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새벽 두 시.경중황성에서 서원으로 날아든 천용 전투기가 천천히 착지했다.전방에는 등불이 환했다.서원 백만 대군은 하늘을 뒤덮고 침묵하며 서 있으며 어둠 속에서 조각과 같았다.오직 숙살의 기운만이 서원 전구 전체의 벌레와 새를 도망치게 하고 소리 없이 고요하게 했다.그리고 기내가 천천히 열렸다.손량은 침착하게 걸어 나왔다.“사령관님! 환영합니다!”순간적으로 천둥과 번개가 치는 것 같았다.백만 대군이 한 사람처럼 가지런히 한쪽 무릎을 꿇었다.온 천지가 백만 대군이 뿜어내는 기세로 끊임없이 떨고 있는 것 같았다!손량은 눈이 붉어지면서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그는 오른쪽 다리를 앞으로 반 걸음 내디딘 뒤 왼쪽 무릎을 구부려 무릎을 꿇었다.손을 뻗어 진흙을 잡고 코로 가져와 깊이 냄새를 맡았다.그리고 가슴이 떨려났다.진씨 가문에서 쫓겨난 후, 손량은 줄곧 파도를 일으키며 비틀거리다가 결국 이 제육기와도 같은 전쟁터에 왔다.그는 칼을 잡지 못하고 총을 제대로 들지 못했던 잡역병에서 지금은 서원 총사령관으로 서량 군신으로 탈바꿈했다.서원은 그의 집이다.그는 본래 무수한 서원 전사들의 선혈이 흐르는 이 땅에서 말을 채찍하고 용감하게 적을 죽이고 선혈로 서원 백성을 호위하고 용국의 위풍을 떨쳐야 했다!그가 늙어서 칼을 잡지 못하고 총을 제대로 들지 못해 더 이상 말을 다스릴 수 없고더 이상 적을 죽일 수 없을 때 이 땅에 매장되어야 한다.하지만 지금은...... .그가 아직이 곳에 남을 수 있는 시간은 24시간도 안 된다.등뼈를 태운 산불, 온도 없는 늑대 연기는 시간이 되면 그를 추방한다!손량은 마치 10여년전, 손씨 가문 조상의 집이 큰 불에 타서 잿더미가 된것을 본것 같았다.그때의 그는 오늘과 같이 슬프고 절망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내가 아무리 강해져도 여전히 내 집은 지킬 수 없는거네...... .”손량은 고통스러워 고개를 숙이고 서원 백만대군에게 울고 있는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두 손은 마치 뿌리가 난 것처
“너, 네가 저지른 범죄 말해보거라.”“전 죄가 있습니다! 서원을 배신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죽음의 위협하에 이 천랑군의 중층장령은 거의 처량하게 고함을 지르며 자기가 저지른 범죄행위를 하소연하였다.손량은 들고 있던 도살칼을 천천히 내려놓고 그를 건너뛰고 다음 사람한테로 걸어갔다.“전 죄가 있습니다!”“전 죄가 있습니다!”“전 죄가 있습니다!”첫 번째 사람이 죄가 있다고 말하자 손량이 살려준 것을 보고 나머지 사람들도 하나같이 저지른 죄를 조금도 숨기지 않고 모조리 말했다.서원을 배반한 사람도 있고 암암리에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도 있다.서원 백만 장병은 묵묵히 경청하고 있었다.서서히 얼굴에는 분노로 가득 번졌다.이 사람들은 과연 눈물조차 아까운 쓰레기들이 었다.그리고 마지막 한 사람에게 다가오자 손량의 눈에는 흉악한 빛이 가장 짙었다.“넌 나를 따라 여러 해 동안 출정했고 전공으로 부장 계급까지 땄지 않았느냐? 난 너를 박대한 적도 없는데 어찌 날 배신하고 서원을 배신 할 수 있단 말이냐?”“죄송합니다. 제 처자식과 부모님이 비밀리에 수감되어 그들의 목숨이 걸려 있는일이라 다른 선택이 없었습니다.”“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느냐? 서원 백만 대군이 뭐가 두렵다고!”“일이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손량은 그를 지그시 쳐다보고 몸을 돌려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엄하게 물었다.“장병들!”“네!”“이 사람들, 죽여야 하느냐?”“죽여야 합니다! 죽여!”땅바닥에 무릎을 꿇은 40여 명은 놀라 용서를 빌었다.“잘못했습니다! 살려주세요...... 총사령관님...... .”어둠 속에서 새빨간 칼날이 마치 세상의 유일한 것이 된 것 같았다.칼날이 스치니 울부짖으며 애원하는 소리가 사라져버리고 고요해졌다.40여 개의 머리는 가지런히 땅에 떨어졌다!선혈이 솟구쳐 지면은 피 비린내가 나는 피로 물들인 시냇물이 되었다!“총사령관님! 멋있으십니다!”백만 대군은 자발적으로 한쪽 무릎을 꿇다
