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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중영.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도시 중심에 고대 스타일로 지은 저택이 큰 부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인공산과 강에 에워싸여 넓은 정자를 자랑하며 아름답기 그지없는 꿈 속의 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영지호는 흰색 선비복을 입고 용소희는 청백이 어울려진 치마를 입었다.

두 사람은 한가로이 인공산의 꽃밭 사이를 걷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연인마냥 친밀해 보였다.

멀지 않은 곳에서 전문 사진작가가 캡처 촬영을 하고있었다.

사진마다 배경화면으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예뻤다.

얼마 후, 촬영이 끝나자 용소희는 이내 흐뭇해 하며 사진작가 따라 컴퓨터 앞으로 다가가 사진을 골랐다.

그리고 영지호는 정자에 앉아 부채를 놀고 있었다.

이때 한 중년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걸어와 몸을 굽혀 절을 했다.

“도련님.”

영지호는 용소희가 방안에 있는 걸 확인하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영빈는 이미 서원에 들어섰지? 남강 쪽은? 영박문은 모든게 순탄해?”

중년 남자의 말투는 다소 무거웠다.

“영박문은 남강 총사령관으로 순조롭게 자리를 이어받았습니다. 도련님 지시대로 무생군의 편제를 회복하고 권리 이양으로 인심 또한 매수했습니다. 남강의 장령들도 하나같이 기뻐하면서 영박문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이 별로 없었습니다.”

모든 걸 장악하고 있다는 듯 영지호는 자신감이 넘쳐 절로 웃었다.

“남강 서원은 손에 들어왔고 다음은...... .”

“도련님, 서원 쪽에는 일이 좀 생겼는데...... .”

중년 남자의 이마에 식은땀이 났다.

영지호의 웃음은 뚝 끊겨지더니 눈에는 포악한 기운이 번쩍였다.

“어찌 된 일이야?”

“손량이 늑대 연기를 피웠습니다. 어젯밤에 살계를 크게 벌였는데 서원 각급 장령 58명이 목숨을 거두었습니다...... .”

영지호는 눈빛이 굳어지자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제법이네. 근데 걔는 생각이 없는 인간이라 아마 서원의 설민기라고 하는 군사가 생각해낸 수법 일거야.”

잠시 멈추더니 그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

“근데 일부 중요하지 않은 바둑은 죽여도 상관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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