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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서로에게 깊이 빠져 있던 그 순간, 갑자기 로희의 가슴 쪽에서 따뜻한 온기가 전해졌다. 깜짝 놀란 로희는 그제야 정신이 들었고, 무의식적으로 온 힘을 다해 민우를 밀쳐냈다.

이윽고 그녀는 본능적으로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며, 뜨겁게 달아오른 얼굴을 식히려 했다.

로희에게 밀려난 민우는 잠시 휘청거렸지만, 화를 내지 않고 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 손은 로희의 몸에 닿았던 바로 그 순간 얼어붙은 듯했다.

그 모습을 본 로희는 부끄러움과 수치심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어... 어떻게 손을 넣어서... 만질 수가 있지...?'

하필 오늘은 서둘러 나오느라 가슴을 천으로 단단히 동여매는 것도 깜빡했던 것이다. 다행히 오버사이즈 옷 덕분에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창피하고 어쩔 줄 몰랐다.

“늦었어요... 이제 그만 가볼게요.”

로희는 민우의 얼굴을 감히 바라보지도 못하고, 서둘러 차에 올라타 도망치듯 떠나려고 했다. 그녀의 말에 정신을 차린 민우는 도망가는 로희를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네. 유 비서, 몸매가 좋네.”

민우는 로희에게 이런 화끈한 몸매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한 표정이었다.

로희는 그저 땅속으로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생각이 멈춰버리고, 온몸이 화끈 달아올라 오로지 도망쳐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후들거리는 다리 때문에 한참을 헤매다가 겨우 시동을 걸고 떠날 수 있었다.

자신이 전에도 민우를 ‘정직한 남자'로만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그도 결국...

‘도민우도 정말 치사해!!'

...

이튿날 로희는 출근 시간에 맞춰 회사에 도착했다. 그때 임달미가 사무실 앞에서 야릇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도 대표님께 중시를 받는다고 점점 게으름 피우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회사는 일하는 곳이지, 거들먹거리며 게으름 부리는 곳이 아니에요.”

간신히 지각을 면한 로희는 그 말이 자신을 겨냥한 것임을 알고도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속으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술 마셨으면 그냥 곱게 자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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