중영.천고마비의 계절 가을.도시 중심에 고대 스타일로 지은 저택이 큰 부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인공산과 강에 에워싸여 넓은 정자를 자랑하며 아름답기 그지없는 꿈 속의 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영지호는 흰색 선비복을 입고 용소희는 청백이 어울려진 치마를 입었다.두 사람은 한가로이 인공산의 꽃밭 사이를 걷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연인마냥 친밀해 보였다.멀지 않은 곳에서 전문 사진작가가 캡처 촬영을 하고있었다.사진마다 배경화면으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예뻤다.얼마 후, 촬영이 끝나자 용소희는 이내 흐뭇해 하며 사진작가 따라 컴퓨터 앞으로 다가가 사진을 골랐다.그리고 영지호는 정자에 앉아 부채를 놀고 있었다.이때 한 중년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걸어와 몸을 굽혀 절을 했다.“도련님.”영지호는 용소희가 방안에 있는 걸 확인하고 담담하게 말했다.“한영빈는 이미 서원에 들어섰지? 남강 쪽은? 영박문은 모든게 순탄해?”중년 남자의 말투는 다소 무거웠다.“영박문은 남강 총사령관으로 순조롭게 자리를 이어받았습니다. 도련님 지시대로 무생군의 편제를 회복하고 권리 이양으로 인심 또한 매수했습니다. 남강의 장령들도 하나같이 기뻐하면서 영박문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이 별로 없었습니다.”모든 걸 장악하고 있다는 듯 영지호는 자신감이 넘쳐 절로 웃었다.“남강 서원은 손에 들어왔고 다음은...... .”“도련님, 서원 쪽에는 일이 좀 생겼는데...... .”중년 남자의 이마에 식은땀이 났다.영지호의 웃음은 뚝 끊겨지더니 눈에는 포악한 기운이 번쩍였다.“어찌 된 일이야?”“손량이 늑대 연기를 피웠습니다. 어젯밤에 살계를 크게 벌였는데 서원 각급 장령 58명이 목숨을 거두었습니다...... .”영지호는 눈빛이 굳어지자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제법이네. 근데 걔는 생각이 없는 인간이라 아마 서원의 설민기라고 하는 군사가 생각해낸 수법 일거야.”잠시 멈추더니 그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근데 일부 중요하지 않은 바둑은 죽여도 상관없어.
농담은 농담이고 이젠 장난기를 빼고 실제 문제에 직면해야 한다.“거의 확신 할 수 있는 건 영박문이 수상하다는 거야. 근데 뭐 물어도 답할 인간이 아니지.”서현우가 말했다.“너도 알아내지 못해? 천공사사주 팽곤도 네가 알아낸거잖아.”손량이 물었다.“그건 특수 수단을 쓴거고 그 수단은 다시 복제하기도 어려워.” 서현우가 답했다.손량은 한참 동안 이를 갈았지만 아무런 생각도 내지 못했다.머리를 짜아내는 것보다 차라리 총구를 막는 것이 더 쉬운 그였다."우리가 상대하는 적은 음험하고 교활한데 강대하기까지 해.”서현우는 정중하게 말했다.“상경 그 늙은 도둑놈 아니야?”손량이 물었다.“몰라요.”서현우는 머리를 저었다.“당분간 결론을 내릴 수 없지만 그럴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야. 그럴만한 지위도 권세고 지니고 있으니...... .”“그럼 넌...... .”“날 뭘로 보고! 전국 군신의 공로는 너랑나 두 사람꺼 다 합쳐도 비할 수 없어. 설령 국주가 그를 건드리려 한다고 해도 안 될껄? 상경이 반역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장악하면 모를까.”그의 말에 손량은 풀이 죽었다.“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할 생각이야?”서현우가 물었다.손량은 숨을 내쉬면서 답했다.“손가를 재건하고 싶어.”“전에 네가 중영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 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밤낮없이 이미 널 도와 다시 지었잖아. 좀 만더 정리정돈하면 들어가서 살 수 있어.”“아니.”손량은 고개를 저었다.“지금의 신분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아. 들어가더라도 영광스럽게 퇴직하고 금의환향해야지.”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주 칭찬해!” “그러니 지낼 곳 좀 찾아줘.”서현우는 눈을 깜박거리며 물었다.“내가?”“뭐 남산 별장 정도면 좋겠네.”그러자 서현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냥 덤벼.” 그의 반응에 손량은 할 말을 잃었다.“...... .”“처방전을 써줄테니깐 약 좀 지어 먹어.”서현우는 붓을 휘두르며 약재 이름을 잔뜩 썼다.손량은 눈을 부릅뜨고 천문자와 같은 글
