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용 진국 저택. 진국 군신은 아침 해를 맞으며 낡은 전갑을 걸치고 손에 경천총을 들고 있다.그는 천천히 손을 들어 한 방에 찔렀는데, 마치 노인이 검을 연습하고 있는 것처럼 느렸고 약간 떨리기까지 해 경천총을 잡지 못하는 것 같았다.그러나 약간의 실력이 있는 사람들은 총 끝 앞에서 공기가 비틀어져 마치 뜨거운 불에 타는 것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옆에 있던 경호원의 눈에는 존경의 빛이 가득했다.그러나 진국 군신은 총을 받은 뒤 마음에 들지 않은 듯 눈살을 찌푸렸다. 눈앞에는 그날 밤, 서현우와의 교전이 끊임없이 떠올랐다.그 전투에서 그는 완패했고, 이 백전백승의 인생 중 유일한 오점으로 남았다. 지금까지도 서현우가 그의 저격술을 어떻게 풀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서현우를 이기려면 가문에서 내려오는 총술의 마지막 3식인 리치 피크 경지에 도달해야 해. 하지만...”진국 군신은 주먹을 꽉 쥐고 무기력감을 느꼈다. 4살 때부터 총을 잡고 밤낮으로 멈추지 않고 오늘까지 연습했는데 마지막 3식은 이미 장악하였지만 시종 핵심을 잡지 못하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몰랐다. 아무리 노력해도 투명한 막에 가로막혀 돌파할 수 없는 것 같았다.“천랑은 나보다 더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 이 마지막 3식은 아마 그를 더욱 빛낼 수 있었을 텐데 아쉽게도...”아들이 분명 무예를 익히는 천부적인 재능이 탁월한데도 여자를 꼬시는 일에 정력을 쏟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는 안타까움에 분노를 느낀다.“더 이상 그를 이렇게 방탕하게 살도록 손 놓고 있으면 안 된다. 서현우가 국혼한 후에 그를 잡아 와서 총을 연습하도록 해. 마지막 3식을 배우지 못하면 절대 집을 한 발짝도 떠나지 못하게 해야 한다!”“장군님!”진국 군신이 생각에 잠겼을 때 안경을 쓴, 우아한 기운을 띤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면서 공손하게 말했다.“장군님, 국주께서 황성으로 들라 하십니다.”“국주께서 무슨 일인지 말씀하셨습니까?”진국 군신은 눈살을 찌푸렸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그는 황성
황성.“국주님께 아뢰옵니다!”김용위는 급히 와서 보고했다.“서량 군신이 이미 진국부에 도착했습니다!”“뭐야?”국주와 내각의 장로들은 놀라 안색이 변했다.“큰일이네, 손량의 분노를 과소평가했어, 빨리! 차를 준비해!”“급령을 전해라! 진국 군신 상경,서량 군신 손량은 교전할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국법으로 다스릴 것이며 엄벌에 처할 것이다!”“알겠습니다!”...진국부.진국 군신의 날카로운 살의에 손량은 사납게 웃기 시작했다.“본 장군은 너와 죽을 때까지 싸울 예정이다. 혈혼군!”“네!”혈혼군 수백 장병, 일제히 응답했다. 군혼이 쟁쟁하여 천지를 놀라게 할 정도였다!그때 손량이 손을 들었다.“전왕! 우리 서원 전투 구역은 변방을 고수하고 휘하의 장병들은 종래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무리 너라지만 모욕해서는 안 된다!”바로 이때, 설민기가 황급히 달려와 분노한 모습으로 소리쳤다.“서원 부관인 원유성을 죽였으니 이건 설령 국주 앞에 고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네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그 말을 들은 진국 군신의 눈에서 뿜어나오던 살의가 자기도 모르게 흐려졌다.“무슨 말이냐? 본왕이 언제 서원 부관 원유성을 죽였다는 거냐?”설민기가 정색해서 말했다.“오늘 새벽 5시, 우리 서원 부관 원유성은 명령을 받고 태화를 잡으려다가 태화가 던진 독에 태화와 함께 죽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태화는 너의 진국 전신이 우리 서원에 심은 암자인데, 네가 대가를 치르지 않을 수 있겠느냐?”손량은 노발대발하며 말했다.“무슨 쓸데없는 말이 그렇게 많으냐? 혈혼군은 명령을 들어라!”“장군님!”설민기가 소리쳤다.“우리는 죄를 묻기 위해 왔습니다. 이치에 맞고 근거가 있으니 국주께서도 진국 군신을 두둔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지금 진국 군신과 사사로이 싸운다면 우리의 잘못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틀림없이 진국 군신의 음모일 것이고 우리는 절대 속아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서원 백만 장병의 복수를 어떻게 할
