다.방천후는 몹시 놀라 피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이 주먹은 묵직하게 방천후의 얼굴에 꽂혔고 그의 몸은 뒤로 날아가며 곤두박질쳤다.진도하는 인정사정없이 즉시 앞으로 가 한 손으로 방천후의 팔을 잡아 방천후를 바닥에서 끄집어 들어 올려 또 한 발 걷어차 그를 날려 보냈다.방천후는 어리벙벙해졌다.진도하... 갑자기 왜 이렇게 강해졌지?그가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공중에서 몸을 바로 잡으려 할 때 진도하의 주먹이 또 한 번 내리꽂혔다.방천후의 몸
“나를 죽인 다면서? 허허... 더 날뛰어 보시지?”진도하가 서늘하게 입을 열었다.방천후는 말이 없고 여전히 발버둥 치고 있을 뿐이다.그는 자신이 벗어나지 못한다면 기필코 죽음을 맞이할 거라는 걸 알았다.진도하는 방천후의 말투를 흉내 내며 말했다.“발버둥 치지 마. 오늘 반드시 죽을 거니까!”방천후가 입을 벌리려는 순간 진도하는 콱 내리 짓밟았다.푸!한 모금의 선혈이 방천후의 입에서 뿜어져 나왔고 그의 몸은 경련을 일으켰다.그는 온몸의 고통을 억지로 참으며 진도하를 향해 소리 질렀다.“한 번만 더 건드려봐! 평생 후회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진도하는 눈살을 찌푸렸다. 방천후가 감히 아직도 자신을 협박할 줄이야. 그의 마음속의 살기는 극치에 달했다.그가 방천후를 제거하려던 찰나 방천후가 목이 찢어질세라 소리쳤다.“유문성, 일이 이 지경이 됐는데 아직도 나서지 않는단 말인가?”진도하는 동작을 멈추고 방천후가 뭐라고 지껄이는지 듣고 있었다.방천후는 다시 한번 소리쳤다.“유문성, 내가 죽으면 자네 유씨 가문은 무사할 거라 생각하는가?”진도하의 미간 주름이 더욱더 깊어졌다.그는 자연스럽게 유씨 가문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고 유문성은 마치 아무 소리도 못 들은 것처럼 의자에 앉아서 눈을 감고 정신 수양을 하고 있었다.진도하는 유문성도 무성일지, 방천후는 유문성이 나서서 자기를 도와주길 바라는 건지 추측하고 있었다.그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유문성이 천천히 눈을 떴다.그리고 뒤에 있는 사람에게 뭐라고 말했는지 그 사람은 여러 사람을 이끌고 총망히 뛰쳐나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이 다시 돌아왔고 뒤에는 검은 천으로 머리를 가려버린 사람이 두 명 늘어나 있었다.진도하의 두 눈이 번뜩거리더니 살기는 하늘을 찌를 것 같았다.비록 그 두 사람의 머리를 검은 천으로 가려놨지만, 그는 한눈에 그 두 사람이 자기 양부모라는 것을 알았다.그는 자기 양부모가 유씨 가문에 잡혀갈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호천, 일을 대체 어떻게 한 거야?”
