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인은 망설여졌다.“네가 선택할 수 없다면 내가 대신 선택하지. 여봐라, 가서 서강빈을 잡아 와!”송명옥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 일은 비오 그룹과 송씨 가문의 생사에 관련된 일이므로 송명옥은 반드시 결단을 내려야 했다.“네.”문 앞에서 기다리던 경호원들이 대답하고는 뒤돌아 떠나려 하자 송해인이 다급하게 소리쳤다.“잠깐만요!”그 순간, 회의실에 있던 회사 고위인사들과 송명옥 등 사람들은 모두 송해인에게 눈길이 향했다. 송해인은 잠깐 망설이더니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주먹을 꽉 쥐고 말했다.“제가 갈게요! 서강빈을 괴롭히지 말아요. 이 일은 제가 잘 해결할게요.”“참나!”송명옥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일어나서 사람들을 지나 회의실을 나섰다. 이윽고 회사의 고층 인사들도 연이어 자리를 떴다. 그들의 얘기 속에는 서강빈이 심종석을 때렸다는 데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양미란은 사람들이 거의 다 나갔을 때야 다가와서 초조한 얼굴로 송해인에게 말했다.“해인아, 왜 서강빈 그 자식을 위해 혼자서 감당하려는 거야? 그 자식이 때렸으니 그 자식이 감당해야지! 지금 네가 이러는 건 네 몸을 파는 거랑 뭐가 달라?”송태호도 따라서 거들었다.“그래, 누나. 서강빈 그놈이랑 이혼도 한 마당에 왜 그렇게 그놈을 위하는 거야? 지금 다시 선택해도 늦지 않아.”“그만해. 이 일에 대해서는 이미 결정했어. 나 혼자서 잘 해결할 거야.”송해인은 차갑게 말하고는 고개를 들어 양미란과 송태호한테 당부했다.“그리고 절대 서강빈에게 얘기하지 말아요.”양미란과 송태호는 눈을 마주쳤고 송해인은 홀로 심진 그룹으로 향했다. 양미란은 떠나는 송해인을 보면서 속으로는 무척 걱정되고 화가 나서 욕을 퍼부었다.“이게 다 서강빈 그놈 때문이야! 내 딸이 그 자식을 위해서 덤터기를 쓰게 됐어!”“엄마, 이제 어떡해요? 누나가 몹쓸 짓을 당하러 가는 걸 그저 보고만 있어요?”송태호가 다급하게 물었다. 송해인은 진기준이 탐내고 있는 여자인데 심종석과 잠자리를 가졌다고 하면
“심종석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 이 송주에서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변태란 말이야! 심 대표님이 제시했던 요구는 우리 송씨 가문에서 네 두 손을 망가뜨린 채로 너를 심진 그룹 앞에 데리고 가서 무릎 꿇고 사죄하게 하는 거였어! 근데 우리 누나가 미친 것인지 너를 보호하겠다고 홀로 심진 그룹으로 갔단 말이야. 그런데도 너는 지금 이렇게 유유자적하게 숨어서 너랑 상관없다는 말이 나와? 너 정말 사람이 아니구나! 우리 누나가 그렇게나 너를 생각해준 게 아까워!”송태호가 투덜거리는 말과 욕을 듣고 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리며 차갑게 물었다.“뭐라고? 송해인이 홀로 심진 그룹에 갔다고?”“그래! 네가 미안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당장 가서 우리 누나를 구해줘. 늦으면 우리 누나는 심종석 그 자식한테 몹쓸 짓을 당하게 될 거야!”송태호가 소리쳤고 서강빈은 굳은 얼굴로 중얼거렸다. “송해인, 정말 오지랖이네.”어쩔수 없이 서강빈은 송태호의 차를 운전하여 심진 그룹으로 달려갔다. 서강빈이 떠나는 것을 보고 송태호와 양미란은 시선을 마주치며 만족스러운 듯한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 한편, 이미 심진 그룹에 도착한 송해인은 대표 사무실 안에서 심종석을 향해 허리를 굽혀 사과하고 있었다.“심 대표님, 죄송합니다. 제 전남편이 대표님께 손을 댈 줄 몰랐습니다. 그 사람을 대신해서 대표님께 사과하겠습니다.”심종석은 눈앞에 있는 송해인을 훑어보다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송 대표, 우리 다들 성인인데 사과하러 왔으면 성의를 좀 보여야지? 고작 몇 마디 말로 나더러 당신 전남편을 용서해달라는 건 너무 황당한 일이 아닌가? 아니면 송 대표가 아예 나를 무시하고 있는 건가?”이 말을 들은 송해인이 다급하게 소리쳤다.“심 대표님, 그런 뜻이 아니라...”“그럼 무슨 뜻인데?”심종석은 사람을 압박하는 듯한 눈빛으로 물었다. 송해인은 어쩔수 없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심 대표님, 제가 어떻게 하면 될지 얘기하세요. 대표님의 얘기를 따를게요.”“내 말을 듣겠다고? 송 대표
