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인은 그 말을 듣고 이층 쪽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이였다. 그리고 두 사람은 묵묵히 기다렸다. 이때 한정산은 이층에 있는 VIP룸으로 서강빈을 안내했다.“서 거장, 여기 앉으세요!”한정산은 친히 의자를 빼주면서 말했다. 서강빈은 덤덤하게 자리에 앉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저번에 말씀하셨던 진남쌍칼의 선생님이 송주에 있어요?”“네.”한정산은 재빨리 자리에 앉으면서 대답했다.“어제저녁 그 자식이 다 말했다고 합니다. 저를 해치려고 하는 놈도 찾아냈고요. 그 사람은 제가 천주에 있었을 때의 원수, 황씨 가문의 황진석입니다.”“진남쌍칼의 선생님이라는 사람의 이름은 마동현이고요.”“십 년 전에 이 바닥에서 마동현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어요. 소릉일대에서 많은 제자를 두었는데 그중에서 제일 유명한 제자가 바로 진남쌍칼이었습니다. 하지만 걔네 둘이 큰 사건을 저지르는 바람에 도망치는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들이 마동현라인을 탔을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한정산의 말을 듣고 있었다. 서강빈은 마동현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봤다. 하지만 한정산이 이렇게 말하는 걸 보면 보통 인물은 아닌 것 같았다.“실력이 어때요?”서강빈이 묻자 한정산을 미간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저었다.“서 거장, 솔직히 말하면 나는 무도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리고 마동현의 실력이 어떠한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십 년에 마동현은 이미 명성이 자자한 무림 고수였으니 지금쯤이면 아마 대가 정도 되지 않았을까요?”“황진석은 큰돈을 써가며 마동현한테 부탁을 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어젯밤 달아난 그 자식은 이미 죽었어요. 마동현은 지금 황진석을 시켜 서 거장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명령했답니다. 아마 직접 나서서 복수할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듣은 서강빈은 덤덤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저한테 복수를 한다고요? 참. 그럼 기다려봅시다.”서강빈이 너무 덤덤하게 말하자 걱정이 앞선 한정산을 이렇게 물었다.“서
서 거장? 송해인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당황한 듯 눈동자를 굴렸다.“혹시 그분의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송해인은 웃으면서 난감할 수도 있는 질문을 공손하게 풀어나갔다. 한정산은 송해인을 빠르게 훑더니 말했다.“송 대표님이 서 거장을 모르시네요. 그럼 저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한정산이 층계로 올라가려고 하자 이세영이 급하게 말했다.“한 가주님, 혹시 서 거장님이라는 분의 성함을 말씀해 주시면 저희가 알 것 같은데요. 가주님도 알다시피 송주가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니잖아요.”“거장이라고 불리는 분이 많은데 혹시 가주님이 말씀하는 사람이 저희가 알고 있는 그분이랑 같은 분인지 궁금해서요.”이 말을 듣자 한정산은 이세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그럼 이 아가씨의 말대로라면 두 분의 지인 중에서 서 거장이라는 분이 있네요?”이세영은 머리를 끄덕이였다.“네.”한정산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그럼 두 분이랑 친분 있는 서 거장의 이름은 무엇입니까?”이세영은 송해인을 보면서 멈칫하더니 대답했다.“서강빈이요.”그러자 송해인은 깜짝 놀라면서 이세영에게 눈치를 줬다.“이 비서,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서강빈이 어떻게 거장이야?”송해인은 한정산을 보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한 가주님, 죄송합니다. 제 비서가 말한 서강빈은 사실...”하지만 예상밖으로 한정산은 격동된 어조로 말했다.“아이고! 정말이네요. 두 분이 정말 서 거장님을 아시네요!’“그럼 서 거장님과는 어떤 관계세요?”이 말을 듣자 송해인은 어리둥절해졌다.‘이게 무슨 상황이지? 한정산이 말한 그 사람이 진짜 서강빈이라고? 걔가 언제 거장이 되었지? 잠깐만! 근데 이세영은 이걸 어떻게 알았지?’송해인은 두 눈을 부릅뜨고 이세영을 바라봤다. 그때 이세영은 웃으면서 말했다.“한 가주님, 사실 서 거장님은 저의 송 대표님의 전 남편입니다.”“전 남편?!”한정산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송해인을 쳐다봤다. 하지만 또 일리가 있어 보였다. 서강빈처럼 대단한 사람은 이렇게 아
