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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청순한 스타일, 도도한 스타일, 지적인 스타일...

민우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마음에 드는 여자를 얼마든지 곁에 둘 수 있다.

‘도민우, 내가 너한테 어울려? 네가 나한테 어울려?’

되묻는 로희의 말에 민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로희를 지그시 바라보기만 했을 뿐이다.

그렇게 한참 지나서 민우는 손을 흔들며 입을 열었다.

“열심히 일이나 해.”

로희는 민우의 말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시계에 위치 추적 시스템이 있다는 사실이 더더욱 그녀를 미치게 했으니 말이다.

...

다음날 오전.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한 로희는 그렇게 다크서클이 턱 밑까지 내려온 채로 출근했다.

점심 시간까지 겨우 버틴 로희는 동료들이 점심을 먹으러 간 틈을 타서 신중하게 포장해 놓은 시계를 몰래 꺼냈다.

손수건 안에 들어 있는 ‘애물단지’를 만지면서 로희는 소리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기념으로 남긴 건데...’

상황이 어찌 됐든 그날은 로희의 첫 경험이었으니 말이다.

그 일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도 로희는 뭐라도 좀 남기고 싶었다.

하지만 정체가 들통 날 위험한 상황에 비하면 기념품 따위는 더없이 부질없었다.

잠시 망설이고 나서 로희는 대표실로 살금살금 다가갔다.

점심 시간이니 민우 역시 점심 먹으러 갔을 것이다.

대표실 바로 앞에 있는 또 다른 비서 역시 5분 정도 자리를 비울 수 있는 시간이다.

미친 듯이 팔딱 뛰는 심장을 부여잡고서 로희는 겨우 시계를 대표 사무실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자기 자리로 돌아온 로희는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채로 당장이라도 터질 것만 같은 심장을 안정시켰다.

“야! 인삼이라도 몰래 먹고 있는 거야?”

누군가의 목소리에 로희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민아였다. 민아는 선글라스를 벗으면서 활짝 웃었다.

“안녕, 자기야.”

“민아야!”

로희는 놀라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

“지나가는 길에 들렸어.”

주위를 훑어보면서 민아는 웃으면서 덧붙였다.

“너 여기서 일하는 거 보고 싶어서 왔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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