서강빈이 걸어들어오는 것을 본 송해인은 얼굴이 굳어져서 미간을 찌푸리고 긴장된 말투로 말했다.“너 왜 왔어?”서강빈은 다가가서 별다른 말 없이 송해인의 손에 들린 술병을 빼앗아 들고 차갑게 말했다.“내가 안 오면 이 두 병을 다 마시려고?”“나는...”송해인은 억울하고 난감한 표정으로 머뭇거렸다. 이때, 맞은 편에 앉아있던 심종석은 서강빈을 보고 화가 난 얼굴로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미친놈, 감히 제 발로 여기를 오다니, 세상 무서운 줄을 모르는 놈이구나!”서강빈은 차갑게 웃고는 심종석에게로 다가갔다.“서강빈, 너 뭐 하려고?”다급해진 송해인이 서강빈을 붙잡자 서강빈은 담담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알아서 할게.”서강빈은 손에 들린 술병 두 개를 보면서 심종석에게 얘기했다.“심 대표, 내가 술을 권할게. 어때?”“무슨 뜻이야?”심종석은 미간을 찌푸리고 표정이 어두워졌다.“바로... 이 뜻.”서강빈은 차갑게 말하고는 술병을 들어 심종석의 머리에 내리쳤다. 펑 하고 큰 소리가 나면서 순식간에 심종석의 머리는 살이 찢어지고 피가 흘렀다. 붉은 피는 술과 섞여 심종석의 머리와 얼굴을 타고 온몸에 흘렀다. “아악!”심종석은 머리를 안고 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이를 보고 깜짝 놀란 송해인은 입을 틀어막고 눈이 휘둥그레져서 경악했다.“서강빈, 뭐 하는 거야?”큰일 났다! 서강빈이 심종석의 머리를 깼으니 이건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젠장! 미친놈! 너 죽고 싶어?”심종석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피범벅이 된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났다. 그는 지옥에서 온 악귀처럼 분노에 찬 눈빛으로 서강빈을 보면서 소리쳤다.“너 오늘 여기서 살아서 나갈 생각을 하지 마!”심종석은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전화기를 들고는 소리 질렀다.“경호실에 있는 사람들 전부 무기를 들고 내 사무실로 집합해!”전화를 끊고 심종석은 서늘한 눈빛으로 서강빈을 보면서 낮은 음성의 목소리로 위협했다.“감히 내 머리를 쳐? 젠
깜짝 놀란 송해인은 더 다가가는 서강빈을 붙잡고 울면서 말했다.“그만, 그만해... 심진 그룹의 심종석이야.”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렸다. 이때, 열 명이 넘는 경호원들이 사나운 모습으로 몽둥이를 들고 문을 쳐들어왔다. 그들은 피범벅이 된 채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심종석을 보고 깜짝 놀랐다.“세상에! 심 대표님? 괜찮으세요?”경호팀장이 얼른 달려가서 심종석을 부축했다. 심종석은 분노하여 서강빈을 가리키면서 소리쳤다.“저 자식을 죽여버려!”이 말을 들은 경호팀장은 고개 돌려 서강빈을 노려보면서 지시했다.“저놈을 잡아!”그러자 순간 열 명이 넘는 경호원들이 동시에 달려가 서강빈을 제압하려고 했다.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고 신속하게 대응하여 십 초 남짓한 시간에 열 명이 넘는 경호원들을 모두 바닥에 쓰러뜨렸다. 이 장면을 본 심종석은 깜짝 놀랐고 서강빈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것을 보고는 온몸에 소름이 돋아 겁을 먹은 채 소리쳤다.“너, 너 뭐 하려고?”“뭐하냐고?”서강빈은 차갑게 웃고는 심종석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심종석은 그 자리에서 허공으로 날아올라 열몇 바퀴를 돌더니 육중한 돼지처럼 바닥에 부딪혔다.사무실 전체가 흔들렸다. 심종석이 일어나기도 전에 서강빈은 다가가 심종석의 가슴에 발을 올려 살짝 힘을 주자 심종석은 피를 토했다.“심 대표, 이대로 죽을래, 아니면 더 살고 싶어?”서강빈은 위에서 차가운 시선으로 심종석을 내려다보았고 심종석은 겁을 먹고 덜덜 떨었다. 가슴은 거대한 돌덩이가 누르고 있는 것 같았고 갈비뼈가 몇 대나 끊어진 듯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나, 나는 심종석이야. 네가 감히 나한테 이래? 너는 이제 끝났어! 비오 그룹도 끝났고 송씨 가문도 끝이야!”심종석은 아직도 수그러들지 않고 건방지게 협박했다.“보아하니 심 대표는 아직 불만이 많나 보네.”서강빈은 차가운 웃음을 짓고는 손을 들어 은침 몇 개를 심종석의 혈 자리에 신속하게 꽂았고 심종석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토해냈다. 그 순간, 심종석은 온몸이 전기톱에 갈리
