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싸대기를 맞은 송태호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눈을 부릅뜬 채 이덕용을 바라보고는 허리 굽혀 공손하게 말했다.“서강빈을 묶어야 어르신께서 더 쉽게 손을 쓰실 수 있을 것 같아서요.”송태호가 잔뜩 겁먹은 얼굴로 말했다.‘이덕용 어르신이 왜 갑자기 이러시지? 서강빈 때문에 내 뺨을 때리다니...’“묶어도 우리 이씨 가문 사람들이 묶어야지. 너랑 무슨 상관이 있어? 꺼져!”이덕용이 벌컥 역정을 내며 서강빈을 향한 분노를 모두 송태호에게 쏟아냈다.송태호는 화들짝 놀라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꺼지겠습니다.”송씨 가문 사람들도 당황해 서로 눈치만 볼 뿐 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이덕용은 안색이 어두워진 채로 고개를 돌려 서강빈을 바라보고는 그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서강빈의 뒤에 선 송해인은 갑자기 용기가 생겼는지 서강빈의 앞을 가로막으며 이덕용에게 사과했다.“어르신,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 잡으려면 저를 잡아가세요. 강빈이가 따님을 때린 것도 저를 위해서예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그러니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강빈이를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저 송해인이 모든 책임을 질 수 있어요.”자신을 위해 사정하는 송해인을 보며 서강빈은 마음이 복잡했다.양미란이 갑자기 나서며 말했다.“해인아, 미쳤어? 책임을 진다고? 네가 어떻게 책임을 져? 서강빈 저놈 때문에 우리 송씨 가문과 비오 그룹까지 끌어들일 생각인 거야?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안 돼! 절대 안 돼! 네가 오늘 꼭 책임을 지겠다면 오늘 우리가 모녀의 연을 끊는 게 좋겠어!”송태호도 다급한 목소리로 맞장구를 쳤다.“맞아! 누나, 서강빈 저놈 때문에 우리 송씨 가문을 끌어들이지 마.”송씨 가문 사람들도 저마다 이러쿵저러쿵하며 송해인의 말에 절대 동의하지 않았다.그 때문에 송해인은 마음이 조급해졌다.이때, 서강빈이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송씨 가문을 절대
그리고 사람들의 의아한 눈빛을 받으며 이덕용은 앞으로 다가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송해인을 향해 허리 숙여 사과했다.“송해인 씨, 죄송합니다.”그의 말 한마디에 장내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이덕용이 송해인에게 사과하다니?송씨 가문 사람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그가 누구던가?성회 이씨 가문의 가주가 아니겠는가?무한한 권력이 있는 그가 송해인에게 사과하다니?“가주님... 지금 뭐 하시는 거죠?”송명옥은 흠칫하더니 믿을 수 없는 얼굴로 물었다.이덕용은 송명옥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아직도 충격이 가시지 않은 송해인을 향해 말했다.“송해인 씨, 이 일의 자초지종은 제가 잘 알아봤습니다. 다 못난 제 손주 때문에 일어난 일이더군요. 이 일은 제 딸과 손주의 잘못이고 우리 이씨 가문의 잘못입니다. 제가 엄하게 가르치지 못했으니 부디 제 딸과 손주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십시오.”말을 마친 후 이덕용은 90도로 허리 숙여 사과했다.눈앞에 펼쳐진 장면을 보고 송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덕용이 사과하다니?천하의 이덕용이 사과하다니?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송해인도 어안이 벙벙했다. 일이 갑자기 이렇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이덕용이 자신에게 사과하다니...“어... 어르신. 저, 저도 당연히 잘못이 있습니다. 제 전남편인 서강빈에게도 잘못이 있고요...”송해인은 말을 더듬거렸는데 두 다리까지 후들후들 떨렸다.‘이게 이씨 가문의 수법인가? 먼저 예의를 차린 후 손을 쓰겠다는 건가? 도대체 무슨 상황이지?’“송해인 씨, 전혀 걱정할 필요 없어요. 우리 이씨 가문이 성회에서 강성해질 수 있었던 것도 공정하고 정의롭기 때문이죠. 제 딸이 잘못을 저질렀으니 사과하는 것도 마땅하죠.”이덕용은 머리를 숙인 채 말했다.송해인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양미란이 뛰쳐나오며 말했다.“어르신,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저희가 어떻게 감히 사과를 받을 입장이 되나요.