중연시.뙤약볕이 따갑게 내리쬐었지만 임진은 옆에 있던 서현우가 뿜어내는 살의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추운 겨울 눈 속에 있는 것 같았다.두 사람 앞에는 폐기된 공장이 있었는데 벽면이 짙은 연기에 그을려 칠흑같이 어둡다. 짙은 연기가 끊임없이 피어올라 타는 냄새에 구토할 것 같았다.많은 순경은 위액이 쏟아져 나올 듯 얼굴이 파랗게 질릴 정도로 토했다. 경계선 안에는 뜨거운 불에 탄 폐허 속에, 뜨거운 불에 탄 시체의 잔해가 산처럼 쌓여 있다.DNA 대조를 통해 이 시체의 주인들은 모두 최근 몇 년 동안의 실종자들이었다. 그들은 불치병에 걸렸고, 어떤 사람은 아직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떤 사람은 이미 골병이 들어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그러나 이것은 그들이 이렇게 처참한 말로를 당한 원인이 아니다! 정신 나간 망나니가 도대체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밖에서는, 울음소리가 하늘을 뒤흔들었는데 모두 이 실종자들의 가족이다. 그들은 아들이고 딸이고 남편과 아내이며 아버지와 어머니였다. 어떤 사람은 목숨을 걸고 돈을 모아서 중병에 걸린 가족을 치료하려고 했다. 그러나 유일한 희망도 이 큰불에 타서 재가 되었다.서현우의 귓가에는 울음소리와 처량하고 슬프게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이 실종된 사람들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 상상할 수 없었다. 눈앞이 흐려졌다.서현우는 마치 수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적국에 돌아와 몰래 남강에 잠입한 후 몇 개의 마을을 도륙했다. 위로는 곧 죽을 노인이 있었고 아래로는 포대기에 싸인 아이가 있었는데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다. 선혈과 불길을 배경으로, 도처에 있는 시체가 보였다.서현우의 몸에서 뿜어나오는 한기는 공기를 얼어붙게 했다. 그는 이미 오랫동안 이렇게 분노한 적이 없다.홍성이 습격당하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것이 살인하고 싶게 만들었다면 지금 이순간 그는 이 세상을 파괴하려는 충동이 들었다.죄악은 씻겨져야 한다.순경 측이든 남맹이든 홍성이 급히 구축한 정보망이든 진범을 찾아내기에는
전투기가 줄지어 지나갔고 손량은 혈혼군을 거느리고 서원으로 달려갔다.새벽 두 시. 량성 군산에 큰불이 하늘을 치솟았다. 수만 명의 소방대원은 유서를 쓰고 몸으로 화마와 싸우고 있었다.전투기가 착지하자 손량이 내렸다.산불이 활활 타오르는 가운데 주변 여러 마을도 맹렬한 불길에 무자비하게 타들어 갔다. 여기저기에 시체가 널려 있었고 피가 흥건했는데 살 길이 하나도 없었다!“젠장!”손량은 눈시울을 붉히며 미친 듯이 노려보았다.“장군님! 대군이 이미 량성을 포위하였습니다. 서원 국경은 모두 7개의 정예 특전병을 잠입시켰는데 현재 량횡산맥으로 도망치고 있습니다.”근위군 군후가 보고했다.“혈혼군!”손량의 눈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산불과 살을 에는 살의가 보였다.“네!”“나를 따라 복수하러 간다!”“숨 걸고 서원을 지키자!”하늘로 치솟는 산불을 배경으로 손량과 혈혼군은 마귀의 병사처럼 빠른 속도로 출동했다. ...결코 평온하지 못한 밤이었다.네온사인이 찬란한 번화함 아래에 무서운 살기가 숨어 있다.중연시 시교. 현, 만수시 도화촌.복숭아꽃 산기슭에 자리잡은 한 시골집에서 희미한 빛이 보였다. 오늘이 오기전 까지는 평범해 보이는 이 시골집이 사실상 거점이라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 지하를 파낸 공간에는 10여 명이 모여 정보를 통합하느라 분주했다. 수수한 옷차림의 중년 부인은 낮에는 미소가 가득한 시골집 마담이고 밤에는 냉혹하고 무자비한 지부의 두목이다.“위에서 이미 재촉하고 있어. 빨리 정보를 통합하고, 자금도 분명히 계산해야 해. 내일 아침 일찍 내가 현성에 가면 보고해야 하는데 만약 지체하고, 위에서 불만을 품게 한다면, 너희들 하나도 도망갈 수 없을 거야!”“알겠습니다...”위협을 받은 사람들은 더욱 부지런히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어둠 속에서 죽음이 조용히 다가오는 것을 알지 못했다.그때 갑자기 정전되었다.“무슨 일이야? 왜 정전이야?”“육자, 네가 나가서 선로가 탔는지 좀 봐봐. 이 낡은 집은 조만간 태워 버