그리고 모든 사람이 이 사실을 알았다. 그들은 경멸하며 유씨 가문을 인정사정없이 깎아내렸다.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요? 어떻게 진 고수의 부모님을 납치한단 말이에요!”“그러니까요. 정말 비겁한 인간들이네요! 이기지 못하니까 가족으로 위협하다니! 정말 구역질이 다 나네요.”삽시간에 유씨 가문의 명성은 바닥으로 떨어졌다.유문성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이것은 방천후와 그가 사전에 상의한 대책이었다.유씨 가문이 기주에 오랫동안 자리를 잡고 풍파를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수단이 아주 고약했기 때문이다.그들은 겨루기 전에 방천후의 실력에 극도로 신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두 가지 대책을 마련해 뒀다.혹시라도 방천후가 진도하를 이기지 못할 상황을 대비하여 진도하의 부모를 납치해 그를 위협할 생각이었다.그러면 진도하를 기필코 죽일 수 있을 것이며 유씨 가문은 여전히 불패의 자리에 서게 된다.바로 이때 방천후가 큰소리로 웃었다.“하하하. 진도하, 또 공격해 봐?”그는 끊임없이 진도하를 도발했다.“만일 네놈이 조금만 더 움직이면 네놈 부모는 곧바로 죽을 거야. 믿겨져?”진도하는 말하지 않았다.그는 어떻게 부모님을 구출할지 고민하고 있었다.유문성 그자들은 철저하게 준비를 마친 상태이고 일부러 부모님을 자신과 멀리 떨어진 곳에 데려다 놓았다. 보나 마나 그들은 자신이 보여준 속도를 의식하여 이 거리를 선택했을 것이다.그가 부모님에게 가려면 최소 일 초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일 초의 시간은 유씨 가문의 무술 고수가 부모님을 살해하기에도 충분한 시간이다.부모님이 다치게 될까 봐 진도하는 감히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그는 눈살을 찌푸리고 사색에 잠겨 제일 안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었다.이때 강유진도 유문성이 진도하를 위협하려고 데려온 사람이 진도하의 부모님인 것을 알아봤다.이 상황을 본 강유진은 곧바로 유씨 가문을 향해 달아가며 분노하여 소리쳤다.“유씨 가문 인간들 진짜 비열하기 짝이 없네!”유문성은 말하지 않았고 심지어 강
진도하는 차갑고도 준엄한 시선으로 유문성을 훑어보았고 살기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유문성은 개의치 않고 말했다.“너에게 5 분의 생각할 시간을 주마. 만일 내 말대로 하지 않으면 네 부모를 죽인다고 원망하지 마라!”그는 차분한 어조로 말했지만 잔인하기 짝이 없었다.진도하는 유문성 같은 인간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거라 생각했다.방천후도 이때 바닥에서 일어났다. 그는 입가에 묻어있는 피를 닦아내고 진도하를 향해 쏘아붙였다.“네놈 아주 대단하지? 자... 어디 한 번 더 건드려봐! 빨리 건드려 보래도!”방천후는 진도하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아우성을 쳐댔다.진도하는 방천우를 흘긋 보며 말했다.“내가 진짜 당신을 죽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나 봐?”방천후는 우쭐렁대며 진도하 앞에 서서 말했다.“네놈은 무성경이고 나는 초무성경인데 그게 어디 가능할 것 같은가?”그는 이 말을 할때 자신이 조금 전만 해도 진도하에게 개처럼 두들겨 맞고 발아래에 짓밟혔던 사실을 새까맣게 잊은 듯 했고 쉴 새 없이 지껄였다.“네놈이 아무리 날고 기어 봤자. 날 죽일 수 있냐 말이야. 일 초 내로 날 죽일 수 있겠어? 만일 일 초 내로 못 죽이면 네놈 부모가 화를 입을 텐데! 설마 두 눈 뜨고 네 부모가 네놈 때문에 죽는 꼴을 지켜볼 건가?”진도하는 마음속의 살의를 억눌렀다. 방천후가 한 말은 사실이다.비록 자신이 일 초 내로 방천후를 죽여버린다고 해도 일 초 내로 부모님 곁으로 가기는 불가능했다.이 또한 그가 지금까지 손을 쓰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다.방천후는 계속 도발했다.“빨리 무릎 꿇고 자결해! 그러면 적어도 네놈 부모는 살릴 수 있어. 아니면 네놈도 죽고 네 부모도 네놈 저승길 길동무가 될 거야!”진도하의 안색은 정말 말이 아니었다.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는 어떻게 부모님이 안전한 정황하에 그들을 구할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었다.유현빈도 이때 불쑥 튀어나와 진도하를 도발 했다.“진도하, X발 빨리 무릎 꿇어. 아니면 내가 당장 네 부모를
“선우 씨가요? 내 이름을 걸고 말이에요?”진도하는 주선우를 흘겨보았다.주선우가 두 눈을 반짝이며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니 이 일에 꽤나 열을 올리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맞아요. 형님은 형님 할 일을 계속하면 되고 상고성의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주선우가 말했다.“어쨌든 이곳은 항상 형님이 말하는 대로 될 거예요.”진도하는 그 말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무엇보다도 그는 문득 자신의 조상, 진씨 가문의 창시자를 떠올렸다.스승님이 말하길 진씨 가문의 창시자는 원래 세계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문파를 세웠고 그들이 이 세계에 도착했을 때 머무를 곳과 수련 자원을 마련해 놓았다고 했다.지금 비록 자신이 조상처럼 높은 경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이 작은 상고성에서라면 문파를 세우고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그러면 이주안, 현지수, 강고수 같은 사람들이 이 세계로 오게 될 경우 바로 상고성으로 올 수 있을 것이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일은 조금 더 생각해보도록 하죠.”그러자 주선우는 안절부절못한 듯 서둘러 말했다.