서강빈은 담담하게 손을 들어 심종석의 몸에 꽂혀있던 침을 뺐다. 그 순간, 심종석은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바람 빠진 풍선처럼 바닥에 쓰러져 까딱 움직이지 못했다. 온몸의 뼈와 살은 방금의 격렬한 통증이 남긴 후유증 때문에 조금만 움직여도 바스러질 듯했다.“심종석, 느낌이 어때? 한 번 더 해볼래?”서강빈이 차갑게 물었다. 이 말을 들은 심종석은 퍼뜩 놀라며 얼른 일어나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우는 소리로 애원했다.“형님, 무슨 그런 무시무시한 말씀을. 너무 아픕니다. 저는 정말 고통을 못 참아요. 앞으로 절대 형님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서강빈은 쌀쌀하게 웃으며 물었다.“나 하나만?”심종석은 멈칫하더니 이내 알아채고 고개 돌려 곁에 있던 송해인한테도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송 대표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송 대표님에게 실례를 범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송해인은 놀라서 넋이 나갔다. 심종석이 무릎 꿇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며 그녀는 현실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심진 그룹의 심종석이다. 송주에서의 지위가 보통이 아닌 심종석이란 말이다. “심, 심 대표님, 무슨 말씀이세요...”송해인은 살짝 멍한 눈빛으로 대답하며 소파에 앉아있는 서강빈을 보았다. 이때, 서강빈은 일어서서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차가운 눈길로 심종석을 보며 물었다.“그럼 비오 그룹과의 프로젝트는?”“모든 걸 다 원래대로 진행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복구하도록 하겠습니다!”심종석은 황급히 대답했다. 그는 서강빈이 다시 아까의 침을 자신에게 꽂을까 봐 겁이 났다. 다시 그 고통을 감내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았다.“잘 아네.”서강빈은 차갑게 대꾸하고 뒤돌아 송해인에게 말했다.“가자.”송해인은 고개를 끄덕이고 따라갔다. 심종석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서 서강빈이 떠나는 것을 보고 있었다. 문을 나서는 순간, 서강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심종석을 향해 무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심 대표, 수를 쓰거나
하지만 송해인은 그 말을 채 뱉지 못하고 차갑게 서강빈을 노려보며 말했다.“됐어. 어차피 내 마음도 몰라줄 텐데, 너랑 더 얘기 안 할래!”송해인은 이렇게 말하고는 길가로 걸어가서 차를 기다렸다. 서강빈은 난처한 웃음을 짓고는 송태호의 차를 몰고 송해인의 앞에 서서 차창을 내리고 물었다.“데려다줄까?”“됐어! 나 혼자 택시 타고 갈래.”송해인은 씩씩거리며 말했고 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페달을 밟고 떠났다. 점점 멀어져 돌아올 기미가 전혀 없는 차를 보면서 송해인은 더 화가 났다. “젠장! 서강빈, 이 쓰레기 같은 자식!”송해인은 발을 동동 구르며 욕을 퍼부었다. 결국, 그녀는 택시를 타고 회사로 복귀했다.송명옥과 회사의 고위인사들, 그리고 주주들은 심진 그룹과 비오 그룹 사이에서 중단되었던 모든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진행한다는 전갈을 받았고 그제야 모두 안도했다.“해인아, 잘했어. 회사를 너에게 맡기면 내가 마음이 놓여.”송명옥이 웃으며 말했고 송해인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할머니, 별다른 일이 없다면 저는 먼저 들어가 보도록 할게요.”송명옥이 대답하기도 전에 송해인은 회의실을 나섰다.“이 계집애가 점점 더 말이 아니구나. 감히 나까지 저렇게 무시하다니!”송명옥은 떠나는 송해인을 보며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송명옥도 어쩔수 없는 게, 회사를 살리려면 송해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소식을 듣고 회사로 달려온 양미란과 송태호는 일이 잘 해결되었다는 것을 듣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젠장! 서강빈, 이 자식이 운이 좋네! 심종석이 저렇게 쉽게 저 자식을 봐주고 회사와의 프로젝트를 회복했다고?”송태호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투덜댔다. 양미란도 미간을 찡그리고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보아하니 이 비서가 말한 방법대로 해봐야겠네.”그 말에 두 모자는 시선을 마주쳤고 시선의 깊은 곳에는 서늘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한편, 만물상점에 돌아온 서강빈은 밖으로 나오지 않고 가게에서 탄천병의 각
