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강문호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고개를 돌렸다. 방동진이 싸늘한 표정으로 걸어왔다. 겁에 질린 강문호는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 공손하게 방동진을 모셨다.“청장님이 여기 웬 일로 오셨습니까?”“짝!’방동진은 강문호의 빰을 때리면서 말했다.“왜 오긴? 아까 뭐라고 했더라? 방동진이 와도 아무 소용이 없다?”강문호가 신의라고 불리는 서강빈의 회사를 차압한 사실을 알고 방동진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건 자기 무덤을 파는 것과 마찬가지였다!강문호는 얼굴을 부여잡고 억울하게 변명하려고 했다.“청장님, 제가 아까 정신이 나갔나 봐요. 죄송합니다.”“이게 다 이 놈 때문이에요”“짝!”방동진은 또 한 번 강문호의 뺨을 떄렸다.“똑바로 불러. 우리 서 신의를.”그 말을 듣자 강문호는 어리둥절해졌다.‘무슨 상황이지? 서 신의는 누구고?’그 순간 방동진은 공손하게 서강빈 앞으로 걸어가 두 손을 모으고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서 신의, 정말 죄송합니다. 제 사람이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하다니. 하지만 절대 걱정하지 마세요. 이 일은 제가 꼭 직접 처리하겠습니다. 서 신의에게 만족스러운 답변을 드리겠습니다!”서강빈은 머리를 끄덕이였다. 강문호는 멍하니 이 모습을 바라봤다!‘청장님이 서강빈이게 이렇게 공손하게 말한다고? 난 끝났어! 내 무덤을 팠네!’옆에 서있던 진기준도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방동진이 어떤 사람인지 그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는 송주 의약청의 절대적인 일인자이다! 그런 분이 서강빈을 서 신의라고 불렀다! 그것도 그렇게 공손하게 이름을 부르다니!오늘의 일은 큰 실수를 저지른 것 같았다.이때 방동진은 고개를 돌려 강문호에게 말했다.“강문호! 네가 사람들을 불러 서 신의의 회사를 차압시킨 거야?”“저... 그거는...”당황한 강문호는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말해! 왜? 왜 그랬어?”방동진이 진지하게 묻자 강문호는 변명을 찾아 시작했다.“그거는. 청장님 저도 시민들의 제보를 받고 이 회사가 불법 경영
강문호는 몸을 부르르 떨며 미간을 찌푸리면서 서강빈을 바라보았다. 마음속으로는 수백 번 욕했지만 그래도 미소를 잃지 않으며 말했다.“서 대표님, 오해인 것 같은데 이 딱지는 제가 직접 떼어드리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되겠습니까?”“안되죠.” 권효정이 팔짱을 낀 채 웃으며 말했다. 서강빈이 아무 미동도 없자 강문호는 화가 났지만 그래도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서 대표님, 제 잘못입니다. 이렇게 잘못을 뉘우쳐도 안 되겠습니까? 오늘 일은 제가 대표님께 사과드립니다. 딱지도 제가 뜯겠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한 번만 저를 용서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방동진도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서 신의, 아니면 이만 용서해 줄까요?”“용서?”서강빈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방 청장님, 강문호가 청장님의 사람 인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저 사람이 꿇어앉아 딱지를 떼지 않는다면 이 일은 끝나지 않을 거요.”“너!”화를 내는 강문호를 보고 방동진이 소리쳤다.“서서 뭐 해! 어서 서 신의 말대로 하지 않고!”“오늘 내로 이 딱지를 떼지 않는다면 너는 해고야!”오늘 내로 꿇어앉아 딱지를 떼지 않는다면 자신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강문호도 잘 알고 있다. 강문호는 하는 수 없이 털썩 꿇어앉아 딱지를 한 장씩 떼어냈다. 아까 얼마나 기고만장하게 붙였으면 지금은 백배 더 초라하게 떼어야만 했다. 딱지는 물풀로 붙여 얼마나 강력한지 강문호는 10분을 넘게 끙끙거리며 전부 떼어냈다.“방 청장님, 서 대표님, 어떻습니까?”강문호는 몸을 일으킬 때 무릎이 너무 저려서 하마터면 넘어질뻔했다. 서강빈은 비웃으며 말을 하지 않았다. 방동진은 오히려 소리쳤다.“얼른 안 꺼져?”“네네네, 바로 물러나겠습니다……”강문호는 갓 석방된 죄수 마냥 급하게 사람들을 데리고 차에 올라탔다.방동진은 한숨을 쉬고 몸을 돌려 서강빈에게 사과했다.“서 신의, 정말 미안하게 되었네요.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제 탓이에요. 걱정 말고 돌아가세요. 내가 저 놈들을 아주 단단히 혼낼 거