“형님, 생각할 것도 없어요! 지금 형님의 대부경 5단계 실력으로 문파를 세우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더구나 이미 대부경 7단계 두 명을 넘어섰잖아요!”“하지만 수련 자원과 공법은 어디서 구할 수 있죠?”진도하가 물었다.문파를 세운다고 해도 중요한 건 공법과 자원이다. 이런 것들이 없다면 문파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그러자 주선우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그건 다 준비돼 있잖아요.”그러고는 고문파의 대문을 향해 입술을 쓱 내밀었다.진도하는 그제야 주선우의 뜻을 알아차렸다.그는 고문파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침 단전이 파괴된 고문파 사람들은 자신들의 짐을 챙겨 들고 차례차례 걸어나오고 있었다.주선우는 그들을 향해 외쳤다.“짐만 챙겨 나가. 공법과 자원은 모두 두고 가야 해. 알았어? 만약 몰래 가지고 나가는 걸 나한테 들키면 그땐
그 말을 들은 열몇 명의 수련자들은 더욱 두려워졌다.이때 문 밖에서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수련자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같은 문파의 동료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가득했다.“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일흔 명이 넘는 동료들이 입가에 피를 흘리고 창백한 얼굴로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너희 단전이 파괴된 거야?”금세 누군가가 상황을 깨닫고는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하지만 그 수련자들은 아무 말 없이 진도하와 은소혜를 비켜 지나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이 광경을 목격한 나머지 수련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비록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들은 동료들의 단전이 파괴된 것이 바로 진도하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진도하는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10!”“9!”“8!”세 개의 숫자가 떨어지자마자 그중 한 명이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가격했다.첫 번째로 나선 사람이 나오자 두 번째, 세 번째로 자진해서 단전을 파괴하는 이들이 연달아 나왔다.결국 열몇 명 모두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그제야 진도하는 만족한 듯 몸을 돌려 문을 나섰고 은소혜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독고 청의와 주선우가 기다리고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독고 청의가 물었다.“다 해결된 거죠?”“네, 해결됐어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주선우가 물었다.“그럼 저들을 그냥 이렇게 놔둬도 되는 거예요?”진도하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냥 두죠.”비록 그들이 고천혁과 함께 악행을 저질렀지만 이제 그들은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굳이 끝까지 몰아붙일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때로는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때도 있으니까.주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흥분한 듯 진도하에게 말했다.“형님! 고천혁도 죽고 고문파도 거의 전멸했으니 이제 상고성에는 더 이상 문파가 없어졌어요.”“네?”진
그 한 마디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크게 울려 퍼졌다.은소혜는 귀를 문지르며 속으로 생각했다.‘도하의 실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구나.’문 앞에 있던 독고 청의와 주선우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도 본능적으로 귀를 막았다.진도하의 목소리는 고문파의 본거지에 울려 퍼졌고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들었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1분도 지나지 않아 십여 명의 수련자들이 장검을 들고 진도하 앞에 분노에 찬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그들 중 선두에 선 마흔 즈음의 중년 남자가 화난 표정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우리 고문파 앞에서 감히 고함을 치다니, 너 죽고 싶어?”그러자 진도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고천혁은 이미 죽었어. 너희도 단전을 스스로 파괴하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그 중년 남자는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희 둘 미쳤어? 여기가 어딘 줄이나 알아? 감히 여기서 그런 허튼 소리를 하다니,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에 그는 고천혁이 죽었다는 사실도, 다른 수련자들이 이미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그는 진도하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바로 칼을 뽑을 듯한 기세였다.