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훈아! 네 동문의 제자라고 자칭하는 사람이 찾으러 왔는데, 네놈은 무슨 문파냐? 호미문?"방에 들어와 큰소리 외치는 농민 할아버지..서현우가 방에 들어서면서 냄새를 맡더니, 졸였던 마음을 내려놓았다.그는 특수한 약 냄새를 맡았고, 아주 옅어 일반인은 맡을 수 없는 냄새였다.이것은 서현우가 귀의문에 전해온 정혼향이였다.맞아, 이 나덕훈은 바로 오재훈이야!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바로 옆의 작은 집에는 머리숱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이 삼베 바지를 들고 걸어 나왔고, 그의 입은 살짝 비뚤어져 있었는데 입꼬리가 부자연스럽게 올라가 있어 조롱과 불만을 드러내는 것 같아 남에게 오해받기 쉬웠다.그의 눈길이 먼저 최윤정에게 떨어지더니 어슴푸레한 눈빛은 순간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노인의 눈길에 놀란 최윤정은 은무의식적으로 서현우의 뒤에 몸을 숨겼다.”노인은 그제야 서현우에게 눈을 돌리며 말했다."너희들은 누구냐? 무슨 용건이 있지?”서현우는 허리를 굽혀 절하여, ."귀의문 후계자 서현우, 오재훈 사부님을 뵙니다."라고 말했다."풉..."노인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뭔 놈의 귀의문이냐? 나이도 어린놈이 농담도 잘하네, 혼자 드라마를 찍고 있는 게냐? 지금이 무슨 세대인데."농민 할아버지와 문밖의 구경꾼들은 모두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귀의문? 그건 뭔데?설령 그것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나덕훈 영감은 그냥 평범한 독거노인일 뿐이지 귀의문의 사람일 리가 없었다.서현우는 침묵에 빠졌다.오재훈은 이미 귀의문을 벗어났고 이는 오래전의 은혜와 원한과 관련되어 있었는데 한두마디로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었다.이때 최윤정은 참다못해 말을 건넸다."할아버지, 우리가 이렇게나 멀리 찾아왔는데 따로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좋아!"노인의 대답은 예상외로 시원시원했고, 그는 최운정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아가씨의 말이라면 다 들어줘야지."그의 예리한 눈빛에 최윤정은 또 한 번 놀랐다.사실 이건 이상한 일이었다.
서현우가 여동생을 구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간절했다.하지만 서현우는 자신만의 원칙이 있었다.따지고 보면 최윤정은 서현우의 부하가 아니었고, 구양의 명령에 따라 서현우를 도와 일을 하는 것에 불과했다.설사 자기 부하라 해도 여동생을 구한다고 최윤정을 팔아먹을 수는 없었다.서현우의 과단성에 오재훈은 멍해졌고 최윤정은 무척 감동했다.최윤정은 자신과 서나영이 누가 서현우에게 더 중요한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서현우는 여전히 그를 거절했고, 심지어 동요하지도 않았다.여동생을 깨울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일지라도, 그는 최윤정을 위해 포기했으니까.이 순간부터 최윤정은 진심으로 자신이 서현우를 위해 한 모든 행동과 노력이 보람 있다고 생각했다.이런 사람은 어떻게 따를 가치가 있으니까!"현우 도련님..."그녀는 발목의 극한 통증을 참으며 서현우를 잡으려 했고, 감동에 빠져 역겨운 입 비뚤어진 늙은이에게 자신을 바치려고까지 했다. 하지만 서영훈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어. 남강에 들어온 순간부터 평생 다른 사람의 위협을 받지 않겠다고 맹세했거든. 여동생을 위해 당신 더러 뭔가를 바치라는 말은 더구나 하지 않을 것이야. 그것은 나를 모욕하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그럼, 당신 발목부터 치료하고 다시 방법을 생각하지.“ 라고 말했다."잠시만!"급하게 그들을 말리는 오재훈.서현우가 가든 안 가든 상관없지만, 그가 떠나면 이 예쁜 아가씨도 따라가기 마련이기에 오재훈은 아쉬워했다."사백님, 당신의 사람 됨됨이가 어떻든 후배로서 말할 자격이 없지만, 저는 남자이자 군인입니다. 하는 일이 있고 하지 않은 일이 있고, 할 수 있는 일도 있고 하지 못할 일이 있습니다."말하고 나서 서영훈은 최윤정을 부축하며 떠나려 했다. "그럼 네 여동생은?"언성을 높이며 말하는 오재훈.서현우는 발길을 멈추고 돌아서며 정색하며 말했다."만약 여동생이 깨어나 제가 그녀를 깨우기 위해 한 짓을 알게 된다면 그녀는 반드시 저를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녀가 깨