진기준은 웃으면서 대답했다.“내가 어떻게 그런 추잡스러운 일에 손을 대?”“비록 내가 서강빈이랑 사이가 좋지 않지만 그런 일까지는 하지 않아.”송해인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물었다.“정말 아니야?”“아니야.”진기준은 다행히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그는 이간질을 하며 말했다.“해인아. 하지만 이 말은 꼭 해야겠어. 서강빈은 진짜 믿을 놈이 아니야.”“봐봐, 네가 그렇게 많이 도와줬는데 걔는 너를 의심이나 하고. 너무 어이가 없어. 앞으로 걔랑 마주치지 마.”송해인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알았어.”그리고 마음속에는 서강빈에 대한 원망과 불만이 가득 찼다. 결혼한 지 3년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도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 이 생각을 하니 송해인은 슬퍼졌다. 한편으로 그녀는 서강빈을 나쁜 놈이라고 여겼다.3년이란 정에 눈이 멀어 서강빈이 이런 사람인 줄 전혀 몰랐다.진기준이 떠난 뒤, 이세영이 들어오면서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송 대표님, 제가 방금 알아봤는데 천주 한씨 가문의 가주 한정산이 요 며칠 동안 송주에 있답니다.”“대표님이 보시기에 저희가 그분을 만나서 마스크팩 프로젝트에 관한 일들을 의논해 보는 게 어떤까요?”한씨 가문?송해인은 약간 의문스러웠다. 한씨 가문의 가주가 송주에 있다니.약재계에서 송주 한씨 가문의 지위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높았다.비오 그룹은 지금까지 계속 한씨 가문와의 협력 관계를 도모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이번에 한정산이 송주에 있으니 송해인은 어떻게든 만나야 했다.만약 협업이 성사된다면 비오 그룹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큰 힘이 될 것이다.그리고 마스크팩이 출시만 된다면 뒤에 필요한 모든 약재 수요도 어마어마할 것이다. 한씨 가문와 손을 잡게 된다면 비오그룹은 국내 마스크팩 시장을 독점하고 제1위 브랜드가 될 것이다!“그래, 그 분이 지금 어디있는지 알아봐. 내가 직접 찾아갈거야.” 송해인이 머리를 끄덕이자 이세영이 재빠르게 대답했다. “이미 알아
송해인은 그 말을 듣고 이층 쪽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이였다. 그리고 두 사람은 묵묵히 기다렸다. 이때 한정산은 이층에 있는 VIP룸으로 서강빈을 안내했다.“서 거장, 여기 앉으세요!”한정산은 친히 의자를 빼주면서 말했다. 서강빈은 덤덤하게 자리에 앉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저번에 말씀하셨던 진남쌍칼의 선생님이 송주에 있어요?”“네.”한정산은 재빨리 자리에 앉으면서 대답했다.“어제저녁 그 자식이 다 말했다고 합니다. 저를 해치려고 하는 놈도 찾아냈고요. 그 사람은 제가 천주에 있었을 때의 원수, 황씨 가문의 황진석입니다.”“진남쌍칼의 선생님이라는 사람의 이름은 마동현이고요.”“십 년 전에 이 바닥에서 마동현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어요. 소릉일대에서 많은 제자를 두었는데 그중에서 제일 유명한 제자가 바로 진남쌍칼이었습니다. 하지만 걔네 둘이 큰 사건을 저지르는 바람에 도망치는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들이 마동현라인을 탔을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한정산의 말을 듣고 있었다. 서강빈은 마동현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봤다. 하지만 한정산이 이렇게 말하는 걸 보면 보통 인물은 아닌 것 같았다.“실력이 어때요?”서강빈이 묻자 한정산을 미간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저었다.“서 거장, 솔직히 말하면 나는 무도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리고 마동현의 실력이 어떠한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십 년에 마동현은 이미 명성이 자자한 무림 고수였으니 지금쯤이면 아마 대가 정도 되지 않았을까요?”“황진석은 큰돈을 써가며 마동현한테 부탁을 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어젯밤 달아난 그 자식은 이미 죽었어요. 마동현은 지금 황진석을 시켜 서 거장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명령했답니다. 아마 직접 나서서 복수할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듣은 서강빈은 덤덤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저한테 복수를 한다고요? 참. 그럼 기다려봅시다.”서강빈이 너무 덤덤하게 말하자 걱정이 앞선 한정산을 이렇게 물었다.“서
