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아직 끊지 마. 우리 둘 저녁 같이 먹은 지 오래됐잖아. 그래서 말인데 오늘 밤 시간 돼? 내가 저녁 살게." 신아름은 신수아가 전화를 끊으려 하자 서둘러 요점을 말했다.저녁을 산다고?신아름의 말을 들은 신수아는 더욱 어안이 벙벙했다. 왜 갑자기 밥을 사준다는 거지?"오늘 밤은 할 일이 있으니까 너 혼자 먹어." 뭔가 수상하다고 여긴 신수아는 냉랭하게 말했다."언니, 전에는 내가 너무했어, 철도 없었고... 결혼까지 하고 나서 전에 내가 했던 일들을 돌이켜 보니까 예전의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깨달았어,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사이가 제일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 신아름은 일부러 이렇게 말했다."정말 그렇게 생각해?" 신수아는 신아름의 말에 조금은 동요했고 다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물론이지, 그런데 혼자 올 수 있어? 서우 씨는 데려오지 말고, 우리 사이가 좋지는 않잖아. 그리고 오늘은 우리 두 자매만의 식사 자리를 갖고 싶어.""알겠어, 나중에 주소 찍어 보내. 하던 일만 마무리하고 되도록 빨리 갈게." 신수아는 말을 마친 후 신아름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전화를 끊었다.비록 전에는 항상 비꼬고 적대시했지만 결국은 모두 다 한 가족이고, 신아름이 먼저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으니 신수아는 응당 그녀에게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언제까지 원수로 지낼 수는 없는 거니까.잠시 후 신수아는 메시지를 받았다.주소를 보니 유로파크 호텔이었다.신수아는 임서우한테 전화를 걸어 밖에서 저녁을 먹고 들어갈 거라고 했다.임서우는 아직 서울병원에 있었고 나지훈이 치료하는 걸 지켜보느라 바빠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그 후 신수아는 회사를 나와 호텔로 향했다.호텔에서 뭐가 기다리고 있는지는 꿈에도 모른 채.신수아는 차를 호텔 주차장에 댄 후 곧장 신아름이 예약한 3층의 방으로 향했다.이때의 신아름과 허진호, 송민호는 이미 오랫동안 신수아를 기다리고 있었다.신수아가 방에 들어서는 순간 그녀는 그 자리에서
곧이어 웨이터는 미리 준비해 둔 음식을 테이블에 가지런히 올려놓기 시작했다.송민호, 신아름 그리고 허준호는 미리 호텔에 와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수아 씨, 제가 알아서 주문하긴 했는데, 따로 드시고 싶은 게 있으면 얼마든지 더 시키세요.”송민호는 다정다감한 모습으로 배려심을 선보였다.“아니요, 전 괜찮습니다.”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비위가 상하는데, 음식까지 먹게 되면 당장에서 토해낼지도 모른다.“수아 씨, 호텔에 오래 된 유명한 술도 많은데, 마음대로 시켜보세요. 수아 씨에게는 무료로 다 드릴 수 있어요.”송민호는 계획을 이어 나가려고 일부러 이렇게 말한 것이다.“안 돼요. 우리 언니 차 몰고 왔을 텐데, 술 마시면 안 돼요. 그냥 음료수로 대신하게 해요.”신아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신수아를 위하는 척하며 그와 완벽하게 호흡을 맞춰 나갔다.그녀의 한마디에 신수아는 모든 고려를 던져버리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음료수 한 잔만 주세요.”오늘 이 자리에서 술을 마실 수 없는 건 사실이지만, 마실 수 있다고 해도 절대 술잔을 입에 대지도 않을 것이다.임서우와 함께 한 자리가 아니라면 그녀는 마음 놓고 술을 마실 수 없기 때문이다.다만 송민호가 이미 음료수에 손을 썼다는 것을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신수아를 제외한 나머지 이들은 술잔에 와인을 따르며 같은 맘을 품고 있다.“지나간 일에 얽매이지 말고 우리 다 같이 건배해요.”신아름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그들을 향해 술잔을 높이 들자, 신수아도 예의를 갖추며 세 사람과 일일이 잔을 기울였다.그러고 나서 보여주기식으로 한 모금만 작게 들이켰다.이를 지켜보고 있던 신아름과 허준호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사인을 보냈다.모든 것이 그들의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고 마침내 성공에 이르렀다.신수아는 독 안에 든 쥐와 다름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자, 이것도 좀 드셔보세요.”송민호의 얼굴에는 웃음이 흘러넘치면서 좀만 기다리면 그녀를 덮칠 수 있다는 생각에 절로 흥분하기 시작했다.
