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하는 웃으며 말했지만, 오명훈은 계속 자리에 선 채 온몸을 떨며 진도하의 말이 절대 농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오명훈은 긴장한 듯 두 걸음 뒤로 물러섰고, 두 눈은 당황한 듯 진도하를 응시하며 횡설수설했다.“진도하 씨, 가까이 오지 마세요. 여기는 우리 오씨 집안의 관전 구역이에요.”진도하는 앞으로 한 걸음 더 걸어 가더니 오명훈을 거만하게 바라보았다.“오씨 집안 관전 구역이면 뭐 어때서요? 설마 내가 오씨 가문을 두려워할 거라고 생각해요?”진도하는 큰 목소리로 물었다.이것은 오씨 가문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오씨 가문의 무술 고수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그들은 일제히 고개를 돌려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정말 우리 오씨 가문을 만만하게 보고 무술 고수가 없다고 생각하나요?”그러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그들은 눈앞에 있는 사람이 진도하라는 것을 알아채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들의 얼굴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점점 더 빨개졌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은 무술 고수대회에서 우승한 진도하이다. 바로 무성 진도하이다.그들이 어찌 감히 진도하 앞에서 소란을 피울 수 있겠는가!그들은 모두 묵묵히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아무것도 못 본 척했다.진도하는 웃으며 그들이 무슨 말을 하든 전혀 개의치 않아 했고 계속 오명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나를 혼내 준다고 했던 말은요? 도대체 혼을 내줄 겁니까? 말 겁니까? 어떻게 손찌검할 거예요? 당신이 안 하면 내가 해요!”말을 마친 진도하가 손을 들자 오명훈은 깜짝 놀라 부들부들 떨었다.오명훈은 고개를 돌려 혹시라도 자기를 도와줄 사람이 없는지 두리번거렸지만 오씨 집안 사람들은 일제히 그에게 등을 돌리고 있었다.오명훈은 알고 있다. 아무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으리라는 것을…이 상황에 오명훈은 얼굴에 쓴웃음을 지었다.진도하가 무술 고수일 뿐만 아니라 무성이라는 것을 오명훈이 어찌 알았겠는가?!오명훈은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을 더듬었다. “진도하, 당신은 무성의 경계인데
진도하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대답했다.“내가 마지막 기회를 줄게요. 무릎을 꿇으면 기존 일들을 그냥 넘어가고 안 꿇으면 장례 치를 때 오지 않았다고 탓하지나 말고요.”말을 마친 진도하는 차가운 눈으로 오명훈을 바라봤다. 진도하의 뜻은 분명했다. 오명훈이 죽음보다 체면을 더 원하는지 궁금했다. 오명훈도 진도하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무릎을 꿇는 것은 죽기보다 싫었다.이때 오씨 집안의 무술 고수들이 고개를 돌려 오명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명훈아, 진 선생이 너에게 기회를 줄 때 빨리 무릎 꿇어.”오명훈의 얼굴은 또 한 번 빨갛게 달아올랐다. 오씨 집안의 무술 고수들은 계속 말을 했다.“진 선생은 무성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야. 너 같이 평범한 사람이 무릎 꿇는 것쯤은 전혀 창피할 게 아니지.”옆에 있던 또 다른 사람이 말을 이었다.“그러게. 얼른 무릎 꿇어! 설마 진짜 진 선생의 화를 돋우어 오씨 집안에서 장례를 치르게 할 건 아니지?”오명훈의 얼굴은 점점 잿빛으로 되어갔다.그들은 이런 상황에 자신들까지 연루될까 봐 걱정되어 자신을 타이르는 것을 오명훈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이렇게 생각한 오명훈의 마음은 비참하기 그지없었다. 그래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성운시 오씨 가문의 도련님인데 수많은 사람이 보고 있는 앞에서 진도하에게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니!오명훈은 속으로 진도하가 무성인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자기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진도하를 함부로 건드리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오늘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으면 진도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신을 죽일 것이며 어쩌면 성운 시 오씨 집안까지 건드릴 수 있다는 것을 오명훈은 너무 잘 알고 있다.이 생각에 오명훈은 저도 모르게 진도하 앞에 무릎을 꿇었다.털썩!“진 선생, 내가 잘못했어요.”오명훈은 이를 악물고 있었고 마음은 일도 내키지 않았지만, 말투는 최대한 안 좋은 기분을 감추고 있었다. 