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인은 비오 그룹 연구개발팀으로 돌아왔다. 도정윤은 흰색 가운을 입고 도도한 분위기로 금오단을 연구하고 있었다.“정윤아, 어때? 정말 성공했어?”송해인이 부랴부랴 다가가서 물었다.도정윤은 책상 위 배합표와 컴퓨터에 기록해 놓은 개선된 배합표를 대조한 실험 결과를 확인하더니 자랑스럽게 송해인에게 수치를 건네며 말했다.“자, 네가 확인해 봐.”수치를 건네받은 송해인은 그것을 잠깐 보더니 표정은 의심스럽던 데로부터 흥분과 들뜸으로 바뀌었다.“정말 개선한 거야?”송해인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도정윤은 어깨를 으쓱이며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했다.“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송해인은 기쁜 마음에 도정윤을 와락 끌어안으며 외쳤다.“정윤아, 너무 고마워. 넌 정말 내 복덩이야.”도정윤도 송해인을 안았다.곧이어 도정윤은 짓궂게 웃으며 물었다.“어때? 내가 크게 도와줬는데 어떻게 나한테 보답할 거야?”송해인은 곧바로 시선을 들며 살짝 웃었다.“말해 봐.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다 돼.”도정윤의 개선한 배합표는 송해인이 최근 들었던 소식 중 가장 좋은 소식이었다.이제 금오단은 침구술을 같이 써야 하는 치료 방법을 쓰지 않고 독립적으로 판매할 수 있었다.이렇게 되면 금오단의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다.게다가 이것은 비오 그룹의 연구개발팀 실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걸 의미했다.이제 이틀 뒤면 비오 그룹의 신제품인 마스크팩이 출시될 것이다. 만약 이 두 가지 제품이 동시에 뷰티 업계와 의약 업계를 뒤흔들어 놓을 수 있다면, 비오 그룹은 틀림없이 송주 의약 그룹 중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수 있을 것이다.송해인의 몸값도 쑥쑥 오를 것이다.도정윤은 입을 비죽이며 고민하다가 별안간 웃음을 터뜨렸다.“좋아. 그러면 이 금오단을 개발했던 팀을 만나게 해줘.”“뭐?”송해인은 당황해서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도정윤을 바라보았다.전에 도정윤을 속이려고 연구개발팀이 개발한 것이라고 했었다.그러나 그 금오단은
“신의님은 반년 전에 송주를 떠나셨어요. 저희도 그분을 찾을 수가 없어요.”이세영이 진지하게 말했다.결국 도정윤은 더 캐묻지 않았다.곧이어 송해인은 이세영을 향해 나가보라고 눈치를 줬다.휴게실에 다다른 송해인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이 비서, 아까는 왜 거짓말한 거야?”이세영은 진지하게 말했다.“대표님, 혹시 도정윤 씨께 그 배합표를 알려준 사람이 서강빈이라고 말씀할 생각이었어요?”“그러면 왜 안 돼? 그건 원래 도정윤 거잖아.”송해인이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이세영이 설명했다.“송 대표님, 잊지 마세요. 도정윤 씨는 해외에서 의학을 전공한 엘리트예요. 이 방면에서는 집착이 있다고요. 만약 도정윤 씨가 이 배합표를 서강빈 씨가 알려준 거란 걸 알게 되면 도정윤 씨가 누굴 돕겠어요?”그 말에 송해인은 흠칫했다.“만약 도정윤 씨가 서강빈 씨 편을 든다면 저희 비오 그룹은 적이 두 명이 돼요.”이세영이 계속 말했다.송해인의 안색이 흐려졌다. 그녀는 미간을 좁히며 불만스레 말했다.“이 비서, 너무한 거 아냐? 난 정윤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믿어. 금오단의 배합표를 알려준 게 서강빈이란 걸 알려줘도 정윤이는 이 비서 말처럼 날 떠나 서강빈을 도와주지는 않을 거라고.”송해인이 화를 내자 이세영은 황급히 사과했다.“대표님, 그런 뜻이 아니에요. 제 뜻은 항상 경계심을 늦추면 안 된다는 뜻이었어요. 지금 비오 그룹과 대표님은 아주 중요한 시기를 겪고 있어요.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잖아요.”“그리고 그 금오단을 개발한 게 서강빈 씨라는 걸 확신할 수도 없고요. 어쩌면 어디서 줍거나 훔친 걸지도 모르잖아요?”그 말에 송해인은 빠르게 생각에 잠겼다.“됐어요, 대표님. 괜한 생각하지 마세요. 이 일은 여기서 그만해요. 오늘 밤에 저희는 중요한 행사에 참여해야 해요.”이세영이 서둘러 말했다.송해인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된 마당에 그녀도 어쩔 수가 없었다. “무슨 행사인데?”송해인의 질문에 이세영이 급히 대답
