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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1화 난 하영이만 원해요

“개가 사람을 물려고 하는데, 내가 그 개를 막을 수 있겠어?”

유준은 비아냥거렸다.

“내 눈에 있어 넌 그저 보잘것없는 존재일 뿐. 나한테 손을 대려 해도 괜찮아, 그때 만약 내가 죽지 않았다면 결국엔 넌 내 발바닥에 짓밟혀 영원히 일어나지 못할 테니까.”

진석이 말했다.

“정 대표님은 그때 비행기가 폭발됐을 때의 절망을 잊은 건가요?”

이 말을 듣자, 유준의 검은 눈동자가 번쩍였고, 머릿속에 갑자기 자신이 헬리콥터에 탄 장면이 떠올랐다.

그 위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 그리고 낙하산을 메고 빠르게 뛰어내리는 순간까지.

이번의 기억은 아주 뚜렷했다.

유준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고 진석은 계속해서 말했다.

“기억난 건가요? 그럼 이제 아직도 내가 당신에게 손 못 댈 거라고 확신하나요? 당신이 김제에서 그렇게 대단한 존재였어도 난 마찬가지로 당신의 목숨을 빼앗아갈 수 있었잖아요?”

유준은 두통을 참으며 붉어진 눈으로 진석을 바라보았다.

“내 기억이 돌아오면, 내가 네 수단을 두려워할 거라고 생각해?!”

“그건 오해예요.”

진석의 잘생긴 얼굴에는 여전히 옅은 웃음이 어려 있었지만 그 미소는 무척 음산했다.

“난 단지 정 대표님에게 내 능력이 당신보다 훨씬 위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만약 내 단 하나의 조건을 들어줄 수 있다면, 난 더 이상 당신을 겨냥하지 않을 수 있어요.”

“네가 나와 조건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유준은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았다.

진석은 그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

“당신이라면 틀림없이 할 수 있을 거예요.”

진석은 유준을 향해 두 걸음 걸어 갔고, 옅은 갈색 눈동자는 비할 데 없이 진지했다.

“하영을 기억하지 못한 이상, 또 그녀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는 이상 하영을 나에게 양보해요. 당신이 양보하기만 한다면, 나는 하영을 데리고 당신 앞에서 사라질 거예요. 난 단지 이 요구밖에 없다고요!”

유준은 고운 눈썹을 찌푸리며 진석을 바라보았다.

“누구를 양보하라고?”

“강하영.”

진석은 다시 한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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