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용 진국 저택. 진국 군신은 아침 해를 맞으며 낡은 전갑을 걸치고 손에 경천총을 들고 있다.그는 천천히 손을 들어 한 방에 찔렀는데, 마치 노인이 검을 연습하고 있는 것처럼 느렸고 약간 떨리기까지 해 경천총을 잡지 못하는 것 같았다.그러나 약간의 실력이 있는 사람들은 총 끝 앞에서 공기가 비틀어져 마치 뜨거운 불에 타는 것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옆에 있던 경호원의 눈에는 존경의 빛이 가득했다.그러나 진국 군신은 총을 받은 뒤 마음에 들지 않은 듯 눈살을 찌푸렸다. 눈앞에는 그날 밤, 서현우와의 교전이 끊임없이 떠올랐다.그 전투에서 그는 완패했고, 이 백전백승의 인생 중 유일한 오점으로 남았다. 지금까지도 서현우가 그의 저격술을 어떻게 풀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서현우를 이기려면 가문에서 내려오는 총술의 마지막 3식인 리치 피크 경지에 도달해야 해. 하지만...”진국 군신은 주먹을 꽉 쥐고 무기력감을 느꼈다. 4살 때부터 총을 잡고 밤낮으로 멈추지 않고 오늘까지 연습했는데 마지막 3식은 이미 장악하였지만 시종 핵심을 잡지 못하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몰랐다. 아무리 노력해도 투명한 막에 가로막혀 돌파할 수 없는 것 같았다.“천랑은 나보다 더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 이 마지막 3식은 아마 그를 더욱 빛낼 수 있었을 텐데 아쉽게도...”아들이 분명 무예를 익히는 천부적인 재능이 탁월한데도 여자를 꼬시는 일에 정력을 쏟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는 안타까움에 분노를 느낀다.“더 이상 그를 이렇게 방탕하게 살도록 손 놓고 있으면 안 된다. 서현우가 국혼한 후에 그를 잡아 와서 총을 연습하도록 해. 마지막 3식을 배우지 못하면 절대 집을 한 발짝도 떠나지 못하게 해야 한다!”“장군님!”진국 군신이 생각에 잠겼을 때 안경을 쓴, 우아한 기운을 띤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면서 공손하게 말했다.“장군님, 국주께서 황성으로 들라 하십니다.”“국주께서 무슨 일인지 말씀하셨습니까?”진국 군신은 눈살을 찌푸렸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그는 황성
황성.“국주님께 아뢰옵니다!”김용위는 급히 와서 보고했다.“서량 군신이 이미 진국부에 도착했습니다!”“뭐야?”국주와 내각의 장로들은 놀라 안색이 변했다.“큰일이네, 손량의 분노를 과소평가했어, 빨리! 차를 준비해!”“급령을 전해라! 진국 군신 상경,서량 군신 손량은 교전할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국법으로 다스릴 것이며 엄벌에 처할 것이다!”“알겠습니다!”...진국부.진국 군신의 날카로운 살의에 손량은 사납게 웃기 시작했다.“본 장군은 너와 죽을 때까지 싸울 예정이다. 혈혼군!”“네!”혈혼군 수백 장병, 일제히 응답했다. 군혼이 쟁쟁하여 천지를 놀라게 할 정도였다!그때 손량이 손을 들었다.“전왕! 우리 서원 전투 구역은 변방을 고수하고 휘하의 장병들은 종래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무리 너라지만 모욕해서는 안 된다!”바로 이때, 설민기가 황급히 달려와 분노한 모습으로 소리쳤다.“서원 부관인 원유성을 죽였으니 이건 설령 국주 앞에 고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네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그 말을 들은 진국 군신의 눈에서 뿜어나오던 살의가 자기도 모르게 흐려졌다.“무슨 말이냐? 본왕이 언제 서원 부관 원유성을 죽였다는 거냐?”설민기가 정색해서 말했다.“오늘 새벽 5시, 우리 서원 부관 원유성은 명령을 받고 태화를 잡으려다가 태화가 던진 독에 태화와 함께 죽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태화는 너의 진국 전신이 우리 서원에 심은 암자인데, 네가 대가를 치르지 않을 수 있겠느냐?”손량은 노발대발하며 말했다.“무슨 쓸데없는 말이 그렇게 많으냐? 혈혼군은 명령을 들어라!”“장군님!”설민기가 소리쳤다.“우리는 죄를 묻기 위해 왔습니다. 이치에 맞고 근거가 있으니 국주께서도 진국 군신을 두둔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지금 진국 군신과 사사로이 싸운다면 우리의 잘못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틀림없이 진국 군신의 음모일 것이고 우리는 절대 속아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서원 백만 장병의 복수를 어떻게 할
