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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그 소리에 민우는 순간 온몸이 굳어버렸다.

해서는 안 될 짓을 한 사람처럼 민아를 옆에 있는 휴게실로 밀어 넣었다.

“들어가 있어요. 소리 내지 말고요.”

민아 역시 가슴이 찔리고 있었다. 로희에게 모든 걸 들키게 될까 봐.

의문을 제기하지도 않고 바로 민우의 말대로 아주 순순히 휴게실로 들어가 있었다.

벽에 등을 꼭 대고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들어와.”

“도 대표님, 이제 막 수정한 계획서입니다.”

로희는 서류를 건네며 탁자 위를 몰래 흘깃 살펴보았다.

손수건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지만, 그 속에 있던 시계는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로희는 다시 한번 민우를 힐끗 바라보았다. 민우는 차가운 얼굴로 아무런 변화 없이 평온해 보였다. 마치 시계를 찾았다고 해도 그에게 전혀 영향이 없는 것처럼.

로희는 순간 홀가분해야 할지, 실망해야 할지 모를 감정에 휩싸였다. 그래도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시계의 행방에 대해 더는 알아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이제 민우에게 들킬까 봐 마음 졸일 필요도 없고, 편안한 마음으로 일에만 집중하면 되니까.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하늘과 땅 차이처럼 멀어, 애써 좁히려 해도 결코 좁혀지지 않을 거리일 것이다.

민우는 겉으로는 무척이나 덤덤해 보였지만, 속은 엉망진창이었다. 서류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저 잡히는 대로 페이지를 넘기며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이렇게 진행하면 돼.”

가기 전에 로희는 지금 회사 어딘가에 있을 민아를 떠올리면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미리 얘기하기로 했다.

“도 대표님, 다른 일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민우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기억하고 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친구 민...”

로희가 한창 말하고 있을 때 휴게실에서 ‘쿵’하고 소리가 들려왔다.

‘휴게실에 누가 있는 거야?’

‘이 시간에 도민우의 개인 휴게실에 있다고?’

로희는 궁금한 마음에 발꿈치까지 들면서 휴게실 쪽으로 바라보았는데, 문틈 사이에 끼인 치맛자락이 보였다.

휴게실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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