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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0화 내가 말한 대로 해

말하면서 세희는 두 손을 꼭 쥐었다.

“설령 날 보호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라 하더라도, 난 받아들일 수 없어. 그러나 동시에, 캐리 아저씨는 확실히 우리 모두가 사랑했던 사람이잖아. 나도 정말 마음먹고 아저씨의 혼을 박살 낼 수 없을 것 같아.”

인우는 그녀의 말을 듣고 입을 열었다.

“아무튼 그 캐리 아저씨가 기어코 자신의 집념으로 우빈 형을 해치려 한다면, 누나도 그 아저씨를 봐주지 않을 거죠?”

“말로 할 수 있으면 절대로 손을 쓰지 않을 거야.”

세희가 말했다.

“이건 지철 할아버지가 가르쳐 주신 도리거든. 캐리 아저씨처럼 사고로 돌아가신 경우, 그 원한은 보통 귀신보다 훨씬 많을 거야. 그러니 이 일은 캐리 아저씨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통제하지 못하고 스스로 이렇게 움직인 것일 수도 있어.”

우빈, 인우 그리고 희민은 이해하지 못한 듯 서로를 쳐다보았다. 세희도 그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살아있을 때 아무리 좋은 사람이었어도, 죽은 후에 좋은 귀신이 되는 건 아니었다.

이렇게 듣자니 황당하겠지만, 이 세상에는 본래 황당한 일이 가득했다.

“그럼 이제 어떡하죠? 그 아저씨는 줄곧 누나 앞에 나타나려 하지 않잖아요.”

“응, 그건 정말 까다로운 일이야. 아저씨가 나타나지 않으면, 우리가 어떻게 찾아도 소용없거든.”

“만약 계책을 쓴다면?”

희민이 물었다.

“쓸모없어.”

세희가 말했다.

“캐리 아저씨처럼 돌아가신 지 십여 년이 된 사람은 이미 일정한 도를 닦았을 거야. 우리가 계책을 쓰면, 아저씨도 알아차릴 것이고, 절대로 우리에게 쉽게 들키지 않을 거야.”

인우는 화가 나서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럼 기다릴 수밖에 없는 거예요?”

“이 일은 너희들 모두 상관하지 마. 내가 알아서 해결할 테니까.”

말을 마치자, 인우와 희민은 반박하려 했다. 그러나 세희가 자신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두 사람은 다시 말을 삼켰다.

‘만약 우리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세희는 아마도 일부러 이렇게 말했을 거야.’

우빈의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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