“생일 파티요?”서강빈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미안한 듯 말했다.“권효정 씨, 오늘 저녁엔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할 것 같네요.”권효정은 그 말을 듣더니 다급히 서강빈의 팔을 잡으며 입을 비죽였다. 그녀는 억울한 표정으로 애교를 부렸다.“서강빈 씨, 시간 좀 내서 저랑 같이 있어주면 안 돼요? 서강빈 씨에게 제 친구를 소개시켜 주고 싶거든요. 그리고 제 생일파티 때 서강빈 씨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어요.”“저한테 선물을 준다고요?”서강빈은 당황했다.그녀의 생일 파티인데 왜 그가 선물을 받는단 말인가?권효정은 서강빈의 팔을 잡아당기며 애교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서강빈 씨, 이번 한 번만 제 생일에 같이 있어 줘요. 네?”서강빈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권효정은 얼굴에 화색을 띠면서 서강빈을 잡고 말했다.“가요. 제가 옷 사줄게요. 스타일링도 좀 하고요.”“옷을 사고 스타일링을 한다고요?”서강빈은 흠칫하더니 서둘러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됐어요. 난 지금이 좋아요.”“안 돼요. 오늘 저녁은 제 생일이니까 제 말 들어야 해요.”권효정은 장난스럽게 턱을 쳐들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두 눈동자가 반짝이고 있었다.오늘에는 반드시 자기 말에 따라야 한다는 도도한 모습이었다.곧이어 서강빈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권효정이 서강빈을 끌고 차에 올라서 근처 쇼핑몰로 향했다.서강빈이 스타일링 룸에서 나왔을 때 권효정은 서강빈의 멋진 모습에 깜짝 놀랐다.검은색 정장과 멋진 스타일링을 한 서강빈은 TV 속 연예인보다 더 멋졌다.“쯧쯧, 서강빈 씨. 제가 보기에 서강빈 씨는 정말 숨겨진 진주였어요. 이렇게 조금만 꾸미니 연예인보다 훨씬 더 멋져요.”권효정은 팔짱을 두른 채로 서강빈을 에워싸고 두 바퀴 돌았다.서강빈은 거울 속 자기 모습을 바라보며 멋쩍게 말했다.“그 정도는 아니에요. 전 그냥 평범한 남자인걸요.”“아뇨, 아뇨. 제가 보기엔 서강빈 씨가 세상에서 가장 멋져요. 그리고 가장 재능있는 남자기도 하죠!”
진기준은 순간 완전히 홀려서 대답했다.“우리 들어가자.”“그래.”송해인이 대답했다.곧이어 세 사람은 홀 안으로 들어갔다.홀에 들어서자마자 이세영인 날카롭게 멀지 않은 휴식 구역 쪽에 있는 서강빈과 권효정을 발견했다.“어머, 송 대표님. 저 사람 서강빈 씨 아니에요? 서강빈 씨는 어떻게 왔대요?”이세영은 불만스러운지 불쾌한 어조로 말했다.고개를 돌린 송해인은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서강빈과 권효정을 보자 안색이 어두워졌다.이곳에서 서강빈을 마주친 건 확실히 의외였다.게다가 그가 권효정과 함께 있는 걸 보니 더더욱 불만스러웠다.‘쓰레기 같은 놈!’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놓고 매번 권효정과 함께 있었다.‘역시 남자는 믿을 게 못 돼!’진기준은 상황을 보더니 미간을 구기며 차갑게 말했다.“흥, 정말 어디를 가든 만나게 되네. 오늘이 무슨 자리인지는 아는 건가? 감히 이곳에 오다니.”“가자, 해인아. 우리 한 번 가서 보자.”진기준이 먼저 서강빈을 향해 다가갔다.송해인은 당황하며 진기준에게 그냥 넘어가자고 할 생각이었으나 진기준은 이미 저 멀리 걸어갔다.이세영은 송해인을 재촉하며 말했다.“대표님, 저희 가봐요. 그리고 도정윤 씨가 금오단을 개진한 일을 서강빈 씨에게 얘기하자고요. 서강빈 씨는 영원히 대표님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증명해야죠!”송해인의 예쁜 미간이 구겨졌다.솔직히 얘기해서 그녀는 서강빈 앞에서 금오단을 개진했다고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아직 단정 짓긴 어려웠기 때문이다.그러나 이세영은 그녀를 뒤에서 밀었다.“어머, 서강빈 씨. 대단하네요. 여기가 어떤 곳인데 이런 곳까지 몰래 들어온 거예요?”진기준은 서강빈의 앞에 서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권효정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구기며 고개를 들었다가 기분 나쁜 얼굴을 보았다.“진 대표님이셨네요. 왜요? 오전에 맞은 걸로는 부족했나 봐요?”서강빈이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반문했다.진기준은 그 말을 듣더니 화가 나서 소리쳤다.“서강빈 씨,
