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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마음을 졸이면서 민아는 애써 덤덤한 척했다.

“도 대표님도 알다시피 저 그날 밤에 도 대표님이랑 그런 일이... 있었잖아요. 그때 마침 감기도 걸렸었고 그런 상황에서 목소리가 좀 달라지는 것도 정상이 아닌가요?”

수줍어하는 모습으로 민아는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저 그날... 처음이라... 너무 아팠어요...”

그 말을 듣고서 민우는 살짝 흔들렸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민우는 침대 시트를 유심히 살펴보았고, 한 곳이 빨갛게 물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말인즉, 처음 겪는 일이 맞다는 뜻이었다.

민아는 제법 그럴듯하게 설명하고 있었지만, 민우의 표정에는 여전히 믿기 어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차가운 목소리로 이상한 요구까지 덧붙이면서 말이다.

“그럼, 그날 그 목소리로 뭐라도 해봐요. 확인해 보고 싶어서 그래요.”

순간 민아는 얼어붙고 말았다.

이윽고 민우의 비아냥거리는 듯한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어도 그래도 80% 정도는 나오지 않겠어요?”

지금 민우의 눈빛은 차갑고 위험했다.

민아가 감히 입을 열지 않는다면 당장이라도 이곳에서 쫓아내 버릴 듯한 기세였다.

쉴 새 없이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민아는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그럼요.”

가볍게 대답하고서 민아는 속으로 당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로희가 성우로 온라인에서 인기를 받고 있을 때 민아는 질투심에 로희를 일부러 모방한 적이 있었다.

19금 댄스를 선보이면서 어렵게 팔로우를 받아낸 자기보다 단지 목소리 하나만으로 팬이 많았던 로희가 무척이나 눈꼴사나웠다.

민아는 로희에게 성우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었는데, 물론 바보 같은 로희가 아주 적극적으로 발성을 도와줬었다.

로희의 목소리는 타고난 것이 맞았다.

민아가 아무리 배우고 연습을 해보아도 그냥 얼버무릴 수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날 밤에 전 이랬어요.”

민아는 목을 가다듬으며 발성 방식을 조절하여 로희의 목소리를 흉내며 말했다.

“도 대표님, 이 목소리 맞으세요?”

달콤한 목소리가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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