무릎을 꿇어?아득히 떠오르는 옛 기억들.6년 전, 서현우는 늘 서태훈에게 무릎을 꿇고 잘못을 인정하도록 강요당했다.하지만 고집이 센 서현우는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고, 한번 무릎을 꿇으면 하룻밤을 넘기기 일쑤였다.하지만 진아람과의 사건 이후 서현우는 탈주범으로 남강에 도망쳤고, 그 뒤로 다시는 무릎을 꿇은 적이 없었다.쿵!이 장면을 본 최윤정은 경악에 빠졌고, 석상처럼 몸이 굳어 제자리에 서 있었다.서현우가 오재훈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저 서현우는 평생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해도 무릎을 꿇지 않았습니다!""적국에 출정하여 구사일생으로 돌아와도 무릎을 꿇지 않았습니다!""하지만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사백님께 기꺼이 무릎을 꿇을 수 있습니다!"사람의 가슴을 찢는 그의 한 글자, 한 마디!최윤정은 이미 충격과 감동으로 눈물범벅이 되었고, 발목이 아픈 것을 참으며 함께 오재훈 앞에 무릎을 꿇었다."현우 도련님의 여동생을 살려주세요! 저 최윤정은 어떤 대가라도 치를 수 있습니다!"쿵!군데군데 틈이 있는 문이 열렸다.무표정해야 할 검은 양복의 두 사람도 직접 무릎을 꿇었다. "제발 현우 도련님의 여동생을 구해주세요!"흩어지지 않고 멀찌감치 서 있던 마을 사람들도 감동했다.서현우 등에게 길을 안내하던 농부가 큰 소리로 외치며, "덕훈아! 능력이 있으면 좀 도와주거라. 나는 또 얘가 부잣집 도련님인 줄 알았는데 남강에서 군대를 이끌고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네. 부탁이야!""그래그래, 덕훈 아저씨, 도와줘요.""덕훈 아저씨, 좀 도와주세요!"마을 사람들이 저마다 입을 열며 부탁했다.심지어 코흘리개 어린아이들조차도 벌 떼처럼 몰려와 오재훈을 에워싼 채 소리쳤다: "덕훈 할아버지, 좀 도와주세요, 그는 영웅이에요!"그 장면을 보며 흐느끼기 시작한 최윤정.서현우도 뒤를 돌아보며 눈시울을 붉혔다.이 마을은 너무 외져서 아무리 전쟁이 일어나도 그들에게 영향이 끼치지 않을 것이다.비록 교육 수준이 낮지만, 그들도 잘 알고 있
서현우는 아무 말없이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서현우보다 한걸음 뒤처진 최윤정은 자신도 모르게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는 서현우 몸에서 풍기는 포악한 기운의 자극을 받아 온몸이 얼어붙은 듯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홍성과 뇌창 두 사람은 목조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이 자세를 유지했다.한참 후, 서현우는 성큼성큼 걸어와 매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엄하게 말했다."나는 설명이 필요하다!”그가 여동생을 구할 물건을 손에 넣은 그 흥분된 마음은, 이 두 사람을 보았을 때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마음에서 우러나온 분노만이 남았다.남강 무생군, 그야말로 죽음의 군대!용국의 위엄을 수호하고 백성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서 목숨을 바쳐 싸우겠다.무생군 십이장은 서현우가 군대에서 일일이 발탁한, 최고 중의 최고, 에이스 중의 에이스이다.모든 사람은 남강의 중요한 중추이며, 남강 국경에 없어서 안되는 버팀목이다!그런데 지금 홍성과 뇌창이 뜻밖에도 중연시, 그것도 자기 앞에 나타났다!이는 그들이 서현우가 낭연을 피운 후 다시 한번 직무를 무단 이탈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과연 가족과 나라를 마음속 어디에 두었을까?과연 적국이 항복하면 국경은 근심걱정 안 해도 될까?홍성은 안색이 창백해졌다."현우 도련님!"뇌창은 넋이 나간 최윤정을 보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제가 따로 자세히 아뢰겠습니다.""그냥 말해."서현우는 뇌창이 최윤정 때문에 주저하는 걸 알지만, 최윤정은 이미 서현우가 남강 총사령관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그녀는 서현우가 더 이상 총사령관이 아니라는 걸 모를 뿐이다."예! 현우 도련님, 남강 신임 총사령관이 부임한 지 2주정도 지났고, 부하와 홍성은 이미 제명되었습니다.""뭐야?"서현우의 동공이 약간 흔들리더니, 곧이어 하늘을 찌를 듯한 포악한 기운이 발산되어 전체 복도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 마치 추운 겨울이 온 것 같았다!잠시 후 뇌창의 하소연을 통해 서현우는 모든 경과를 알게 되었다.서현우는 낭연을 피움으로 남강 총사령관을 자
