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우는 김서윤과 함께 회의실을 나섰다.회의 내내 김서윤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임서우는 김서윤에게 차로 서울시 주변을 한 바퀴 돌자고 했다.지금 남강에는 전투가 없었다. 서울시의 암 덩어리도 전부 제거했다. 그가 조사단의 책임자를 맡은 이상 무조건 성과를 이루어야 했다. 반드시 서울시의 상황을 깊이 이해해야 했다.임서우는 차에 앉아 한 거리를 지나갈 때 도로변에 6, 7명의 양아치가 노점상을 발로 차는 것을 보았다.이때 야채가 땅에 떨어졌다. 옆에서는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지만 누구도 나서서 도와주지 않았다.임서우는 자세히 상황을 살폈다. 그는 한 여성이 구타당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 여성은 그가 학교 다닐 때의 선생님 허진혜였다.당시 임서우는 조란희가 벌어 오는 적은 수입에 기대 한 고등학교에 다녔다. 학교에서는 모두 그를 깔보았다.하지만 허진혜는 그를 매우 관심해 주었다. 생활과 학업 모두 그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심지어 허지혜는 때때로 임서우를 지원하기도 했다.임서우는 늘 그 선생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가 성공한 뒤 당시 다니던 고등학교에 돌아가서 허지혜를 만났지만 자신의 정체를 밝히 수는 없었다.하지만 임서우는 오늘 같은 상황에서 자기 선생님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그것도 양아치들에게 맞고 계실 줄은 몰랐다.그것을 보고 임서우는 분노가 끓어올랐다.“차 세워!”임서우가 소리쳤다.그는 화가 나기도 하면서 의문이 들었다. 자기 선생님이 왜 수업을 안 하시고 여기서 노점상을 하는 것이지?“서우 오빠, 이런 일은 직접 나서실 필요 없어요. 제가 해결하겠습니다.”김서윤이 상황을 보더니 차를 세우며 말했다.“저기 맞고 있는 여성이 내 담임선생님이셨던 허진혜 선생님이시다.”임서우가 온몸에 살기를 뿜으며 차에서 내렸다.김서윤은 흠칫했다. 드래곤 킹의 담임선생님이 길거리에서 구타당하고 계시다니,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김서윤는 줄곧 임서우와 함께 다녔기에 그가 자기 담임선생님에 대해 했던 얘기들이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빨리 떠나세요. 그 양아치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허진혜의 머리는 더러워져 있었다. 머리카락이 눈을 가리고 있어 그녀는 자기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임서우라는 것을 똑바로 보지 못했다.“허 선생님, 저예요.”임서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임서우는 과거에 자기에게 그토록 친절했던 선생님이 지금 이렇게 처참한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 속으로 매우 슬펐다.허진혜는 자기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녀는 두 손으로 자기 머리를 쓸어 넘긴 뒤 자기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예전에 제자였던 임서우라는 것을 알아보았다.“서우야, 너 어떻게. 이렇게 우연히 널 만나는구나.”허진혜는 놀라우면서도 기뻐했다.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그녀는 많은 학생들을 가르쳤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평범했기에 그녀에게 싶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평생 잊지 못할 학생은 임서우가 유일했다.당시 임서우의 가정환경은 매우 가난했지만 공부를 아주 잘했기 때문이다.허진혜는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임서우를 다시 만난 것에 놀라고 있었다.“우연히 이곳을 지나가다가 이런 장면을 보게 될 줄은 몰랐어요. 어떻게 된 일이세요?”임서우가 물었다.“길가에서 채소를 조금 팔고 있었는데 양아치들이 관리비를 내라고 해서. 안주면 때리더라고.”허진혜가 다소 쓸쓸한 표정으로 말했다.“학교에서 수업하시지 않고 왜 노점상을 하고 계세요?”임서우가 혼란스러워하며 물었다.“나 더 이상 교사가 아니야. 학교에서 나를 해고했어.”허진혜는 눈을 내리깔며 슬프게 말했다.“왜요? 학교에서 뭐 때문에 선생님을 해고했어요?”임서우는 조금 놀랐다.임서우가 보기에 허진혜는 인간적으로나 교사로서나 남들보다 수준이 높았다. 학교에서 승진을 시켜줘도 모자를 텐데 해고했다는 게 말이 되는 건가?“얘기가 길어. 우리 자리 옮겨서 더 얘기하자.”허진혜는 그 양아치들이 돌아와서 또 문제를 일으킬까 봐 걱정되어 빨리 이곳을 떠나고