서 거장? 송해인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당황한 듯 눈동자를 굴렸다.“혹시 그분의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송해인은 웃으면서 난감할 수도 있는 질문을 공손하게 풀어나갔다. 한정산은 송해인을 빠르게 훑더니 말했다.“송 대표님이 서 거장을 모르시네요. 그럼 저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한정산이 층계로 올라가려고 하자 이세영이 급하게 말했다.“한 가주님, 혹시 서 거장님이라는 분의 성함을 말씀해 주시면 저희가 알 것 같은데요. 가주님도 알다시피 송주가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니잖아요.”“거장이라고 불리는 분이 많은데 혹시 가주님이 말씀하는 사람이 저희가 알고 있는 그분이랑 같은 분인지 궁금해서요.”이 말을 듣자 한정산은 이세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그럼 이 아가씨의 말대로라면 두 분의 지인 중에서 서 거장이라는 분이 있네요?”이세영은 머리를 끄덕이였다.“네.”한정산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그럼 두 분이랑 친분 있는 서 거장의 이름은 무엇입니까?”이세영은 송해인을 보면서 멈칫하더니 대답했다.“서강빈이요.”그러자 송해인은 깜짝 놀라면서 이세영에게 눈치를 줬다.“이 비서,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서강빈이 어떻게 거장이야?”송해인은 한정산을 보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한 가주님, 죄송합니다. 제 비서가 말한 서강빈은 사실...”하지만 예상밖으로 한정산은 격동된 어조로 말했다.“아이고! 정말이네요. 두 분이 정말 서 거장님을 아시네요!’“그럼 서 거장님과는 어떤 관계세요?”이 말을 듣자 송해인은 어리둥절해졌다.‘이게 무슨 상황이지? 한정산이 말한 그 사람이 진짜 서강빈이라고? 걔가 언제 거장이 되었지? 잠깐만! 근데 이세영은 이걸 어떻게 알았지?’송해인은 두 눈을 부릅뜨고 이세영을 바라봤다. 그때 이세영은 웃으면서 말했다.“한 가주님, 사실 서 거장님은 저의 송 대표님의 전 남편입니다.”“전 남편?!”한정산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송해인을 쳐다봤다. 하지만 또 일리가 있어 보였다. 서강빈처럼 대단한 사람은 이렇게 아
송해인은 입구에서 멈춰 섰다. 그녀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이세영을 바라본 송해인이 조금 전 일을 물으려고 하는데 이세영이 비틀거리다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이세영은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채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이 비서, 왜 그래?”송해인이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이세영이 다급히 숨을 뱉으며 말했다.“송 대표님, 전 괜찮아요. 그냥 긴장돼서요.”송해인이 다급히 물었다.“이 비서, 조금 전에 한씨 집안 가주님이 초대한 서 거장이 서강빈이라는 걸 어떻게 안 거야?”한정산은 천주 약재 업계의 거물이었다.서강빈이 왜 그런 대단한 인물과 밥을 먹는단 말인가?한정산이 서강빈을 초대했고, 그를 서 거장이라고 부르는 걸 송해인은 이해할 수 없었다.설마 서강빈에게 또 그녀가 모르는 다른 모습이 있었던 걸까?심지어 송해인은 서강빈과 이혼한 것이 조금 후회되기 시작했다.이세영이 대답했다.“대표님, 사실 저는 그냥 지레짐작한 거예요.”이세영은 당황스럽고 긴장되었다.“지레짐작한 거라고?”송해인은 의아했다.이세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대표님, 잊지 마세요. 서강빈은 미신에 푹 빠진 사람이고 그걸로 사기를 아주 잘 쳐요.”“그러니까 전 확신할 수 있어요. 서강빈이 한정산 씨를 속이고 있는 게 분명해요!”그것이 이세영이 진짜 생각이었다.그 말을 들은 송해인은 표정이 굳어지더니 이세영에게 물었다.“한정산 씨가 서강빈에게 속았다고?”“네.”이세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전 그렇게 생각해요.”“그렇지 않으면 서강빈 씨가 무슨 자격으로 천주 약재 업계의 거물인 한정산 씨에게 식사를 대접받겠어요?”이세영이 반문했다.송해인은 잠깐 침묵했다. 그녀는 예쁜 미간을 구기며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발을 구르며 말했다.“안 되겠어. 내가 한 가주님에게 얘기해야겠어. 서강빈이 한 가주님을 속이게 할 수는 없어!”비록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송해인은 사실 서강빈이 걱정되었다.한정산을 속이다니, 만약 그에게 발각당한다면 큰일이었다.그 말을 들은 이세