9월 21일. 추석.용국의 일 년 중 분위기가 가장 짙은 성대한 명절 중 하나로서 외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돌아와 가족과 한자리에 모여 명절을 보냈다.하늘도 아름다워 구름 한 점 없는 날이었다.이른 아침, 진아람과 서현우는 차를 몰고 마트에 가서 많은 식자재를 사 왔다.오후까지 바쁘게 일하다가 직접 만든 송편이 마침내 찜통에 들어갔다.4시 30분에 서나영과 서태훈이 먼저 도착했다.“오빠, 뭘 만들어? 맛있는 냄새가 나.”서나영은 방에 들어서자마자 여기저기 냄새를 맡았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서현우는 눈을 흘겼다.“개띠야?”“맞아, 몰랐어?”서나영의 눈에는 위협이 드러났다. 서현우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었다.서나영은 정말 개띠였다.서태훈은 고급술 두 병을 가지고 왔다.“아빠.”서현우가 소리쳤다.“하하.”서태훈은 활짝 웃으며 술을 건네주었다.“오늘 밤 우리 둘이 술 한번 제대로 마시자.”서현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아니면...”서태훈은 갑자기 망설이다 말했다.“너희들 엄마 보러 갈까?”서현우와 서나영 얼굴에는 웃음이 점점 사라졌다.슬픔이 가슴에 차올랐다. 서나영은 눈시울이 붉어졌다.어머니는 너무 일찍 가셨다.서현우는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좀 이따가 가요.”그는 중연시로 돌아온 후부터 어머니의 묘비 앞에 가서 제사를 지낸 적이 없다.싫은 게 아니라 피하는 거였다.어머니의 묘비를 보지 않는다면 어머니는 살아 계실 것만 같았다. 어느 날 어머니가 자신의 앞에 나타나 부드럽게 불러줄 것 같았다.“현우야, 빨리 와서 밥 먹어.”이것은 서현우, 서나영 남매가 평생 겪을 고통이다. 지워지지도 않고 잊을 수 없다.서태훈의 눈에도 약간의 슬픔이 기어올랐다. 그는 재빨리 화제를 돌리려고 즐거운 일을 말했다.시간이 흘러 석양이 지자 진개해와 조순자가 왔다.“사돈, 안 사돈...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서태훈은 두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활짝 웃었는데 마치 예전에 아주 사이가 아주 좋았던 것 같았다.“사돈
군사와의 통화를 마치자 서현우의 손에 들린 담배는 이미 꽁초까지 탔다.재떨이에서 비벼끄고 난 서현우는 또 담배에 불을 붙였지만 한모금도 빨지 않고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도록 내버려 두었다.그는 눈살을 찌푸리고 머릿속에 번개가 번쩍이는 것처럼 너무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오히려 뒤죽박죽으로 느껴졌다.모든 것은 정상적으로 보였지만 정말 정상인 걸까? 태화와 진국 군신과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내더라도 기껏해야 군적에서 쫓겨날 뿐 그의 생명은 위협받지 않을 것이다.그럼 그는 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원 부관과 함께 죽으려 했을까? 원 부관의 죽음은 하나의 도화선이 되었다. 손량의 무단이탈, 금용 대소동, 서원 국경 침입, 산불, 마을 학살, 손량의 진압...이 모든 과정은 직접 손량을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다.그는 이 때문에 서원 총사령관을을 잃게 되었는데 그렇다면 이득자는 누구인가? 진국 군신인가?서현우는 눈살을 힘껏 찌푸렸다. 만약 진국 군신이라면 군사의 다음 행동은 진국 군신도 큰 골칫거리에 빠지게 할 것이다. 된다. 이것은 서현우가 바라는 것이기도 했다.그러나...결국 이득을 보는 자가 진국 군신이 아니라면...서현우는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그는 마치 끝없는 어둠 속에서 거대한 검은 손이 천천히 뻗어오는 것 같았다.“뒤에 있는 누군가와 관련이 있나? 진국 군신이 바로 그 검은 손이 아닐까?”창밖으로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면서 서현우는 이 모든 것이 어렴풋이 느껴졌다.똑똑똑...노크소리가 들려오자 서현우는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방문을 열었다.문밖에 진아람이 서 있는데, 그녀는 막 입을 열려고 하다가 갑자기 코를 막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방에 숨어서 담배를 피웠어?”서현우가 웃었다.“왜 시무룩해 보이지?”진아람이 또 물었다. 서현우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야.”“말하고 싶지 않으면 말고, 부모님이 다 오셨는데, 너 혼자 방에 숨어서 뭐 해? 내려와서 송편 먹어.”“좋아.”서현우는 웃으며 고개
