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들은 명을 듣거라!”“네!”모두가 슬픔을 참으며 몸을 곧게 폈다.서현우는 무거운 소리로 입을 열었다.“내 일에 대해서는 반드시 엄격히 비밀을 지켜야 한다. 절대로 이 방 밖을 새어나가게 해서는 안 된다!”“네!”서현우는 안정산을 바라보았는데, 눈빛에는 차가운 기운으로 가득 찼다.“국주님도 속여야 한다.”안정산은 깊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현우 도련님 말에 따르겠습니다.”서현우는 그제야 한숨을 돌리고 손을 흔들었다.“그만들 감정 추스리고 나가 봐. 난 쉴 수 있을 때 좀 더 쉬고 자야겠어. 살아서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노력할 거니 너희들도 함께 힘내 줘.”그의 말에 그들은 가슴이 갈기갈기 찢기는 듯했다.만약 서현우를 대신할 수만 있다면, 그 대신 죽고 싶었다.그러나 병과 부상은 그들도 어쩔 수 없다.한참 동안, 서현우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비통해하는 것을 보고, 다시 입을 열고 소리쳤다.“너희들은 내가 직접 발탁한 장령들이야! 홀로 맞서 싸울 줄도 알아야 하는 사람들이고작 이런 일에 아직도 울고 있어?”서현우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은 슬픔으로 가득차있었다.전쟁은 곧 다가오는데, 총사령관은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이게 고작 그런 일인가?“난 아직 죽지 않았어!”서현우는 참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고함을 지르고 또 기침을 참을 수 없었다.입가에 또 다시 성홍색의 피가 흘러나왔다.사람들은 또 놀라서 분분히 잘못을 인정하고 서현우에게 화를 가라앉히라고 권했다.“남강에서 숨진 병사들은 많고도 많아! 나도 남강 병사 중의 한 명일 따름이야! 그들보다 고귀하고 소중하지는 않아!”“내가 죽게 되더라도 군인으로서는 가장 좋은 귀착점이야! 뭐가 슬퍼?”“그때가 되면 여전히 수많은 남강의 영령들이 나를 보호하고 호위할 것이고 난 또 다시 남강의 병사들을 소집하여 황천을 정복할 것이야! 그곳에서도 총사령관 하면 돼!”“대전을 앞두고 용국은 멸망의 재난에 직면해 있어! 이렇게 울고 슬퍼할 시간에 차라리 어떻게 가능한 사
한밤중.황성 안에서 용천범은 서재에 앉아 서현우처럼 붓을 휘두르며 글을 쓰고 있다.서현우가 쓴 것은 남강이고, 그가 쓴 것은 천하다.18개국 동맹군의 내습에 직면하기 위해 7천만 명의 병력이 새로 입대했다.이 숫자는 방대하여 보기에 아름답다.그러나 이 방대한 숫자 뒤에는 많은 금전이 내포되어 있다.요 몇 년 동안 용국은 한 번도 안정된 적이 없다.16성은 오히려 국태민안이다.큰 천재지변은 일어나지 않았다.그러나 4대 전구는 인재가 끊이지 않았다.특히 남강은 더더욱 불타올랐다.북성, 서원과 동해는 적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있다.그래서 군비를 적지 않게 소모하였다.남강은 다르다.적국과의 10년 전투는 정말 소모가 크다.국고가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다.지주댁에도 여분이 별로 없다.지금 갑자기 7천만 명의 신병이 더 많아져서 먹고 입고 쓰는 데 모두 돈이 필요하고, 군용 물자의 비축은 그런대로 충분한 편이지만, 한 달 정도밖에 지탱할 수 없다.그리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군대에 갔기 때문에 큰 용국은 사회의 분업이 많이 줄어들었다.각 업종에 일손이 부족하다.그래서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예로부터 운치대국은 요리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용천범은 이 말을 한 성인이 만약 살아있다면, 그와 반드시 두 마디 논쟁해야 한다고 느꼈다.둘은 근본적으로 한 체급이 아니다.고대 성현 군주를 초월하여 천고 제일의 국주가 되려고 한 전에 생각이 너무 가소로웠다.이 싸움이 패하면 용국은 말할 것도 없이 지도에서 사라져 다시 물보라를 일으키기는 어렵다.설령 이겼다 하더라도 용국 경제는 적어도 백 년 후퇴하게 된다!그가 국주의 자리를 맡은 지 겨우 20여 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미 70~80년을 빚졌다...... .어렵다!용천범은 지금 다시 한 번 후회한다.집권을 도모하지 않을 걸 그랬다.일찍이 영지호의 가면을 벗어냈더라면 반역전은 없었을 것이다.그럼, 경제는 많이 좋아졌을 것이다.다행히도...
