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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전에 내가 유은빈 집 밖에서 들었던 목소리와는 분명 다른 사람이었어! 이 유은빈, 겉으로는 순진하고 감정이 깊어 보였지만, 실제로는 이렇게도 쉽게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줄 줄이야.’

‘어떻게 출장 온 첫날부터 이렇게 서둘러 다른 사람을 만나다니,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잊은 건가?’

민우는 자신이 계속 속아 왔다고 생각했다. 이 ‘유은빈',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커플의 작당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다. 역겨움은 점점 커져만 갔고, 그의 몸에서 냉기가 흘러나오며 주위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민아야.”

로희는 놀라서 민아를 꽉 끌어안았다.

“너 일이 있다더니, 어떻게 온 거야?”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었지.”

서민아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물었다.

“기분 좋지? 놀랐지?”

그렇게 말하면서 민아의 시선은 우연히 옆으로 스쳤고, 그곳에 시선을 고정했다.

‘너무 잘생겼어! 이 남자는 얼굴만 멋진 게 아니라, 가만히 있어도 풍겨 나오는 금욕적이고 다가서기 어려운 아우라까지 매력적이야.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를 보니, 아무리 싸도 최소 7자리일 텐데, 유로희가 어떻게 이런 대단한 남자를 알게 된 거지?'

“저기, 은빈야.”

민아는 자연스럽게 손을 풀며 머리를 정돈했다.

“이분은 누구야? 소개해 주지 않을 거야?”

로희는 순간 멍해져서 손을 휘저었다.

“아니야, 이분은 내 상사야. 도 대표님, 이분은...”

“아무나 나를 알 자격이 있는 건 아니에요.”

그러자 민우는 비웃으며 말했다.

“유 비서, 자신이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로희는 순간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서서 풀이 죽어 고개를 숙였다.

‘맞아. 난 그저 개인 비서일 뿐인데, 무슨 자격이 있겠어?’

“본인 자리나 잘 지키면 돼요.”

민우는 차갑게 말했다.

“유 비서의 사생활이 어떻든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만, 내 앞에서는 내 눈을 더럽히지 마세요.”

이에 로희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죄송해요, 대표님.”

로희가 이렇게까지 나오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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