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됐어! 준호야, 그만 말해!”진민석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깊게 숨을 들이쉬며 서강빈을 보았다. 그는 서강빈을 슬쩍 훑어보더니 말했다.“자기소개할게. 나는 진민석이고 효정이와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란 소꿉친구야. 내가 효정이에게 대한 감정은 포기할 수 없어. 그 누구도 효정이를 내 곁에서 뺏어갈 수 없어.”“민석 오빠, 그만 해요. 이런 말들은 의미가 없어요. 저는 오빠한테 이성의 감정이 없다니까요. 저는 그저 큰 오빠로 생각하고 있어요.”권효정은 가지런한 눈썹을 찡그리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진민석은 권효정이 무슨 얘기를 하든 듣지 않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강빈을 보면서 차갑게 말했다.“아까부터 지금까지 당신을 계속 보고 있으니 당신이 그저 보통 사람이라는 걸 알겠더라고. 나의 발끝도 못 따라올 만큼 보잘것없어. 당신 같은 남자는 효정이한테 어울리지 않고 효정이한테 행복을 줄 수도 없어. 그러니 경고하는데 당장 효정이 곁에서 떠나.”서강빈은 이 말을 듣고 담담하게 웃더니 비웃음을 띤 눈빛으로 상대방을 보면서 태연하게 말했다.“진 팀장, 당신이 되게 우수한 것 같아? 내 눈에는 왠지 별로인 것으로 보이는데. 당신은 그저 가문이 좀 대단할 뿐이지 그건 당신이 그렇게 자만할만한 이유가 되지 않아. 그것들은 다 당신의 것이 아니니까.”진민석이 웃었다.“이 자식이 보아하니 물러서지 않고 나랑 한번 해보자는 거야? 좋아, 그럼 똑똑히 알려줄게. 지금 네가 이러는 건 헛된 망상이고 스스로 굴욕을 자초하는 짓이야!”진민석은 거만한 모습으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가문을 말하면 나는 천주 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니 효정이와 급이 맞아. 신분을 놓고 말하면 나는 드래곤 13팀의 팀장이고 내 권한으로는 송주에 상주하고 있는 군대를 움직일 수 있고 시장이 나를 만난다고 해도 허리를 숙여 인사를 건네야 해. 실력으로 보면 나는 무도 대가야. 대가라고 들어봤어? 그리고 너를 봐. 평범하기 짝이 없는 남자가 뭐로 나랑 비교할 거야?”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이고
“야 이 자식아, 늦지 않았어. 지금 무릎 꿇고 빌면 기회를 줄 거지만 내가 네 몸에 손을 댄다면 적어도 1년은 병원 신세를 져야 할 거야.”서늘한 표정의 변준호가 차갑게 웃었다. 이 모습을 본 권효정은 한없이 차가운 얼굴을 하고 화가 나서 소리쳤다.“민석 오빠, 뭐 하자는 거예요? 지금 강빈 씨를 건드린다면 나는 평생 절대로 오빠를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권효정이 나서서 서강빈의 앞을 막았다. 진민석은 드래곤 팀에 들어가서 5년을 훈련한 사람이니 실력이 대단할 것이고 그의 곁에 있는 조수의 실력도 당연히 보통이 아닐 것이다. 그녀는 서강빈이 다치는 걸 원치 않았다. 진민석이 차갑게 말했다.“효정아, 내가 똑똑히 보여줄게. 이 자식은 네가 좋아할 만한 가치가 있는 놈이 아니야! 저 자식이 만약 내 조수도 이기지 못한다면 어떻게 너를 보호해줄 수 있겠어? 변준호, 공격해!”이 말이 들리자 변준호는 다리를 구르고 몸이 앞으로 불쑥 나아갔다. 이는 철산권이라는 기술이었는데 큰 트럭처럼 서강빈을 향해 돌진했다. 