진도하는 화를 내지 않았고 그저 웃으며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너희 고문파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 있어?”그와 동시에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넓혀 주변을 탐지했다.중년 남자는 대답 대신 화를 내며 소리쳤다.“어서 나가! 안 그러면 우리 세 개 주성의 수장님이 돌아오시면 넌 반드시 죽을 거야!”그는 진도하와 은소혜가 풍기는 강력한 기운을 느끼고 자신이 그들을 상대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그러나 평소 상고성에서 악명을 떨치며 권력을 휘두르던 그는 이들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세 개 주성의 수장을 언급하며 그들을 위협하고 쫓아내려고 했다.이때 은소혜가 칼을 들고 중년 남자 옆으로 성큼 다가가며 말했다.“네가 말하는 ‘세 개 주성의 수장’이 고
그때 백발의 노인이 말했다.“길을 안내해드릴까요?”“좋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고천혁을 제거한 이상 고문파의 나머지 사람들도 빨리 처리해야 했다. 그들을 놓쳐서 도망가게 한다면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말했다.“어르신, 젊은 분 한 분만 보내주세요. 어르신께서 굳이 함께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백발의 노인은 진도하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철수야, 네가 발도 빠르고 민첩하니 진 대사님을 안내해드려라.”“알겠습니다!”철수는 사람들 속에서 뛰어나와 신나게 말했다.“진 대사님, 저를 따라오시죠!”“가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철수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철수 씨는 방향만 알려주면 돼요.”“알겠습니다!”철수는 곧장 대답했다.“이 길 끝까지 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됩니다!”철수가 방향을 알려주자 진도하는 환허보를 발휘해 고문파 본거지로 빠르게 향했다. 가는 동안 철수는 입을 틀어막고 있었고 언제든지 토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은소혜와 독고 청의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진도하의 눈에 들어왔다.그들도 진도하를 보자마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우린 이미 단전을 끊었는데 왜 또 우리를 죽이려는 거야?”그들은 진도하를 두려워하며 물었다.그러자 진도하는 냉담하게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나는 약속은 꼭 지켜.”“그런데 왜...”그들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진도하는 대답하지 않고 철수에게 다시 방향을 물었다. 철수가 또 다른 방향을 가리키자 진도하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단전이 파괴된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사라지자 그제야 긴장을 풀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만 남아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상고성에서 위세를 떨치던 수련자들이 이제는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감
그 수련자는 눈빛이 흔들리며 혼란스러워졌다.진도하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설마 나를 직접 나서게 만들 생각이야?”고문파의 수련자들이 자진하여 단전을 끊고 있을 때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모두 풀어놓았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거짓으로 단전을 끊는 척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지금 진도하 앞에 있는 이 수련자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자신의 단전을 때리는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는 기운을 모으지 않았고 피를 뱉는 척까지 했다. 그의 단전은 멀쩡했다.그 수련자는 복잡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더니 침을 몇 번 삼키며 눈을 감았다. 이어서 그는 제대로 자신의 단전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번엔 진짜로 선홍빛의 피가 튀어나왔다.그제야 진도하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꺼져!”그 수련자는 단전이 파괴된 고통을 억지로 참고 비틀거리면서 자리를 떠났다.곧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단전을 스스로 끊고 떠났다. 그제야 진도하는 용음검을 거두었다.그는 뒤돌아 은소혜와 그녀 뒤에 있는 수련자들을 보며 물었다.“우리는 사상자가 있어?”“사상자는 없지만 부상자는 몇 명 있어.”은소혜가 대답했다.조금 전 그들이 고문파의 수련자들과 싸울 때 은소혜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고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바로 달려갔기 때문에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고 몇 명의 부상자만 나왔을 뿐이었다.“그래도 부상 당한 사람들은 이미 치료를 받았어. 지금 다들 몸 상태가 좀 허약할 뿐이지 큰 문제는 없어.”은소혜가 덧붙였다.그러자 진도하는 안도하며 품에서 약병을 꺼냈다.“이 약들은 내가 직접 만든 거예요. 수련에 큰 도움이 될 테니 모두 한 알씩 가져가요.”이들은 진도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를 도왔기에 진도하는 그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수련자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이 약을 내놓은 것이었다.진도하는 약병을 가장 가까이 있던 수련자에게 건네주었고 그 수련자는 약을 하나 꺼낸 다음 옆 사람에게 다시 약병을 넘겼다.바로 그
