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은 그 말을 듣더니 마음이 조급해져서 부랴부랴 송해인의 뒤를 따르며 말했다.“대표님, 대표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사실 그렇게 긴장할 필요는 없어요.”“사기를 친 건 서강빈 씨잖아요. 대표님은 서강빈 씨와 이미 이혼했는데 왜 그렇게 그 일에 신경 쓰세요?”송해인이 자신을 무시하고 곧장 앞으로 걸어가자 이세영은 초조함에 발만 동동 굴렀다.같은 시각, 2층 룸 안.한정산은 다시 자리에 앉은 뒤 서강빈을 향해 웃어 보이며 말했다.“서 거장님, 조금 전에 아래층에서 저와 협력 건에 관해 의논한 사람이 누군지 아십니까?”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구기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모릅니다.”한정산이 다급히 말했다.“서 거장님 전처인 비오 그룹 송해인 대표였습니다.”송해인의 이름에 서강빈은 당황했다. 그는 의아한 눈빛으로 한정산을 바라보며 물었다.“송해인이요?”“네.”한정산이 웃으며 말했다.“서 거장님, 솔직히 얘기해서 서 거장님 전처는 아름다우시고 분위기도 남다르세요. 서 거장님은 안목도 높으시네요.”서강빈은 미간을 구겼다. 그는 딴 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송해인이 한정산과 협력하려 한다니.송해인은 그와 한정산이 식사 중이라는 걸 모르지 않을 것이다.“한 가주님, 별일 없으면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서강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한정산은 황급히 일어나 정중하게 말했다.“제가 배웅하겠습니다.”“아뇨, 한 가주님처럼 대단하신 분이 절 배웅하면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서강빈이 거절했다.곧이어 그는 홀로 룸을 나섰다.그러나 아래층으로 내려가다가 마침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송해인과, 그녀의 뒤를 졸졸 따르면서 쉴 새 없이 주절대는 이세영을 마주쳤다.“대표님, 제 말씀 좀 들어보세요. 이 일은 저희 비오 그룹의 발전과 관련된 일이에요. 서강빈 씨가 무슨 일을 당하더라도 대표님과는 아무 상관 없어요.”이세영이 초조하게 말했다.그러다 송해인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시선을 든 그녀는 위층에서 내려오는 서강빈을 보고 눈살
서강빈은 안색이 흐려지며 웃음을 터뜨렸다.송해인은 계속해 매섭게 쏘아붙였다.“서강빈, 난 너랑 이렇게 쓸데없이 얘기 나눌 시간 없어. 미신을 이용해서 한 가주님을 속인 거라면 지금 당장 한 가주님께 사과하고 모든 걸 설명해.”“다른 건 내가 대신 처리해 줄게.”강압적인 말투와 태도였다.송해인은 서강빈을 사기꾼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듯했다.서강빈은 코웃음 쳤다. 그의 미소에는 조롱과 허탈함만 보였다.“송 대표, 송 대표 눈에는 내가 그렇게 하찮은 존재인가 봐?”“송 대표는 내가 뭘 하든 사기 치는 거로 보이지?”서강빈이 차가운 말투로 또박또박 말했다.송해인은 눈살을 찌푸렸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서강빈이 대답했다.“난 사기 친 적 없어. 믿기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한 가주님 찾아가서 얘기해볼래?”“한 가주님을 찾아가서 얘기해 보자고?”송해인은 화가 나서 불퉁한 표정으로 대꾸했다.“서강빈, 언제까지 시치미 뗄 거야? 잘못을 인정하면 죽기라도 해?”“잘못을 인정하라고? 내가 왜 잘못을 인정해야지? 내가 뭘 잘못했는데?”서강빈은 몹시 불쾌한 듯 반박했다.송해인은 당황했다. 그녀는 서강빈의 태도에 겁을 먹었다.“흥, 너랑은 말이 안 통해!”송해인은 씩씩거리며 말했다.그녀는 서강빈이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서강빈은 잘못을 인정할 생각이 전혀 없는 듯했다.“난 널 구하려는 거야. 만약 한 가주님이 네가 그를 속인 거란 걸 알게 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봤어?”송해인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서강빈은 피식 웃으며 냉담하게 말했다.“미안하지만 송 대표가 날 구할 필요는 없어. 우리는 이미 이혼했으니까 더는 아무 사이 아니잖아.”“송 대표, 이 말은 송 대표가 예전에 했었던 말 같은데?”그 말을 들은 순간 송해인은 흠칫했다. 그녀는 살짝 넋이 나갔다.곧이어 송해인은 서강빈을 빤히 바라보며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지금 뭐라고 했어?”“내가 한 번 더 말해줘야 해?”서강빈은 송해인을 차갑게 바