그의 이 기술은 아주 승률이 높았는데 드래곤 팀 안에서 많은 팀원이 이 기술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변준호가 자신만만하게 서강빈을 향해 부딪히는 것을 본 권효정은 깜짝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소리쳤다.“민석 오빠! 당장 멈추게 해요!”하지만 진민석은 상관하지 않고 차가운 시선으로 서강빈을 보고 있었다. 오늘 누가 뭐라 해도 세상 무서운 줄을 모르고 주제를 모르는 저 자식을 제대로 혼쭐내야 했다. 변준호의 철산권은 진민석도 여러 번 봤던 기술인데 꽤 괜찮았다. 여기에 부딪히게 되면 서강빈 저 자식은 절대 일어나지 못할 것이고 엄중하면 병원 신세를 1년 정도 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서강빈은 그 자리에 서서 태연하게 권효정을 밀어서 대피시키고는 침착한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변준호를 보고 있었다.“이 자식아, 놀랐어? 비킬 생각조차 못 하는 거야?”변준호는 비웃듯 차가운 웃음을 띠고 말했다. 지금 서강빈이 저 자리에 멍청하게 서 있는 모습은
서강빈이 변준호를 이겼다는 것은 진민석의 예상 밖이었다. 하지만 단지 그것뿐이었다. 그의 눈에서 서강빈은 그저 개미처럼 미천할 뿐, 경계할 가치가 없었다. 변준호는 목숨을 살려두려고 온 힘을 다하지 않았을 것이다. 드래곤 팀의 임무는 아주 까다롭고 힘들었고 매번 임무가 다 생사를 오가는 일이었다. 만약 지금이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면 서강빈은 진작에 죽었을 것이다. 하여 진민석은 쌀쌀하게 비웃으며 말했다.“네가 준호를 이긴 것이 네 실력 때문이라고 착각하지 마. 준호는 온 힘을 다해서 공격한 게 아니야. 아니면 너는 진작에 시체로 차갑게 식었을 거야.”이때, 버둥거리며 일어선 변준호의 입가에는 피가 가득했고 눈빛은 사납게 서강빈을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미친놈! 감히 내 몸에 손을 대? 너 내가 누군지 알아?”“네가 누군지 뭔 상관이야? 내가 네 몸에 손을 대지 않으면 맞기를 가만히 기다릴까?”서강빈은 무척 불만스러운 말투로 차갑게 말했다. 변준호의 태도가 그를 아주 불쾌하게 했다.“너 이 자식!”변준호는 화를 내며 자신의 체면을 다시 세우려고 공격하려 했다. 하지만 이때 진민석이 나서서 차갑게 말했다.“됐어, 내가 할게. 우리 드래곤 팀을 건드린 대가가 어떤 것인지 내가 제대로 알려줄 거야.”말을 마친 진민석은 자신의 목을 이리저리 꺾으며 싸늘한 눈빛으로 서강빈을 쳐다보았다.“이 자식아, 내가 직접 너를 상대해줄게. 네가 어떤 실력인지 한번 봐야겠어. 실력이 안 된다면 당장 효정의 곁에서 꺼져!”진민석이 화를 내며 말했고 서강빈은 어깨를 으쓱하며 태연하게 대답했다.“어디 한번 해봐.”“너 죽고 싶구나!”이 말을 끝으로 진민석은 주먹을 들어 허공을 가르면서 정확하게 서강빈의 가슴팍을 향해 내리치려고 했다. 이 주먹은 대가의 위엄이다. 일반 사람, 설사 무사라고 하더라도 이 주먹에 맞으면 깊은 내상을 얻게 되는데 몇 개월 치료를 거치지 않고서는 침대에서 내려올 수가 없다. 서강빈도 당연히 이 주먹의 위력을 느꼈다.“이렇게 심하게 공격한
이윽고 진민석은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서강빈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공격마다 날카로운 살기를 띠고 있었지만, 서강빈도 두려운 기색이 없이 진민석의 공격을 받아내면서 교묘하게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두 사람의 접전이 길어질수록 진민석은 더 화가 치밀어 올랐고 그는 자신이 어떤 공격을 하든지 모두 서강빈의 옷깃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다.