“보...... 이, 번, 열, 몽, 4개국 대군은 이미 3분의 2가 적국 옥평원에 진주했고 군영은 수백리에 걸쳐 경위가 분명합니다.”“보! 4개국 전략물자가 쌓이고 탱크전투기 등이 자리를 잡았습니다.”“보! 적국 대군은 현재 동향을 알 수 없습니다. 체어스는 이미 반달 동안 4개국 총사령관을 만나지 않았습니다.”“...... .”전보 한 통이 날아왔다.서현우는 총사령관자리에 앉아 금색 용문을 어깨에 메고 침착하고 위엄을 뿜어냈다.2월 22일.날씨 맑음.봄바람이 느릿느릿 와서 남강의 10만 큰 산을 스치고 남방의 네 성을 향해 불어갔다.전쟁이 곧 일어날 것이라는 소식도 가져왔다.서현우는 모든 장령들의 몸을 휙 스치고 지나가며 일어서며 큰 소리로 말했다.“전쟁, 멀지 않았습니다! 다들, 준비 되었습니까?”모두들 엄숙한 얼굴로 손을 들어 경례했다.“항상 준비하고 있습니다!”“장군들은 명을 듣거라!” “네!”“제1군은 동쪽 늑대령으로 간다. 산길에 칩거하여 내 명령 없니는 나타나서는 아니된다!”“네!”서현우는 영박문을 바라보았다.“제2군은 즉시 남관으로 달려가 엽만성을 향해 진격하고 포위만 하고 공격은 하지 않는다. 내 명이 떨어지는대로 즉시 엽만성을 공격하고 금동성에 접근하여 제천산을 사수하라!”“네!”영박문은 경례를 하러 자리를 떴다.“제3군은 3일 후에 출발하여 제2군 행군 노선을 따라 제천산 전쟁이 시작된 후 한 시간 후에 전투에 참여하거라!”“네!”서현우는 또 유요한을 바라보았다.“장정군을 즉시 영으로 돌아가 노아산을 넘어 명령을 듣고 행동한다!”“네!”“제4군은...... .”서현우는 병력을 배치하여 일일이 전쟁 배치를 하였다.그는 남강을 사수하고 적의 공격이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주동적으로 출격하여 길을 따라 5개국 동맹군의 발걸음을 늦추려 했다.모든 전략 배치가 완료되면 노비에는 무생군 12장만 남는다.12장은 눈빛을 반짝이며 서현우를 바라보며 침묵을 지켰다.그들은 남강의 최정예 군단이다. 서
서현우는 도무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그들에게 자신은 곧 죽게 될 목숨이라고 이실직고해야 할까?남강 쪽의 전쟁은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만약 전쟁이 끝날 때까지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죽어버리면 남강에 큰 충격을 안겨다 줄 것이다.그래서 자기가 떠난 후 언제든지 이 짐을 이어받을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미리 말하는 것이 맞을까?서현우는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성격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깎아내리지 않는다.이실직고한다면 3대 전구에 큰 영향을 끼칠까 봐 두려울 따름이다.이 전쟁은 그 어느 부분에서도 문제가 생겨서는 안 된다.적이 많을 뿐만 아니라 너무 강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용국의 생사존망은 바로 이 전투에서 단번에 결정될지도 모른다.“달리 생각하지 마세요.”서현우는 다소 거만해 보이는 웃음을 지으면서 이어 말했다.“서원에 부담이 좀 크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전략을 짜면 좋을지 제가 한 수 좀 가르치려고 영상통화 한 거예요. 제가 허풍을 부는 게 아니라 통병작전 방면에서는 제가 원탑이잖아.”그러자 긴장감이 감돌던 5대 군신의 눈빛은 서서히 풀리면서 서현우를 째려보기 시작했다.‘자식, 아무리 네가 원탑이어도 굳이 이렇게 영상 통화까지 하면서 까불 필요 있어?’상경은 어이가 없다는 뜻이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여유가 넘치나 봐? 서원까지 신경 쓸 시간이 있어?”“북성과 동해는 하나도 걱정이 되지 않는데, 서원이 많이 신경 쓰입니다. 서원은 지리적 위치상 초원이라 일단 방패가 뚫리면 답이 없잖아요. 남강에서 막았다 하더라도 서원에서 뚫리면 공든 탑이 무너지는 셈이죠.”“X발, 너 지금 나 무시하는 거야?”서현우의 말을 듣고 손량은 화가 치밀어 올라 당장이라도 남강으로 날아와 서현우를 한바탕 때릴 기세였다.화가 나 숨을 할떡이는 손량과는 달리 서현우는 손량을 지그시 바라보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더없이 차분해 보이는 서현우를 쳐다보면서 손량은 화가 더욱 치밀어 올랐다.서원 총사령관으로서 무례함을