진도하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한번 용음검을 뽑아들고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검 끝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살기가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압도했고 이에 모두가 침묵 속에 휩싸였다.‘어떻게 해야 하지?’아무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그들이 망설이는 사이 은소혜와 독고 청의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이 모두 다가와 고문파 수련자들을 포위했다.그들의 숫자는 고문파보다 적었지만 그들의 전의와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그들은 무기를 움켜쥔 채로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응시했으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들의 의도는 명확했다. 시간이 다 되면 진도하와 함께 일제히 달려들겠다는 것이다.“남은 시간은 50초.”진도하의 냉혹한 목소리가 울렸다.고문파의 수련자들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진도하의 검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죽고 싶지도 않았다.“내가 단전을 끊으면 정말로 날 살려줄 거야?”갑자기 누군가가 물었다.진도하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대부경 1단계의 수련자였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스스로 단전을 끊는 자는 살려 보낼 거야.”“그 말 꼭 지켜.”그 남자는 그렇게 말한 뒤 손에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향해 내리쳤다.퍽.남자는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단전의 파괴로 인한 고통을 억지로 참아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난 가도 되는 거지?”“가.”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로 단전을 끊은 자는 몸을 돌려 휘청거리며 멀리 걸어갔다. 10미터쯤 걸어간 뒤 누구도 그를 쫓지 않자 그는 단전을 움켜쥐고 빠르게 거리 끝으로 도망쳤다.이 광경을 본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정말로 그 남자를 놓아주었다는 사실에 더욱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다시 한번 말했다.“남은 시간은 이제 30초.”이 말을 듣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당황했다.퍽.또 한 명의 수련자가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내리쳤다.“푸우...”그는 피를 뱉어내고 몸을 돌려 떠나갔다.진도하는
진도하의 영적 기운이 섞인 외침은 천지를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은소혜와 다른 일행들, 그리고 고문파의 수련자들까지도 순간 멈칫하며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가 어깨에 메고 있는 고천혁을 보자 은소혜 일행은 놀라움과 기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진도하가 또다시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를 처치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진도하는 대부경 7단계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보였다.반면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당황스러워했다.“우리 문주님이 죽었어?”“어떻게 문주님이 저놈을 이기지 못할 수 있어?”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고천혁이 다른 수련자들과 겨루는 모습을 여러 번 봐왔고 고천혁이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 앞에서조차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목격했었기 때문이다.상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고천혁이 옥판을 꺼내 들면 그 즉시 상대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고천혁이 실패했다니.그들은 마음이 혼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더 싸워야 할지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고천혁의 시체를 땅에 던지고 고문파 수련자들을 향해 냉정하게 말했다.“고문파의 수련자들, 잘 들어라! 고천혁은 죽었어! 너희가 자진해서 단전을 끊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를 맞이할 건 죽음뿐이니까 각오해!”진도하의 말이 떨어지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침묵에 잠겼다.그들의 얼굴에는 망설임이 드러났다. 단전을 자진해서 끊어야 할지, 아니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지 갈등에 빠진 것이다.그때 누군가 외쳤다.“우리를 속이려 해도 소용없어! 단전을 끊으면 결국 죽을 운명 아니야?”진도하는 그 말을 한 이를 바라보았다.“음? 대부경 4단계군.”그 대부경 4단계의 남자는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을 향해 돌아서더니 외쳤다.“모두 속지 마요! 죽을 각오로 싸우면 어쩌면 살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몰라요! 단전을 끊는다는 건 우리 목숨을 칼 위에 올려놓는 거나 다름없어요. 저놈들이 우리를 살려줄지 죽일지는