“이 자식이 그저 보통 무사란 말이야?”진민석의 마음속에는 의문이 들었지만 뱉은 말이 있어 이렇게 끝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여 그의 공세는 더욱 거세졌고 매번의 공격마다 목숨을 단번에 끊을 수 있을 정도였다. 서강빈은 눈썹을 치켜들더니 싸움을 계속할 흥미가 사라져 차갑게 말했다.“진 팀장, 실력이 별로네. 그럼 내가 진 팀장을 깔끔하게 보내줄게.”말을 마친 서강빈은 수비만 하던 데로부터 적극적인 공격 자세로 돌변하여 주먹을 휘둘렀다. 펑 하는 굉음과 함께 진민석이 눈치채기도 전에 이미 가슴팍에 주먹이 꽂혔다.순간, 그는 커다란 화물차에 부딪힌 것처럼 튕겨 올랐고 수십 미터를 날아가서 바닥에 세게 곤두박질했다. 진민석은 바닥에 쓰러져 피를 토하고 가슴을 움켜잡았다. 그는 갈비뼈가 몇 개 부러진 느낌이 느꼈다. 이 모습을 본 변준호는 얼른 달려가서 진민석을 부축하며 다급하게 물었다.“진 팀장님, 괜찮으세요?”진민석은 고통을 참으며 변준호를 밀어내고는 악에 받친 눈빛으로 서강빈을 보면서 소리쳤다.“미친놈! 네가 감히 꾀를 부려서 기습공격을 해? 네가 그렇게 대단하다면 다시 한번 해봐!”진민석이 다시 싸우려고 하자 권효정이 나서서 불만이 가득한 말투로 진민석에게 소리쳤다.“민석 오빠, 그만 해요! 꾀를 부려서 기습공격을 한 것인지 아닌지는 오빠가 누구보다도 잘 알잖아요! 지금 보면 강빈 씨의 무술 실력이 오빠보다 세잖아요. 그러면 강빈 씨가 충분히 저한테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것도 증명되었죠?”이 말을 들은 진민석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래도 물러서기 싫은 듯 말했다.“그럼 출신이랑 사회적
잠깐 생각하던 서강빈은 권효정에게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한편, 2층 룸 안에서는 심종석이 술잔을 들고 송해인의 곁으로 다가가서 능글맞게 웃었다.“송 대표, 술 한잔하지.”송해인은 얼른 술잔을 들고 웃으며 대답했다.“심 대표님, 한잔하시지요.”말을 마친 그녀가 술을 한 모금만 마시자 심종석은 일부러 화난 얼굴을 하며 퉁명스럽게 말했다.“송 대표, 한 모금만 마시는 건 너무 하잖아? 나를 무시하는 건가, 아니면 우리 심진 그룹을 무시하는 건가?”송해인은 이 말을 듣고 얼른 공손하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심 대표님, 제가 그럴 리가요. 마시겠습니다.”송해인은 다시 술잔을 들고 원샷했다. 술을 마시는 송해인의 모습을 보고 있던 심종석은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송해인이 흘린 술이 그녀의 입가를 타고 흐르는 장면을 보고는 더욱 흥분하여 지금 당장에라도 경국지색의 이 여인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 싶어 했다.“그래, 송 대표, 한 잔 더 해.”심종석은 술을 한 잔 더 부었다. 송해인은 거절하려고 했지만 심종석은 매번 각가지 이유를 대면서 송해인이 술을 마시게 했다. 그렇게 술을 연거푸 마신 송해인은 얼굴이 발갛게 익었고 머리가 어지러워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녀는 심종석이 들고 있는 술잔을 향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심 대표님, 죄송합니다. 저는 더는 못 마시겠어요. 저희 비오 그룹과 심진 그룹의 프로젝트에 대한 얘기는 언제쯤 시작할 수 있을까요?”심종석은 송해인이 어느 정도 취한 것처럼 보이자 자리에 앉아서 웃으며 말했다.“송 대표, 우리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얘기할 수 있어. 딱히 중요한 일이 아니야. 지금 제일 중요한 일은 송 대표가 나를 기쁘게 해주는 거지. 송 대표가 나를 기쁘게 할 수만 있다면 그 프로젝트는 바로 성사할 수 있어.”송해인은 심종석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의아하게 물었다.“심 대표님,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음흉한 눈빛으로 송해인을 바라보
