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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1화 벌을 받으러 가겠습니다

진석은 앨리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앨리는 저도 모르게 자신의 다른 한 새끼손가락을 만졌다.

진석은 지금 앨리가 스스로 손가락을 자르겠다고 말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앨리는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고, 한바탕 고민한 끝에 고개를 푹 숙였다.

“알겠습니다, 선생님, 벌을 받으러 가겠습니다.”

앨리가 몸을 돌려 침실을 나서자 진석은 그제야 시선을 거두고 오미숙에게 말했다.

“아주머니도 그만 나가요.”

“네, 선생님.”

문이 닫히자, 침실에는 하영과 진석 두 사람만 남았다.

하영은 무덤덤하게 진석을 바라보며 코웃음을 쳤다.

“날 위해 당신의 유능한 조수를 다치게 하다니, 그럴 가치가 있는 거예요?”

“내 부하로서 만약 내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마땅히 받아야 할 벌들을 꼭 받아야 하겠지.”

“그럼 왜 앨리를 죽이지 않은 거죠?”

하영은 잇달아 질문을 했다.

“그동안 병원에 있던 경호원은 단지 나에게 밥을 먹으라고 권했을 뿐인데, 당신은 앨리를 시켜 그를 죽였잖아요! 지금 앨리가 날 저주하는데, 당신은 단지 앨리더러 간단하게 손가락을 자르라고만 하다니, 이게 말이 돼요?”

진석은 입을 오므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의자를 끌고 하영 옆에 천천히 앉아서야 입을 열었다.

‘사람은 자신의 주제를 알아야 하지. 만약 그들도 앨리처럼 최고의 실력을 가졌다면, 난 당연히 그렇게 쉽게 그들을 죽이지 않았을 거야.”

“당신에게 있어 쓸모없는 사람은 모두 죽을 수밖에 없는 거군요?”

지금 하영 앞에 있는 진석은 마치 사람의 가죽을 쓴 악마와 같았다.

그는 언제나 날카로운 손가락을 내밀어 사람의 심장을 세게 찌를 수 있었다.

“맞아.”

진석은 처량하지만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 세상의 생존법칙도 마찬가지야. 약한 자는 버림받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지.”

그의 눈 밑에 점점 슬픔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하영은 그저 온몸이 불편할 뿐이었다!

‘사람을 죽여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악마는 자신의 슬픔을 드러낼 자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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