“참, 늑대파 배후는 알아냈어요?”“네, 늑대파한테서 직접 들었는데, 그들의 배후는 임경훈이라고 합니다.”윤설은 임서우의 말에 즉시 대답했다.임경훈일 것이라고 어느 정도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는 한 번 더 제대로 확인하고 싶었다.“앞으로 어떻게 하실 겁니까? 제가 나서서 없애 드릴까요?”“나중에 다시 얘기해요.”윤설의 진지한 물음에 그는 덤덤하게 대답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김서윤은 로제 호텔이라는 호텔 밖에 주차했고 일행은 차에서 내려 곧장 로제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그들은 3층에 있는 귀빈실로 걸음을 옮겼다.“윤설 씨, 드시고 싶은 거 맘껏 시켜 드세요. 아주 배가 터질 정도로 드셨으면 좋겠네요.”임서우는 일부러 자극적으로 말했다.하지만 절대 깍쟁이는 아니고 윤설도 당연히 그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았다.그녀는 보란 듯이 상다리가 부러지게 가득 주문했다....유로파크.신수아는 집히는 대로 음식을 먹었더니 갑자기 어지럽고 온몸이 불타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음료수를 마셨을 뿐인데, 취기보다 더욱 심각한 느낌이 들어 어리둥절했다.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그녀의 모습을 보고 송민호, 신아름 그리고 허준호는 분말이 효과를 일으키고 있음을 알아차렸다.홍조를 띤 신수아의 아리따운 얼굴을 바라보면서 송민호는 마음이 점점 조급해졌다.머릿속에는 이미 그녀를 침대에 눕혀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저 살짝 어지러워서 그러는데, 먼저 일어날게요. 천천히 드세요.”신수아는 손으로 이마를 짚어보더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지금 그녀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점점 정신을 잃어가고 있다.자리에서 서서히 일어서려고 했으나, 일어나자마자 다리가 나른 해져서 테이블이며 의자를 다급히 잡았다.“언니, 혼자서 괜찮겠어? 아니면, 내가 방 하나 잡아 줄게. 하룻밤만 쉬고 일어나면 괜찮을 거야.”신아름은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더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그래요. 어차피 제 호텔이니 마음 편히 쉬고 가셔도 좋아요.”피가 끓어
머리가 어지러운 건 사실이지만, 신수아는 아직 의식을 잃지 않았다.신아름의 도움을 받으며 두 사람은 그렇게 엘리베이터에 올랐다.곧 그녀는 10층 버튼을 누르는 신아름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 살짝 걱정했다.그러고 나서 어지러운 머리를 손으로 짚으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아름아, 집에 간다면서 왜 10층으로 가는 거야?”“지금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 그냥 오늘 밤은 나랑 여기서 자.”갑작스러운 물음에 신아름은 당황해하더니 곧 정신을 차리고 둘러댔다.이미 의식을 잃은 줄 알았는데, 뜻밖에 정신이 멀쩡해 보이는 언니의 모습에 멈칫거렸다.“안 돼. 난 꼭 집으로 갈 거야.”신수아는 단호하게 거절했고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나서 경계심을 품기 시작했다.바로 이때, 허준호와 송민호도 뒤따라 들어왔다.“여자 둘이 늦은 시간에 택시 타면 위험해요. 그냥 오늘만 우리 호텔에서 쉬고 가세요.”송민호는 즉시 맞장구를 치며 손안에 든 신수아를 이대로 놓칠 수 없었다.“그럼, 혼자 갈래!”신아름의 손을 뿌리치며 어떻게든 집으로 돌아가려는 생각뿐이었다.절대 더 이상 이곳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무섭게 밀려오고 있었다.그러나 이때 송민호는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손목까지 꽉 쥐면서 꼼짝도 못 하게 했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 당장 놓으세요!”신수아는 단번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게 아니라 수아 씨를 위해서 그러는 거예요. 늦은 시간에 혼자서 거리를 누비면 위험할 게 뻔하잖아요.”송민호는 감언이설로 신수아를 꼬셨다.“싫다고요! 당장 놓으세요! 저 좀 살려주세요. 제발 나가게 해주세요.”흑심을 품고 있는 듯한 그의 얼굴을 보면서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아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근처에서 밥을 먹고 있던 장서윤은 신수아와 같은 목소리를 듣게 되자, 바삐 자리에서 일어나 엘리베이터 쪽으로 달려왔다.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장서윤은 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놀라워 마지 못했다.“당신들 뭐야! 당장 수아
