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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2화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이번에 세희와 인우가 4층에 도착하기도 전에, 두 사람은 계단 모퉁이에서 성빈의 뒷모습을 보았다.

그녀는 유리를 통해 맞은편 강의동을 바라보며 묵묵히 서 있었다. 세희와 인우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도 성빈은 돌아보지 않았다.

세희도 조급해하지 않고 인우의 손을 잡으며 함께 계단에 앉았다.

3분도 안 되자, 성빈이 입을 열었다.

“나의 말도 안 될 정도로 끔찍한 인생은 오늘 밤에 완전히 끝날 거야. 한때 나도 미움과 증오를 한 적이 있지만,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난 심지어 내가 무엇을 원망하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렸어. 참 웃기지?”

“웃기죠, 당신은 인간이 될 자격조차 없는 그 교수님을 좋아했으니까요.”

세희의 말을 듣고, 인우는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앞에 있던 성빈도 몸을 돌려 의아하게 세희를 바라보았다.

세희는 일어나서 말했다.

“당신이 말했잖아요? 시간이 지나면 무엇을 원망하고 있는지조차 모른다고. 나라면, 매일 자신을 죽인 살인자가 건물에서 떨어지는 것을 지켜봐도 즐거움을 느끼지 않았을 거예요. 그 장면을 보면, 난 죽음을 당했을 때의 절망에 빠져, 더 이상 바라볼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겠죠. 심지어 이곳에서 도망쳤을지도 몰라요. 어차피 그 사람은 이미 죽었으니, 그 영혼은 또 나와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하지만 당신은 그러지 않았죠. 여기에 남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매일 여기서 그 사람이 자살하는 걸 지켜보고 있었어요. 그리고 오늘 밤 당신이 서 있는 위치도 그 사람이 추락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곳이죠. 당신은 지금 섭섭해하고 있어요. 정말 사이코패스가 다름없네요.”

성빈은 세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사람 마음을 꿰뚫어볼 수 있는 거야?”

“아니요. 당신의 언행에서 발견한 거예요. 호수에 있는 귀신이 나에게 그렇게 말하더군요, 당신은 줄곧 다른 귀신들을 괴롭혔다고. 그러나 자신을 죽인 범인을 앞에 두고, 당신은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성빈은 잠시 침묵하다가 갑자기 크게 웃었다.

“그래... 난 사이코패스야. 영락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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