중연시.뙤약볕이 따갑게 내리쬐었지만 임진은 옆에 있던 서현우가 뿜어내는 살의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추운 겨울 눈 속에 있는 것 같았다.두 사람 앞에는 폐기된 공장이 있었는데 벽면이 짙은 연기에 그을려 칠흑같이 어둡다. 짙은 연기가 끊임없이 피어올라 타는 냄새에 구토할 것 같았다.많은 순경은 위액이 쏟아져 나올 듯 얼굴이 파랗게 질릴 정도로 토했다. 경계선 안에는 뜨거운 불에 탄 폐허 속에, 뜨거운 불에 탄 시체의 잔해가 산처럼 쌓여 있다.DNA 대조를 통해 이 시체의 주인들은 모두 최근 몇 년 동안의 실종자들이었다. 그들은 불치병에 걸렸고, 어떤 사람은 아직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떤 사람은 이미 골병이 들어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그러나 이것은 그들이 이렇게 처참한 말로를 당한 원인이 아니다! 정신 나간 망나니가 도대체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밖에서는, 울음소리가 하늘을 뒤흔들었는데 모두 이 실종자들의 가족이다. 그들은 아들이고 딸이고 남편과 아내이며 아버지와 어머니였다. 어떤 사람은 목숨을 걸고 돈을 모아서 중병에 걸린 가족을 치료하려고 했다. 그러나 유일한 희망도 이 큰불에 타서 재가 되었다.서현우의 귓가에는 울음소리와 처량하고 슬프게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이 실종된 사람들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 상상할 수 없었다. 눈앞이 흐려졌다.서현우는 마치 수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적국에 돌아와 몰래 남강에 잠입한 후 몇 개의 마을을 도륙했다. 위로는 곧 죽을 노인이 있었고 아래로는 포대기에 싸인 아이가 있었는데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다. 선혈과 불길을 배경으로, 도처에 있는 시체가 보였다.서현우의 몸에서 뿜어나오는 한기는 공기를 얼어붙게 했다. 그는 이미 오랫동안 이렇게 분노한 적이 없다.홍성이 습격당하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것이 살인하고 싶게 만들었다면 지금 이순간 그는 이 세상을 파괴하려는 충동이 들었다.죄악은 씻겨져야 한다.순경 측이든 남맹이든 홍성이 급히 구축한 정보망이든 진범을 찾아내기에는
전투기가 줄지어 지나갔고 손량은 혈혼군을 거느리고 서원으로 달려갔다.새벽 두 시. 량성 군산에 큰불이 하늘을 치솟았다. 수만 명의 소방대원은 유서를 쓰고 몸으로 화마와 싸우고 있었다.전투기가 착지하자 손량이 내렸다.산불이 활활 타오르는 가운데 주변 여러 마을도 맹렬한 불길에 무자비하게 타들어 갔다. 여기저기에 시체가 널려 있었고 피가 흥건했는데 살 길이 하나도 없었다!“젠장!”손량은 눈시울을 붉히며 미친 듯이 노려보았다.“장군님! 대군이 이미 량성을 포위하였습니다. 서원 국경은 모두 7개의 정예 특전병을 잠입시켰는데 현재 량횡산맥으로 도망치고 있습니다.”근위군 군후가 보고했다.“혈혼군!”손량의 눈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산불과 살을 에는 살의가 보였다.“네!”“나를 따라 복수하러 간다!”“숨 걸고 서원을 지키자!”하늘로 치솟는 산불을 배경으로 손량과 혈혼군은 마귀의 병사처럼 빠른 속도로 출동했다. ...결코 평온하지 못한 밤이었다.네온사인이 찬란한 번화함 아래에 무서운 살기가 숨어 있다.중연시 시교. 현, 만수시 도화촌.복숭아꽃 산기슭에 자리잡은 한 시골집에서 희미한 빛이 보였다. 오늘이 오기전 까지는 평범해 보이는 이 시골집이 사실상 거점이라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 지하를 파낸 공간에는 10여 명이 모여 정보를 통합하느라 분주했다. 수수한 옷차림의 중년 부인은 낮에는 미소가 가득한 시골집 마담이고 밤에는 냉혹하고 무자비한 지부의 두목이다.“위에서 이미 재촉하고 있어. 빨리 정보를 통합하고, 자금도 분명히 계산해야 해. 내일 아침 일찍 내가 현성에 가면 보고해야 하는데 만약 지체하고, 위에서 불만을 품게 한다면, 너희들 하나도 도망갈 수 없을 거야!”“알겠습니다...”위협을 받은 사람들은 더욱 부지런히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어둠 속에서 죽음이 조용히 다가오는 것을 알지 못했다.그때 갑자기 정전되었다.“무슨 일이야? 왜 정전이야?”“육자, 네가 나가서 선로가 탔는지 좀 봐봐. 이 낡은 집은 조만간 태워 버