진도하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이 말은 시끄러운 무술 고수 대회장에서 매우 우렁차게 울렸다.유현빈은 진도하의 말에 자리에 굳어진 채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있었다.진도하는 유현빈의 곁으로 다가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유현빈 씨, 지난번에 혼난 것으로 아직 부족한가요?”유현빈은 진도하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진도하는 계속 말을 이었다. “방금 당신이 유성우를 나에게 복수하라고 시켰나요?”유현빈은 그제야 진도하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달았다.유현빈은 진도하가 그것 때문에 일부러 따지기 위해 자신을 찾아온 것이라 생각했다. 진도하가 자양파 관전 구역에 있는 노조를 만나러 가는 길에 자신이 우연히 눈에 띄었다는 사실은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진도하는 유현빈이 아무 말이 없자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왜 말이 없어요? 나에게 뭐라도 설명해야 하지 않을까요?”“으…”유현빈은 긴장해서 얼굴이 빨개졌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앞에 있는 사람은 흔한 일반인이 아니라 무성이다.유현빈 또한 무술 고수 가문으로서 무성이 무엇을 대표하는지 잘 알고 있다.능력이 있는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뭐든 못할 것인가! 무성이 분노하면 하늘이 무너지고 온 세상이 피바다로 물들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을 유현빈은 너무 잘 알고 있다.유현빈은 진도하 혼자서도 유씨 집안의 모든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감히 한마디도 못 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말 한마디에 진도하가 화를 내면 그 뒷감당을 절대 못 하기 때문이다.바로 이때, 유씨 가문의 주인인 유현빈의 아버지 유문성이 자기 아들을 뒤로 잡아당기더니 진도하를 향해 걸어왔다. 진도하 앞에 선 유문성은 거만한 태도로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신이 바로 우리 유씨 가문의 괴물을 죽인 진도하인가요?”“맞아요. 접니다.” 진도하는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내 아들 팔을 부러뜨린 사람도 당신인가요?”유문성이 한마디 더 했다.“맞습니다. 그것도 저입니다.”진도하가 다시 대답했다.유문성은 진도하를 위아
모두들 공포에 질려 다리가 나른해졌다.유문성도 지금의 유씨 집안이 진도하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더 이상 말을하지 않았고, 진도하가 완전히 격노할까 봐 걱정했다.다행히 옆에 있던 강유진이 진도하의 팔을 잡아당겨 그의 마음을 진정시켰다.진도하는 무심하게 유문성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당신네 유씨 집안을 당장 멸망시키지 않는 이유는 당신들이 그렇게 의지하는 방천후가 한 달 후에 나에게 어떻게 죽는지 당신들에게 똑똑히 보여주고 싶어서예요.”“그러니까 당신들은 당분간 조용히 지내는 게 좋을 거예요. 당신들이 내 주변 사람을 건드린다는 말이 내 귀에 들어오면 당신들이 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를 후회하게 만들 터이니 그렇게 알고 있어요!”진도하는 유씨 집안의 모든 사람들을 한 번씩 힐끗 쳐다보았고 마지막으로 유현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당신도 얌전히 있는 게 좋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제일 먼저 당신부터 없앨 거니까.”유현빈은 그 말에 저도 모르게 목을 움츠렸고 한 손으로 아버지 유문성의 옷자락을 움켜잡았다.진도하는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더니 강유진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떠났다.진도하가 자리를 떠난 후, 유문성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앞에 놓인 의자를 발로 걷어차며 말했다.“일개 무성에 지나지 않으면서 자신을 정말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하는 거야?”말을 마치자마자 유문성은 뒤돌아서서 유현빈을 향해 말했다.“우리 유씨 집안 약 창고로 가서 좋은 단약을 전부 방 종사에게, 아니 방 무성에게 보내! 방천후가 이번 한 달 사이에 무성의 경지를 돌파할 수 있는지 보자고.”“알겠어요. 지금 당장 갈게요.”유현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몇몇 사람을 이끌고 먼저 무술 고수 대회장을 떠났다.…진도하와 강유진은 자양파의 관전 구역에 도착했다.관전 구역에 도착해 자리에 앉기도 전에 심지어 노조와 허 장로에게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했는데 자양파 노조와 허 장로는 진도하를 보자마자 자양파의 사람들을 거느리고 진도하 앞에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털썩!
