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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로희는 다음 날이 되어 정오가 가까워져서야 겨우 눈을 떴다.

깨어난 로희를 보고 미정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 정신이 좀 돌아왔어?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기나 해? 독 없는 뱀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넌... 도민혁도 참 너무해. 어떻게 뱀을 회사까지 데려올 수가 있어?”

로희는 눈을 깜빡이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러나 순간, 불길한 예감이 밀려오며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이미 환자복으로 갈아입었고, 가슴을 감싸던 천도 사라진 상태였다.

놀란 로희는 얼굴이 새하얗게 변하며 이불을 급히 끌어당겼다. 이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나... 어떻게 병원에 온 거야? 그리고 이 옷은 대체 누가...”

“뭐라고? 아직 몰랐구나.”

미정은 어깨를 살짝 움츠리더니 곧 말을 이었다.

“도 대표님이 너를 안고 병원까지 데려왔어. 이 병실도, 의사도 전부 도 대표님이 직접 마련하신 거야. 아마 옷은 간호사한테 부탁하신 게 아닐까?”

로희는 미정의 말에 순간 멈칫했다.

‘쓰러지기 전에 봤던 그 장면이 정말이었어? 착각이 아니고?'

‘도민우가 날 구해준 거야? 그렇다면... 그 다정했던 위로는 진짜일까, 아니면 꿈이었을까?'

미정은 로희의 얼굴을 보며 안타까운 듯 말을 이었다.

“미안해할 거 없어. 도씨 가문에서 저지른 일이잖아. 넌 그냥 재수가 없었던 거야.”

미정은 로희를 대신해 화를 내며 계속 말했다.

“그러니까 완쾌될 때까지 병원에 있어. 도씨 가문에서 당연히 책임져야 할 일이고, 그 사람들이 너한테 보상을 해줘야 마땅해. 진짜 너무하는 거 아니야? 직장인은 무슨 인권도 없는 건가?”

로희는 잠긴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이불을 몰래 위로 끌어올렸다. 딱 가슴을 가릴 수 있을 정도로.

다행히 아직 아무도 로희의 비밀을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던 로희에게, 갑자기 미정이 다가왔다.

“너! 솔직하게 말해봐!”

“뭐?”

순간, 제 발이 저린 로희였다.

“뭐... 뭘...”

“도 대표님이 너를... 혹시 좋아하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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