쿵.거대한 굉음이 울렸지만 이번에는 피가 튀지 않았다.고천혁은 순간 멍해졌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진도하 몸에 또 무슨 비장의 무기가 있단 말이야?’그는 재빨리 진도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그 순간 진도하가 크게 외쳤다.“아아아!”이 외침은 매우 고통스럽게 들렸고 천지를 뒤흔들 듯했다. 고천혁은 그 외침에 영혼마저 뽑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다음 순간 한 줄기 빛이 진도하의 어깨뼈에서 튀어나왔다.퍽.그 빛줄기는 바로 고천혁의 가슴 앞에 닿았다.크게 놀란 고천혁은 생각했다.‘이건 또 뭐야?’그는 서둘러 옥판을 조종해 방어하려 했다.그리고 그제야 공격해 온 것이 뼈 한 조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곧바로 그 뼈 조각이 옥판과 충돌했다.쾅.두 물체가 부딪히며 엄청난 에너지가 폭발했다.끼익.옥판은 깨졌고 수많은 조각으로 부서져 주변으로 흩어졌다.“젠장!”고천혁은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옥판을 소유한 이후 그는 거의 무적이었는데 귀일경 이하에서는 그와 맞설 자가 없었다.옥판 덕분에 그는 상고성과 다른 두 주성의 문파를 멸망시키고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비장의 무기가 산산조각이 났다니?고천혁은 얼어붙은 채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의 어두운 눈빛 속에 갑작스럽게 빛이 스쳤다.‘뭐지?’뼈 조각은 옥판을 부순 후 고천혁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였다.“오지 마!”고천혁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는 급히 몸을 뒤로 뺐지만 그의 속도는 뼈의 속도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쉭.뼈 조각은 고천혁의 호신 영기에 부딪혔다.쾅.고천혁의 호신 영기는 산산조각이 났다.“뭐야?”고천혁의 눈이 커졌다.뼈 조각은 여전히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고천혁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고천혁은 움직임을 멈췄고 얼굴에 당혹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가슴에는 축구공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그는 그 자세를 유지한 채 3초간 서 있다가 결국 땅
고천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옥판을 던졌다.옥판은 빠르게 회전하며 진도하와 고천혁 사이에 자리 잡았다.하지만 진도하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가 있으니 이 목걸이는 귀일경의 전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그러니 옥판의 힘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것이 진도하가 가진 자신감이었다.진도하는 마음을 굳혔다. 만약 옥판의 공격을 막지 못한다면 바로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를 꺼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 순간 옥판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슝.옥판에서 수많은 빛줄기가 쏟아져 나왔고 곧이어 검기와 영기가 진도하를 완전히 뒤덮었다.진도하는 반응할 틈도 없이 공격을 당했다.따다다다.그 빛줄기들이 빗방울처럼 진도하의 몸을 강타했고 그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고천혁은 잔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옥판은 여전히 회전 중이었고 진도하의 호신 영기는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의 몸에는 상처가 끊임없이 늘어났다.진도하는 저항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상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죽음의 기운이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진도하는 자신의 수명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느꼈다. 피가 다 흘러나가기도 전에 그의 수명은 모두 사라질 듯했다.“아아아!”진도하는 크게 소리치며 억지로 체내의 영기를 끌어모았다.다시 한번 호신 영기를 형성했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민했다.그러나 죽음의 기운에 압도당해 비취색 목걸이조차 꺼낼 수 없었다.이것이 옥판의 무서움인가? 고천혁이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건가?수많은 수련자들이 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 순간 호신 영기는 다시 산산조각이 났다.끝없이 쏟아지는 빛줄기들이 진도하를 향해 끊임없이 날아왔다.푹. 푹. 푹.진도하의 몸은 점점 더 많은 상처로 가득 찼고 그의 영기도 계속 소모되었다.결국 진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