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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그놈한테 절대 너를 보여줄 수 없어

“기다려, 지금 당장 갈게!”

“우인나!”

우인나의 말에 강하영이 다급하게 외쳤다.

“그 사람 주변인들한테 들키지 마!”

우인나는 전화로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정유준의 그렇게 참을성이 많은 인간인지 몰랐네! 네 무덤에 자란 잡초를 벌써 5년이나 뽑았는데, 어떻게 아직도 집착을 버리지 않는 거야?”

“미안해, 괜히 나 때문에.”

“너도 참, 그냥 해본 소리야. 어차피 정유준도 우리가 연락하는 것도 알아낼 수 없잖아.”

우인나의 말에 강하영도 웃으며 대답했다.

“위치 보내줄게, 만나서 얘기하자.”

“좋아.”

전화를 끊고 문을 열자마자 강세희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강하영은 입꼬리를 올리며 거실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강세희를 보며 입을 열었다.

“세희야, 엄마 왔어.”

강세희가 입구 쪽으로 고개를 돌려 강하영을 발견하자 바로 손에 든 인형을 버리고 달려왔다.

그리고 앙증맞은 두 팔을 뻗으며 입을 열었다.

“엄마, 어서 와요! 제가 다닐 유치원은 정해졌어요? 저도 오빠랑 같은 유치원에 다닐 수 있어요?”

강하영은 몸을 웅크려 강세희를 안아 올렸다.

“정해졌지! 세희야, 예전에 엄마가 너희한테 해준 얘기 기억해?”

강세희는 동그란 눈을 깜빡이며 대답했다.

“유치원에 가서 낯선 사람에게 엄마 얘기 꺼내지 않는 거요. 저는 기억하지만 오빠가 기억할지 모르겠네요.”

갑자기 디스 당한 강세준은 고분고분 노트북에서 시선을 옮겨 강세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럼 괜히 너한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유치원에 가지 않을게.”

눈이 휘둥그레진 강세희는 몸을 돌려 강하영의 목을 껴안았다.

“엄마, 방금 한 얘기는 농담이었어요.”

강하영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정말 두 보물단지를 낳았다니까.’

강하영이 소파 옆으로 다가가 자리에 앉자, 소예준도 옆에 앉으며 물었다.

“어때? 일은 순조로워?”

강하영은 강세희의 작은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려 주며 가서 놀라고 하니, 강세희가 다른 곳으로 뛰어갔고, 그제야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오빠, 나 그 남자를 만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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