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야, 어머니도 네가 사람을 죽이는 걸 원하지 않을 거야. 어머니는 의로운 일을 하다가 돌아가셨고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았어. 그런데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 그녀의 아들이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살인마라고 다른 사람에게 욕을 먹길 바라는 건 아니지?”“네가 정말 우리 엄마를 죽인다면, 우리 둘은 앞으로 원수가 될 거야. 그러면 우리는 이혼할 수밖에 없어.”신수아는 자신이 하고 싶었던 얘기를 전부 했다.“비록 네 어머니는 우리 양어머니가 돌아가신 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어. 하지만 네 어머니는 몇 번이나 내 양어머니를 괴롭혔어. 난 절대 어머니를 용서할 수 없어!”임서우가 매섭게 몰아붙였다.“맞아, 그건 우리 엄마가 잘못했어. 하지만 네가 우리 엄마를 살려준다면 우리 엄마가 천천히 달라질 수 있게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신수아가 말했다.“살려준다고 해서 용서했다는 뜻은 아니야.”임서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그는 절대 양혜영을 용서할 수 없었다.신수아는 임서우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임서우가 자신의 어머니를 살려주기만을 바랐다.“서우야, 우리 엄마를 죽이지 않아서 고마워. 난 우리 엄마가 그런 일을 했다는 걸 알고 무척 화가 났어. 나도 사실 우리 엄마를 완전히 받아들일 수는 없어.”신수아가 감격해서 말했다.다행히 큰일은 나지 않았다. 그녀가 막지 않았더라면, 임서우의 성격에 그녀의 엄마는 절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서우야, 우리 같이 자자. 서윤이도 떠났으니 우리 둘만 남았어. 그 일은 그만 생각해.”신수아는 얼른 화제를 돌리며 임서우의 관심을 돌리려 했다.“그럴 기분 아니야.”임서우는 차갑게 대꾸했다.그는 자신의 양어머니가 별장에서 양혜영에게 괴롭힘당한 일을 떠올리면 속이 쓰렸기에 신수아와 잘 기분 따위는 없었다.신수아는 천천히 임서우의 앞에 서서 발끝을 들었다.임서우는 갑자기 입술에서 달콤함을 느꼈다.신수아는 이런 방식으로 임서우가 다시는 그 끔찍한 일들을 생각하지 않기를
성은지가 갑자기 검찰국 국장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특히 검찰국의 2인자였던 공여훈은 김정호가 죽은 뒤 자신이 검찰국 국장이 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성은지가 검찰국 국장이 되다니.성은지 역시 뜻밖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이 모든 게 꿈은 아닐까 생각했다.그러나 위에서 내려보낸 문건이 진짜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이때 성은지는 임서우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임서우는 어떻게 그녀가 검찰국 국장이 될 걸 알고 있었던 걸까?성은지는 자신이 장관이 될 수 있었던 게 임서우의 도움 덕분이라는 걸 알지 못했다.검찰국 동료들은 성은지가 새로운 국장이 되자 축하했다.성은지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었기에 그녀가 국장이 된다면 절대 농땡이를 부리지 않을 것이었다. 장관이 된 성은지는 곧바로 회의를 열어 서울시 전체를 정리할 거라고 했다.그녀는 예전부터 큰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안타깝게도 그럴 권력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지금 그녀는 무려 검찰국 국장이었다.성은지는 회의를 마친 뒤 사무실에 앉아있었는데 직원이 들어와 임서우가 그녀를 만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성은지는 조금 의외라고 생각하며 직원에게 즉시 임서우를 데리고 오라고 했다.임서우는 김정호가 있던 자리에 앉아있는 성은지를 보고 말했다.“내 말이 맞죠? 성은지 씨는 분명 검찰국 국장이 될 거라고 내가 그랬잖아요.”“정말 맞추셨네요. 그런데 오늘은 어쩐 일로 절 찾은 거죠?”성은지가 물었다.“저번에 그 칼을 돌려받고 싶어서요.”임서우가 말했다.저번에 팔두백과 싸웠을 때 임서우는 그 칼로 그들을 죽였다. 그리고 그 칼은 검찰국에서 가져갔다.그 칼은 양어머니의 물건이었기에 임서우는 그것을 돌려받고 싶었다.“그 칼은 돌려줄 수 없어요. 그건 흉기거든요.”성은지는 단번에 거절했다.임서우는 성은지가 자신의 체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그 칼은 우리 양어머니가 젊었을 적 병사로 지냈을 때 쓴 칼이에요. 그건 우리 어머니의 아주 중요한 유품이에