9월 21일. 추석.용국의 일 년 중 분위기가 가장 짙은 성대한 명절 중 하나로서 외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돌아와 가족과 한자리에 모여 명절을 보냈다.하늘도 아름다워 구름 한 점 없는 날이었다.이른 아침, 진아람과 서현우는 차를 몰고 마트에 가서 많은 식자재를 사 왔다.오후까지 바쁘게 일하다가 직접 만든 송편이 마침내 찜통에 들어갔다.4시 30분에 서나영과 서태훈이 먼저 도착했다.“오빠, 뭘 만들어? 맛있는 냄새가 나.”서나영은 방에 들어서자마자 여기저기 냄새를 맡았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서현우는 눈을 흘겼다.“개띠야?”“맞아, 몰랐어?”서나영의 눈에는 위협이 드러났다. 서현우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었다.서나영은 정말 개띠였다.서태훈은 고급술 두 병을 가지고 왔다.“아빠.”서현우가 소리쳤다.“하하.”서태훈은 활짝 웃으며 술을 건네주었다.“오늘 밤 우리 둘이 술 한번 제대로 마시자.”서현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아니면...”서태훈은 갑자기 망설이다 말했다.“너희들 엄마 보러 갈까?”서현우와 서나영 얼굴에는 웃음이 점점 사라졌다.슬픔이 가슴에 차올랐다. 서나영은 눈시울이 붉어졌다.어머니는 너무 일찍 가셨다.서현우는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좀 이따가 가요.”그는 중연시로 돌아온 후부터 어머니의 묘비 앞에 가서 제사를 지낸 적이 없다.싫은 게 아니라 피하는 거였다.어머니의 묘비를 보지 않는다면 어머니는 살아 계실 것만 같았다. 어느 날 어머니가 자신의 앞에 나타나 부드럽게 불러줄 것 같았다.“현우야, 빨리 와서 밥 먹어.”이것은 서현우, 서나영 남매가 평생 겪을 고통이다. 지워지지도 않고 잊을 수 없다.서태훈의 눈에도 약간의 슬픔이 기어올랐다. 그는 재빨리 화제를 돌리려고 즐거운 일을 말했다.시간이 흘러 석양이 지자 진개해와 조순자가 왔다.“사돈, 안 사돈...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서태훈은 두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활짝 웃었는데 마치 예전에 아주 사이가 아주 좋았던 것 같았다.“사돈
군사와의 통화를 마치자 서현우의 손에 들린 담배는 이미 꽁초까지 탔다.재떨이에서 비벼끄고 난 서현우는 또 담배에 불을 붙였지만 한모금도 빨지 않고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도록 내버려 두었다.그는 눈살을 찌푸리고 머릿속에 번개가 번쩍이는 것처럼 너무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오히려 뒤죽박죽으로 느껴졌다.모든 것은 정상적으로 보였지만 정말 정상인 걸까? 태화와 진국 군신과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내더라도 기껏해야 군적에서 쫓겨날 뿐 그의 생명은 위협받지 않을 것이다.그럼 그는 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원 부관과 함께 죽으려 했을까? 원 부관의 죽음은 하나의 도화선이 되었다. 손량의 무단이탈, 금용 대소동, 서원 국경 침입, 산불, 마을 학살, 손량의 진압...이 모든 과정은 직접 손량을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다.그는 이 때문에 서원 총사령관을을 잃게 되었는데 그렇다면 이득자는 누구인가? 진국 군신인가?서현우는 눈살을 힘껏 찌푸렸다. 만약 진국 군신이라면 군사의 다음 행동은 진국 군신도 큰 골칫거리에 빠지게 할 것이다. 된다. 이것은 서현우가 바라는 것이기도 했다.그러나...결국 이득을 보는 자가 진국 군신이 아니라면...서현우는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그는 마치 끝없는 어둠 속에서 거대한 검은 손이 천천히 뻗어오는 것 같았다.“뒤에 있는 누군가와 관련이 있나? 진국 군신이 바로 그 검은 손이 아닐까?”창밖으로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면서 서현우는 이 모든 것이 어렴풋이 느껴졌다.똑똑똑...노크소리가 들려오자 서현우는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방문을 열었다.문밖에 진아람이 서 있는데, 그녀는 막 입을 열려고 하다가 갑자기 코를 막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방에 숨어서 담배를 피웠어?”서현우가 웃었다.“왜 시무룩해 보이지?”진아람이 또 물었다. 서현우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야.”“말하고 싶지 않으면 말고, 부모님이 다 오셨는데, 너 혼자 방에 숨어서 뭐 해? 내려와서 송편 먹어.”“좋아.”서현우는 웃으며 고개