송해인은 비오 그룹 연구개발팀으로 돌아왔다. 도정윤은 흰색 가운을 입고 도도한 분위기로 금오단을 연구하고 있었다.“정윤아, 어때? 정말 성공했어?”송해인이 부랴부랴 다가가서 물었다.도정윤은 책상 위 배합표와 컴퓨터에 기록해 놓은 개선된 배합표를 대조한 실험 결과를 확인하더니 자랑스럽게 송해인에게 수치를 건네며 말했다.“자, 네가 확인해 봐.”수치를 건네받은 송해인은 그것을 잠깐 보더니 표정은 의심스럽던 데로부터 흥분과 들뜸으로 바뀌었다.“정말 개선한 거야?”송해인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도정윤은 어깨를 으쓱이며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했다.“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송해인은 기쁜 마음에 도정윤을 와락 끌어안으며 외쳤다.“정윤아, 너무 고마워. 넌 정말 내 복덩이야.”도정윤도 송해인을 안았다.곧이어 도정윤은 짓궂게 웃으며 물었다.“어때? 내가 크게 도와줬는데 어떻게 나한테 보답할 거야?”송해인은 곧바로 시선을 들며 살짝 웃었다.“말해 봐.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다 돼.”도정윤의 개선한 배합표는 송해인이 최근 들었던 소식 중 가장 좋은 소식이었다.이제 금오단은 침구술을 같이 써야 하는 치료 방법을 쓰지 않고 독립적으로 판매할 수 있었다.이렇게 되면 금오단의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다.게다가 이것은 비오 그룹의 연구개발팀 실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걸 의미했다.이제 이틀 뒤면 비오 그룹의 신제품인 마스크팩이 출시될 것이다. 만약 이 두 가지 제품이 동시에 뷰티 업계와 의약 업계를 뒤흔들어 놓을 수 있다면, 비오 그룹은 틀림없이 송주 의약 그룹 중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수 있을 것이다.송해인의 몸값도 쑥쑥 오를 것이다.도정윤은 입을 비죽이며 고민하다가 별안간 웃음을 터뜨렸다.“좋아. 그러면 이 금오단을 개발했던 팀을 만나게 해줘.”“뭐?”송해인은 당황해서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도정윤을 바라보았다.전에 도정윤을 속이려고 연구개발팀이 개발한 것이라고 했었다.그러나 그 금오단은
“신의님은 반년 전에 송주를 떠나셨어요. 저희도 그분을 찾을 수가 없어요.”이세영이 진지하게 말했다.결국 도정윤은 더 캐묻지 않았다.곧이어 송해인은 이세영을 향해 나가보라고 눈치를 줬다.휴게실에 다다른 송해인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이 비서, 아까는 왜 거짓말한 거야?”이세영은 진지하게 말했다.“대표님, 혹시 도정윤 씨께 그 배합표를 알려준 사람이 서강빈이라고 말씀할 생각이었어요?”“그러면 왜 안 돼? 그건 원래 도정윤 거잖아.”송해인이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이세영이 설명했다.“송 대표님, 잊지 마세요. 도정윤 씨는 해외에서 의학을 전공한 엘리트예요. 이 방면에서는 집착이 있다고요. 만약 도정윤 씨가 이 배합표를 서강빈 씨가 알려준 거란 걸 알게 되면 도정윤 씨가 누굴 돕겠어요?”그 말에 송해인은 흠칫했다.“만약 도정윤 씨가 서강빈 씨 편을 든다면 저희 비오 그룹은 적이 두 명이 돼요.”이세영이 계속 말했다.송해인의 안색이 흐려졌다. 그녀는 미간을 좁히며 불만스레 말했다.“이 비서, 너무한 거 아냐? 난 정윤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믿어. 금오단의 배합표를 알려준 게 서강빈이란 걸 알려줘도 정윤이는 이 비서 말처럼 날 떠나 서강빈을 도와주지는 않을 거라고.”송해인이 화를 내자 이세영은 황급히 사과했다.“대표님, 그런 뜻이 아니에요. 제 뜻은 항상 경계심을 늦추면 안 된다는 뜻이었어요. 지금 비오 그룹과 대표님은 아주 중요한 시기를 겪고 있어요.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잖아요.”“그리고 그 금오단을 개발한 게 서강빈 씨라는 걸 확신할 수도 없고요. 어쩌면 어디서 줍거나 훔친 걸지도 모르잖아요?”그 말에 송해인은 빠르게 생각에 잠겼다.“됐어요, 대표님. 괜한 생각하지 마세요. 이 일은 여기서 그만해요. 오늘 밤에 저희는 중요한 행사에 참여해야 해요.”이세영이 서둘러 말했다.송해인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된 마당에 그녀도 어쩔 수가 없었다. “무슨 행사인데?”송해인의 질문에 이세영이 급히 대답
