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박하고 유구한 진씨 가문의 장원.원림 속에 옛 모습 그대로 된 주택이 우뚝 솟아 있었다. 로비 안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고, 세트로 된 홍목 가구는 일반 가정과 다른 고귀함을 드러냈다. 주된 자리에는 지팡이를 짚은 진 노마님이 앉아 있었고, 양쪽에는 진씨 가문 네 형제와 각자의 처자가 앉아 있었다.서현우는 솔이을 안고 진아람와 함께 가운데 서서 사람들의 의아한 눈길을 맞이했고, 그중에는 비난과 고소가 들어있었다.그중 젊고 아름다운 여자 한 명이 서현우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뼈에 사무치는 원한을 품었다. 이 여자는 진연아, 진씨 가문의 첫째 진개산의 딸로, 주민식을 좋아하는 그녀는 주씨 가문의 모자가 연금되어 있을 때, 막다른 골목에 몰린 주민식은 진연아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고, 서현우가 꾸민 일이라는 것을 명확히 말했다. 진연아가 가족에게 도움을 청할 때, 진 노마님은 냉정하게 거절했고, 그 후에 주씨 가문의 모자가 자살한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진연아에게 서현우가 그녀의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범인이기 때문에 어떻게 증오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세 식구가 지금 마치 범인처럼 서 있어, 심판받기를 기다리고 있었다.30분이 지나서야 마침내 눈을 뜨고, 진아람를 바라보며 입을 연 진 노마님. "아람이 끝내 돌아왔구나." "할머니......"진아람은 눈가에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며 진 노마님을 향해 깊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죄송합니다! 아람이가 할머니를 실망하게 했습니다......""너는 나한테 미안한 것이 아니라, 자신한테 미안하지"진 노마님의 눈에 날카로운 빛이 떠올랐다."6년 전의 일은 사고로 치부할 수 있지만, 너는 파렴치하게 사생아를 낳았어! 창피하지도 않아?""내 딸은 사생아가 아니에요!"진아람은 모든 것을 견뎌낼 수 있지만, 솔이를 모욕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었다. 설령 이 사람이 그녀의 할머니여도, 진씨 가문의 주축이라 해도! 솔이는 온 몸을 서현우의 품에 안겨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서현우의 얼굴은 매우
쉬익!진 노마님의 부름이 떨어지자, 창밖에서 순식간에 서현우 앞에 멈춰 선 그림자.그분은 검은색 긴 두루마기를 입은 노인으로, 머리카락은 백발에 수염이 길고, 얼굴에는 담담한 빛을 띠고 있었다."젊은이여, 남강에서 군인으로 지내다가 무예를 배웠다고 안하무인해지면 안되지. 나 앞에서 넌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원한다면, 조금 전 넌 이미 죽었어. 지금 너에게 기회를 줄게, 무릎 꿇고 노마님한테 사죄해."담담한 목소리는 세차고 강력하면서도 도도했다.마치 이 세상에 그를 신경 쓸 만한 사람이 없는 것처럼.서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눈빛은 날카로웠다."넌 그럴 자격이 없어."서현우의 시선을 마주하자, 노인의 마음은 떨리고, 마치 젊은이가 아닌, 사람을 잡아먹으려는 흉포한 짐승을 마주하고 있는 것 같았다.다음 순간, 뒤늦게 반응한 노인은 마음속에 분노가 치솟았다.포악한 짐승이든, 그는 수십 년 동안 누구도 두려워한 적이 없었다."멍청한 것!"눈에 독기를 품고 노인은 소리 지르며 두 손을 뻗어, 서현우의 양 팔을 잡으려 했고, 그의 두 손을 꺽어 평생 잊지 못할 교훈을 주려고 했다."꺼져!"하지만 노인의 공격이 가까워지기 전에, 갑자기 큰소리로 외친 서현우.천동 같은 외침 소리에 노인은 경악했다.가슴이 답답하고, 기혈이 역류하여 입 안에 피 냄새가 나더니, 그는 뒤로 날아가서 홀 조각 부조의 하중 기둥에 부딪혔다.퍽......기둥 위의 석고가 깨어졌다.그리고 함께 부서진 것은 노인의 척추였다."푸!"노인의 얼굴은 붉게 부어올랐고, 놀라운 표정을 드러냈으며, 순간 피까지 토했다.충격적인 장면에 진씨 가문의 사람들은 큰 소리로 "좌 선생님!"이라고 소리쳤다.이 노인은 진 씨 집 어르신 젊은 시절에 만난 고수로, 어르신 생명의 은혜를 값기 위해 진씨 가문의 후손을 평생 지키겠다고 맹세했다.진 씨 집 어르신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는 약속을 지키며 진씨 가문에 머물렀고, 한 발짝도 떠나지 않았다.수십 년 동안, 각종 이유로 진씨 가문에