성은지는 검찰국 국장이 되자마자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는데 임서우가 계속 그곳에 있는다면 시간이 지체될 것 같았다.그래서 성은지는 임서우에게 칼을 돌려주었다.칼을 돌려받은 뒤 임서우는 곧바로 검찰국을 떠났다.임서우는 성은지에게 임예준이 하정은을 해친 사건을 알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김서윤이 이미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이 사건과 얽혀있는 일들이 너무 많은 탓에 그는 직접 처리할 생각이었다.이번에 임서우는 스포츠카가 아니라 크로스컨트리카를 타고 나왔다. 그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싶지 않았다.임서우는 오늘 허진혜의 집에 방문한 뒤, 허진혜의 아버지 허찬수와 하정은을 병문안할 생각이었다.그런데 가는 길에 임서우는 김서윤의 연락을 받게 되었다.“정예병 30명과 실력이 뛰어난 군의관이 지금 서울로 오고 있습니다. 아마 오늘 오후쯤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김서윤이 말했다.“그래, 알겠어. 군의관이 도착하면 바로 서울시 병원으로 보내. 다른 사람들은 네가 알아서 배치하고, 일단 염씨 집안과 청용파 자산부터 처리해.”임서우가 말했다.“네!”김서윤이 대답했다....허진혜는 임서우가 자신을 찾아올 줄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그녀는 임서우가 준 3억을 은행에 맡길 생각이었다. 이렇게 많은 돈을 집에 두고 있으면 불안했다.그녀의 집은 비교적 외진 곳에 있었다. 그녀가 집을 나서서 작은 길에 이르자 승합차 몇 대가 그녀를 향해 돌진했다.자세히 살펴보니 늑대파 사람들이었다.허진혜는 혼비백산했다. 그녀는 늑대파 사람들을 마주칠 줄은 몰랐다.그녀는 도망치려 했지만 승합차들이 이미 그녀를 에워쌌다.그리고 승합차 안에서 사람들이 십여 명쯤 내렸다.“뭐 하는 거예요?”허진혜가 덜덜 떨면서 물었다.“어제 우리 애들이 관리비도 받지 못하고 오히려 맞았다고 하더라고. 오늘은 어디로 도망칠래?”이현욱이 차에서 내리며 허진혜에게 말했다.이현욱은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 어제 그는 부하에게서 임서우를 미행하다가 놓쳐버렸다는 전화를 받았다.이현욱은 절대
”저 여자의 가방을 뺏어봐! 안에 뭐가 들었는지 보게.” 성격이 급한 이현욱이 호통을 쳤다. 이현욱의 부하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허진혜는 겁에 벌벌 떨면서도 가방을 품 안에 꼭 안고 뺏기지 않으려 애썼다.“거기 누구 없어요? 살려주세요! 여기 강도 있어요!” 허진혜는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소리쳤다.이현욱의 부하들은 허진혜를 여자라고 봐주지 않고 발로 차도 보고 주먹으로 때려도 봤지만 그녀는 여전히 가방을 꼭 품에 안았다.허진혜의 반응을 본 부하들은 가방에 중요한 물건이 들어있다고 확신했다.“살려주세요! 여기 강도 있어요!” 허진혜는 바닥에 쓰러져 죽을힘을 다해 소리쳤다.하지만 워낙 구석진 골목이라 평소에도 지나가는 사람이 적은 곳이었다.설사 누군가 지나가다 이들을 마주친다 해도 이현욱 패거리들을 본다면 무서워서라도 얼른 자리를 뜨려 할 것이 분명했다. “패, 이 년이 가방을 놓을 때까지 죽도록 패!” 이현욱이 부하들한테 소리쳤다.고분고분 가방을 내놓지도 않고 목청까지 큰 허진혜한테 이현욱의 인내심은 거의 한계에 다다랐다.이현욱의 명령을 들은 부하들은 허진혜를 더 심하게 때리기 시작했다.허진혜는 끝내는 이들의 매를 이겨내지 못하고 기절해 버렸다.기절한 틈을 타 부하 한 명이 잽싸게 허진혜가 품고 있던 가방을 뺏어서는 이현욱한테 바쳤다.이현욱이 가방을 열어보니 3천만 원 상당의 현금이 있었다. 놀라움도 잠시 이현욱의 얼굴에는 금세 미소가 번졌다.“이년 이거 돈이 이렇게 많으면서 우릴 속였네?” 이현욱이 조금은 당황스러운 듯이 말했다.허진혜가 겉보기에도 부자 같아 보이지는 않는데 말이야?“형님, 의사라도 부를까요? 이대로 죽는 건 아니겠죠?” 한 부하가 걱정스레 물었다.부하의 말 그대로 허진혜의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이 년이 죽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 뭐해! 얼른 가자!” 이미 얻으려는 물건을 손에 넣었으니 허진혜의 생사 따윈 이현욱한테 더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한테 중요한 건 오직 돈뿐이다.말을 끝내기 무섭게 이현