서현우는 나이가 어려 보이는 청년 남자를 위아래로 자세히 훑어보았다.청년 남자는 그 어떠한 표정 변화도 없이 침착하고 웅장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더욱 깊이 알아보고 싶었지만, 지금의 능력으로는 청년 남자의 개인 전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없다.하지만 용맥군에서 온 사람인 만큼 약하지는 않을 것 같다.청년 남자가 착용하고 있는 전갑은 특히 더 위풍당당해 보이는 느낌을 준다.전갑의 가슴 부위에는 구불구불한 신용이 있는데 산맥 같기도 하고 산맥을 에워싸는 물 같기도 하여 헤아릴 수 없는 묘한 느낌이 든다.영지호가 반역전을 일으킨 전후에 용천범은 용맥군과 연락한 적이 있다.하지만 애석하게도 용맥군의 전령이 포리의 공격에 한 방에 죽어버려 소식이 전해 지지 못했다.용천범의 실수로 하마터면 영지호에게 자리를 빼앗길 뻔했다.18개국 동맹군이 곧 용국을 공격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후에도 용천범은 다시 용맥군과 연락했었다.다행히도 이번에 파견된 전령은 순조롭게 용천범과 접촉한 후 소식을 듣고 즉시 용맥군 한 부대를 파견했다.그리고 이 청년 남자가 바로 부대를 인솔하는 장군으로 이름은 청현이다.“용맥군의 실력에 대해 전 그 어떠한 의문도 없습니다.”서현우는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용천범에게 이어 말했다.“근데 이분은 아마 남강에 대해서 잘 모를 것 같습니다.”“그건 걱정 안 해도 돼.”용천범은 조금도 주저함이 없었다.“이곳으로 오기 전에 이미 청현에게 남강의 자료를 보여줬고 그도 책임질 수 있다고장담했다.”용천범의 말을 듣고 서현우와 청현은 서로 두 눈을 마주쳤다.눈빛은 침착하고 덤덤하며 그 외의 다른 감정은 일도 보이지 않았다.그러자 서현우는 두 손을 맞대며 용천범에게 말했다.“그럼, 전 안심하고 국주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용천범은 앞으로 다가가 서현우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였다.행여나 다치게 할까 봐 아주 작은 힘으로 조심스러웠다.“네가 남강을 위해, 용국을 위해, 그동안 한 모든 것을 잊지 않을게. 그리고 너에게 행여나 문제라
청현의 말을 들은 서현우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침묵만을 유지했다.청현은 결코 도도하게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뼛속에는 오기가 있어 보였다.이런 오기는 실력이 자기편보다 못한 적군을 상대할 때는 긍정적인 역할을 발휘할 수있다.그러나 지금 같이 적과 아군의 실력 차이가 현격한 상황에서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이는 모두 용맥군이 너무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현대 전쟁의 작전 방식에 대해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익숙하지도 않기 때문이다.지금은 옛시대가 아니고 개인의 실력이 아무리 강해도 홀로 종횡무진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이때 서현우가 침묵을 깼다.“외람되지만 청현 장군은 지금 어떤 경지입니까?”그러자 청현은 눈을 가늘게 뜨며 서현우를 바라보았다.다른 사람의 경지 수준을 묻는 것은 확실히 매우 외람된 행동이다.그러나 눈앞에 있는 남강 총사령관이 다소 실력이 있고 목숨도 얼마 남지 않은 것을보고 대답해 줄 수도 있었다.“선천경의 정점에 있습니다. 무존경과는 단 한 걸음밖에 차이 나지 않습니다.”대답을 듣고 서현우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오랜 시간 동안 세상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무도의 전승은 잃어버리지 않은 것 같았다.하지만 선천경도 군신급일 뿐이다.‘자기를 너무 과대 평가하는가 아닐까?’청현의 진짜 전력을 가늠할 방법이 없었다.하여 서현우는 청현의 실력이 상경과 비슷하다고 가늠했다.상경의 실력은 군신 급에서 이미 정점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체어스의 실력은 선천경입니다. 그리고 참수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옆에 늘 두 명의 선천경도 데리고 다니죠. 그러니 체어스를 참수하려면 무존경이 아닌 이상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서현우의 말을 듣고 있던 청현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만약 선천경 무자가 10명 정도 된다면 한 번 싸워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극히 위험한 행동이고 설령 적군으로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다시 나오기 힘들 겁니다.”그러자 청현은 즉시 반박했다.“아직 용맥군의 실력을 몰라서 하는
