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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휴대폰 너머의 한준우는 여전히 말이 없었고 그의 흐느낌 소리는 더욱 빨라진 듯했다. 이로 인해 진도하의 마음은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진도하는 참다못해 목청껏 소리쳤다.

“한준우, 도대체 뭔데 울지만 말고 빨리 말하라고!”

그는 한준우가 몹시 걱정되었다. 그의 기억 속에 이번이 두 번째로 한준우의 울음을

마주한 것이었다. 저번에 한 번은 바로 얼마 전 그가 한준우의 집에 방문했을 때였다.

그 외에는 언제 한 번이라도 한준우가 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어릴 때 너무 말썽을 부려 부모님께 호되게 맞았을 때에도 한준우는 절대 울지 않았었다.

그는 지금 한준우가 왜 울고 있는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한준우가 여전히 말이 없자 진도하는 급하게 다그쳤다.

“너 진짜 말 안 해? 안 하면 끊는다?”

진도하가 전화를 끊으려 하자 그제야 한준우는 울음을 그치고 입을 열었다.

“나... 나 실연당했어.”

이 말을 들은 진도하는 그제야 걱정하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는 한준우가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당한 줄 알았더니 고작 실연당해서라니...

그러나 진도하의 마음속에 실연은 작은 일 일지라도 한준우의 마음속에는 엄청난 일이었다.

한준우는 흐느끼며 말했다.

“내가 희정이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글쎄 걔가 다른 놈을 사랑한대.”

이 말을 들은 진도하는 자신도 모르게 이 바보 같은 친구를 안타까워했다.

자기의 여자 친구가 바람을 피운 것을 알면서도 욕하기는커녕 다른 놈을 사랑해 버렸다니.

사실 진도하는 이 일을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한준우에게 말할 마땅한 기회를 찾지 못했었다. 예상 밖으로 그가 아직 기주에서 떠나기도 전에 한준우가 이미 저절로 알아 버렸다.

진도하가 물었다.

“어떻게 알았는데?”

한준우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며칠 전부터 희정이가 기주에 가서 무술 고수대회를 보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거든. 그래서 내가 이번에 휴가를 내고 같이 가겠다고 했더니 걔가 글쎄 내가 일해야 한다는 이유로 가지 말라고 하는 거야. 지금까지 사귀며 한 번도 희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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