진도하는 그제야 무슨 상황인지 파악이 됐다. 그의 손안에 있는 영패는 자양파의 수장 영패이다.그 뜻은 자양파 노조는 진도하에게 자양파의 수장 자리를 내주겠다는 것이다.진도하는 급히 영패를 자양파 노조에게 건네며 말했다.“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제가 자양파를 도운 것은 자양파의 수장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니에요.” 그러나 자양파 노조는 진도하가 건넨 영패를 받지 않았고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말을 이었다.“진 수장님, 승낙하지 않으면 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겠습니다.”허 장로와 그 뒤에 있는 사람들도 노조를 따라 이구동성으로 외쳤다.“진 수장님, 승낙하지 않으면 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겠습니다.”진도하는 말문이 막혔다. 진도하는 크고 작은 일들을 많이 겪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러운 일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속수무책이다.승낙하지 않자고 하니 자양파 노조의 성의를 무시할 수 없고, 승낙하려고 하니 진도하는 자신이 자양파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진도하도 진정한 무술 고수는 아니기 때문이다.이때 강유진이 진도하의 팔을 두 번 치더니 입을 열었다.“도하 씨, 일단 알겠다고 해요. 이분들을 계속 무릎 꿇게 할 수는 없잖아요.” 강유진의 말에 진도하도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어요. 빨리 일어나요.” 자양파 노조와 허 장로는 서로 한 번 마주 보더니 활짝 웃었다. 얼굴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어 그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두 번 더 절을 하더니 이구동성으로 외쳤다.“감사합니다. 진 수장님!”진도하는 뭐라 해야 할지 몰랐다.“내가 알겠다고 했잖아요. 빨리 일어나요.”“그래요. 빨리 일어나세요.”옆에 있던 강유진도 자양파 노조를 보며 말했다.자양파 노조와 허 장로는 서로 마주 보며 한 번 웃더니 만족스러운 얼굴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리에서 일어난 자양파 노조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수장님, 한 달 후에 진짜로 서미호에서 방천후와 결전을 벌일 건가요?”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진도하는 잠깐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진도하도 무술 고수와 일반인의 구별을 잘 알기에 무술 고수 연맹을 만든 것은 무술 고수를 더 잘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알겠어요. 이제는 궁금한 게 없어요.” 진도하는 웃으며 자양파 노조를 향해 말을 이었다.“자양파의 수장이 되겠다고 약속은 했지만 자양파 내부의 일은 노조가 책임져 주세요.”자양파 노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잘 관리해 드릴 테니.”자양파 노조가 한마디 더 보탰다.“하지만 꼭 시간을 내서 우리 자양파가 있는 곳으로 한 번 와야 합니다. 우리 자양파의 기밀과 금기사항들에 대해 알려줄 게 있어요.”“알겠어요. 시간 내서 들를게요.”이 말을 마치자마자 진도하는 강유진과 같이 떠날 준비를 했다.그러자 자양파 노조는 황급히 진도하를 가로막으며 입을 열었다.“저녁에 무술 고수 연맹에서 잔치를 준비해요. 그때 진 선생도 같이 참가하는 게 어때요? 연회가 끝나면 자원을 다시 배분할 거예요.”진도하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연회에는 참석하지 않겠어요. 자원을 나누는 일은 저도 잘 모르니까 노조와 허 장로 두 분이 의논해서 하세요.”자양파 노조는 허 장로와 눈을 한 번 마주치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알겠어요. 우리가 알아서 할게요. 바쁘면 먼저 가도 돼요.”“네, 알아서 처리해 주세요.”진도하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나서 강유진의 손을 잡고 일어서며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그러자 자양파 노조와 허 장로, 그리고 뒤에 있던 자양파 사람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으며 이구동성으로 외쳤다.“안녕히 가십시오, 진 수장님!”진도하는 어쩔 수 없이 다시 걸음을 멈추었고 고개를 돌려 자양파 노조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까지 예의 차릴 필요 없어요. 계속 이러면 수장 자리를 내놓겠어요.”자양파 노조는 진도하의 말에 급히 몸을 일으켰고 그 뒤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일어섰다.진도하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얼굴로 말했다.“다음부터