“그 뒤로는 어떻게 됐어요?”임서우가 물었다.“그 뒤로는 난 하정은 사건의 희생양이 됐어. 마지막에 학교에서는 내가 하정은을 때리고 꾸짖어서 건물에서 뛰어내렸다는 결론을 내렸지. 결국 나는 학교에서 잘렸어.”허진혜는 너무 외로워 보였다.그녀는 오랫동안 이 일을 마음속에 묻어두고 있었는데 오늘 드디어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서 전부 얘기했다.“나쁜 놈들. 그 임예준이란 놈의 배경이 도대체 뭐예요?”임서우가 물었다.이때 그의 마음은 이미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자기 스승님이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아 희생양이 되었는데 사건의 범인은 지금 무사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분노를 느꼈다.“임예준의 아버지가 서울시 4인자로 막강 권력을 가졌다는 임경훈이야.”김진혜가 말했다.“임경훈이요?”임서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서울시에서 작은 직책을 맡고 있을 뿐이었다. 오늘 회의에 그는 초대되지도 않았다.임서우는 서울시의 정치계를 포함해서 모든 것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당연히 임경훈도 알고 있었다.오늘 열린 조사단의 회의 규모는 임경훈과 같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었다. 그는 자격이 한참 모자랐다.임경훈의 아들이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학교와 손잡아 사건을 덮은 사실을 임서우는 용납할 수 없었다.“허 선생님의 능력으로는 다른 학교도 가실 수 있으시잖아요. 혹은 다른 회사에 들어가셔도 될 텐데 왜 이렇게 지내시는 거예요?”임서우는 진정하고 물었다.그는 허진혜의 교육 수준과 능력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어떤 학교나 회사에서도 그녀를 채용할 의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비록 허진혜가 임서우의 선생님이었지만 허진혜는 임서우보다 4살 더 많았다.당시 허진혜는 명문 사범대를 졸업한 뒤 바로 서울시의 고등학교에 합격해 핵심 수업을 가르쳤다. 학교에서도 그녀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기에 그녀에게 중요한 업무들을 맡겼다.임서우는 고3 때 겨우 17, 18살이었다. 그때 허진혜는 금방 졸업했으니 나이 차이가 크게 나지
“제가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절 믿으시면 됩니다.”임서우가 말했다.“임서우, 임씨 가문 건드리지 마. 화나게 하지도 말고. 임씨 가문이 서울시에서 권력이 얼마나 강한데.”허진혜는 임서우가 충동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를 것 같아 걱정했다.임서우가 양어머니를 위해 추모회를 열었다는 사실을 그녀도 알고 있었다. 티브이에서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긴 했지만 생활고에 시달려 계속 야채 장사를 하느라 현장에 가지 못했다.추모회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녀는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허 선생님, 마침 점심시간이네요. 저희 식사 함께하시죠.”임서우가 말했다.임서우가 보기에 임경훈은 하룻강아지에 불과했다. 언제든 손바닥 뒤집듯 그를 제거할 수 있었다.그의 아들 임예준은 자기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만약 염씨 가문처럼 반성하지 않는다면 임씨 가문도 염씨 가문처럼 서울시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임서우는 지금 생사 대권을 손에 쥐고 있었다. 염씨 가문과 청용파도 그의 상대가 되지 않는데 임씨 가문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그가 손을 젓기만 하면 임씨 가문은 영원히 회복 불능의 상태에 빠뜨릴 수도 있었다.하지만 이 사건은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다. 당시에 분명 김정호가 이 사건을 덮었을 것이다. 지금 김정호는 이미 처형당했으니 성은지가 국장 자리에 오른 뒤에 다시 천천히 조사를 시작해야 했다.“우리 집으로 가자. 내가 밥 차려줄게. 식당은 비싸기만 해.”허진혜가 말했다.“허 선생님, 간단한 식사인데요. 얼마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 낼 수 있고요.”임서우가 말했다.그는 당연히 허진혜가 돈을 내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허진혜의 현재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임서우고 그녀의 집에 가서 얻어 먹지 않았다.“주위 사람들이 다들 그러던데. 네가 취직을 못했다고. 돈은 있니?”허진혜가 물었다.“남자로서 비상금 정도는 있죠.”임서우가 조금 어색해하며 말했다.지금 자신의 상황을 다 밝힐 수는 없었기