얼마 지나지 않아, 서현우의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기대에 차 있던 동안, 평온하게 잠든 서나영은 눈썹을 찡그리며 이마를 찌푸렸고, 예쁜 미간에 고통스러운 표정이 드러났다. "오... 오빠..." 무의식으로 속삭이는 서나영. 여동생의 신음소리에 서현우는 흠칫 놀라며 급히 답했다. "나영아, 오빠야! 오빠 여기 있어! 빨리 눈을 떠봐!" "오빠... 오빠..." 여전히 속삭이던 서나영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오빠!" 다음 순간, 서나영은 눈을 떴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그녀는 황급히 일어나 서현우을 꽉 껴안고 흐느꼈다. "오빠! 나는 죽어야만 오빠를 볼 수 있어? 정말 보고 싶었어! 오빠는 대체 어디 간 거야? 흑흑..." 여동생의 울음소리에 마음이 찢어지는 것만 같은 서현우, 그는 서나영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고, 그녀를 달래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나영아, 울지 마. 오빠가 돌아왔어. 앞으로 다시는 너를 떠나지 않을 거야. 꼭 지켜줄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나영은 스스로의 슬픔과 고통 속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또 다시기절했다. 서현우는 긴장해하며 그녀의 맥박을 검사한 후에야 한숨을 돌렸다. 여동생은 그냥 기절했을 뿐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깨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눈물을 닦고, 마음을 진정시킨 서현우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몸을 일으켜 병실에서 나왔다. "다행이네요, 현우 도련님. 천지신명님들 덕분에 둘째 아가씨께서 드디어 깨어나셨네요." 문 밖에서, 서현우와 마찬가지로 감격에 빠진 홍성과 뇌창.그들은 서현우가 직접 배양한 장교들로, 서현우의 전우와 형제였다. 남강으로 출정할 때, 서현우는 그들한테 여러 번 동생을 언급했고, 두 사람은 서현우가 동생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는 여동생의 생명이 위태로울 때, 서현우가 모든 것을 버리고 중연시로 돌아온 이유이자, 남쪽에서 거사를 일으켜 남감 사령관 직무에서 물러난 근본적인 요인이었다.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서나영은 생
"오빠, 엄마의 죽음이 사고가 아닌 것 같아!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은데, 아마도 그 잔인한 주지현이 벌인 짓일거야. 조사를 계속하려고 했는데, 유혜린에게 잡혀버렸어. 이건 분명히 우연이 아니야!" 서릿발 치는 눈빛으로 말을 꺼내는 서나영. 유혜린이 자신을 괴롭히던 생각만 하면 여전히 마음이 떨리고, 공포감 때문에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 사실 그녀는 서현우에게 이런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오빠가 겨우 돌아왔는데, 위험을 무릅쓰게 하면 안되니까. 주씨 가문과 중연시에서 권세가 하늘을 찌르는 유상혁은 둘이 감당할 수 없는 상대였다. 하지만 그들은 어머니를 죽인 불구대천의 원수. 설사 목숨을 걸더라도, 대가를 아끼지 않고 교통사고의 진실을 찾아내 어머니를 위해 복수해야 한다! "네 추측이 맞아. 엄마의 죽음은 주지현이 사람을 고용해 한 일이야." 서현우는 음산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유상혁은 죽었어. 내가 직접 죽인 거야. 유혜린도 내 눈 앞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갔어. 네가 겪은 모든 고통을 그녀에게 배로 돌려줬지." 그 말을 듣고 서나영은 멍해졌다. 그녀는 서현우가 자신의 여동생을 속일 거라고 의심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 권세가 막강한 유씨 가문의 부녀가 쉽게 오빠손에 죽을리가. 6년 동안, 오빠는 밖에서 무슨 일을 겪었을까? “게다가, 주민식이 주지현의 목을 졸려 죽였어. 그리고 나는 그 장면을 직접 목격했지." 서현우는 또 다른 폭탄을 던졌다. "뭐... 뭐라고요?" 서나영은 혼란스러워 보였고, 환상에 빠진 느낌이 들었다. 잠시 후에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얼굴을 꼬집으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서현우를 바라보았다. 서현우가 말한 것이 사실이라고 바라면서, 어머니를 죽인 그 잔인한 여자가 이미 죽었다는 것을 확인하려 했다. 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마디 더했다. "하지만 주민식은 아직 죽지 않았어. 내가 일부러 살려둔거야. 네가 직접 처벌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주민식!"서나영은 이빨을 갈며