송해인의 말에 송씨 가문 사람들은 시선을 서강빈에게 집중시켰다.그래.서강빈이 때린 건 이향연이야, 게다가 송해인보다 훨씬 비참한 모습인 것 같던데 이덕용이 화를 내거나 복수하기는커녕 사과를 하다니.설마 서강빈이 진짜 뭔가를 숨겼나?“서강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똑똑히 말해!”양미란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강빈을 바라보며 목소리를 높였다.서강빈은 미간을 구긴 채 말했다.“제가 알아서 잘 해결할 거라고 했잖아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저는 이만 가볼게요.”그 말을 들은 양미란은 눈썹을 들썩였다.‘설마 정말 저놈이 해결한 건 아니겠지?’송해인도 이상하다는 듯이 서강빈을 바라보며 더 물어보려던 그때, 수트를 입고 명품 시계를 찬 진기준이 입구에서부터 부리나케 뛰어 들어왔다.사람들이 아직 떠나가지 않은 걸 발견한 진기준은 일부러 큰 목소리로 말했다.“할머님과 아주머니 모두 계셨네요. 마침 알려드릴 소식이 있었어요. 이씨 가문이 송씨 가문과 비오 그룹의 비즈니스를 차단했었잖아요. 곧 정상으로 돌아올 거예요. 이번에 제 아버지에게 부탁해 여러 관계자를 찾아 어렵게 이씨 가문을 설득했거든요.”“해인 씨,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진기준은 송해인을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물론 이때는 송해인이 이미 마스크와 선글라스, 그리고 모자까지 착용한 후였다.“그렇구나! 이번에 우리 진 대표 덕분에 살았어!”양미란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녀는 앞으로 다가가 진기준의 팔을 잡고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기준아, 마침 잘 왔어. 방금 이씨 가문 사람들이 이미 다녀갔거든. 우리 해인이에게 사과까지 했어.”“매형, 이번에 매형 덕분에 살았어요. 매형이 아니었으면 우린 정말 죽을 뻔했다고요.”송태호도 정신을 차리고는 그에게 다가가 아부를 떨었다.“그렇구나, 진 대표 덕분이에요.”“정말 서강빈 저놈 덕분인 줄 알았어요, 이제 보니 힘들게 고생한 건 진 대표네요.”송씨 가문 사람들은 그제야 사건의 자초지종을 알았다는 듯이 진기
“내가 알렸어.”양미란이 끼어들더니 송해인을 째려보며 말했다.“양심도 없어. 내가 널 얼마나 오래 키웠는데 그걸 홀랑 혼자 책임질 생각을 해? 서강빈 대신 덮어쓸 생각이야? 너 같은 바보가 어디 있어? 내가 기준이에게 연락하지 않았다면 지금 다들 무사할 수 있었겠어?”양미란은 또 갑자기 고개를 돌려 서강빈을 보고는 씩씩거리며 말했다.“서강빈, 오늘 운이 좋은 줄 알아. 기준이가 나서지 않았다면 넌 이미 이씨 가문에 잡혀갔을 거라고. 멍하니 서 있기만 해? 얼른 기준이에게 머리 박고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지.”일순간 송씨 가문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서강빈에게 집중되었다.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며 불만의 얼굴로 말했다.“제가 머리 박고 감사 인사를 해야 한다고요? 진기준 덕분이라는 걸 그렇게 확신하세요?”“뭐야? 너 정말 웃기는 놈이구나. 기준이 아니라면 네놈 덕분이겠어?”양미란은 어이가 없는 듯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너를 믿었다면 우리 송씨 가문은 진작 망했을 거야.”“그러게 말이야! 서강빈, 우리 기준 형님이 나서지 않았다면 이씨 가문의 아가씨를 때린 네가 무사히 살아남을 줄 알았어?”송태호가 표독스러운 눈빛을 보이며 양미란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서강빈은 코웃음을 쳤다.“당신들의 눈에 진기준이야말로 송씨 가문의 구세주란 말이에요?”서강빈은 그들의 생각을 읽을 수 없었다.다들 머리에 문제가 있나?진기준 같은 사람이 무슨 능력으로 이씨 가문을 송씨 가문으로 직접 찾아오게 한 후 또 사과까지 하게 하겠는가?‘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거 아니야? 모든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하네.’“서강빈, 넌 지금 진 대표를 질투해서 이러는 거잖아!”“맞아! 서강빈, 너 같은 놈은 우리 송씨 가문에 폐만 끼치지, 다른 걸 뭘 해줄 수 있는데?”“퉤! 본인이 친 사고를 진 대표가 대신 해결해 줬는데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는커녕 의심이나 하고 있으니, 정말 뻔뻔스러운 인간이야.”송씨 가문 사람들이 서강빈을 질책하기 시작했다.그들에게 있어서 서강빈은
