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21화 왠지 싫지 않은 그녀

쿵- 소리와 함께 강하영은 낮은 신음을을 뱉었다.

강하영의 품에 안겨 있던 정희민도 뻣뻣하게 몸을 굳혔다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번쩍 들었다.

아이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란 눈으로 강하영을 쳐다봤고, 강하영은 한 손으로는 정희민을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바닥에 부딪쳐 아픔이 밀려오는 등을 문질렀다.

강하영은 벌떡 일어나 가장 먼저 정희민이 어디 다친 곳은 없는지 살펴봤다.

“꼬마야, 괜찮아?”

정희민은 머리로는 빠르게 반응할 수 있었지만, 몸은 정지된 것처럼 굳어져 움직일 수 없었다.

강하영에게서만 풍기는 독특하고 옅은 향기를 맡으며 마음속에 오랫동안 쌓여있던 불안감이 점차 평온을 되찾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희민은 다른 사람들과 신체접촉을 하는 것을 가장 싫어했는데 이 사람은 왠지 싫지 않았고, 게다가 강하영도 함께 넘어졌으면서도 자신한테 괜찮냐고 묻는다…….

강하영은 의아한 듯 다시 한번 그에게 물었다.

“꼬마야, 어디 아픈 곳이라도 있어?”

순간 정희민의 눈빛이 차갑게 변하더니 황급히 강하영 몸에서 일어나 입술을 오므린 채 고개를 숙이고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낮은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라고 한마디 뱉은 뒤 몸을 돌려 떠났다.

강하영도 눈살을 찌푸리며 계단에서 일어섰다.

‘저 아이…… 성격에 문제가 좀 있는 것 같은데?’

강하영이 생각에 잠겨있을 무렵 아래층에서 익숙한 고함이 들려왔다.

“도련님, 사장님께서 이곳의 환경이 마음에 드시는지 물어보라고 하셨어요.”

그 목소리에 강하영은 눈꺼풀을 파르르 떨며 계단 손잡이로 몸을 살짝 내미니 허시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어 시선에 들어온 사람은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잘생긴 얼굴에 미간엔 타고난 고귀함을 지닌 남자였다.

그는 반듯하고 꼿꼿한 몸매로 강의실 입구에 들어섰는데, 침착하고 힘찬 발걸음에는 무시할 수 없는 위엄이 배어 있었다.

그 남자를 보는 순간 강하영의 심장이 옥죄어 오기 시작했다.

강하영은 황급히 몸을 뒤로 빼고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5년 만이네…….’

하영은 정유준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