송해인은 입구에서 멈춰 섰다. 그녀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이세영을 바라본 송해인이 조금 전 일을 물으려고 하는데 이세영이 비틀거리다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이세영은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채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이 비서, 왜 그래?”송해인이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이세영이 다급히 숨을 뱉으며 말했다.“송 대표님, 전 괜찮아요. 그냥 긴장돼서요.”송해인이 다급히 물었다.“이 비서, 조금 전에 한씨 집안 가주님이 초대한 서 거장이 서강빈이라는 걸 어떻게 안 거야?”한정산은 천주 약재 업계의 거물이었다.서강빈이 왜 그런 대단한 인물과 밥을 먹는단 말인가?한정산이 서강빈을 초대했고, 그를 서 거장이라고 부르는 걸 송해인은 이해할 수 없었다.설마 서강빈에게 또 그녀가 모르는 다른 모습이 있었던 걸까?심지어 송해인은 서강빈과 이혼한 것이 조금 후회되기 시작했다.이세영이 대답했다.“대표님, 사실 저는 그냥 지레짐작한 거예요.”이세영은 당황스럽고 긴장되었다.“지레짐작한 거라고?”송해인은 의아했다.이세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대표님, 잊지 마세요. 서강빈은 미신에 푹 빠진 사람이고 그걸로 사기를 아주 잘 쳐요.”“그러니까 전 확신할 수 있어요. 서강빈이 한정산 씨를 속이고 있는 게 분명해요!”그것이 이세영이 진짜 생각이었다.그 말을 들은 송해인은 표정이 굳어지더니 이세영에게 물었다.“한정산 씨가 서강빈에게 속았다고?”“네.”이세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전 그렇게 생각해요.”“그렇지 않으면 서강빈 씨가 무슨 자격으로 천주 약재 업계의 거물인 한정산 씨에게 식사를 대접받겠어요?”이세영이 반문했다.송해인은 잠깐 침묵했다. 그녀는 예쁜 미간을 구기며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발을 구르며 말했다.“안 되겠어. 내가 한 가주님에게 얘기해야겠어. 서강빈이 한 가주님을 속이게 할 수는 없어!”비록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송해인은 사실 서강빈이 걱정되었다.한정산을 속이다니, 만약 그에게 발각당한다면 큰일이었다.그 말을 들은 이세
이세영은 그 말을 듣더니 마음이 조급해져서 부랴부랴 송해인의 뒤를 따르며 말했다.“대표님, 대표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사실 그렇게 긴장할 필요는 없어요.”“사기를 친 건 서강빈 씨잖아요. 대표님은 서강빈 씨와 이미 이혼했는데 왜 그렇게 그 일에 신경 쓰세요?”송해인이 자신을 무시하고 곧장 앞으로 걸어가자 이세영은 초조함에 발만 동동 굴렀다.같은 시각, 2층 룸 안.한정산은 다시 자리에 앉은 뒤 서강빈을 향해 웃어 보이며 말했다.“서 거장님, 조금 전에 아래층에서 저와 협력 건에 관해 의논한 사람이 누군지 아십니까?”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구기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모릅니다.”한정산이 다급히 말했다.“서 거장님 전처인 비오 그룹 송해인 대표였습니다.”송해인의 이름에 서강빈은 당황했다. 그는 의아한 눈빛으로 한정산을 바라보며 물었다.“송해인이요?”“네.”한정산이 웃으며 말했다.“서 거장님, 솔직히 얘기해서 서 거장님 전처는 아름다우시고 분위기도 남다르세요. 서 거장님은 안목도 높으시네요.”서강빈은 미간을 구겼다. 그는 딴 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송해인이 한정산과 협력하려 한다니.송해인은 그와 한정산이 식사 중이라는 걸 모르지 않을 것이다.“한 가주님, 별일 없으면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서강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한정산은 황급히 일어나 정중하게 말했다.“제가 배웅하겠습니다.”“아뇨, 한 가주님처럼 대단하신 분이 절 배웅하면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서강빈이 거절했다.곧이어 그는 홀로 룸을 나섰다.그러나 아래층으로 내려가다가 마침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송해인과, 그녀의 뒤를 졸졸 따르면서 쉴 새 없이 주절대는 이세영을 마주쳤다.“대표님, 제 말씀 좀 들어보세요. 이 일은 저희 비오 그룹의 발전과 관련된 일이에요. 서강빈 씨가 무슨 일을 당하더라도 대표님과는 아무 상관 없어요.”이세영이 초조하게 말했다.그러다 송해인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시선을 든 그녀는 위층에서 내려오는 서강빈을 보고 눈살