서현우는 병사의 말을 들었는데 화가 나기는 커녕 마냥 웃기기만 했다.‘손량이 아직 서원의 좀을 다 죽이지 못했나 보네.’퇴임하자마자 서원의 사람들이 중영으로 달려와 위세를 떨치고 있으니 말이다.서현우는 손량에게 전화를 할까 생각했다.늑대 연기를 피운 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았기에 아직 서원 총사령관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현우야!”이때 조순자가 방금 막 걸어나왔는데 서현우가 엘레베터에 가로막힌것을 보고 재빨리 입을 열었다.“저기요. 이 사람은 제 사위니 들어 보내시면 됩니다.”그러나 총구는 이미 서현우를 향하고 있었다.“서현우와 개는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진 장군님께서 명령하셨습니다! 진 장군님의 명령이 없는 한 그 누구도 들여보낼 수 없습니다!”병사는 냉담하게 소리쳤다.“마지막 기회다! 꺼져!”“저기요...... 잠시만요...... .”조순자는 초조해서 어쩔 줄 몰랐다.“어머님 저 괜찮아요. 내려가서 기다리고 있을게요.”그는 조순자에게 웃으며 말했다.“그건 안 되지! 나...... 그...... 현우야!”엘리베이터 문은 이미 닫혔다.서현우가 1층 버튼을 누르자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내려갔다.엘리베이터 안에서 서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진 장군? 장난해?’‘진개국이 언제 서원 장령으로 거듭난 거지?’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 서현우는 진아름의 전화를 받았다.“현우야 내가 지금 데리러 갈게.”“괜찮아! 화장실 갔다가 혼자서 올라갈게.”“나...... .”“말 들어.”“알았어.”진아람은 순순히 전화를 끊었다.비록 눈앞의 상황은 매우 속상하지만, 그녀는 서현우를 믿는다. 혼자서 올라 올수 있을 것이라고...... . 서현우는 손량에게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가 연결되자 노호하는 손량의 소리가 들렸다.“야! 이 자식아! 돈에 환장했어? 뭐가 이렇게나 비싸!”그러자 서현우는 정색하며 말했다.“성실하게 운영하고 있어.”“성실은 무슨! 내일 당장 네 병원 엎어버릴 거야!”손량은 노호했다.“내일
룸에는 사람이 적지 않다.진개산 일가족 3명, 진개군 일가족 3명, 진개해, 조순자, 진아람이 있다.그리고 양복을 폼나게 빼입은 진개국, 온몸을 명품으로 도배한 귀족 도련님과도 같은진태, 군복을 입고 어깨에 꽃 한 송이를 달고 있는 진원도 있다.나머지 사람들은 진개국 세 사람을 둘러싸고 있었는데 각종 아첨을 떨며 분위기는 무척이나 떠들썩했다.“서현우!”서현우를 본 진아람은 즉시 몸을 일으켜 그를 크게 외쳤다.그러자 서현우도 웃으며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며 안으로 들어왔다.“잠깐!”진원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여긴 어떻게 들어왔어?”문밖에서.서현우로부터 두어걸음 뒤떨어져 룸에 들어가려던 손량은 소리를 듣고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더니 담벼락옆에 서서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서현우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들어가는 것보다 이 상황을 지켜보면서 서현우를 놀리려는 그의 속샘이 보였다.“내 발로 걸어서 들어왔지.”손량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기도 귀찮은 그는 개의치않고 룸으로 들어갔다.“어디 감히!”진원은 노발대발하며 허리춤의 총을 꺼내 “찰칵-” 장전하더니 총구를 서현우에게로 겨냥했고 그의 눈에는 사악한 기운이 가득했다.“감히 우리 서원 병사에게 손을 대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어?”“진원, 너 이게 뭐하는 짓이야?”이 현장을 목격한 진아람은 화들짝 놀라 실색하여 즉시 두 팔을 벌려 서현우 앞에 서서 총구를 막았다.“사촌누나, 그냥 순순히 비켜주시죠. 아니면...... .”진원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 이러면 안 돼!”총구가 자신을 겨냥하고 있으면 보통 사람들은 얼굴이 창백해질 정도로 놀란다.진아람도 당연히 예외는 아니었다.그러나 그녀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이를 악물며 대항했다.“죽이려면 나부터 죽여!”“원아, 흥분하지 마!”진개해와 조순자는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고 자리에서 얼른 일어나 진아람의 앞을 막았다. 그리고는 멋쩍게 웃으며 그를 달랬다.“원아, 가족끼리 이러는
