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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로희는 몸을 떨며 그 자리에 얼어붙었고, 그 붉은 얼룩이 더욱 선명해졌다. 도민우는 성큼성큼 다가와 로희의 어깨를 잡고 몸을 돌리며 외쳤다.

“유 비서!”

민우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아파요.”

로희의 머릿속은 더욱 혼란스러워지며, 몸이 불편한지 얼굴을 찡그리며 민우의 손을 밀쳤다.

“지금, 나를 아프게 하고 있어요.”

민우는 로희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 그의 눈은 붉게 충혈되었고, 아무 말 없이 로희의 턱을 잡아 검정 뿔테 안경을 벗겼다. 그러고는 무겁게 드리워진 앞머리를 쓸어 올렸다. 그렇게 방해물을 모두 제거하자, 아름다운 얼굴이 드러났다.

아직 어린 티가 남은 동그란 얼굴, 도톰한 분홍 입술, 오뚝한 코, 그리고 코끝에 있는 예쁜 작은 점. 속눈썹은 곱슬곱슬하고, 커다란 눈은 순진한 사슴처럼 맑고 물기를 머금고 있어, 더욱더 순진무구해 보였다.

피부는 매끄럽고 하얗고, 마치 부드러운 두부처럼 말이다. 이 얼굴은 명백히 예쁜 여자의 얼굴이었다.

민우의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갑자기 터져 나갔고, 그의 마음속에는 격렬한 감정이 솟구쳤다.

“도 대표님?”

로희는 눈을 깜빡이며, 어리둥절하게 입술을 내밀고 물었다.

“왜, 왜 아무 말도 안 하세요?”

“정말 잘생기셨네.”

로희는 진심으로 취해 있었고, 웃으며 손을 뻗어 민우의 얼굴을 만지려고 했다.

“어떻게 이렇게 잘생길 수가 있어요? 많은 여자가 당신에게 홀릴 만해요.”

민우는 얼굴을 굳히며, 로희의 방탕한 손을 잡아 꽉 쥐었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물었다.

“도대체 남잡니까? 여잡니까?”

“네?”

로희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해하지 못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가슴속에 불이 타오르는 듯한 감정이 치밀어 오르자, 민우의 표정은 더욱 차가워졌다.

“당신 바지, 더러워졌거든.”

로희는 고개를 돌려 바라보며, 오랫동안 눈을 깜빡이다가 바지에 묻은 핏자국을 발견했다. 그제야 로희는 깨달았다.

“오늘이 생리 기간이구나, 그래서 도 대표님이 하시는 말들이 짜증 났던 거군요.”

‘생리 기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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