“생일 파티요?”서강빈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미안한 듯 말했다.“권효정 씨, 오늘 저녁엔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할 것 같네요.”권효정은 그 말을 듣더니 다급히 서강빈의 팔을 잡으며 입을 비죽였다. 그녀는 억울한 표정으로 애교를 부렸다.“서강빈 씨, 시간 좀 내서 저랑 같이 있어주면 안 돼요? 서강빈 씨에게 제 친구를 소개시켜 주고 싶거든요. 그리고 제 생일파티 때 서강빈 씨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어요.”“저한테 선물을 준다고요?”서강빈은 당황했다.그녀의 생일 파티인데 왜 그가 선물을 받는단 말인가?권효정은 서강빈의 팔을 잡아당기며 애교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서강빈 씨, 이번 한 번만 제 생일에 같이 있어 줘요. 네?”서강빈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권효정은 얼굴에 화색을 띠면서 서강빈을 잡고 말했다.“가요. 제가 옷 사줄게요. 스타일링도 좀 하고요.”“옷을 사고 스타일링을 한다고요?”서강빈은 흠칫하더니 서둘러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됐어요. 난 지금이 좋아요.”“안 돼요. 오늘 저녁은 제 생일이니까 제 말 들어야 해요.”권효정은 장난스럽게 턱을 쳐들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두 눈동자가 반짝이고 있었다.오늘에는 반드시 자기 말에 따라야 한다는 도도한 모습이었다.곧이어 서강빈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권효정이 서강빈을 끌고 차에 올라서 근처 쇼핑몰로 향했다.서강빈이 스타일링 룸에서 나왔을 때 권효정은 서강빈의 멋진 모습에 깜짝 놀랐다.검은색 정장과 멋진 스타일링을 한 서강빈은 TV 속 연예인보다 더 멋졌다.“쯧쯧, 서강빈 씨. 제가 보기에 서강빈 씨는 정말 숨겨진 진주였어요. 이렇게 조금만 꾸미니 연예인보다 훨씬 더 멋져요.”권효정은 팔짱을 두른 채로 서강빈을 에워싸고 두 바퀴 돌았다.서강빈은 거울 속 자기 모습을 바라보며 멋쩍게 말했다.“그 정도는 아니에요. 전 그냥 평범한 남자인걸요.”“아뇨, 아뇨. 제가 보기엔 서강빈 씨가 세상에서 가장 멋져요. 그리고 가장 재능있는 남자기도 하죠!”
진기준은 순간 완전히 홀려서 대답했다.“우리 들어가자.”“그래.”송해인이 대답했다.곧이어 세 사람은 홀 안으로 들어갔다.홀에 들어서자마자 이세영인 날카롭게 멀지 않은 휴식 구역 쪽에 있는 서강빈과 권효정을 발견했다.“어머, 송 대표님. 저 사람 서강빈 씨 아니에요? 서강빈 씨는 어떻게 왔대요?”이세영은 불만스러운지 불쾌한 어조로 말했다.고개를 돌린 송해인은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서강빈과 권효정을 보자 안색이 어두워졌다.이곳에서 서강빈을 마주친 건 확실히 의외였다.게다가 그가 권효정과 함께 있는 걸 보니 더더욱 불만스러웠다.‘쓰레기 같은 놈!’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놓고 매번 권효정과 함께 있었다.‘역시 남자는 믿을 게 못 돼!’진기준은 상황을 보더니 미간을 구기며 차갑게 말했다.“흥, 정말 어디를 가든 만나게 되네. 오늘이 무슨 자리인지는 아는 건가? 감히 이곳에 오다니.”“가자, 해인아. 우리 한 번 가서 보자.”진기준이 먼저 서강빈을 향해 다가갔다.송해인은 당황하며 진기준에게 그냥 넘어가자고 할 생각이었으나 진기준은 이미 저 멀리 걸어갔다.이세영은 송해인을 재촉하며 말했다.“대표님, 저희 가봐요. 그리고 도정윤 씨가 금오단을 개진한 일을 서강빈 씨에게 얘기하자고요. 서강빈 씨는 영원히 대표님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증명해야죠!”송해인의 예쁜 미간이 구겨졌다.솔직히 얘기해서 그녀는 서강빈 앞에서 금오단을 개진했다고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아직 단정 짓긴 어려웠기 때문이다.그러나 이세영은 그녀를 뒤에서 밀었다.“어머, 서강빈 씨. 대단하네요. 여기가 어떤 곳인데 이런 곳까지 몰래 들어온 거예요?”진기준은 서강빈의 앞에 서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권효정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구기며 고개를 들었다가 기분 나쁜 얼굴을 보았다.“진 대표님이셨네요. 왜요? 오전에 맞은 걸로는 부족했나 봐요?”서강빈이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반문했다.진기준은 그 말을 듣더니 화가 나서 소리쳤다.“서강빈 씨,