"문 열어." 상위자의 말투로 냉담하게 말하는 서현우. "네." 순찰대원이 문을 열었다. 불시에 역겨운 곰팡이 냄새가 확 풍겨왔다. 서현우의 인솔하에 문어귀에 서서 안을 바라보고, 얼굴이 창백해진 서나영. 주지현은 이미 죽은 지 이틀이 되어있었고, 시체는 여전히 그 상태로 놓여있었다. 다행히 전날 밤의 폭우 때문에 온도가 그렇게 높지 않아 약간의 냄새가 있을 뿐이지만, 시체는 이미 완전히 경직되었고 창백해졌다. 목이 졸려 죽은 주지현의 얼굴은 살아 있을 때의 아름다움과는 달리 매우 섬뜩해 보였다. 그리고 주민식은 정신이 혼미해져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살고 싶어... 살고 싶어..."라며 중얼거렸다. "주민식! 너도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 서나영은 속이 후련하기 그지 없었지만, 자기도 모르게 조용히 눈물만 흘렸다. 원수를 갚았으니 기분이 안 좋을리가 없지!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고통스러워 했다. 행복한 생활을 누려야 할 일가족 4명이 주지현과 주민식 같은 악랄한 인간들 때문에 가정이 뿔뿔이 흩어지고 풍비박산이 났기 때문이다! 비록 주지현은 죽었고, 곧 주민식도 죽을 것이지만, 돌아가신 어머님은 영영 볼 수 없으니까! "서나영!" 주민식은 멍하니 서있는 서나영을 보자, 끝내 정신을 차리고 기어서 문 앞까지 와 머리를 조아렸다. "제발 날 살려 줘! 죽고 싶지 않아... 죽고 싶지 않아... 제발... 내가 잘못했어... 잘못했어... 제발..." 처음에는 주민식이 기어오는 것을 보고 서나영은 무서워했지만, 서현우가 가볍게 어깨를 두드리자 그녀의 나머지 두려움도 깊은 증오에 의해 지워졌다. 그녀는 이를 악물며 갑자기 다리를 들어 주민식의 머리를 걷어찼다. 주민식은 바닥에 넘어졌지만, 재빨리 일어나 다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제발... 제발 날 용서해줘... 난 죽고 싶지 않아!" "죽고 싶지 않다고? 그럼 내 엄마는? 너와 주지현은 악마야! 너희들 같은 사람들은 인간이 아니야! 죽어도 싸!" 서나영은 몸
이 말을 듣자 서현우는 눈썹을 찌푸렸다. "최윤정이 어떻게 된 거야?" "아무 일도 아닙니다. 그녀가 일로 인해 해외로 가려 하네요." "어디로?" "아프란 대륙." 그 말을 듣고 서현우은 잠시 침묵에 빠졌다. "솔직히 말해, 최윤정에게 무슨 일이 있었어?" 전화 건너편에서 구양은 무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현우 도련님, 최윤정은 업무상의 문제로 아프란 대륙에서 일을 주관해야 합니다." "아프란 대륙이 어떤 상황인지 천책연맹이 나보다 잘 알잖아?. 왜 최윤정이 아무 이유 없이 아프칸으로 보내지는 거야? 당장 설명해봐.""그건……" 서현우의 어조가 다소 엄격해졌다. "구양, 나는 진실을 듣고 싶어.""네……"구양은 한참 고려하다 조심스럽게 말을 열었다. "도륜협회는 감시팀이 있어요. 최윤정이 중연시에 있는 기간 착오를 범했고, 그것이 도륜협회의 이익과 맞지 않아서 심지어 서남 지역의 배치에도 손해를 입혔어요. 그래서……" 이때 서현우가 문득 말을 했다. "나 때문이었나?" "아니요, 현우 도련님과는 아무 상관 없어요." "왜 없어?" 서현우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최윤정이 괜찮다고 생각해, 그리고 계속 내 일을 도와줬으면 해. 교체할 필요가 없어. 그녀가 도륜협회에 있기 싫으면, 그냥 사직하고 나만을 위해 일하게 해." "현우 도련님. 최윤정은 도륜협회의 제약을 받고 있어요. 나는……" "됐고." 서현우은 기분 나쁜 어투로 말했다. "구양, 내게 진실을 말해. 최윤정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어!" "네, 알겠습니다." 말을 끝내고 구양은 서현우의 휴대폰에 메일을 보날했다. "뇌창, 네가 운전해. 목적지는 남산 별장 구역. 길을 모르겠으면 내비게이션을 켜." 서현우는 운전석에서 내려와 부운전석에 있는 뇌창에게 말했다. "네." 뇌창은 즉시 대답하고, 차에서 내려 운전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고 내비게이션을 켠후 서둘러 출발했다. 서나영은 남산 별장 구역으로 가는 것에 많은 의문이 있었지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