진아람의 이야기를 듣고, 서현우의 몸에 있던 살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눈빛에서는 어쩔 수 없는 듯한 표정이 비쳤고, 그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내가 왜 당신 가족에게 손을 대겠어? 그냥 사과만 하려고 한 거야."말을 끝낸 후, 서현우는 진 노마님에게 몸을 약간 숙이며, "미안합니다, 노마님. 놀라셨죠?"진씨 가문 사람들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쉬었다."흥!"진 노마님은 그들 중에서 가장 침착해 보였고, 그녀는 서현우를 깊이 쳐다보며,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그때의 일, 어떻게 보상할 거야?""물론 노마님께서 결정해야죠."서현우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네가 우리 진씨 가문의 수호신을 폐인으로 만들었으니, 좌권을 대신해 진씨 가문을 지켜야 해."나지막한 목소리로 답하는 진 노마님.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렇다면 그때의 일은 넘어가지.""어머님!"진개해는 급하게 외쳤다.그는 몹시 분노했고 달갑지 않아 보였다.뭐?그냥 넘어간다고?옛날의 진아람은 노마님이 가장 사랑하는 손녀였고, 진씨 가문 미래의 후계자였으며, 진개해는 진아람의 아버지로서, 미래에 높은 지위와 진씨 가문의 대권까지 장악할 수 있었다.하지만 이 모든 꿈은 서현우에 의해 파괴되었고, 이러한 명예의 손실로 인해 그는 중연시의 웃음거리가 되었다.모두가 그의 딸이 강간당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수치심 때문에 그는 수년 동안 여러 가지 비즈니스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을 두려워했다.그런데 그냥 넘어가다니?"난 넘어간다고 했어."진 노마님은 단호하게 말했고, 진개해를 노려봤다.진개해는 어쩔 수 없이 물러났고, 분노를 참으며 고개를 숙였다."네."진개해의 아내 조순자를 빼고, 진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기뻐하면서 고소해하는 동시에 그들은 진 노마님의 생각이 매우 좋다고 생각했다.좌권보다 더 강한 서현우가 있다면, 그들의 진씨 가문은 확실히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며, 밖에서 누구를 건드렸다 해도, 더 이상 두려
이미 밤 8시가 되었다.날이 완전히 어두워졌고, 진씨 가문의 장원은 불빛이 환했다.서나영은 오빠가 걱정 되에 전화를 걸었고, 서현우는 받지 않고 '바쁘니까, 먼저 먹어'라는 메시지를 보낸 후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한 발짝 나아가 말했다."아람은 내 여자야.""그 입 다물어! 이건 진씨 가문의 집안일이야! 네가 끼어들 자격이 없어! 너를 우리 진씨 가문의 경비로 둔 것은 네가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야! 충분히 은혜를 베풀었으니, 저리 꺼져!”진개해는 주인이 머슴을 훈계하는 자세로 서현우에게 말했다.서현우는 그의 태도에 의아해했으며 어디서 우월감이 생겼는지 물어보고 싶은 정도였다. 진개해가 똑똑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때로는 정말 어이없는 행동까지 하니 당연히 이상했겠지.결국, 진씨 가문 사람들은 중연시에서 행패를 부리는 데 익숙해졌고,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솔이는 나의...""현우 씨!"이때 진아람이 그를 막았다.서현우가 고개를 돌려 진아람의 반짝이는 눈빛과 마주치자, 속으로 탄식했다.역시, 이 여자는 여전히 그를 사무치게 미워하고, 서현우가 자기 딸의 아버지라는 것을 솔이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하다니.이때 진아람이 말했다."벌써 늦었어요. 솔이가 아직 밥을 먹지 않았어요. 배가 고플 거예요. 할머니, 솔이를 데리고 먼저 밥 먹으러 갈 수 있을까요?"그녀는 솔이를 떼어내려 했다.어른들의 일에 너무 끼어들면 안 되었고, 그런 은혜와 원한은 그녀와 상관없기 때문이며, 솔이가 가져야 할 것은 즐거운 어린 시절이니까.그 말에 진 노마님은 솔이를 쳐다보았다.솔이는 무서워서 진아람 뒤에 숨어 있었고, 조용히 머리를 내밀었다.이때 진 노마님이 말했다. "이란에게 그녀를 데리고 밥을 먹으러 가라고 해."곧장, 하인으로 차려진 중년 여성이 서둘러 들어왔다.진아람은 솔이에게 다정하게 말했다."솔이야, 착하게 아줌마와 함께 밥 먹으러 가.""응."눈치 있는 솔이는, 비록
