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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 없어...’

로희는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생각을 단호하게 부정해 버렸다.

민아와 민우가 얽힐 리 없다고, 그저 그런 관계일 리는 더더욱 없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하물며, 수도에서는 벤츠 G 클래스를 흔히 볼 수 있는 일 아닌가.

차 번호판이 유독 드물기는 하지만, 작정하고 구하려면 구할 수 있는 법이다.

이 모든 건 그저 우연일 뿐이라고, 로희는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유 비서님?”

집사가 그녀를 불렀다.

그 소리에 로희는 그제야 한참이나 멍때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민우를 부축한 채로 활짝 열린 엘리베이터 문을 보고서도 들어서지 않았으니 말이다.

민우 역시 눈을 떴는데, 어두운 얼굴로 로희를 뚫어지게 바라만 보았을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로희였다.

얼굴이 화끈하게 달아오른 채 민우를 부축하며 엘리베이터로 들어섰다.

그리고 이윽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해명까지 덧붙였다.

“죄송합니다. 눈에 익은 벤츠라 잠깐 정신이 팔렸습니다.”

집사는 계속해서 의아해했다. 아무리 봐도 낯익은 차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차는 민우의 할아버지인 도태현이 선물로 준 것이기 때문이다.

이곳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찾아본다고 하더라도 절대 두 번째 ‘차’는 없을 것이다.

딱 한 대뿐인 그 차를 민우가 소유하고 있으니 말이다.

로희를 겉모습만 보고 판단한다면 상류층과 어울릴 사람은 결코 아니다.

즉, 이런 차를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볼 일이 없다는 얘기였다.

엘리베이터는 곧 도착했고, 집사는 의문을 떨친 채 가정부들에게 지시했다.

민우를 소파까지 안전하게 모시고 온 로희는 그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도 대표님, 저 이만 가봐도 되겠습니까?”

민우는 계속 로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검은 눈동자 뒤에 숨어 있는 그의 감정이 무엇인지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

로희만 안절부절하고 애간장이 타들어 가는 숨 막히는 시간이었다.

민우는 그만 시선을 돌리면서 덤덤하게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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