“할머니가 무슨 일로 나를 찾으시는데?”강유진이 물었다.“몰라요, 할머니가 자세한 얘기는 안 했어요. 하여튼 나보고 누나에게 전화해 빨리 집에 오라고만 했어요.”강성호가 전화기 너머로 말했다.“알겠어, 바로 갈게.”강유진은 알겠다고 대답하고 나서 바로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자마자 강유진은 눈살을 찌푸렸다.임주란이 무슨 일로 자신을 찾는지 모르지만 분명 좋은 일이 아닐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그렇게 싱숭생숭한 마음을 안고 그들은 강씨 저택으로 향했다. 드넓은 강씨 저택에 사람 한 명 없었고 심지어 지나가는 하인도 보이지 않았다.강유진은 얼굴을 찡그렸고 안 좋은 예감은 더욱 짙어졌다.그러나 그녀는 아무 말 없이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그들은 곧장 임주란이 평소에 자주 있는 곳까지 왔다. 이곳은 강씨 가족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거실이기도 했다.문을 여는 순간 강유진은 깜짝 놀랐다. 거실에는 사람들이 족히 30명은 넘게 있었기 때문이다.직계가족도 있고 먼 친척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강씨 집안의 어른들과 능력이 뛰어난 몇몇 젊은이들이었다.임주란은 가운데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있었고 잠이 든 듯했다.강유진은 최대한 태연한 얼굴로 진도하의 손을 잡고 거실로 걸어 들어갔다.이 순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강유진과 진도하 두 사람을 향하고 있었다.두 사람은 한 그룹의 대표와 남진의 장군으로서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는 데 익숙해져 있었기에 그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한 얼굴로 거실 가운데까지 걸어갔다.두 사람이 자리를 잡고 앉으려 할 때 임주란이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뜨며 말했다.“유진아, 왔니?”강유진은 앉으려다 말고 다시 일어서며 대답했다.“네, 왔어요.”임주란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강유진을 한 번 쳐다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무릎 꿇어.”강유진이 자리에 굳은 채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본 임주란은 다시 한번 소리 높여 외쳤다.“무릎 꿇어!”강유진은 임주란이 왜 자신더러 무릎 꿇으라고 하는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
“그런데? 할 말이 있는데, 3개월 후에 그 사람들이 우리 강씨 저택에 와서 혼담 얘기를 꺼낼 거야. 그러니 이제부터 이곳에 가만히 있어. 밖으로 나갈 생각하지 말고.”강유진은 깜짝 놀랐다.강유진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임주란을 바라보았다.“할머니, 저 시집 안 가요! 저는 제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게다가 저는 그 사람 얼굴도 못 봤고 심지어 성이 뭐고 이름이 뭔지도 몰라요!”그 말에 임주란이 크게 화를 냈다.“시집을 안 가? 설마 강씨 가문의 미래가 어떻게 되든 너와 상관없다는 거야? 할아버지가 직접 하신 결정을 설마 어기려는 거야?”임주란의 이 한마디 한마디는 강유진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다.강유진은 입술을 꼭 깨물며 말했다.“할머니가 말하는 강씨 가문의 미래 때문에 내 행복을 희생할 수 없어요. 그 사람들이 우리 강씨 가문에 좋은 미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그들의 말에 따라야 하는 거예요?”임주란이 화가 난 얼굴로 되물었다.“그렇지 않으면?”“하지만… 저는 싫어요.”강유진은 단호한 눈빛으로 임주란을 바라보며 말했다.임주란은 여전히 화가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강씨 가문의 사람으로서 모든 일에서 반드시 강씨 집안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해. 그 누구도 예외는 아니야! 만약 이 사람도 싫고 저 사람도 싫다고 하면서 모든 사람이 너처럼 이기적이면 강씨 가문에게 어떻게 미래가 있겠니?”강유진은 한참 동안 침묵했다.임주란이 계속 말을 이었다.“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 결혼은 이미 결정이 난 거야. 내키지 않으면 너의 아빠에게 한 번 여쭤봐. 너의 아빠가 강씨 가문의 이익 앞에서 거절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강유진은 그 말에 여전히 단호한 얼굴로 말했다.“아빠는 아빠이고 저는 저예요. 아버지는 모든 것을 희생하실 수 있겠지만 저는 그럴 수 없어요. 저는 정략결혼의 희생양이 되고 싶지 않아요. 다른 사람의 꿈을 위해 제 행복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 그렇게 대단하고 고상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