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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솔직히 말할게. 넌 오늘 아무 데도 갈 수 없어. 우리와 얌전히 이씨 가문에 가고 거기서 원하는 대로 해드려! 성의를 보이면 이씨 가문에서 널 살려줄 수도 있잖아.”

서강빈은 눈썹을 치켜들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양미란을 바라봤다.

그 눈빛에 양미란은 겁을 먹어 뒷걸음질을 치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뭘 봐? 나까지 때릴 생각이야? 태호야, 멍하니 서서 뭐해! 당장 저놈을 잡으라고!”

송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휙 젓고는 명령을 내렸다.

“잡아!”

열댓 명의 사내는 바로 서강빈에게 달려들었다.

“안 돼요, 절대 안 돼요...”

송해인이 나서면서 그들을 말리려고 했다.

눈살을 찌푸리던 서강빈이 반격하려던 찰나, 집사가 갑자기 입구에서 뛰어 들어오더니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어르신, 큰일났어요. 이씨 가문 사람들이 왔어요!”

“뭐라고?”

송명옥은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두려운 마음에 몸까지 부들부들 떨리는 것 같았다.

그 말을 들은 송씨 가문 사람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씨 가문 사람들이 찾아오다니...

망했어!

오늘을 평온하게 넘기기는 글렀어!

“어떡하지? 이러다가 우리 죽는 거 아니야?”

“다 송해인과 서강빈 때문이야. 두 사람 때문에 우리 송씨 가문까지 연루되었잖아.”

“맞아. 이따가 이씨 사람들이 따지면 두 사람을 넘겨주는 게 좋겠어.”

송씨 가문 사람들은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내며 안절부절못했다.

“개자식, 이거 완전 재수탱이네. 이씨 가문 사람들까지 건드리고 말이야, 우리 송씨 가문은 무슨 죄로 같이 고생해야 해?”

양미란은 화난 마음에 욕설을 끊임없이 퍼부었다.

송태호도 미간을 찌푸리고는 비장한 결심을 내렸다.

이씨 가문에서 정말 이 일에 대해 따지러 온 거라면 그는 무조건 서강빈을 넘길 것이다. 만약 서강빈이 반항한다면 그는 어쩔 수 없이 서강빈의 팔다리를 못 쓰게 할 정도로 부러뜨릴 생각이었다.

사람들이 불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던 그때 이씨 가문 사람들이 거창하게 등장했다.

앞장선 사람은 다름 아닌 이씨 가문의 이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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