그녀가 말을 멈추기 무섭게 주위가 조용해졌다.“짝!”권효정이 곧바로 손을 들어 올려 이세영의 뺨을 때렸다. 그녀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얼굴로 경고했다.“제대로 처신하는 게 좋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결과가 아주 심각할 테니까요.”그 순간, 권효정은 기개가 엄청났다.이세영은 경악한 표정으로 빨갛게 부어오른 뺨을 부여잡고 주절댔다.“감, 감히 절 때린 거예요? 진 대표님, 이 천박한 여자가 절 때렸어요!”진기준은 미간을 구기며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권효정을 바라보더니 차갑게 말했다.“이렇게 공공장소에서 사람을 때리는 건 좀 심하지 않나요? 아무리 그래도 이 비서는 비오 그룹의 비서예요. 이 비서를 때리는 건 비오 그룹을 모욕하고 송 대표를 모욕하는 일이라고요.”진기준은 말하면서 서강빈을 바라봤다.그가 이렇게 말한 건 서강빈에게 화살이 돌아가길 바래서였다.이세영은 송해인의 비서였고 거만한 권효정은 서강빈 곁의 사람이었으니 말이다.이렇게 하면 송해인의 분노를 일으킬 수 있을지도 몰랐다.권효정은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도도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이세영과 얍삽한 진기준을 깡그리 무시하고 서강빈에게 말했다.“서강빈 씨, 여기 잠깐 앉아있어요. 전 제 친구들이 왔나 볼게요.”말을 마친 뒤 권효정은 송해인 보란 듯이 일부러 발끝을 들어 서강빈의 귓가에 바짝 붙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서강빈 씨, 오늘 밤 모든 사람이 당신을 주목하게 될 거예요.”당황한 서강빈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권효정을 바라보았다.권효정은 뭘 하려는 것일까?권효정은 말을 마친 뒤 일부러 턱을 쳐들면서 소유권을 주장하듯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송해인을 바라본 뒤 몸을 돌려 떠났다.송해인의 안색은 아주 어두웠다.그녀는 서강빈을 노려보다가 경멸에 차서 헛웃음을 쳤다.“서강빈, 너 저 여자랑 보통 사이가 아닌가 봐?”서강빈은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그런 편이지.”“흥!”그 대답에 송해인은 차갑게 코웃음 치면서 팔짱을 두르며 다른 곳에 시선을 던졌다.이세영은 무척 화가
“세상에, 백서준 도련님이셔. 우리도 가서 인사하자!”진기준은 곧바로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백서준을 발견하고 이세영과 내키지 않아 하는 송해인을 데리고 그에게로 달려갔다.백서준은 천주 백씨 집안 둘째 도련님으로 유명한 재벌 2세였다.천주에서 그는 평판이 좋지 않았다.바람둥이였기 때문이다.동시에 그는 권씨 집안 아가씨를 엄청나게 좋아했다.소문에 의하면 권씨 집안 아가씨의 마음을 얻기 위해 천주 천강의 크루즈 몇십 대에 천주에서 가장 신선한 장미꽃을 잔뜩 실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그러나 권씨 집안 아가씨는 그에게 관심이 없었다.“안녕하세요, 백서준 씨.”진기준은 백서준의 앞으로 달려가서 허리를 숙였다“백서준 씨.”이세영은 따라서 웃으며 말했다.송해인은 미간을 슬며시 찡그렸다.진기준이 황급히 소개했다.“해인아, 이분은 천주 백씨 집안 둘째 도련님 백서준 씨야.”“백서준 씨, 안녕하세요.”송해인은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천주 백씨 집안은 유명하고 권력도 강했지만 송해인은 자부심이 있었다. 그녀는 얕보이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들처럼 아부하려 하지 않고 평온하게 그를 대했다.백서준은 눈앞에 있는 송해인의 아름다운 미모와 그녀의 도도한 분위기에 끌렸다.‘정말 수준급이네!’백서준은 바람둥이였기에 많은 여자를 만났었다.권효정을 제외하고 송해인은 그를 설레게 만든 유일한 여자였다.“송해인. 이름이 예쁘네요.”백서준은 신사답게 웃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송해인이 싱긋 웃었다.그 미소는 백서준의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여기 올 때 송주에 아주 유능한 여성이 있다던데 아무 송 대표님이겠죠?”백서준이 웃으며 말했다.송해인이 바로 대답했다.“과찬입니다. 아직 배울 점이 많습니다.”“하하하.”백서준은 웃다가 의아한 얼굴로 진기준을 바라보았다.“이쪽은?”진기준은 황급히 웃으며 말했다.“전 진기준이라고 합니다. 송주 진씨 집안 출신입니다. 작년에 저희 아버지와 함께 상업대회에 참가했을 때 백서준 씨를 뵌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
