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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들어오세요.”

민우의 목소리에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로희는 고개를 숙이고 감히 그를 쳐다보지도 못하며 말했다.

“도, 도 대표님.”

민우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복잡한 눈빛으로 로희의 머리카락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 안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로희의 심장은 마치 북을 두드리듯 빠르게 뛰었고, 긴장으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민우의 차가운 시선은 마치 로희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려는 듯했다. 로희는 시간이 이렇게나 길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민우는 손끝을 문질렀다. 밤이 지나도 민우는 여전히 로희의 촉촉한 입맞춤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았고, 눈빛은 어두워졌다.

어젯밤, 민우는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최근 일어났던 일들이 민우의 머릿속에서 반복되었다. 또한 그의 마음속에는 한 가지 터무니없는 생각이 떠올랐다.

‘혹시 그날 밤의 여자일까?’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많은 우연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녀의 향기까지도...

민우는 눈빛을 가라앉히며 말했다.

“그날 밤, 혹시...”

“도 대표님, 제가 여자라고 속인 건 잘못이지만, 제발 저를 해고하지 말아 주세요!”

로희는 마침내 용기를 내어 눈을 꼭 감고 큰 소리로 외쳤다.

“저, 저도 일부러 속이려던 건 아니에요, 사정이 있었어요. 제발 저를 해고하지 말아 주세요! 이 직장이 정말 필요해요.”

로희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민우의 말을 완전히 덮어버렸다. 민우는 잠시 침묵하다가 물었다.

“유은빈 씨, 내가 왜 당신을 개인 비서로 채용했는지 알고 있었어?”

“남자라서, 그리고 별로 눈에 띄지 않아서요?”

로희는 손가락을 꼬며 다짐하듯 말했다.

“대표님, 저 앞으로 회사에서 절대 문제 일으키지 않을게요. 제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일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제발 저를 해고하지 말아 주세요.”

‘누가 해고한다고 했나?’

민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전임 개인 비서가 왜 해고당했는지도 알고 있었어?”

“네, 알아요, 류하늘 비서님이 도 대표님에게 사적인 감정을 가졌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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