”선생님, 괜찮으세요? 허 선생님!” 임서우는 허진혜를 품에 안고는 차로 걸어갔다.차 옆에 도착하던 순간 허진혜는 갑자기 정신이 들었다.“서우야, 네가 어떻게 여기에...?” 허진혜는 눈앞의 임서우를 보고 한순간 지금 상황이 꿈인지 생신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선생님 집으로 가던 길이었는데 마침 선생님께서 골목에 쓰러져 계시는 걸 봤어요. 병원에 모시고 가려던 참이었는데...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어제 네가 준 돈 말이야... 그거 다 뺏겼어... 흑흑...” 허진혜가 흐느끼며 입을 열었다.허진혜는 마침 그 돈을 가지고 병원에 아버지 병원비를 내러 가던 길이었다. 그러다 공교롭게도 늑대파를 마주친 거였다.“늑대파 그들이 갑자기 몰려오더니 내 가방을 뺏으려 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가방을 계속 안고 주지 않으려고 하니까 날 때리더라...”“선생님, 그 정도 돈은 제가 얼마든지 더 드릴 수 있어요.” 임서우가 허진혜를 달래려고 입을 열었다.“그래도 그건 네 것이니까. 내가 계속 너한테서 빌려 쓸 순 없잖아. 병원비 내러 가려고 했는데 늑대파 저 양심도 없는 놈들 때문에... 나보고 어떡하라고...”그녀는 자신이 현재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허진혜가 슬퍼하는 모습을 본 임서우는 늑대파를 없애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이런 악질 무리를 계속 사회에 내버려둔다면 해만 끼치게 될 뿐! 아예 이번 기회에 다 없애버리는 게 나을 듯싶었다.조사단의 책임자로서 서울시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원래 임서우의 임무였다. 늑대파 같은 악질세력은 당연히 천천히 없애버리는 것이 맞았다.“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도울게요.” 임서우가 입을 열었다. 그는 지금 허진혜한테 제일 중요한 건 잃어버린 돈이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만약 지금 같은 상황에서 또다시 돈을 빌려준다면 허진혜가 불편해할 것이 분명하니 차라리 잃어버린 돈을 다시 찾아주는 것이 허진혜의 마음을 더 편안하게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침착해, 늑대파
허찬수는 자신의 딸이 학교에서 갑자기 해고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누구 하나 도와주는 사람 없고 늑대파한테 맞아 다리까지 부러지다니 더 원통하고 분했다.너무 분했지만 처자식들 생각에 금세 정신을 차렸다. “아저씨,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실력 있는 의사 한 분을 모셨어요. 좀만 지나면 그분이 병원으로 오셔서 치료해 드릴 거예요.” “그럼, 정말 고맙네!” 허찬수가 기뻐하며 입을 열었다.임서우가 자주 집에 놀러 왔을 때부터 허찬수는 임서우가 무척 맘에 들어 했었다. 임서우가 소개해 준 의사가 병을 고칠 수 있든 없든 지를 막론하고 이렇게 도와준다는 것만으로 허찬수는 너무나도 고맙게 생각했다.“별말씀을요. 전에도 저한테 잘해주셨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제가 도와드리는 건 당연한 일이죠. 아, 맞다.. 혹시 하정은은 어디 있는지 아세요? 그 선생님이 정은이도 치료해 줄 거라서요.” “정은이도 지금이 병원에 있어. 그럼, 지금 보러 가자.” 허진혜는 임서우의 말에 대답하며 임서우를 데리고 병실을 나서려 했다.“네.” 임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허찬수도 하정은이 너무 안쓰러웠는데 임서우가 의사를 모셔서 치료해 준다고 하니 마음이 놓였다.한편 임서우는 허진혜를 따라 또 다른 병실에 들어섰다.침대에는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가 누워 있었다. 바로 하정은이었다.한 중년 부인이 어두운 표정으로 침대 옆을 지키고 있었다. 하정은의 어머니였다.하정은의 아버지는 일 때문에 바빴기에 병원에 없었다.“허 선생님.” 하정은은 너무 기쁜 나머지 허진혜를 보자마자 반갑게 불렀다.병실 정리를 하려고 막 일어서던 하정은의 어머니도 허진혜를 보고는 반갑게 물었다.“어머, 허 선생님! 선생님이 어쩐 일로...?”“아버지 뵈러 왔다 가요. 정은이는 좀 어떤지 보러 왔어요.” 허진혜가 웃으며 대답했다.그리고는 두 사람한테 임서우를 소개했다.“어머님, 서우가 엄청 대단한 의사 선생님을 소개해 준대요. 정은이 치료를 도와주기로 했으니까 어쩌면 정은이 나을지도 몰라요