짝!백서준은 고개를 돌리더니 진기준의 뺨을 때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개자식, 누구 보고 천박한 년이라는 거야? 죽고 싶어? 저 여자가 누군지 알고 그래?”진기준은 멍해졌다. 그는 빨갛게 부은 뺨을 부여잡고 벌벌 떨면서 물었다.“도련님, 왜 절 때리신 겁니까? 저 여자는 여우예요!”퍽!백서준은 다리를 들어 올려 진기준을 걷어차면서 고함을 질렀다.“멍청하긴, 저 여자가 바로 권씨 집안 아가씨, 권효정이야!”그 말이 진기준의 귓가를 파고들었다.그 순간 진기준은 안색이 창백해져서 몸을 덜덜 떨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강빈과 웃고 떠드는 권효정을 바라보았다.저 여자가 권씨 집안 아가씨라니...“도련님, 장난하지 마세요. 저 여자가 어떻게 권씨 집안 아가씨입니까?”진기준은 무척 황당했다.그는 권씨 집안 아가씨처럼 대단한 인물이 왜 서강빈처럼 무능력한 인간과 만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백서준은 차갑게 코웃음 치면서 화를 냈다.“내가 장난하는 것 같아?”말을 마친 뒤 백서준은 굳은 얼굴로 서강빈과 권효정을 향해 다가갔다.그의 행동에 많은 사람들이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백서준 씨 뭐 하러 가는 거지?”“모르겠어. 안색이 일단 안 좋은 것 같은데.”“저 남자한테 가는 것 같은데. 저 남자 누구야? 아는 사람 있어?”“눈에 익긴 하네. 저번에 권씨 집안에서 주최한 한의학 대회 선발대회 파티에서 본 것 같은데... 생각났다. 서강빈! 비오 그룹 대표 송해인의 전남편 서강빈이야!”사람들은 의논이 분분했다.서강빈의 이름이 순식간에 파티장 전체에 퍼져나갔다.다른 한편, 진기준은 뺨을 부여잡고 여전히 충격받은 얼굴로 권효정이 권씨 집안 아가씨라는 사실에 놀라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백서준이 그들에게 다가가자 진기준은 곧바로 음험하게 웃었다.‘서강빈 넌 죽었어. 감히 백서준 도련님이 마음에 둔 여자를 빼앗으려고 해? 넌 분명 죽게 될 거야!’진기준은 속으로 냉소했다.권효정은 들뜬 얼굴로 서강빈과 뭔가 얘기를 나누
백서준은 말을 마친 뒤 서강빈을 무시하고 권효정을 바라보며 말했다.“효정아, 일단 나 따라 나와. 정말 너한테 할 얘기가 있어.”그는 말하면서 손을 뻗어 권효정의 흰 팔을 잡으려고 했다.권효정은 안색이 확 달라지더니 손을 빼내며 서강빈 쪽으로 앉았다.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백서준, 뭐 하려는 거야?”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난 서강빈은 권효정의 앞으로 나서며 차갑게 말했다.“백서준이라고 했지? 권효정 씨는 당신 따라 나갈 생각이 없는 것 같으니 예의를 차렸으면 좋겠는데.”“이 자식, 죽고 싶어? 비켜!”백서준은 버럭 화를 내며 손을 뻗어 서강빈을 밀쳐다. 그러나 서강빈은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서서 꼼짝하지 않았다.백서준은 이내 안색이 흐려지며 화를 냈다.“이 자식, 정말 나랑 해보겠다 이거야?”“난 그저 권효정 씨를 존중하라고 했을 뿐이야.”서강빈이 덤덤히 말했다.백서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호통을 쳤다.“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당신이랑 말하는데 뭐 신분이라도 필요한가?”서강빈이 차갑게 대꾸했다.그 말을 들은 백서준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면서 소리쳤다.“이 자식, 죽는 게 두렵지도 않아?”“나 백서준에게 맞서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그래?”서강빈은 눈살을 찌푸리며 덤덤히 대꾸했다.“모르는데.”“모른다고? 그러면 내가 알게 해주지!”백서준은 불같이 화를 내면서 서강빈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내뻗었다.멀지 않은 곳에서 진기준은 흥미진진한 얼굴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백서준이 서강빈을 공격한다면 서강빈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홀 안의 손님들은 깜짝 놀랐다.특히 백서준의 신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안색이 창백해져서 의논이 분분했다.“세상에, 백서준 도련님이 상대방을 공격했어!”“저 서강빈이라는 사람이 열받게 한 건가?”“큰일이네. 백서준 도련님이 나서면 걸어서 나가는 사람이 없었는데. 저 서강빈이라는 사람 죽지 않아도 불구가 되겠어.”사람들은 고개를 저었다. 다들 표정이 달랐다.어떤 이들은 강 건너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