“군신님, 이게 무슨 말씀인지...... .”진국 군신의 말에 안경을 쓴 유아한 남자는 한동안 멍해져 그 어떠한 반응도 할 수가 없었다.“내 말은 이렇게 큰 소동이 일어났는데 순량 그 멍청한 녀석이 더 이상 서원 총사령관을 맡을 수 없게 되지 않았느냐. 그래서 내가 서원에 가서 진두지휘하면 어떻겠는가 하는 말이다.”진국 군신이 물었다.그의 말에 유아한 남자 순간 멈칫거리더니 입을 열었다.“허나 군왕님은 이미 백만 진국군을 통수하고 계시는데 아마...... .”진국 군신은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나도 알고 있단다. 하여 지금 진국군 총사령관 자리에서 물러날까 생각하는 중이다. 금용은 안정하고 내가 없더라도 천용 군신이 계시니 문제가 없을 것이야. 허나 서원은 그 멍청한 녀석 손량이 없으면 누군가가 나서서 국문을 지켜해야 할것 아니냐.”“그...... .”유아한 남자는 잠시 사색에 잠기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이 천하를 소중히 여기시는 군왕님을 둔 건 용국의 복이자 이 나라 백성들의 복입니다. 허나 송구하온데 금용의 총사령관으로 전왕님을 보낸 국주님의 뜻은 단지 이곳을 다스리는 데만 그치지 않았을것 입니다. 더우기는 천용 군신과 서로 제어하며 균형을 지키는데 있는 것이라도 생각됩니다. 만약 이대로 가시면 균형은 깨질 것이고 금용에도 피바람이 불어 올 수 있을 것입이다.”그의 말에 진국 군신은 침묵에 빠졌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콧방귀를 뀌며 분노로 가득찬 눈빛에 삼엄한 소리로 말했다.“이게 다 그 멍청한 녀석 손량때문이다. 애초에 내가 말했듯이 이자는 실속이 없고 수렴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머리가 텅 비어있는 녀석이니 총사령관으로 자리를 잡기엔 너무 애송이었어!”말하면서 그는 또 한숨을 내쉬었다.“손량에 비하면 서현우야말로 젊은 세대의 진정한 대표인물이라고 할 수 있지. 그 자는 문무에 능하고 계략을 세우는 능력 또한 놀라운 인재야. 그뿐 이겠어. 진퇴를 알고 득실을 밝히며 심성이 침착하고 노련하니 그야말로 최저의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
“하하, 사돈, 주지현 그 천한 놈한테 속은 거예요. 제가 요 몇 년 동안 황당한 일 적게 겪었어요? 가족까지 내손으로 망칠 뻔했는데...... .”“아무리 황당하고 비참해도 저보다 더 할까요? 제 아들은 하마트면 밖에서 죽을 뻔했어요...... 그리고 살아돌아 와도 날 거들떠도 보지 않았죠...... .”“사돈, 모든게 다 자업자득이죠. 우리가 우릴 무덤 판거죠!”“맞아요. 몇십년을 살면서 제대로 한게 하나도 없죠...... .”“그만 말하고 술이나 실컷 마시죠!”“건배!”방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진개해와 서태훈이 술주정을 부리는 것을 절로 고개를 저었다.“아빠, 그만 마셔요! 너무 많이 마셨어요...... .”서나영과 이야기를 나누던 진아람은 그들의 행위에 불만스러웠다.조순자는 해롱해롱 거리며 말했다.“마시게 놔둬! 원없이 마시게 가만히 둬!”테이블은 엉망진창이었고 방안의 공기에는 알콜이 스며져있는 듯했다.진개해와 서태훈 뿐만아니라 조순자도 많이 마셨다. 술에 취했는지 울다가 웃다가 가관이 아니었다.그리고 윤 아주머니는 배불리 먹은 솔이를 데리고 방으로 돌아갔다.서현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옆에서 술잔만 들이키고 있었다.몸은 이곳에 있는데 마음은 다른 곳에 있으니 말이다.그는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누군가로부터 전화가 올 수 있으니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따르릉-”그때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서현우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폰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저었다.이밤 그의 폰은 쉼없이 울렸었다.최윤정, 뇌창, 임진, 천우성, 임원희, 안정산, 강한송, 구양...... .무릇 그와 관계가 좀 가깝거나 서현우로부터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거의 전화가 왔었고 남강쪽에서도 안부전화가 걸려왔었다.그러나 서현우가 그리던 그 이름은 지금까지 뜨지 않았다.술을 가득 따르고 서현우는 단숨에 마셔버리고 혼잣말 했다.“서원 총사령관도 똑같이 멍청한 거 아니야?”“따르릉-”말이 끝나기 무섭게 핸드폰 벨소리가 또 울렸다.서현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