양이솔의 성격으로 봐서는 절대 서강빈에게 가서 빌지 않을 거라는 걸 송해인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숙모인 오수연은 이미 피를 토하며 혼수상태에 빠졌고 병원에서는 전문가들이 이미 다 살펴봤지만 속수무책이었다.“하지만 숙모께서 이미 저 지경이 되었는데 무슨 일 생길까 봐 걱정되지 않아?”송해인의 물음에 양이솔은 미간을 찌푸리고 대답했다.“이미 친구한테 연락해서 신의 한 분을 모셔오고 있어요. 서강빈 그 자식의 도움을 받을 필요 없어요. 내가 그놈한테 무릎을 꿇으라고요? 정말 자기 주제를 모르는 놈이네요!”“신의? 누구야?”송해인이 의아하게 묻자 양이솔은 두 손을 가슴 앞에 팔짱 끼고 고개를 빳빳이 쳐든 채 거들먹거리며 말했다.“구성준이라고 하는 정주의 구 신의에요. 이제 서른이 좀 넘은 나이에 이미 국내에서도 국제에서도 위상이 대단하다고 해요! 국제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학술적인 논문도 많이 발표하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각 병원과 의료 연구 기에서 탐내는 신의에요! 정주에서는 구성준이 치료할 수 없는 병이 없대요.”이 말을 들은 송해인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구성준, 구 신의?’이 이름을 예전에 들은 적이 있었다. 소문이 자자한 신의였는데 의학 분야에서 꽤 유명했고 한의학과 서의학에 대해서 모두 깊은 연구를 진행한 명의였다. 조선 시대 유명한 의원이었던 허준 선생의 후손이라는 소문도 있었다.송해인은 양이솔이 구성준을 데리고 올 줄 생각지 못했다.“정말이야? 정말 구성준을 모셔왔어?”송해인이 의아하게 묻자 양이솔은 거만한 말투로 대답했다.“당연하죠. 곧 도착한대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병실 문이 열리더니 서른 남짓한 정장을 입은 젊은 남자가 들어왔다. 그는 금색 테로 된 안경을 끼고 있었고 무척 지적인 모습이었다.“양이솔 씨 계십니까?”그는 웃으며 물었고 이를 본 양이솔은 얼른 웃는 얼굴로 다가가 공손하게 말했다.“구 신의님, 마침 잘 오셨습니다. 얼른 저희 엄마를 치료해주세요. 지금 피를 토하고 혼수상태에 빠져서 깨어나지
이 말을 들은 오수연은 곁에 서 있는 구성준을 보고 감격하여 말했다.“구 신의님, 정말 감사합니다.”“별말씀을요.”구성준은 웃음을 짓고는 침을 정리했다. 하지만 이때, 침대에 있던 오수연이 갑자기 가슴을 움켜잡고는 무척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구, 구 신의님, 가슴이 너무 아파요. 너무 아파요...”이윽고 오수연은 또다시 피를 토하며 정신을 잃었다. “엄마, 엄마! 나 놀라게 하지 말고 얼른 눈 떠 봐요!”깜짝 놀란 양이솔이 오수연의 몸을 흔들었지만, 오수연은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구 신의님,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저희 엄마가 왜 또 피를 토하고 쓰러지신 거죠?”양이솔은 황급히 구성준을 보며 물었다. 구성준의 표정도 크게 변하여 미간을 찌푸린 채 의아하게 말했다.“이럴 리가 없는데, 방금 제가 침을 놓았으니 괜찮아져야 하는데요.”구성준은 신속하게 다가가 다시 오수연을 진료하기 시작했다. 살펴보던 구성준은 안색이 굳어지더니 얼른 은침을 꺼내 다시 오수연에게 침을 놓기 시작했다. 십여 분을 바삐 돌아쳤지만, 오수연은 깨어날 기미가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오수연의 안색은 점점 더 안 좋아졌고 검게 변하기까지 했다. 양이솔은 곁에서 어찌할 줄 몰랐다. 이 모습을 본 송해인은 잠깐 생각하더니 휴대폰을 꺼내 구성준이 오수연에게 침을 놓는 과정을 찍어서 서강빈에게 보내주고는 물었다.“서강빈, 이분은 정주에서 오신 구 신의, 구성준이라고 해. 지금 이분이 숙모님께 침을 놓고 있는데 소용이 없는 것 같아. 어디에 문제가 생겼는지 한번 봐줘.”한편, 서강빈은 만물상점에서 탄천병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는 송해인이 보내온 영상을 보고는 미간을 찡그리더니 바로 답장을 보냈다.“이런 것도 신의라고? 그냥 돌팔이라고 해!”“무슨 말이야?”송해인이 묻자 서강빈이 대답했다.“4번째, 7번째, 13번째, 그리고 19번째까지 혈 자리를 잘못 찾았어.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이 사람이 지금 하는 것은 신의 허준 선생한테서 전수해서 내려온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