“걱정하지 마세요, 허 선생님. 저 돈 있어요.”임서우가 말했다.임서우의 말을 들은 허진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도 임서우가 신씨 가문의 딸 신수아와 결혼했으니 신씨 가문의 배경을 가지게 되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혹시 신수아가 임서우에게 돈을 많이 주는 걸까?김서윤은 차를 몰고 상운 호텔에 도착했다. 셋은 차에서 내려 함께 들어갔다.5성급 호텔의 서비스는 배려가 넘쳤다. 그들이 문 앞에 나타나자마자 직원이 웃으며 맞이해 주었다.비록 임서우와 그녀들은 아주 평범하게 입었지만 직원은 그들을 무시하지 않았다.호텔 손님 중에는 매일 자기 부를 들어내지 않는 소박한 손님들이 있었기에 호텔 직원은 사람을 외모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임서우는 허진혜와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었기에 룸으로 예약했다.허진혜는 살면서 처음으로 이런 고급 호텔에서 식사하는 거라 조금 불편함을 느꼈다.룸에 들어 온 뒤 임서우가 몇 가지 요리를 주문했다.“허 선생님, 그 성폭행 당한 여학생은 지금 어떻게 됐죠?”임서우가 물었다.“4층에서 떨어진 뒤에 척추를 다쳐서 계속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어. 이미 2억 가까이 돈을 썼지만 소용이 없었어. 상태는 전혀 호전되지 않았지.”허진혜가 말했다.“학교와 임씨 가문에서는 어떤 표시도 없었나요?”임서우는 이해가 가지 않아 물었다.“학교에서는 나를 희생양으로 삼았지만 나는 정은 학생에게 배상해 줄 돈이 없었고. 임씨 가문은 이미 이 사건에서 몸을 뺐으니 아무런 보상도 해주지 않았어.”허진혜가 대답했다.“그렇게 된 일이군요.”임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예전에 있었던 교장선생님은 이런 참혹한 일을 꾸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교장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아 있었다.“이 교장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야. 여교사들을 성희롱하고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어. 도대체 그런 사람이 어떻게 그 자리에 오른 건지 모르겠어.”허진혜가 분노하며 말했다.“서울시 제일고등학교에
허진혜의 말을 들은 뒤 임서우는 기분이 매우 안 좋았다. 훌륭한 소녀가 이렇게 망가졌다는 것이 정말 안타까웠다.“정은이네는 정말 평범한 가정이야. 정은이는 외동딸이고. 전에 정은이네 집에 갔었는데 치료비 때문에 생활 형편이 많이 어려워지셨더라고. 내가 도와주려고 해도 정은이네 부모님은 진짜 범인이 내가 아니란 걸 아시니까 내 돈은 받지도 않으셨어.”허진혜가 이렇게 많은 것을 얘기하는 건 단지 임서우 앞에서 마음을 털어놓고 싶을 뿐이었다.“임예준, 그 나쁜 놈이 여자애의 인생을 그렇게 만들고 가족들까지 뿔뿔이 흩어지게 했어.”허진혜는 자기가 도와줄 수 없기에 더욱 슬퍼했다.얘기를 들은 임서우와 김서윤은 너무 화가 나서 지금 당장 임예준 그 나쁜 놈을 잡아 죽여버리고 싶었다.이때 밖에서 직원의 목소리가 들렸다.“죄송합니다. 밖에 갑자기 VIP 손님들이 오셔서 이룸에서 식사하시겠다고 하십니다. 죄송하지만 룸을 바꿔주시겠습니까?”그 말을 들은 임서우와 김서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왜죠? 우리가 먼저 왔는데요. 우리가 VIP가 아니라서 그런가요? 그럼, 지금 바로 여기 골드 회원 카드를 만들죠.”김서윤이 일어서서 말했다.그녀 자신도 준급 장관이었고 드래곤 킹인 임서우도 함께 있는데 그들의 신분이면 충분히 VIP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하지만 갑작스러운 일이라서요. 지금 도착하신 분들의 신분이 너무 높아서 저희가 감히 거절할 수 없습니다.”직원이 머뭇거리며 말했다.그녀도 임서우와 함께 온 이들이 보통 신분의 사람들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모든 것은 선착순이죠. 이룸은 우리가 먼저 와서 이미 주문까지 마쳤어요. 지금 우리를 보고 룸을 바꾸라는 건 당신들 5성급 호텔 서비스에 걸맞은 태도인가요?”김서윤이 조금 화를 내며 말했다.실제로 그들이 룸을 바꾼다면 그녀 옆에 있는 드래곤 킹의 체면이 너무 깎이는 일이었다.