이세영은 그 말을 듣더니 마음이 조급해져서 부랴부랴 송해인의 뒤를 따르며 말했다.“대표님, 대표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사실 그렇게 긴장할 필요는 없어요.”“사기를 친 건 서강빈 씨잖아요. 대표님은 서강빈 씨와 이미 이혼했는데 왜 그렇게 그 일에 신경 쓰세요?”송해인이 자신을 무시하고 곧장 앞으로 걸어가자 이세영은 초조함에 발만 동동 굴렀다.같은 시각, 2층 룸 안.한정산은 다시 자리에 앉은 뒤 서강빈을 향해 웃어 보이며 말했다.“서 거장님, 조금 전에 아래층에서 저와 협력 건에 관해 의논한 사람이 누군지 아십니까?”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구기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모릅니다.”한정산이 다급히 말했다.“서 거장님 전처인 비오 그룹 송해인 대표였습니다.”송해인의 이름에 서강빈은 당황했다. 그는 의아한 눈빛으로 한정산을 바라보며 물었다.“송해인이요?”“네.”한정산이 웃으며 말했다.“서 거장님, 솔직히 얘기해서 서 거장님 전처는 아름다우시고 분위기도 남다르세요. 서 거장님은 안목도 높으시네요.”서강빈은 미간을 구겼다. 그는 딴 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송해인이 한정산과 협력하려 한다니.송해인은 그와 한정산이 식사 중이라는 걸 모르지 않을 것이다.“한 가주님, 별일 없으면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서강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한정산은 황급히 일어나 정중하게 말했다.“제가 배웅하겠습니다.”“아뇨, 한 가주님처럼 대단하신 분이 절 배웅하면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서강빈이 거절했다.곧이어 그는 홀로 룸을 나섰다.그러나 아래층으로 내려가다가 마침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송해인과, 그녀의 뒤를 졸졸 따르면서 쉴 새 없이 주절대는 이세영을 마주쳤다.“대표님, 제 말씀 좀 들어보세요. 이 일은 저희 비오 그룹의 발전과 관련된 일이에요. 서강빈 씨가 무슨 일을 당하더라도 대표님과는 아무 상관 없어요.”이세영이 초조하게 말했다.그러다 송해인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시선을 든 그녀는 위층에서 내려오는 서강빈을 보고 눈살
서강빈은 안색이 흐려지며 웃음을 터뜨렸다.송해인은 계속해 매섭게 쏘아붙였다.“서강빈, 난 너랑 이렇게 쓸데없이 얘기 나눌 시간 없어. 미신을 이용해서 한 가주님을 속인 거라면 지금 당장 한 가주님께 사과하고 모든 걸 설명해.”“다른 건 내가 대신 처리해 줄게.”강압적인 말투와 태도였다.송해인은 서강빈을 사기꾼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듯했다.서강빈은 코웃음 쳤다. 그의 미소에는 조롱과 허탈함만 보였다.“송 대표, 송 대표 눈에는 내가 그렇게 하찮은 존재인가 봐?”“송 대표는 내가 뭘 하든 사기 치는 거로 보이지?”서강빈이 차가운 말투로 또박또박 말했다.송해인은 눈살을 찌푸렸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서강빈이 대답했다.“난 사기 친 적 없어. 믿기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한 가주님 찾아가서 얘기해볼래?”“한 가주님을 찾아가서 얘기해 보자고?”송해인은 화가 나서 불퉁한 표정으로 대꾸했다.“서강빈, 언제까지 시치미 뗄 거야? 잘못을 인정하면 죽기라도 해?”“잘못을 인정하라고? 내가 왜 잘못을 인정해야지? 내가 뭘 잘못했는데?”서강빈은 몹시 불쾌한 듯 반박했다.송해인은 당황했다. 그녀는 서강빈의 태도에 겁을 먹었다.“흥, 너랑은 말이 안 통해!”송해인은 씩씩거리며 말했다.그녀는 서강빈이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서강빈은 잘못을 인정할 생각이 전혀 없는 듯했다.“난 널 구하려는 거야. 만약 한 가주님이 네가 그를 속인 거란 걸 알게 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봤어?”송해인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서강빈은 피식 웃으며 냉담하게 말했다.“미안하지만 송 대표가 날 구할 필요는 없어. 우리는 이미 이혼했으니까 더는 아무 사이 아니잖아.”“송 대표, 이 말은 송 대표가 예전에 했었던 말 같은데?”그 말을 들은 순간 송해인은 흠칫했다. 그녀는 살짝 넋이 나갔다.곧이어 송해인은 서강빈을 빤히 바라보며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지금 뭐라고 했어?”“내가 한 번 더 말해줘야 해?”서강빈은 송해인을 차갑게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