서강빈은 안색이 흐려지며 웃음을 터뜨렸다.송해인은 계속해 매섭게 쏘아붙였다.“서강빈, 난 너랑 이렇게 쓸데없이 얘기 나눌 시간 없어. 미신을 이용해서 한 가주님을 속인 거라면 지금 당장 한 가주님께 사과하고 모든 걸 설명해.”“다른 건 내가 대신 처리해 줄게.”강압적인 말투와 태도였다.송해인은 서강빈을 사기꾼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듯했다.서강빈은 코웃음 쳤다. 그의 미소에는 조롱과 허탈함만 보였다.“송 대표, 송 대표 눈에는 내가 그렇게 하찮은 존재인가 봐?”“송 대표는 내가 뭘 하든 사기 치는 거로 보이지?”서강빈이 차가운 말투로 또박또박 말했다.송해인은 눈살을 찌푸렸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서강빈이 대답했다.“난 사기 친 적 없어. 믿기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한 가주님 찾아가서 얘기해볼래?”“한 가주님을 찾아가서 얘기해 보자고?”송해인은 화가 나서 불퉁한 표정으로 대꾸했다.“서강빈, 언제까지 시치미 뗄 거야? 잘못을 인정하면 죽기라도 해?”“잘못을 인정하라고? 내가 왜 잘못을 인정해야지? 내가 뭘 잘못했는데?”서강빈은 몹시 불쾌한 듯 반박했다.송해인은 당황했다. 그녀는 서강빈의 태도에 겁을 먹었다.“흥, 너랑은 말이 안 통해!”송해인은 씩씩거리며 말했다.그녀는 서강빈이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서강빈은 잘못을 인정할 생각이 전혀 없는 듯했다.“난 널 구하려는 거야. 만약 한 가주님이 네가 그를 속인 거란 걸 알게 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봤어?”송해인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서강빈은 피식 웃으며 냉담하게 말했다.“미안하지만 송 대표가 날 구할 필요는 없어. 우리는 이미 이혼했으니까 더는 아무 사이 아니잖아.”“송 대표, 이 말은 송 대표가 예전에 했었던 말 같은데?”그 말을 들은 순간 송해인은 흠칫했다. 그녀는 살짝 넋이 나갔다.곧이어 송해인은 서강빈을 빤히 바라보며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지금 뭐라고 했어?”“내가 한 번 더 말해줘야 해?”서강빈은 송해인을 차갑게 바
송해인은 비오 그룹 연구개발팀으로 돌아왔다. 도정윤은 흰색 가운을 입고 도도한 분위기로 금오단을 연구하고 있었다.“정윤아, 어때? 정말 성공했어?”송해인이 부랴부랴 다가가서 물었다.도정윤은 책상 위 배합표와 컴퓨터에 기록해 놓은 개선된 배합표를 대조한 실험 결과를 확인하더니 자랑스럽게 송해인에게 수치를 건네며 말했다.“자, 네가 확인해 봐.”수치를 건네받은 송해인은 그것을 잠깐 보더니 표정은 의심스럽던 데로부터 흥분과 들뜸으로 바뀌었다.“정말 개선한 거야?”송해인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도정윤은 어깨를 으쓱이며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했다.“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송해인은 기쁜 마음에 도정윤을 와락 끌어안으며 외쳤다.“정윤아, 너무 고마워. 넌 정말 내 복덩이야.”도정윤도 송해인을 안았다.곧이어 도정윤은 짓궂게 웃으며 물었다.“어때? 내가 크게 도와줬는데 어떻게 나한테 보답할 거야?”송해인은 곧바로 시선을 들며 살짝 웃었다.“말해 봐.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다 돼.”도정윤의 개선한 배합표는 송해인이 최근 들었던 소식 중 가장 좋은 소식이었다.이제 금오단은 침구술을 같이 써야 하는 치료 방법을 쓰지 않고 독립적으로 판매할 수 있었다.이렇게 되면 금오단의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다.게다가 이것은 비오 그룹의 연구개발팀 실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걸 의미했다.이제 이틀 뒤면 비오 그룹의 신제품인 마스크팩이 출시될 것이다. 만약 이 두 가지 제품이 동시에 뷰티 업계와 의약 업계를 뒤흔들어 놓을 수 있다면, 비오 그룹은 틀림없이 송주 의약 그룹 중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수 있을 것이다.송해인의 몸값도 쑥쑥 오를 것이다.도정윤은 입을 비죽이며 고민하다가 별안간 웃음을 터뜨렸다.“좋아. 그러면 이 금오단을 개발했던 팀을 만나게 해줘.”“뭐?”송해인은 당황해서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도정윤을 바라보았다.전에 도정윤을 속이려고 연구개발팀이 개발한 것이라고 했었다.그러나 그 금오단은