그녀가 말을 멈추기 무섭게 주위가 조용해졌다.“짝!”권효정이 곧바로 손을 들어 올려 이세영의 뺨을 때렸다. 그녀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얼굴로 경고했다.“제대로 처신하는 게 좋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결과가 아주 심각할 테니까요.”그 순간, 권효정은 기개가 엄청났다.이세영은 경악한 표정으로 빨갛게 부어오른 뺨을 부여잡고 주절댔다.“감, 감히 절 때린 거예요? 진 대표님, 이 천박한 여자가 절 때렸어요!”진기준은 미간을 구기며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권효정을 바라보더니 차갑게 말했다.“이렇게 공공장소에서 사람을 때리는 건 좀 심하지 않나요? 아무리 그래도 이 비서는 비오 그룹의 비서예요. 이 비서를 때리는 건 비오 그룹을 모욕하고 송 대표를 모욕하는 일이라고요.”진기준은 말하면서 서강빈을 바라봤다.그가 이렇게 말한 건 서강빈에게 화살이 돌아가길 바래서였다.이세영은 송해인의 비서였고 거만한 권효정은 서강빈 곁의 사람이었으니 말이다.이렇게 하면 송해인의 분노를 일으킬 수 있을지도 몰랐다.권효정은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도도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이세영과 얍삽한 진기준을 깡그리 무시하고 서강빈에게 말했다.“서강빈 씨, 여기 잠깐 앉아있어요. 전 제 친구들이 왔나 볼게요.”말을 마친 뒤 권효정은 송해인 보란 듯이 일부러 발끝을 들어 서강빈의 귓가에 바짝 붙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서강빈 씨, 오늘 밤 모든 사람이 당신을 주목하게 될 거예요.”당황한 서강빈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권효정을 바라보았다.권효정은 뭘 하려는 것일까?권효정은 말을 마친 뒤 일부러 턱을 쳐들면서 소유권을 주장하듯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송해인을 바라본 뒤 몸을 돌려 떠났다.송해인의 안색은 아주 어두웠다.그녀는 서강빈을 노려보다가 경멸에 차서 헛웃음을 쳤다.“서강빈, 너 저 여자랑 보통 사이가 아닌가 봐?”서강빈은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그런 편이지.”“흥!”그 대답에 송해인은 차갑게 코웃음 치면서 팔짱을 두르며 다른 곳에 시선을 던졌다.이세영은 무척 화가
“세상에, 백서준 도련님이셔. 우리도 가서 인사하자!”진기준은 곧바로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백서준을 발견하고 이세영과 내키지 않아 하는 송해인을 데리고 그에게로 달려갔다.백서준은 천주 백씨 집안 둘째 도련님으로 유명한 재벌 2세였다.천주에서 그는 평판이 좋지 않았다.바람둥이였기 때문이다.동시에 그는 권씨 집안 아가씨를 엄청나게 좋아했다.소문에 의하면 권씨 집안 아가씨의 마음을 얻기 위해 천주 천강의 크루즈 몇십 대에 천주에서 가장 신선한 장미꽃을 잔뜩 실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그러나 권씨 집안 아가씨는 그에게 관심이 없었다.“안녕하세요, 백서준 씨.”진기준은 백서준의 앞으로 달려가서 허리를 숙였다“백서준 씨.”이세영은 따라서 웃으며 말했다.송해인은 미간을 슬며시 찡그렸다.진기준이 황급히 소개했다.“해인아, 이분은 천주 백씨 집안 둘째 도련님 백서준 씨야.”“백서준 씨, 안녕하세요.”송해인은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천주 백씨 집안은 유명하고 권력도 강했지만 송해인은 자부심이 있었다. 그녀는 얕보이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들처럼 아부하려 하지 않고 평온하게 그를 대했다.백서준은 눈앞에 있는 송해인의 아름다운 미모와 그녀의 도도한 분위기에 끌렸다.‘정말 수준급이네!’백서준은 바람둥이였기에 많은 여자를 만났었다.권효정을 제외하고 송해인은 그를 설레게 만든 유일한 여자였다.“송해인. 이름이 예쁘네요.”백서준은 신사답게 웃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송해인이 싱긋 웃었다.그 미소는 백서준의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여기 올 때 송주에 아주 유능한 여성이 있다던데 아무 송 대표님이겠죠?”백서준이 웃으며 말했다.송해인이 바로 대답했다.“과찬입니다. 아직 배울 점이 많습니다.”“하하하.”백서준은 웃다가 의아한 얼굴로 진기준을 바라보았다.“이쪽은?”진기준은 황급히 웃으며 말했다.“전 진기준이라고 합니다. 송주 진씨 집안 출신입니다. 작년에 저희 아버지와 함께 상업대회에 참가했을 때 백서준 씨를 뵌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