서강빈은 미간을 구기며 송해인을 바라봤다.한참 후 그는 한숨을 푹 쉬고는 차갑게 말했다.“나 아니야.”서강빈은 지쳤다. 더 이상 그들과 말다툼을 하기 귀찮았다.게다가 그는 이 일로 송해인이 자신에게 어떤 감정이나 기대를 갖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와 송해인은 이미 끝났기 때문에 새로운 시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그 말을 들은 송해인이 품고 있던 희망에 찬물을 끼얹은 거나 다름없었다. 기쁨 대신 실망의 감정이 끝없이 쏟아졌다.“아니었어. 정말 아니었어...”송해인은 혼자 중얼거리다가 눈시울을 붉혔다.“해인아, 내가 말했었잖아. 절대 저 X끼일 가능성이 없다고. 그렇게 안 듣더니 이제야 내 말을 믿겠어?”양미란은 바로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며 분노의 눈빛으로 서강빈을 빤히 쳐다봤다.“서강빈, 이제야 솔직하게 털어놓네. 네가 좋은 놈은 아니라는 것을 진작에 알았어. 오늘 기준이가 오지 않았더라면 우리 모두 너에게 속았을 거라고!”송태호도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맞아! 서강빈, 이 나쁜 놈아. 그 틈을 타 우리 누나를 속이려고 했던 거야? 우리 누나에게 거짓말을 해서 고마움을 느끼게 한 다음 우리 누나와 재결합할 생각이었지? 다시 한번 말하는데 꿈도 꾸지 마!”송씨 가문 사람들도 말을 거들었다.“흥, 역시 저 X끼 흑심을 품고 있었네. 정말 뻔뻔스럽단 말이야.”“진 대표가 와서 다행이지. 아니면 우리도 정말 속을 뻔했다니까.”“이런 X끼는 죽어야 한다니까!”사람들의 비난과 호통에도 서강빈은 덤덤한 얼굴을 보였다.2년 동안 워낙 많이 듣던 말들이라 그는 이미 익숙해졌다.몇 마디 변명을 하려다가 서강빈은 가만히 있기로 했다.사리 분별을 할 줄 모르는 멍청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면 오히려 자신을 더 화나게 만들 뿐이었기 때문이다.개미에게 으르렁거리는 호랑이가 어디 있겠는가?진기준은 눈앞의 광경을 보더니 입꼬리를 씩 올리고는 앞으로 다가가 서강빈을 가슴팍을 툭툭 치며 도발했다.“서강빈 씨, 그 와중에 자신에게 공을 돌릴 생각을 했어요
송해인도 화가 나서 굳은 얼굴로 물었다.“서강빈, 너 뭐 하는 거야? 왜 갑자기 사람을 때려?”진기준이 방금 자신을 위해 이씨 가문의 일을 해결해주었는데 서강빈이 이렇게 대하는 것은 정말 너무 예의 없는 것이었다.정말 질투심 때문에 이러는 건가?그는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는가?“진기준이 먼저 나 건드린 거 안 보여? 그리고 내가 사람을 때렸어?”서강빈의 낯빛이 어두워졌다.“진 대표는 그저 네 어깨에 손을 댄 것뿐인데 네가 심하게 반응했잖아!”송해인이 차가운 목소리로 꾸짖었다.서강빈은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눈빛이 변하여 자조하듯 웃으며 말했다.“그래서 네 눈에는 저 사람이 손을 대는 건 그저 어깨를 잡은 것이고 내가 손을 대는 건 폭력을 쓰려는 것처럼 보이는 게 맞아?”“되지도 않는 합리화를 하지 마!”송해인은 화가 났다.“진 대표가 우리를 도와서 이씨 가문의 일을 해결해줬는데 네가 이렇게 진 대표를 대하는 것은 어쩌자는 거야? 네가 해결할 능력이 있으면 너 혼자 가서 해보든지!”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렸다.‘어리석은 여자! 너도 진기준이 해결해줬다고 생각해?”서강빈은 굳은 얼굴로 불만스러운 말투로 말했다.“네가 그 정도로 이 사람을 믿는다면 진기준한테 시집가면 되겠네!”이 말에 송씨 가문 저택 전체가 조용해졌다.송해인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서강빈을 바라보면서 눈물이 차올라 떨리는 입술로 물었다.“너 뭐라고 했어? 너 다시 말해봐...”송해인의 마음은 지금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 같았다.서강빈은 냉랭하게 말했다.“못 알아들었어? 그럼 한 번 더 말할게. 그렇게 이 사람을 믿는다면 이 사람한테 시집가라고!”이 말을 들은 송해인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면서 휘청거렸다.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고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서강빈을 보면서 말했다.“네가 나한테 하려던 얘기가 바로 이거였어?”“그러니까 너는 또 나를 속인 거야?”“만물상점에서 네가 나한테 했던 얘기들도 다 거짓말이었던 거야?”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만물상점에