“신의님은 반년 전에 송주를 떠나셨어요. 저희도 그분을 찾을 수가 없어요.”이세영이 진지하게 말했다.결국 도정윤은 더 캐묻지 않았다.곧이어 송해인은 이세영을 향해 나가보라고 눈치를 줬다.휴게실에 다다른 송해인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이 비서, 아까는 왜 거짓말한 거야?”이세영은 진지하게 말했다.“대표님, 혹시 도정윤 씨께 그 배합표를 알려준 사람이 서강빈이라고 말씀할 생각이었어요?”“그러면 왜 안 돼? 그건 원래 도정윤 거잖아.”송해인이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이세영이 설명했다.“송 대표님, 잊지 마세요. 도정윤 씨는 해외에서 의학을 전공한 엘리트예요. 이 방면에서는 집착이 있다고요. 만약 도정윤 씨가 이 배합표를 서강빈 씨가 알려준 거란 걸 알게 되면 도정윤 씨가 누굴 돕겠어요?”그 말에 송해인은 흠칫했다.“만약 도정윤 씨가 서강빈 씨 편을 든다면 저희 비오 그룹은 적이 두 명이 돼요.”이세영이 계속 말했다.송해인의 안색이 흐려졌다. 그녀는 미간을 좁히며 불만스레 말했다.“이 비서, 너무한 거 아냐? 난 정윤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믿어. 금오단의 배합표를 알려준 게 서강빈이란 걸 알려줘도 정윤이는 이 비서 말처럼 날 떠나 서강빈을 도와주지는 않을 거라고.”송해인이 화를 내자 이세영은 황급히 사과했다.“대표님, 그런 뜻이 아니에요. 제 뜻은 항상 경계심을 늦추면 안 된다는 뜻이었어요. 지금 비오 그룹과 대표님은 아주 중요한 시기를 겪고 있어요.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잖아요.”“그리고 그 금오단을 개발한 게 서강빈 씨라는 걸 확신할 수도 없고요. 어쩌면 어디서 줍거나 훔친 걸지도 모르잖아요?”그 말에 송해인은 빠르게 생각에 잠겼다.“됐어요, 대표님. 괜한 생각하지 마세요. 이 일은 여기서 그만해요. 오늘 밤에 저희는 중요한 행사에 참여해야 해요.”이세영이 서둘러 말했다.송해인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된 마당에 그녀도 어쩔 수가 없었다. “무슨 행사인데?”송해인의 질문에 이세영이 급히 대답
“생일 파티요?”서강빈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미안한 듯 말했다.“권효정 씨, 오늘 저녁엔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할 것 같네요.”권효정은 그 말을 듣더니 다급히 서강빈의 팔을 잡으며 입을 비죽였다. 그녀는 억울한 표정으로 애교를 부렸다.“서강빈 씨, 시간 좀 내서 저랑 같이 있어주면 안 돼요? 서강빈 씨에게 제 친구를 소개시켜 주고 싶거든요. 그리고 제 생일파티 때 서강빈 씨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어요.”“저한테 선물을 준다고요?”서강빈은 당황했다.그녀의 생일 파티인데 왜 그가 선물을 받는단 말인가?권효정은 서강빈의 팔을 잡아당기며 애교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서강빈 씨, 이번 한 번만 제 생일에 같이 있어 줘요. 네?”서강빈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권효정은 얼굴에 화색을 띠면서 서강빈을 잡고 말했다.“가요. 제가 옷 사줄게요. 스타일링도 좀 하고요.”“옷을 사고 스타일링을 한다고요?”서강빈은 흠칫하더니 서둘러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됐어요. 난 지금이 좋아요.”“안 돼요. 오늘 저녁은 제 생일이니까 제 말 들어야 해요.”권효정은 장난스럽게 턱을 쳐들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두 눈동자가 반짝이고 있었다.오늘에는 반드시 자기 말에 따라야 한다는 도도한 모습이었다.곧이어 서강빈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권효정이 서강빈을 끌고 차에 올라서 근처 쇼핑몰로 향했다.서강빈이 스타일링 룸에서 나왔을 때 권효정은 서강빈의 멋진 모습에 깜짝 놀랐다.검은색 정장과 멋진 스타일링을 한 서강빈은 TV 속 연예인보다 더 멋졌다.“쯧쯧, 서강빈 씨. 제가 보기에 서강빈 씨는 정말 숨겨진 진주였어요. 이렇게 조금만 꾸미니 연예인보다 훨씬 더 멋져요.”권효정은 팔짱을 두른 채로 서강빈을 에워싸고 두 바퀴 돌았다.서강빈은 거울 속 자기 모습을 바라보며 멋쩍게 말했다.“그 정도는 아니에요. 전 그냥 평범한 남자인걸요.”“아뇨, 아뇨. 제가 보기엔 서강빈 씨가 세상에서 가장 멋져요. 그리고 가장 재능있는 남자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