"솔이!"이 말을 듣자, 진아람은 머리가 멍해졌고, 그녀는 솔이의 이름을 부르며 밖으로 뛰어갔다.퍽!서현우는 갑자기 손을 들어 중년 여성의 뺨을 때렸고,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진씨 가문 사람들이 노발대발하기도 전에, 그들은 서현우의 악마 같은 얼굴을 보고 다시 입을 다물었다."너희들 두고 봐!"서현우는 끔찍한 살기를 내뿜었고, 그의 기세는 집 안의 탁자와 의자 등을 모두 뒤집었다.마치 사냥감을 발견한 호랑이처럼 두 눈이 시뻘건 서현우는, "만약 내 딸이 문제가 생기면, 너희 진씨 가문 사람들을 가만 놔두지 않을 거야!"순간, 서현우는 정말 화가 났다.예전에 적국의 기동 부대가 몰래 남강 변경선을 넘어서 열두 마을을 학살했을 때와 같이.서현우의 보복은 홀로 적국 9대 군신을 죽이고, 적국을 간담이 서늘하게 만들어 투항하게 했다.만약 솔이에게 정말 문제가 생기면, 서현우는 자신이 어떤 일을 할지 모른다.하지만 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두 죽여야 할 것이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현우는 진아람을 뒤쫓아 나갔다.진씨 가문 사람들은 서로 쳐다보며, 공포에 빠진 동시에 얼굴에 희색을 드러냈다.그 작은 사생아를 처리할 방법이 없어 걱정했는데, 만약 정말 문제가 생긴다면, 오점 하나를 지운 셈이기 때문이다.그리고 서현우의 위협에 대해서...흥.그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 무슨 시대인데? 만약 서현우가 정말 사람을 죽이면, 사형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가족을 아끼는 진아람이 서현우를 저지할 테니까."솔이야!""솔이!""솔이야, 어디 있어?"진아람은 가슴이 찢어질 듯하게 외쳤지만, 아무런 대답도 받지 못했다.진씨 가문의 정원은 크지도 작지도 않았고, 찾으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엄마가 잘못했어! 솔이야, 어디 있어? 엄마가 다시는 널 홀로 내보재지 않을 거야! 솔이야!!!"말을 그치고, 통곡하는 진아람.어머니로서, 딸은 그녀의 유일한 정신적 지주
“아람아, 얼른 가야지!”서현우는 슬픔에 겨워하는 진아람을 일으켜 떠나려 했다.“안돼! 딸을 찾으러 갈 거야! 솔이를 찾아야 해!”갑자기 몸부림을 치는 진아람.“내가 솔이를 찾아줄게”서현우는 진아람의 허리를 끌어안고 빠르게 집 밖으로 나갔다.진아람은 솔이를 찾으러 간다는 말을 듣고, 순간, 눈에 기대가 가득했으며,몸부림치지도 않았다.서현우가 차 문을 열고, 그녀를 조수석에 놓자, 진아람이 갑자기 말을 열었다.“서현우, 솔이를 찾아주면 다시는 당신을 미워하지 않을게.”“이 일은 나중에 이야기하고, 먼저 솔이를 구해야해!”서현우는 빠르게 차에 올라탔고, 시동을 건 후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순간, 엔진 소리가 울려 퍼지고, 차는 화살처럼 달려 나갔다.도로가 꼬불꼬불한데도 서현우는 시속 100킬로를 달리며, 귀를 찌르는 브레이크 소리가 함께 카 레이서 못지 않은 드리프트를 그렸다.진아람은 몇 번이나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아 미칠 것 같았지만, 끝까지 참아내고 소리를 지르지 않았고, 눈을 꼭 감은 그녀의 예쁜 얼굴은 지금 핏기가 없을 정도로 창백했다.만약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서현우가 운전하는 차의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다!분명 차량 파손과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매번 위기를 잘 극복해냈고, 이 모든 것은 여전히 서현우의 통제 속에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마침내, 산길에서 내려오자, 서현우은 즉시 엑셀러레이터를 밟고, 속도를 시속 170~180킬로까지 올렸다.분노에 찬 서현우의 눈에는 차가운 한기가 맴돌았다.솔이를 건드린 사람이 누구든지!지옥 끝까지 공포에 떨게 해줄께!............어둠이 짙은 밤, 길가에 오가는 차들의 라이트가 매우 눈부셨다.흰색 승합차 한 대가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차 안에는 세 사람이 앉아 있었고, 공주 드레스가 더러워진 애써 울음을 참고있는 솔이를 제외하고,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남자가 있었다.서현우와 진아람이 여기에 있다면 이 남자를 알아볼 것이다.그의