담소를 나누는 틈을 타 임서우는 하정은과 허찬수의 일부 병원비를 내러 자리를 비웠다. 적어도 돈 때문에 근심 걱정 않고 맘 편히 입원할 수 있도록 담보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임서우는 하정은의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더는 그녀의 치료비를 댈 돈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천만 원을 더 계좌에서 이출했다.병실에 돌아와 임서우는 오백만 원을 하정은의 어머니한테 넘겼다. 한참 동안의 실랑이를 거쳐서야 하정은의 어머니는 돈을 받아쥐었다.임서우의 돈은 이들에게 그야말로 가물의 담비 같은 존재였다.임서우는 나머지 오백만 원도 다 주려고 했으나 액수가 너무 크면 부담스러워 할까 봐 반만 먼저 준거였다.임서우는 병실을 나서자마자 나머지 돈을 허진혜한테 건넸다.그녀의 아버지 또한 입원하여 돈이 필요한 시기였기에 허진혜는 별말 없이 돈을 받았다.그 후 이들은 허찬수의 병실로 돌아와 김서윤의 소식을 기다렸다.오후 4시, 임서우는 김서윤에서 걸려 온 연락을 받게 되었다.임서우는 병실을 나서서야 전화를 받았다.“군의관과 서른 명의 정예 특전사가 이미 서울시에 도착했습니다.” 김서윤이 입을 열었다.“군의관, 누구?”“나지훈씨입니다.” 김서윤이 대답했다.임서우는 “나지훈” 세글자를 듣자마자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지훈의 의술은 남강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생사의 고비에 놓인 사람을 다시 살려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니 하정은 같은 병은 나지훈한테 식은 죽 먹기라고 할 수 있었다.“그럼 앞으로의 계획은 뭐죠” 김서윤이 물었다.서울시에는 아직도 많은 악질 세력이 활개를 치고 있기에 조사단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계속 수사를 하고 있었다.“먼저 지훈이를 데리고 서울병원으로 와. 정예부대는 일단 호텔에서 쉬고 있으라고 하고.”“아, 그리고... 보고드릴 사항이 하나 있습니다.” “뭔데?”“서른 명의 정예 부대원 중에 여성 부대원이 한 명 있습니다. 유원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지...”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여러 면의 편리를
임서우는 여인을 보자마자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왜냐하면 이 여인이 바로 그를 골치 아프게 했던 윤설이였기 때문이다.“윤설, 자네가 여기는 어떻게?” 임서우가 엄숙하게 물었다.“아, 오빠. 호텔은 너무 심심해서요. 그냥 이리저리 돌아보고 있었어요.” 윤설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김서윤이 귀띔을 듣고 윤설은 임서우를 오빠라고 불렀다.허진혜는, 이 정도의 아우라를 가진 여자 군인이 임서우를 찾아온 것에 조금은 의아했다.“따라와.” 임서우는 말하면서 자리를 떴다. 얘기를 나누기에는 보는 눈이 너무 많았다.윤설은 임서우를 따라 병실을 나섰다. 하지만 윤설은 얼굴도 예쁜 데다 군복을 입은 모습이 어디를 가도 사람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임서우는 무표정으로 윤설을 데리고 병원 밖의 한 인적이 드문 곳으로 나왔다. 그러고는 갑자기 멈춰서서는 윤설을 향해 돌아섰다.“차렷!”윤설은 걸음을 멈추고 자세를 고쳐 섰다.“윤설!” 임서우는 화가 난 듯 소리쳤다.“단결!” 윤설이 대답했다.“서울시는 왜 왔나?” 임서우가 물었다.“드래곤 킹의 신변 보호를 위해 왔습니다.”“나는 보호해 주는 사람이 있으니 지금 당장 남강으로 돌아가도록 한다.”“싫습니다.”“명령 불복이야? 지금 당장 남강으로 돌아가. 여기는 너 필요 없어.”매번 작전 수행을 할 때마다 단독행동을 해대고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 군인은 딱 질색이었다.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남강은 재미가 없어서 이쪽으로 온 겁니다.”“재미가 없다?”“네! 서울은 재밌잖아요. 매일 우리 잘생긴 드래곤 킹도 볼 수 있고.” 윤설이 웃으며 대답했다.“나 지금 너랑 장난할 기분 아니야.” 임서우가 정색하며 대답했다.“오빠, 왜 그래~ 무섭잖아. 전쟁터에서는 꼭 명령에 따를게.” 임서우는 윤설의 대답에 어이를 잃었다. 지금 윤설을 남강으로 보내려면 안 가려 할 것이 분명했고 소란을 피울 수도 있으니 차라리 서울에 남게 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그래. 적어도 나오려면 옷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