3월 6일.이른 아침 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있다.서현우는 일찍 일어나 새로운 아침을 맞이했다.창문으로 내다보니 풀밭에 작은 하얀 들꽃이 송이송이 피어나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콜록콜록...... .”서현우는 기침하기 시작했는데, 손을 펼쳐보니 피가 낭자했다. 안색도 이미 매우 창백해지고 말이다.온몸이 은은하게 아파 나는 것이 마치 무수한 은침이 곳곳을 찌르고 있는 듯했다.“시간이 얼마 없어...... .”서현우는 입가의 혈흔을 닦아냈고 힘을 주어 두 눈을 부릅떴다.“총사령관님!”문밖에서 홍빈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서현우는 즉시 손을 뒤에 업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들어와.”방문이 삐걱 열리더니 들어온 사람은 홍빈이 아니라 청현이었다.청현은 여전히 용맥군의 전갑을 입고 차분함을 유지한 채 다가왔다.청현은 서현우 맞은편에 서자마자 콧방울을 움직이며 보통 사람들은 맡을 수 없는 피비린내를 맡았다.서현우를 찬찬히 훑어보며 청현이 물었다.“얼마나 남았습니까?”서현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저도 모르겠습니다.”“그럼, 더 늦기 전에 명을 내리시죠. 아니면 그쪽이 죽고 나면 남강 병사들이 제 말을 듣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청현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럽시다.”그렇게 제2차 전군회의가 열렸다.대위 1급 위로 천명에 가까운 남강 장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그들은 총사령관 자리에 앉은 서현우를 보고 의아해했다.서현우의 안색이 너무 좋지 않아 절로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무슨 일 있는 거 아니야?’다들 내심 걱정하기 시작했다.상황을 아는 고위 장군들은 고개를 숙이고 슬픔을 참으며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지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천하에 이름을 날리고 남강을 수호하고 남방 4개 성의 10억 명의 국민을 수호했던 남강 총사령관 서현우에게 남겨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회의를 열게 된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서현우는 모든 장령을 훑어보며 감개무량했다.이 사람 중 대부분은 서현우가 직접 발탁한 것이다.남강에 새
“빨리 움직여!”“전쟁이 시작되면 6군은 나를 따라 출발한다!”“각자 제자리로! 전투기 병사는 수시로 대기한다!”“포군 준비, 정면 12시 방향, 16도...... .”1500만 명의 신병이 각급 장군들의 이동 배치하에 남강 성벽 방어선 200리를 만연해졌다.탄알도 이미 장전되었다.포탄도 준비 완료되었다.전투기가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모두가 정신을 집중하여 기다리고 있다.숙연한 기운과 무거운 분위기가 장내에 만연하였다.광활한 고비에 바람 한 줄기 없이 두려움, 긴장함, 흥분, 무거울 뿐이었다.모든 정사가 모든 사람의 얼굴에 쓰여 있다.전쟁은 본래 자신과 매우 멀다고 생각했었다.그러나 눈 깜짝할 사이에 곁으로 다가올 줄은 몰랐다.‘나 죽게 될까?’‘총알에 맞아 죽을까, 아니면 포탄에 산산조각이 날까?’‘총이나 제대로 잡을 수 있을까?’‘훈련한 대로 할 수 있을까?’하나하나의 의문이 각자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배회했다.그들은 몹시나 두렵다.이때 서현우가 나타났다.서현우는 전갑을 입고 성벽 위에 고개를 내밀고 위엄을 떨쳤다.앳된 얼굴들을 하나씩 바라보면서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오기로 적군의 뜨거운 피를 마주한다! 노래 시작!”서현우의 목소리가 나팔을 통해 전해졌다.“오기로 적군의 뜨거운 피를 마주한다!”“쇠와 같은 담력으로 이 나라를 지킨다...... .”옆에 있는 근위군이 바로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이 노랫소리는 아주 멀리 전해졌다.남강 방어선 전체에서 모든 장병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뜨거운 피가 끓기 시작했다.소리가 홍수처럼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이 노랫소리는 오랫동안 쉬지 않고 남강 상공에 메아리쳤다.모든 겁과 두려움은 이 뜨거운 노랫소리 속에서 수포가 되었다.멀지 않은 곳에 청현은 그대로 굳어졌다.그는 이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없지만, 몸속의 뜨거운 피가 끓기 시작했다.온몸의 모든 세포가 펄쩍펄쩍 뛰기 시작했다.그는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핥으며 서현우의 얇지만, 곧은 뒷모습을 보았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