“군신님, 이게 무슨 말씀인지...... .”진국 군신의 말에 안경을 쓴 유아한 남자는 한동안 멍해져 그 어떠한 반응도 할 수가 없었다.“내 말은 이렇게 큰 소동이 일어났는데 순량 그 멍청한 녀석이 더 이상 서원 총사령관을 맡을 수 없게 되지 않았느냐. 그래서 내가 서원에 가서 진두지휘하면 어떻겠는가 하는 말이다.”진국 군신이 물었다.그의 말에 유아한 남자 순간 멈칫거리더니 입을 열었다.“허나 군왕님은 이미 백만 진국군을 통수하고 계시는데 아마...... .”진국 군신은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나도 알고 있단다. 하여 지금 진국군 총사령관 자리에서 물러날까 생각하는 중이다. 금용은 안정하고 내가 없더라도 천용 군신이 계시니 문제가 없을 것이야. 허나 서원은 그 멍청한 녀석 손량이 없으면 누군가가 나서서 국문을 지켜해야 할것 아니냐.”“그...... .”유아한 남자는 잠시 사색에 잠기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이 천하를 소중히 여기시는 군왕님을 둔 건 용국의 복이자 이 나라 백성들의 복입니다. 허나 송구하온데 금용의 총사령관으로 전왕님을 보낸 국주님의 뜻은 단지 이곳을 다스리는 데만 그치지 않았을것 입니다. 더우기는 천용 군신과 서로 제어하며 균형을 지키는데 있는 것이라도 생각됩니다. 만약 이대로 가시면 균형은 깨질 것이고 금용에도 피바람이 불어 올 수 있을 것입이다.”그의 말에 진국 군신은 침묵에 빠졌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콧방귀를 뀌며 분노로 가득찬 눈빛에 삼엄한 소리로 말했다.“이게 다 그 멍청한 녀석 손량때문이다. 애초에 내가 말했듯이 이자는 실속이 없고 수렴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머리가 텅 비어있는 녀석이니 총사령관으로 자리를 잡기엔 너무 애송이었어!”말하면서 그는 또 한숨을 내쉬었다.“손량에 비하면 서현우야말로 젊은 세대의 진정한 대표인물이라고 할 수 있지. 그 자는 문무에 능하고 계략을 세우는 능력 또한 놀라운 인재야. 그뿐 이겠어. 진퇴를 알고 득실을 밝히며 심성이 침착하고 노련하니 그야말로 최저의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
“하하, 사돈, 주지현 그 천한 놈한테 속은 거예요. 제가 요 몇 년 동안 황당한 일 적게 겪었어요? 가족까지 내손으로 망칠 뻔했는데...... .”“아무리 황당하고 비참해도 저보다 더 할까요? 제 아들은 하마트면 밖에서 죽을 뻔했어요...... 그리고 살아돌아 와도 날 거들떠도 보지 않았죠...... .”“사돈, 모든게 다 자업자득이죠. 우리가 우릴 무덤 판거죠!”“맞아요. 몇십년을 살면서 제대로 한게 하나도 없죠...... .”“그만 말하고 술이나 실컷 마시죠!”“건배!”방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진개해와 서태훈이 술주정을 부리는 것을 절로 고개를 저었다.“아빠, 그만 마셔요! 너무 많이 마셨어요...... .”서나영과 이야기를 나누던 진아람은 그들의 행위에 불만스러웠다.조순자는 해롱해롱 거리며 말했다.“마시게 놔둬! 원없이 마시게 가만히 둬!”테이블은 엉망진창이었고 방안의 공기에는 알콜이 스며져있는 듯했다.진개해와 서태훈 뿐만아니라 조순자도 많이 마셨다. 술에 취했는지 울다가 웃다가 가관이 아니었다.그리고 윤 아주머니는 배불리 먹은 솔이를 데리고 방으로 돌아갔다.서현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옆에서 술잔만 들이키고 있었다.몸은 이곳에 있는데 마음은 다른 곳에 있으니 말이다.그는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누군가로부터 전화가 올 수 있으니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따르릉-”그때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서현우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폰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저었다.이밤 그의 폰은 쉼없이 울렸었다.최윤정, 뇌창, 임진, 천우성, 임원희, 안정산, 강한송, 구양...... .무릇 그와 관계가 좀 가깝거나 서현우로부터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거의 전화가 왔었고 남강쪽에서도 안부전화가 걸려왔었다.그러나 서현우가 그리던 그 이름은 지금까지 뜨지 않았다.술을 가득 따르고 서현우는 단숨에 마셔버리고 혼잣말 했다.“서원 총사령관도 똑같이 멍청한 거 아니야?”“따르릉-”말이 끝나기 무섭게 핸드폰 벨소리가 또 울렸다.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