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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누구를 꼬시려는 것이야

흰 가슴살은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

전에도 이렇게 입었는데, 오늘은 왜 또 갑자기 안 되는 거야?

정유준에게 따지는 것도 귀찮아, V형의 등이 드러나는 흰색 롱 드레스로 갈아입었다.

그러나 드레스를 갈아입은 모습을 본 정유준의 표정은 ‘더욱 별로’라고 말하고 있다.

하영의 몸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위가 바로 등이다. 가늘고 곧게 벌어진 나비 모양의 어깨뼈가 아름다움을 더했다.

매번 침대에서도 그의 가장 원초적인 성적 충동을 일깨우던 부위이기도 하다.

그 아름다움은 자신만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렇게 입고 나가서 누구를 꼬시려는 거야!?

유준은 일어나 드레스를 진열해 놓은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몇 벌 중에서 가장 보수적이면서 하영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연출할 수 있는 인디안 핑크색 롱 드레스를 골랐다.

하영이 드레스를 갈아입고 나왔다. 파인 곳이 없다. 노출도 없다. 그제야 만족스럽다는 듯 그녀를 데리고 차에 올랐다.

차에 앉자 정유준은 신발 박스를 건네주었다.

하영은 의아한 듯 그를 쳐다보았다.

“저에게 주시는 건가요?”

정유준은 그녀를 힐끗 보았다.

“설마 허시원에게 주겠어?”

운전하는 허시원은 백미러를 통해 둘을 살폈다.

“…….”

신발 박스를 받아 열어보니 둥근 코의 은색 작은 하이힐 한 켤레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의식적으로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자기 발목을 슬쩍 보았다. 그래도 유준이 나름 자신에게 신경 쓰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유준이 다친 것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는 뜻이다.

……

선샤인 호텔.

정유준이 하영을 데리고 로비에 들어서자, 누군가가 마중을 나왔다.

“정 사장님, 오랜만입니다. 별고 없으시죠!”

“정 사장님도 오늘 경매에 오셨군요…….”

다가오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자, 하영은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비록 이런 장면에 익숙하지만, 지금은 예전과 달리 다른 사람과 배가 부딪칠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정유준의 팔짱을 풀고 말했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정유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하영은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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