“저... 양해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직원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허진혜는 그 남자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그들이 말하는 도련님이 바로 하정은을 괴롭힌 망나니 임예준이었다.그리고 허진혜는 이곳에서 그를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나한테 뭐 할 말이라도 있어?”김서윤이 차가운 표정을 말했다.“유 매니저 시큐리티 불러. 여기 있는 사람들 끌어내. 오늘 이 방은 내가 쓸 거야.”임예준이 무례하게 말했다.“예, 임 도련님. 바로 처리하겠습니다.”유 매니저는 말을 마치고 허리에 차고 있던 무전기를 꺼냈다.“임예준, 너 너무하는 거 아니니? 난 네 선생님이었어. 지금 나가면 되는데 굳이 사람까지 불러서 내쫓아야겠니?”허진혜는 뭔가 잘못되었음을 알아차리고 재빨리 일어나서 말했다.임서우와 김서윤은 임예준의 얼굴을 몰랐기에 허진혜가 외치는 것을 듣고 모두 깜짝 놀랐다.두 사람도 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임예준이 오지 않더라도 임서우는 그를 찾아냈을 것이다.임예준은 허진혜가 자기를 부르는 것을 보고 그제야 허진혜를 알아보았다.“허 선생님, 우연이네요. 여기서 식사도 하세요?”임예준이 웃으며 말했다.무전기로 시큐리티를 부르려던 매니저는 임예준이 허진혜를 아는 것을 보고 먼저 상황을 살피려고 했다.“서우야, 우리 가자.”허진혜는 임예준을 더 보고 싶지 않았다. 그저 이곳을 빨리 떠나고 싶었다.“임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있잖아요.”임서우는 침착하게 말했다.그는 원래 임예준을 찾아 문제를 일으키려고 했는데 지금 이렇게 먼저 찾아와 줬으니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임서우는 임예준이 도대체 얼마나 기고만장한지 보고 싶었다.“그러니까요. 허 선생님. 제가 선생님을 어떻게 하는 것도 아니고. 옛날 스승과 제자의 정이 있는데 왜 이렇게 빨리 떠나려고 하세요.”임예준이 웃으며 말했다.임예준의 뒤로 그의 부자 친구들이 함께 있었지만 모두 임서우와 김서윤을 모르는 것 같았다.임서우가 쓸모없는 놈이라는 것은 서울시에 소문이 났지만, 모든 사람이 그를 아는 것은 아니었
“공금을 멋대로 써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임서우가 따져 물었다.임예준은 임서우를 아예 무시해 버렸다. 그는 임서우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히죽 웃으면서 옆에 있던 허진혜에게 말했다.“허진혜 선생님, 이 사람은 누구예요? 혹시 남자 친구인가요?”“입 다물어. 이 사람은 내 학생이야. 헛소리하지 마.”허진혜는 화를 내며 말했다.“아, 학생이었군요. 전 선생님이 외로움을 참지 못하고 아무 남자나 만나는 줄 알았네요.”임예준은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다.“말조심해.”허진혜는 화가 나고 수치스러웠다.“선생님, 선생님은 이렇게나 예쁘신데 왜 남자 친구를 찾지 않는 거죠?”임예준은 허진혜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내가 남자 친구를 찾든, 찾지 않든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허진혜가 차갑게 대꾸했다.임예준의 눈빛은 너무도 불순했다. 그는 계속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정말 아쉽네요. 제가 남자 친구가 되어줄까요? 그러면 선생님도 외롭지는 않을 텐데. 저랑 만나면 선생님이 다시 학교로 돌아가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해요.”임예준은 변태처럼 허진혜를 바라보았다.“천박하구나. 낯짝도 참 두껍네. 꿈 깨!”허진혜는 결국 참다못해 분노를 터뜨렸다.임예준은 수치를 모르는 인간이었다. 어쨌든 그녀는 그의 선생님이었는데 이런 생각을 한다니!임서우는 가벼운 임예준의 모습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상태였고, 김서윤도 이 빌어먹을 놈을 뻥 차버리고 싶었다.“선생님, 솔직히 얘기할게요. 전 선생님이 좋아요. 선생님이 절 남자 친구로 인정한다면 지금보다 형편이 열 배는 더 좋아질 거라고 장담할게요.”임예준이 말했다.사실 임예준은 예전부터 허진혜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그는 허진혜처럼 성숙한 여자를 좋아했는데 지금껏 기회가 없었을 뿐이었다.“선생님, 뭘 망설이는 거예요?”“맞아요. 선생님이 고개만 끄덕이며 예준이가 선생님을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드릴 텐데 말이에요.”“임예준 집안이 얼마나 대단하지 모르세요? 얼마나 많은