그러나 약발이 일어난 이유로 신수아는 도망갈 힘이 없었다.송민호는 지금 갑자기 나타나 자기 계획을 망치고 있을뿐더러 얼굴에 상처까지 남긴 장서윤으로 인해 화가 잔뜩 치밀어 올랐다.훈훈한 얼굴로 여자에게 작업을 걸려고 했는데, 흉터가 남게 생겼으니 생각할수록 짜증이 났다.“민호 도련님, 이게 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경호원 팀장은 피가 낭자한 그의 얼굴을 보고 놀라워하며 물었다.“당장 저 두 여자 잡아!”송민호는 신수아와 장서윤을 가리키며 히스테리를 부렸다.그러자 경호원들은 순식간에 두 사람을 포위해 버렸다.앞길이 가로막힌 두 사람은 두려움에 온몸을 벌벌 떨었고 도망가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엄습했다.“민호 도련님, 이제 뭘 해드리면 될까요?”경호원 팀장이 그에게 물었다.“오늘 내가 쏠 테니 3층에 있는 모든 고객들한테서 돈 받지 말고 다 쫓아내. 그리고 룸에 있는 고객들은 살고 싶으면 나오지 말라고 그래.”화가 극에 달한 송민호는 소리를 질렀다.그는 신수아와 장서윤에게 본때를 보여주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호원은 두 사람을 잡아 미리 준비 해둔 10층에 있는 룸으로 데리고 가라고 했다.일거양득인 셈이라 이참에 욕망을 제대로 풀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네.”경호원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히 그의 뜻을 거역할 수 없었다.경호원은 즉시 3층에 있는 모든 고객을 내보내고 룸에서 구경하고 있던 고객들도 눈치껏 문을 닫아버렸다.그들 또한 자기에게 불똥이 튈까 봐 두려웠다.신수아와 장서윤은 이러한 광경에 아연실색해졌고 장서윤은 틈을 타서 자기 휴대 전화로 임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 이 상황에서 오직 그만이 두 사람을 구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한편, 로제 호텔.“서우 씨, 남강에서 서우 씨에 관한 소문을 들은 적이 있는데, 다들 아내 무서워하는 X질이라고 하던데요. 그게 사실이에요?”술 몇 잔이 들어가더니 윤설은 막말을 퍼붓기 시작했다.“그쪽이 상관할 바는 아니라고 봅니다.”
신수아는 그제야 사촌 동생인 신아름의 목적을 알게 되었다.갑자기 식사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던 그녀는 사실 송민호의 편에 서서 자기를 함정으로 빠뜨리려는 것이었다.“송민호! 이 미친X아! 어떻게 그런 짓을 꾸밀 수 있어!”그의 진정한 속셈을 알게 된 장서윤은 참을 수 없이 화가 치밀어 올랐다.“마음껏 소리 질러. 수아 씨를 가질 수만 있다면 그게 어떤 짓이든 난 해낼 수 있어.”자기를 욕하고 있는 장서윤에게 화를 내지도 않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수아 손끝 하나 건드리기만 해봐,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당장 저 여자 잡아. 내가 오늘 아주 본때를 보여주고 말겠어.”소리를 지르고 있는 장서윤과 더 이상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장서윤 때문에 얼굴이 망가질 뻔했기에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하고 싶었다.그리하여 그의 말에 경호원 두 명은 앞으로 다가가 장서윤을 땅에 눌렀다.두 장정과 맞서기에는 너무 여린 장서윤이다.“하지 마세요! 그러지 마세요!”이 광경을 목격한 신수아는 다급해하며 소리를 쳤고 도와주려고 앞으로 나서려고 했으나, 온몸이 나른해진 바람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팍팍팍!”송민호는 손을 들어 장서윤의 뺨을 향해 가차 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제발 때리지 마세요!”맞고 있는 장서윤을 바라보며 신수아는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진 채로 소리쳤다.하지만 송민호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때리는 동작을 멈추지 않았다.…한편, 로제 호텔.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소리를 들은 임서우는 신수아가 많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고 속에서 열불이 나기 시작했다.윤설과 김서윤도 대충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다.“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천천히 드세요.”말하면서 임서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자기 아내에게 집적거리고 있는 송민호를 절대 가만히 둘 수 없다는 마음이 앞섰다.“서윤 씨, 계산 부탁드려요. 저는 서우 씨 밀착 보호하러 가야겠어요.”윤설도 뒤따라 일어서서 김서윤에게 부탁했다.이번에