차가운 한기가 버려진 정비소에 번져,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졌고, 날씨가순식간에 무더운 여름에서 깊은 겨울로 변했다.자연스럽게 서 있는 서현우를 보고, 그들은 입술이 파래지며, 부들두들 떨고 있었다.솔이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것처럼 눈물을 흘리며 달려가 서현우의 다리를 껴안고 큰 소리로 울었다."아저씨가 꼭 저를 구해줄 거라고 믿고 있었어요! 이 나쁜 놈들을 혼내주세요! 빨리요!""솔이 착해."서현우의 얼굴은 차가운 얼음에서 봄바람으로 확 바뀌었고, 부드럽게 솔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아저씨가 이놈들을 혼내줄게.""아저씨 짱이야!"솔이는 여전히 울고 있지만, 얼굴에는 자랑스러운 미소가 넘쳐났다.그녀의 마음속의 서현우는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었다!이때 세 사람은 꿈에서 깨어난 듯 도망치려 했다.이상하게도 뚱뚱한 남자가 가장 빨리 달리는 것 같았고, 진홍안은 그 뒤를 쫓았으며, 용귀는 두려움이 가득 한 얼굴로 휠체어에 앉아 양손으로 힘껏 휠체어를 밀었다. 마치 뒤에 악마가 쫓아와 목숨을 빼앗으려 하는 것처럼. 하지만 서현우는 눈치챘고, 입꼬리에 조롱의 미소를 지었다.이때 돌을 주워 그들을 향해 던지는 서현우.푹푹푹......세 번 소리가 울리더니, 도망가던 세 사람은 쓰러졌고, 불시에 마치 지옥에서 울려 퍼지는 것처럼 처량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피가 뚱뚱한 남자와 진홍안의 다리에서 튀어나왔고, 용귀의 팔에는 피구멍이 생겼다.그들은 어떻게 사람이 손으로 던진 돌이 저격수가 쏜 철갑탄처럼 무시무시한 위력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이것은 서현우가 그들을 죽이지 않기 위해 일부러 힘을 뺀 것이었다. 만약전력으로 던지면, 머리통이 박살 날수까지 있으니까.뚜벅뚜벅...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났고, 어둠 속에서 여섯 명의 검은 양복 차림을 한사람들이 달려왔다.놀란 솔이는 본능적으로 서현우를 다시 꽉 껴안았고, 그는 솔이의 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위로했다."현우 도련님."여섯 명의 검은 양복 차림을 한 사람들은 최윤정의 사람들이었고,
300 칼!비록 갈기갈기 찢어죽는 것보다 못하지만, 분명 일반인이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다!지린내가 나더니, 끊임없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하는 세 사람은 모두 겁에 질려 바지에 오줌을 쌌다.만약 서현우가 바늘로 그들의 머리를 찌르지 않았다면, 300 칼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기절했을 것이다."너희들에게 맡길게."말을 하고 서현우는 몸을 돌려 떠났다.진아람과 솔이는 이런 일을 겪은 후, 마음에 트라우마가 생길 것이다.지금 서현우가 해야 할 일은 이런 쓰레기들에게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가엾은 모녀를 돌봐주는 것이었다.정비소 밖에서 진아람은 솔이를 꼭 안고 있었다. 마치 손을 놓으면 솔이가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질 것처럼.이때 서현우는 조용히 차에서 티슈를 꺼내 진아람에게 건넸다."솔이야, 엄마 눈물을 닦아 줘."솔이는 머리를 끄덕이며 받아들이고, 티슈로 진아람의 얼굴을 닦았다.서현우를 쳐다보는 진아람의 눈길은 조금 변한 것 같았다."고마워요.""고갑기는."웃으며 답하는 서현우.자기 딸을 구하는데, 자기 여자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을 이유가 있겠나?"엄마, 아저씨 정말 대단해!"솔이는 서현우를 숭배하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작은 주먹을 휘두르며 말했다."아저씨가 나타나자, 그 나쁜 놈들은 겁에 질렸고, 도망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아저씨가 돌을 던진 후, 그들은 땅에 쓰러지며 비명을 짖더라고요. 아저씨는 분명 초능력이 있는 영웅일 거야!”진아람은 놀란 표정으로 솔이을 바라보고, 다시 서현우를 바라보며 눈길이 점점 복잡해졌다.솔이는 항상 아빠를 원했고, 그녀는 아빠가 영웅이라며 세상을 구하러 간다는 핑계로 솔이를 속였다.하지만 지금 솔이 입에서 서현우가 영웅이라는 말이 나왔다.이것은 과연......납치당한 후 오랫동안 겁에 질린 솔이는 차 안에서 잠들었다.진아람도 피곤했지만, 전혀 잠들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며, 무언가 생각하고 있었다.남산 별장에 돌아올 때, 벌써 밤 11시가 넘었다.밤이 깊고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