손량이 떠나자 공포스러웠던 룸안의 분위기도 따라서 사라졌다.진개국은 얼른 아들을 부축하면서 물었다.“아들, 괜찮아?”“괜찮아요.”진원은 고개를 저으며 입가의 선혈을 닦았는데 눈에는 원망이 가득했다.“두고봐요. 얼마 날뛰지 못할 거예요.”그의 말을 들은 서현우는 의심이 들었다.방금 이 말을 할 때 진원의 미간과 입꼬리는 약간 올라갔고 눈빛도 굳고 다소 득의양양하는 모습도 보였다.이런 미세한 표정들은 그가 자신이 내뱉은 말에 대해 매우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몀하고 있다.그런데 진원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온것일까?손량은 서원 총사령관이 아니더라도 여전히 용국 5대 군신 중 한 명이다.옛날부터 지금까지 군신급 인물이 봉호를 취소당한 일은 없었다.서현우는 이런 일이 손량으로부터 시작될것이라고 믿지 않는다.“해프닝이니 다들 그만 자리에 앉으시죠.”진개국은 반대하지 않았지만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은 모습으로 모든 사람들의 주의력을 돌렸다.룸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서로 바라보면서 여전히 여운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뭐하세요? 괜찮으니 앉으세요.”진개국은 그들을 힐끗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손량이 다시 돌아와서 원이한테 불리해질가봐 걱정하는 거예요? 하하하, 걱정하지 마세요. 원이를 귀찮게 할 시간도 없을 거예요."서현우의 눈빛은 더욱 무거워졌다.매우 비정상적인데...... .분명 뭔가가 숨겨져 있다!진씨 가문 사람들은 진개국이 자신있게 말하는 것을 보고 반신반의하며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손량이 돌아다 하더라도 진원만 찾을 것이지 자기들과는 무관하다고 여겼다.진개국 부자와 밥 한 끼 먹었다고 죽일 손량은 아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원이는 어떻게 서원 전장이 된거니?”이 물음은 서현우를 포함해서 모두가 궁금했던 점이다.진원은 물음을 듣고 오만하게 웃었지만 말을 하지 않았다.반면, 진개국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정 말하자면 운이 좋았다고 할 수도 있죠. 원이가 감옥에 있을 때 한 범인이 적국의 밀정이
“엄마는 너무 고집이 세고 융통성도 없고 안목도 없으셔. 아니면 우리 진씨 가문이 이 지경에 이를 리가 없잖아.”진개산은 말을 하면서 진아름을 흘겨보았다.그는 진 할머니가 어렸을 때 진아름만 예뻐하고 자기 딸 진연아를 냉냉하게 대한 것을 줄곧 마음에 두고 있었다.그리고 진씨 가문이 쇠퇴해져가는 이유도 진아름의 탓으로 돌렸다.그리고 이것은 진개산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진씨 가문 모든 이가 이렇게 생각한다.“형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진개해가 노발대발하며 물었다.“네가 생각하는 그대로야.”진개산은 차가운 목소리도 답했다.“형님...... .”두 형제가 싸우려는 것을 보고 진개국이 말렸다.“큰형, 둘째 형, 싸울게 뭐가 있어요! 지금까지 풍파를 겪어오면서 우리 진씨 가문 잘 버텼잖아요! 한 마음으로 싸워야 하는 거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 이러지 마세요!”진개산은 즉시 입을 다물었다.지금까지 돈이 있고 세력이 있는 사람이 곧 법이 었기때문이다. 마치 전에 유신주의 힘을 얻은 진요기에게 아부했던 진개국과 진원처럼 말이다.그리고 지금 진개국 부자가 득세를 했으니 그들 따라 잘 살려면 자연히 그의 말을 들어야 한다.“지나간 일은 지나가게 두고 얼른 식사나 하시죠! 앞으로 우리 에게는 좋은 일만 남았 있을 겁니다!”진개국은 먼저 잔을 들었다.“자, 건배합시다! 진씨 가문의 궐기를 축하합니다!”사람들은 분분히 자리에서 일어섰다.서현우만 빼고...... .진개산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넷째 말이 맞아! 우리 진씨 가문은 200여 년이나 전승해 왔는데, 하루 밤 사이에 사라질 리가 없잖아! 엄마 말이 틀렸어! 폐물은 네가 아니라 우리다! 너 누구보다도 대단해!”진요기는 간드러지게 말했다.“동생 축하해! 진씨 가문을 위해 영예를 떨쳐야 한다! 서원 전장이라니! 조상님들도 이 자리까지는 올라간 적이없어! 아주 가문의 영광이야!”“하하하...... .”진원은 크게 웃었지만 서현우를 보고 냉소했다.“누나, 걱정하지 마세요! 우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