“가서 칼 가져와.”송민호는 경호원 팀장에게 끔찍한 말을 했다.칼을 가져오라는 그의 소리에 장서윤은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얼굴을 할퀴여 상처 냈다고 해서 칼로 자기를 상대하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간담이 서늘해졌다.장서윤은 자기 얼굴에 애착이 이만저만이 아니라 이대로 얼굴이 망가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상대가 누군지 잘 보고 대들어! 함부로 대든 결과가 뭔지 내가 제대로 알려줄게!”송민호는 장서윤의 얼굴을 망가뜨리는 마음을 품고 독이 서린 말을 했다.“싫어! 안 돼! 차라리 죽여!”장서윤은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얼굴이 망가지는 것이 죽기보다 못한 그녀이다.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송민호는 점점 의기양양해졌다.“송민호! 내 남편이 절대 널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신수아는 분노가 터져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임서우의 능력과 패기에 대해서 똑똑히 알고 있기에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전에 몇천 명이나 되는 청용파를 대면했을 때도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그런 그에게 겁없이 덤빈다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일이다.“그래요? 그럼, 차라리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근데, 시간이 꽤 흐른 것 같은데, 혹시 겁나서 오지 못하는 거 아니에요?”송민호는 대수롭지 않아 하며 말했다.신수아는 거들먹거리는 그의 모습에 울분이 터질 것만 같았다.하지만 임서우가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알 길이 없었다.“신아름! 당장 휴대폰 줘!”신수아는 옆에 있는 신아름에게 말했다.“언니는 정신도 온전치 않으면서 폰은 왜 찾아? 잃어버릴 수도 있으니 내가 대신 챙기고 있을게.”“닥쳐! 나보고 언니라고 부르지 마! 오늘부터 우린 남이야! 서우에게 전화하게 당장 폰 내놔!”신수아는 장서윤이 맞는 걸 보고 간담이 서늘해져 정신을 차리게 되면서 소리를 질렀다.비록 온몸에 힘이 쭉 빠진 상태이지만, 이성의 끈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다.그리고 제 버릇 개 못 주는 신아름의 참모습을 알게 되었다.처음부터 화해
“송민호, 이 미친X아! 손 대기만 해 봐, 지옥 끝까지 쫓아갈 거야!”장서윤은 그가 이 정도로 잔인하게 굴지는 생각지도 못했다.신수아도 장서윤을 향해 칼을 휘두를 것만 같은 송민호를 향해 소리쳤다.“송민호! 당장 그만둬! 서우가 보면 너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수아 씨, 못난 남편으로 자꾸 겁을 주는데, 그만 하세요. 그 X질한 X이 뭘 할 수 있겠어요. 게다가 여긴 내 구역이고 나한테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일단 이 여자부터 처리하고 수아 씨 예뻐해 줄게요. 급해도 조금만 기다리세요.”송민호는 음탕하게 웃으며 말했다.“미친X!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 그렇게 두지 않을 거야!”약발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신수아는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워졌다.지금 그녀는 임서우가 당장 나타나 두 사람을 구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 뿐이다.“그래요? 그럼, 이따가 방으로 끌고 가서 제대로 예뻐해 줄게요. 동영상도 남길 생각인데, 그때도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송민호는 웃으며 말했다.듣고 있던 허준호와 신아름은 모든 일을 털어놓고 있는 그의 모습에 순간 말 문이 막혔다.비록 송민호의 구역이라 눈에 뵈는 게 없다고 하지만, 너무 대놓고 흑심을 드러내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었다.보고 듣고 있는 직원과 경호원도 많은 데 다들 입을 꼭 다물고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다.“넌 짐승도 못 한 파렴치한 미친X이야!”신수아는 마음속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이렇게 악독한 수법으로 자기를 대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약발이 올라오면, 수아 씨는 아마 정말 저보다 더 짐승이 될지도 몰라요. 하하하!”그는 시종일관 기분이 좋아 보였다.“민호 씨, 얼른 시작하시죠.”일단 임서우가 오게 되면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이 분명하니 옆에 있던 허준호가 그를 일깨워주었다.쓸데없는 말만 하고 내내 움직이지 않고 있는 송민호를 보면서 마음이 급해졌다.“그래! 지금 당장 시작할게.”송민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들고 있는 단도를 장서윤의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