서강빈은 송씨 가문 저택을 떠났다.저택을 나온 서강빈의 얼굴은 매우 허무하고 무력해 보였다.방금 한 말들은 모두 그의 진심이 아니었다.하지만 송해인이 자신을 완전히 잊게 하려면 그는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특히 떠나는 순간에 자신을 향했던 송해인의 실망한 눈빛을 보면서 서강빈의 마음도 칼에 베이는 것처럼 아팠다.하지만 그는 송해인은 자신의 사람이 아니며 그녀가 자신의 사람이 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에게 할 일이 아직 많다. 서씨 가문 하나만으로도 서강빈이 신경 쓸 일은 충분했다.만약 송해인이 그의 곁에 남아 있거나 그와 어떤 관계가 있게 된다면 그녀에게 더 많은 곤란과 위험을 가져다줄 뿐이다.“미안해, 네 미래는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야 했어.”서강빈은 한숨을 내쉬면서 사람들 속으로 사라졌다.이 시각 송씨 가문 저택 내에서는 바닥에 주저앉은 송해인의 처절한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해인아, 해인아, 울지 마. 서강빈 같은 망할 놈이 뭐가 그렇게 좋다고 이래? 저 자식은 그냥 나쁜 놈이야! 지금까지 몇 년인데 그걸 모르겠어?”양미란이 다급하게 다가왔다.송해인은 더 크게 울었고 송태호가 맞장구를 치면서 말했다.“누나, 내가 꾸짖으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누나가 나이가 몇인데 이혼을 했으면 그런 현실적이지 못한 생각들은 버려야지.”“방금 서강빈이 한 얘기가 맞아. 누나 당장 진 대표와 결혼해야 해.”송태호는 말을 마치고 웃으면서 진기준을 바라보았다. 진기준은 이미 입이 귀에 걸려있었다.아까 송해인이 3일 후 자신과 결혼하겠다는 말을 듣고 더 기분이 좋아졌다.‘최고야! 이게 바로 고진감래지!’“해인아, 방금 한 말 진짜야? 3일 뒤에 나랑 결혼할 거야?”진기준은 어깨의 통증도 잊고 다급하게 물었다.송해인은 한참 울더니 일어서서 진기준을 보면서 자신의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벗고 얼굴에 있는 흉터들을 보여주며 물었다.“기준아, 지금 이런 나의 모습이 네가 괜찮다면 너랑 결혼할게.”진기준은 송해인의 얼굴에 있는 흉터
진기준은 아주 흥분하여 말했다.“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면 하늘의 별과 달을 따는 일이더라도 나는 최선을 다해서 너에게 해줄 거야.”송해인은 고개를 저으며 진기준을 보고 말했다.“나는 별이고 달이고 필요 없어. 나는 내 결혼식이 이 도시를 떠들썩하게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어. 나는 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어, 나 송해인이 결혼을 엄청나게 잘했다고.”“그래, 그렇게 할게. 너에게 성대한 결혼식을 해준다고 약속할게. 나는 이 송주에서 돈이 있고 권력이 있는 유명인들이 모두 우리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할 거야.”진기준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송해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답했다.“나 좀 피곤하네, 먼저 들어갈게.”“데려다줄까?”진기준이 다정하게 물었다.“괜찮아. 나 혼자 있고 싶어.”송해인은 말하고는 홀을 나서 내원으로 갔다.송 씨 저택 내에서는 사람들이 웃고 떠들면서 진기준과 3일 후에 있을 결혼식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다.그 분위기는 정말 환희에 차고 들끓어 올랐다.양미란은 송해인의 떠나는 뒷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약해졌다. 그녀는 제 딸의 마음속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모르겠는가. 하지만 서강빈은 절대 송해인의 최고의 짝이 아니었다.진기준이야말로 송해인이 결혼할만한 상대였다.잠시 생각하던 양미란이 송해인을 따라 예전에 송해인이 살았던 저택 안의 방앞에 섰다. 문을 열자 송해인이 홀로 침대에 앉아 슬픈 얼굴을 무릎을 말아 안고 있는 게 보였다.“해인아, 딴 생각하지 마. 결정했으면 잘 살면 돼. 3일 후에 네가 기준이랑 결혼하고 나면 알 거야. 기준이 같은 남자야말로 네가 결혼할 상대라는 걸.”“서강빈은 너의 결혼에 있어서 그저 스쳐 가는 사람일 뿐이야. 그저 흑역사였어.”양미란이 설득했다.송해인은 벌게진 눈으로 말했다.“엄마, 나 피곤해요. 혼자 있고 싶으니 나가주세요.”“해인아...”“나가라고요.”송해인이 소리쳤다.양미란은 어쩔 수 없이 몸을 일으켜 방을 나섰다. 하지만 문 앞에 서서 잠시 생각하던 양미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