심종석은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정신 나간 놈! 뻔뻔한 놈!”송해인은 이렇게 욕을 퍼부으며 일어서서 방을 떠나려고 애를 썼다. 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있다가는 끔찍한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시간이 1분 1초 흐르고 송해인은 자신의 체내에서 이상한 충동이 일렁이는 것을 느꼈다. 온몸에 열이 오르고 가슴 깊은 곳에 있는 어떠한 욕망이 무한대로 확장되었다. 특히 심종석을 바라보면서 송해인은 저도 모르게 서강빈의 모습이 겹쳐 보이게 되었다. 한편, 점점 정신을 놓아가는 송해인을 보고 있는 심종석은 무척 흥분하기 시작했다. 더 기다릴 수가 없었던 심종석은 술잔을 던져버리고 송해인을 덮치면서 소리쳤다.“예쁜이, 오늘 너는 내 사람이야!”“싫어. 꺼져, 꺼져!”송해인은 악을 쓰며 발버둥을 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때, 갑자기 누군가가 펑 하고 방문을 걷어찼다. 인영 하나가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내뿜으며 돌진해서는 심종석을 멀리 차버렸고 그는 바닥에 부딪혀 고통스러운 신음을 냈다.“서, 서강빈? 살려줘...”송해인은 갑자기 나타난 서강빈의 모습을 보고는 희미하게 한마디 하고는 참지 못하고 달려들어 서강빈에게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서강빈은 어쩔수 없이 송해인의 뒷목을 쳐서 기절시키고는 소파에 눕혔다. 그리고 서강빈은 송해인의 가슴에 있는 혈 자리에 은침 몇 개를 놓아 체내에 있는 약효를 없앴다. 이때, 바닥에 있던 심종석이 일어서더니 배를 움켜잡고 빨개진 얼굴로 서강빈을 향해 악에 받친 소리를 질렀다.“젠장! 어디서 굴러온 미친놈인데 감히 내 계획을 망쳐버려? 죽고 싶어?”서강빈은 고개를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심종석을 보더니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테이블에 있는 술병을 들어 심종석의 머리를 내리쳤다. 순식간에 머리의 살이 찢어지고 피가 흘렀다. 얼굴이 피범벅이 된 심종석은 머리를 만지면서 비명을 질렀다.“젠장! 네가 감히 내 머리를 깨?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심종석이 소리 지르자 밖에 있던 검은 양복을 입은 경호원들이 신속
한편, 권효정은 서강빈이 송해인을 안고 계단을 내려오는 것을 보고 미간을 찡그리며 다가와 물었다.“무슨 일이에요?”“나중에 설명해줄게요. 먼저 이 사람 좀 데려다주고요.”서강빈은 송해인을 안고 레스토랑을 나섰고 짜증이 난 권효정은 발을 동동 구르다가 결국 따라갔다. 세 사람은 만물상점에 돌아왔다. 곁에 서 있던 권효정은 서강빈이 송해인에게 침을 놓는 것을 보고 질투했다.“강빈 씨가 저를 이 정도로 걱정한 적이 없는 것 같네요.”서강빈은 그녀를 흘겨보고는 말했다.“누군가가 이 사람한테 약을 먹였어요.”“약을 먹였다고요?”권효정은 예쁜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에요?”서강빈은 침을 정리하면서 룸 안에서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한번 얘기했다.“상대방이 누군지 알아요?”권효정이 묻자 서강빈은 고개를 저었다.“몰라요. 묻는다는 걸 깜빡했어요.”마침 깨어난 송해인은 눈앞에 있는 서강빈과 권효정을 보고 머리를 꾹꾹 누르며 물었다.“내가 왜 여기에 있어?”권효정은 짜증 섞인 눈빛으로 그녀를 째려보며 두 손을 가슴 앞에 팔짱 끼고 말했다.“왜긴요. 강빈 씨가 당신을 구해줬으니까 그렇죠.”“서강빈?”송해인은 의아해하다가 앞서 룸 안에서 있었던 장면들이 기억났다. 그녀는 몸을 퍼뜩 떨더니 굳은 표정으로 서강빈을 바라보며 다급하게 물었다.“너 심 대표를 어떻게 한 거 아니지?”서강빈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응.”송해인은 안도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별일 없으면 됐어.”하지만 이어진 서강빈의 말은 송해인을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게 했다.“그저 두 번 정도 걷어찼을 뿐이야.”서강빈이 태연하게 하는 말에 송해인이 놀라서 벌떡 일어나면서 소리쳤다.“뭐라고? 너 심 대표를 때렸어?”“무슨 문제 있어?”서강빈은 표정이 살짝 굳으며 되물었고 초조해진 송해인은 서강빈에게 화를 냈다.“심 대표가 누군지 알아? 어떻게 그 사람한테 손을 댈 수가 있어? 그 사람은 심진 그룹의 심종석이야! 송주 절반의 경
서강빈은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송해인의 손을 뿌리치고 그녀를 바라보면서 되물었다.“송 대표, 네가 걱정하는 건 내가 아니라 너 자신과 비오 그룹의 프로젝트잖아?”송해인은 의아한 눈빛으로 서강빈을 바라보며 말했다.“그게 무슨 뜻이야?”“무슨 뜻인지 한 번 더 얘기해야 해?”서강빈의 차가운 말에 표정이 굳어진 송해인은 그게 불만인 듯 소리쳤다.“서강빈, 너는 나를 그 정도로밖에 안 보는 거야?”“그럼 내가 너를 어떻게 봐야 하는데? 너를 생각하는 마음에 구해줬지만 너는 나를 탓하고 원망하고만 있어. 심진 그룹이 그렇게 대단해? 심종석이 그렇게 대단해? 내가 심종석을 때린 게 너랑 회사가 손해를 보게 했다고 생각하면 심종석한테 말해. 나 찾아오라고.”서강빈은 차갑게 말하고 뒤돌아 안으로 들어갔다. 송해인은 그 자리에 굳어서 입만 벙긋거리고 있었다. 권효정도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송해인을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송해인 씨, 저는 정말 이해가 안 돼요. 강빈 씨가 그렇게 잘해주는데 왜 번번이 강빈 씨에게 상처만 주는지요. 한마디 할게요. 앞으로 다시는 강빈 씨 앞에 나타나지 말아요. 저 사람이 더 상처받게 하고 싶지 않아요.”말을 마친 권효정도 서강빈을 따라 들어갔다. 전당에 혼자만 덩그러니 남겨진 송해인은 초조하고 서운했다. 제 뜻은 서강빈의 말처럼 그런 게 아닌데, 송해인은 심종석이 서강빈에게 복수를 할까 봐 더 걱정되었다.“강빈아, 네가 오해했어...”송해인이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그녀가 따라 들어가서 해명하려던 때, 핸드폰이 울려서 확인해보니 송명옥한테서 온 전화였다.“송해인! 너 어디야? 당장 회사로 와!”화를 내는 송명옥의 목소리에 송해인은 미간을 찡그리고 물었다.“할머니, 왜 그래요?”“왜 그러냐고? 네가 제일 잘 알 거 아니야! 당장 회사로 돌아와!”송명옥은 낮은 음성으로 호통을 치고는 전화를 끊었다. 송해인은 가게 안쪽을 한번 보고는 어쩔수 없이 만물상점을 떠나 택시를 타고 회사로 향했다. 회사의 회의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